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17. 6. 19.부터 2019. 12. 19.까지 피고의 바지락 양식장(이하 '이 사건 양식장'이라 한다) 관리인으로 고용되어 이 사건 양식장의 울타리 관리 및 수리, 외부인의 출입 통제, 외부인과 마찰 발생 시 해경에 연락하여 조치하는 등의 양식장 관리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직하였다.
원고는 위 근무기간 동안 월간 근로일수 15일, 1일 근로시간 8시간(주 · 야간 각 4시간씩)의 근로를 하는 조건으로 피고로부터 매월 1,500,000원을 지급받았는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서면으로 작성된 근로계약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는 2020. 5. 28.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서산출장소에 퇴직금 체불에 관하여 진정을 제기하였고(이하 '관련 진정사건'이라 한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서산출장소장은 2020. 7. 3. '피고가 2017. 6. 19.부터 2019. 12. 19.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원고에게 퇴직금 3,714,887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체불임금등 · 사업주확인서를 발급하였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714,887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 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 증인 C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7. 6. 19.부터 2019. 12. 19.까지 이 사건 양식장의 관리인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피고는 원고와 사이의 고용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원고에게 위 근무기간 동안 매월 1,500,000원의 급여를 지급하였고, 원고의 퇴직 후에는 퇴직금 지급에 관한 의결을 위해 대의원회의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또한 원고는 1일 주간과 야간에 각 4~6시간씩, 한 달에 15~16일을 근무하였으므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급여 지급대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3,714,88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의 전 대표자 어촌계장 C는 자신 또는 아들인 원고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표권을 남용하여 피고의 어촌계회계규약에서 정한 총회 내지 대의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원고를 이 사건 양식장 관리인으로 고용하였는바, 원고와 사이의 고용계약은 무효이다. 설령 고용계약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4주간 평균 1주의 소정근로시간은 15시간 미만이어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 규정에 따라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니다.
판단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유효한 고용관계 존재 여부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증거들에 갑 제6, 12, 13호증, 을 제3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유효한 고용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원고의 근로자성도 인정된다.
피고는 원고 이전에도 이 사건 양식장의 관리인을 고용하여 양식장 관리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였는데, 2016. 4. 11.경에는 '한 사리 6일(주, 야간)로 월간 근로일수 12일, 급여 월 2,000,000원'의 조건으로 D을 이 사건 양식장의 관리인으로 고용하기도 하였다.
C가 피고의 대표자 어촌계장으로 재직할 당시 이 사건 양식장의 관리인이 양식장에 불법으로 들어온 사람들과 싸우다가 병원에 입원하여 근무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이에 원고가 2017. 6. 19.부터 이 사건 양식장의 관리인으로 고용되어 근무하게 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양식장의 관리인으로 근무하면서 하루 중에는 만조와 간조, 한 달 사이에는 사리<1>와 조금<2> 등의 자연현상에 따른 소위 '물 때'에 맞추어 B와 E 사이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 이 사건 양식장에 나가서 울타리 관리 및 수리, 외부인의 출입통제, 외부인과 마찰 발생 시 해경에 연락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그 업무에 관하여 피고의 대표자 어촌계장의 지시를 받고 업무처리 결과를 보고하기도 하였다. 원고의 이 사건 양식장 관리업무는 위와 같이 '물 때'에 맞추어 이 사건 양식장에 나가 수행하는 것이어서 실제 근무일수 및 시간이 다소 유동적이었는바, 원고는 근무기간 동안 한 사리에는 6~8일, 한 달에는 12~16일<3>, 1일 주간 및 야간 각 간조시간(3~4시간) 동안 업무를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근무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매달 1,500,000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는데, 피고의 월 금전출납부와 연말 결산보고서에 위 금액이 '양식장 관리비 지출금액'으로 기재되어 온 것으로 보이고, 관련 진정사건의 조사과정에서 당시 피고 대표자 어촌계장 F의 대리인으로 출석한 G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월 1,500,000원은 한 달 동안 이 사건 양식장을 관리하는 일을 한 대가'라고 진술하였다.
근로계약 또는 고용계약에 일정한 형식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므로, 원고의 고용에 관한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거나 원고에 대한 고용 절차가 피고가 취해 오던 기존의 절차와 다르다는 점만으로 원 ·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 또는 고용계약 관계가 성립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관련 진정사건에서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서산출장소 근로감독관은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가 원고의 퇴직금 3,714,887원을 체불하였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퇴직 당시 피고의 대표자였던 C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는데, 그 후 원고가 고소를 취하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을 이유로 관련 진정사건이 종결되었다.
