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의료기기 제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2020. 9. 17. ‘주식회사 C’에서 ‘B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피고는 2019. 7. 1. 원고와 사이에 보수 연봉 4,200만 원에 원고를 12개월간 피고의 전무로 위촉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원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19. 12. 18.경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이 이사회결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이니 원고는 임원의 권한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원인
원고는 전무라는 직함을 사용하였을 뿐 피고의 임원이 아닌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이사회결의를 거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일방적으로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무효라고 주장하며 2019. 12.경부터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바 이는 근로기준법 제23조 1항에 반하는 부당한 해고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9. 12.경부터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2020. 6.까지 근로계약상 미지급 임금 2,45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참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사안의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4, 5, 7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그 지휘․감독 아래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계약서의 명칭은 ‘임원위촉계약서’이고,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원고의 직위는 ‘전무’이다. 이 사건 계약은 피고의 경영관리 등 기업운영에 관한 업무를 원고에게 일임하고 그 내용을 규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원고는 피고의 경영, 관리 총괄 업무 등을 수행하며, 보수는 연봉제를 따르고, 상여금 및 퇴직금은 별도의 임원 지급규정에 근거하여 지급하기로 정하고 있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계약체결 즈음에 기존에 원고의 직원이었던 2명도 고용하면서 ‘근로계약서’(을 제4, 5호증)라는 명칭의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위 근로계약은 근로법령과 회사의 취업규칙에 따를 것을 명시하며 직종, 장소, 담당 업무, 근로 시간, 휴일, 연차 휴가 등을 규정하고 있고, 임금은 월급제를 따르고 있어 원고가 체결한 임원위촉계약서와 구분된다.
원고는 피고의 대내외적 업무를 하면서 ‘전무, 대표, 사장’등의 명칭을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원고가 피고의 급여기준, 근로시간이나 휴가의 사용 등과 관련한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규율을 받거나 출, 퇴근이나 휴가, 휴게 등에 관한 근태관리를 받았다고 볼 자료가 없다.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인 D에게 업무 처리 과정이나 그 결과에 관하여 보고하였다거나 D로부터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고 오히려 둘 사이에 오간 연락내용에 비추어보면 피고의 운영에 관하여 D와 토의하는 등 대등한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하고,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지은(재판장) 이효선 박상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