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6. 1. 14. 선고 2021가단120381 판결

임금 등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본소 및 반소를 합하여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대전광역시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총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하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다.

다.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은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다고 규정하였는데, 이 사건 특례조항은 2009. 7. 1.부터 대전광역시에 시행되었다.

라.

2009. 7. 30. C사업조합(이하 'C사업조합'이라 한다) 및 D노동조합 E본부(이하 'E노조'라 한다)는 통일교섭에 따라 2009년 임금협정(유효기간 2009. 7. 1.부터 2010. 6.30.까지)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1)

본안 전 항변의 요지

원고는, 2016. 9. 1.자 및 2019. 5. 13.자 각 임금협정, 2019. 7. 9.자 및 2019. 7.16.자 각 합의서를 통하여 더 이상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른 미지급 임금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부제소합의를 하였다. 이 사건 소는 위 각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하다.

2)

판단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권리의무의 주체인 당사자 간에서의 부제소합의라도 그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된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그 합의 당시 각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게 된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참조).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는 것이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105505 판결 등 참조).

을 제17호증(2019. 7. 9.자 합의서), 을 제18호증의 1(2019. 7. 16.자 합의서)은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아 증거로 사용할 수 없고, 그 밖에 위 각 일자에 피고가 주장하는 내용의 부제소합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아가 피고 주장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각 합의서가 작성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을 제2, 5, 16호증, 을 제18호증의 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2016. 9. 1.자 및 2019. 5.13.자 각 임금협정 또는 위 각 합의서를 통하여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른 미지급 임금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2016. 9. 1.자 및 2019. 5. 13.자 각 임금협정은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대표자들이 원고를 비롯한 나머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위임을 받아 피고와 각 체결한 취업규칙 성격의 임금협정으로 보일 뿐 원고와 피고가 개별적으로 합의한 내용이 아니고, 위 각 임금협정에는 근로시간의 계산 방법, 운송수입금의 귀속 및 정산 등 부제소합의와 무관한 여러 내용도 포함하고 있는바, 원고가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숙지하고 부제소합의에 동의하는 의사로서 위 대표자들에게 임금협정 체결 권한을 위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②

2019. 7. 9.자 합의서 본문에는 "원고는 중노위 취하하고 앞으로 서로 어떠한 감정과 시비를 걸지 않고 좋게 지낸다(서로 민·형사상 이의 제기도 하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고, 그 무렵 원고가 연루되어 있던 중앙노동위원회 F 부당승무정지및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이 2019. 7. 15. 재심취하서 제출을 이유로 종결되었다. 또한 2019. 7. 16.자 합의서 상단에는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미지급 운송수입금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을 구한 별건 민사사건의 사건번호(대전지방법원 2019가소8291)가 기재되어 있고, 본문에는 "원고와 피고는 원만히 합의하였고, 향후에 본 사건 또는 그 외에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으며, 위 별건 민사 사건의 소는 2019. 8. 7. 취하되었다. 위와 같은 위 각 합의서의 문언, 관련 민사·행정 사건의 내용 및 그 종결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위 각 합의서를 통하여 피고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청구권을 포기함으로써 향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다투는 소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

③

그 밖에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등까지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소로써 피고를 상대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가)

피고는 대전광역시에 소재하여 2009. 7. 1.부터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받는 사용자로서 피고 대표이사 G는 C사업조합 이사장 지위에서 2009년 임금협정을 위한 통일교섭에 참여하였으므로, 200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원고를 비롯한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도 적용된다.

나)

그 후 피고는 2013년경부터 2019년경까지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 대표자들로 구성된 어용조직인 이른바 '사우회'를 이용하여 임금협정을 각 체결하면서, 실제로는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임금체계 등에 아무런 변동이 없는데도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 30분으로 축소하였다.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최저임금에 미달함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는 내용으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바,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은 2009년 임금협정에 따라 1일 6시간 40분으로 보아야 한다.

다)

피고는 원고에게 최저임금법 제6조에 따라 2017년 8월분부터 2019년 3월분까지의 최저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최저임금은 각 해당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에 월 근로시간(= 월 근로일수 × 1일 소정근로시간 6시간40분)을 곱하여 산정한 최저임금 및 주휴수당을 합산한 금액에서 피고로부터 실제 지급받은 임금을 공제한 18,121,200원이다.

라)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56조 제3항에 따라 야간근로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한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바, 통상임금이 위와 같이 1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으로 하여 산정한 최저임금액 이상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야간근로수당에서 실지급액을 공제한 차액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각 해당년도최저시급을 기초로 통상임금과 야간근로시간을 반영하여 산정한 미지급 야간근로수당은 1,368,037원이다.

마)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 제1항 제6호에 따라 퇴직 전 3개월간의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을 경우 그 통상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는바, 원고에게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에서 실지급액을 공제한 차액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원고의 근로기간 중 소정근로시간과 최저시급을 기초로 한 통상시급을 반영하고 기지급 퇴직금을 공제한 미지급 퇴직금은 2,567,509원이다.

바)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합계 22,056,746원(= 18,121,200원 + 1,368,037원 +2,567,50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C사업조합 및 E노조가 2009. 7. 30. 2009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당시 피고 또는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이 C사업조합 또는 E노조에 임금협정 등 체결 권한을 위임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서(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 사이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령에 따른 노동조합이 적법하게 설립된바 없고,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 대표자들로 구성된 '사우회'에도 임금협정 등 체결 권한이 위임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200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원고를 비롯한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 주장대로 2013년 이후 임금협정의 체결로 인한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로 되어 원고의 최저임금 산정을 위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면, 그에 대응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할 사납금 액수 또한 인상되어야 한다. 최저임금 변동액과 사납금 합의내용 등을 감안하여 합리적으로 재산정한 사납금은 7,990만 원이고, 원고가 피고에게 납입한 사납금은 53,245,000원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그 차액인 26,655,000원(= 7,990만 원 - 53,245,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최저임금 산정을 위한 소정근로시간이 1일 6시간 40분임을 전제로 한 본소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반소청구도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