한편 피고의 근로자였던 H도 원고가 관련 진정사건을 제기할 무렵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서산출장소에 퇴직금 체불을 이유로 피고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고, 이에 따라 H의 퇴직 당시 피고의 대표자였던 C는 2020. 10. 19. '피고의 사업장에서 2016. 11. 21.부터 2020. 4. 6.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H의 퇴직금을 체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3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20고약 2979호, 위 약정명령은 2020. 11. 3. 확정됨).
피고는 전 대표자인 C가 자신 또는 아들인 원고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표권을 남용하여 피고의 총회 의결 없이 원고를 고용하였으므로, 이는 피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정관에서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도록 규정한 대외적 거래행위에 관하여 이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라도 이와 같은 총회 결의사항은 비법인사단의 내부적 의사결정에 불과하므로, 그 거래상대방이 그와 같은 대표권 제한 사실 및 위반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가 아니라면 그 거래행위는 유효하고, 이 경우 거래의 상대방이 대표권 제한 및 그 위반 사실을 알았거나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있다는 사정은 그 거래의 무효를 주장하는 측이 주장 · 증명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3. 7. 22. 대법원 2002다64780 판결 참조), "피고의 자금을 지출하는 때에는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정한 피고의 어촌계회계규약(을 제3호증) 제7조 제2항 본문의 규정은 그 대표자(어촌계장)의 대표권을 제한하는 규정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C와 원고가 부자지간이라는 사정이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대표자인 C와 사이에 구두로 고용계약을 체결할 당시 위와 같은 대표권 제한 및 그 위반 사실, 즉 '이 사건 양식장의 관리인을 고용함으로써 피고의 자금을 지출하게 되는 경우에는 피고의 총회의 적법한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도 이를 위반하였다는 사실'을 알았다거나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을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9. 11. 29.자 대의원회의에서 "양식장 관리인 교체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하여 회의를 진행한 다음 '피고의 대표자 어촌계장 C와 양식장 관리인인 원고가 친인척 관계에 있어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서로 좋지 않으므로, 어촌계장과 친인척 관계가 아닌 다른 계원으로 관리인을 교체하고, 원고를 2019. 12. 20.자로 해임한다'.는 내용의 의결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데,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와 사이의 고용계약이 피고에게 효력이 있다는 전제에서 그 교체 및 해임에 대하여 논의하고 의결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나아가 을 제5 내지 7,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누구를 어떠한 조건으로 이 사건 양식장 관리인으로 고용할 것인지 여부나 그 교체 여부에 관하여 총회가 아닌 대의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정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 스스로도 양식장 관리인 고용과 관련된 사항에 관하여는 피고의 어촌계회계규약 제7조 제2항 본문에서 정한 절차를 엄격하게 따르지는 않았다].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주간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지 여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은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의 4주간을 평균한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일 경우 원고에게 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양식장의 관리인으로 근무하는 동안 '월간 근로일수 15일, 1일 근로시간 8시간(주 · 야간 각 4시간씩)의 근로조건'으로 매월 1,500,000원의 급여를 지급받아 온 점, 그런데 '물 때'에 맞추어 이 사건 양식장에 나가서 수행하는 이 사건 양식장 관리업무의 특성으로 인하여 실제 원고는 '한 사리에 6~8일, 한 달에 12~16일, 1일 주간 및 야간 각 간조시간(3~4시간) 동안' 근무를 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퇴직금 산정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4주 동안을 평균한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은 최소한 18시간(= 월 근무일수 12일<4> × 1일 근무시간 6시간<5> ÷ 4주) 이상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4주간 평균 1주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라고 주장하나, 을 제2, 4, 8, 9, 1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 증인 I의 증언만으로는 앞서 인정을 뒤집고 원고의 위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 규정에 따라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니라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지급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3,714,887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20. 1. 3.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현정(재판장) 임수정 유현정
각주1) 만조와 간조의 차이가 가장 큰 때를 말한다.
각주2) 만조와 간조의 차이가 가장 적은 때를 말한다.
각주3) 한 달에 2번의 사리가 있다.
각주4) 월 근무일수 12일 = 한 사리당 6일 × 2회
각주5) 1일 근무시간 6시간 = 주간 간조시간 3시간 + 야간 간조시간 3시간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나118013
판결선고
2024. 2. 6.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