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35,168,61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원고 B에게 22,501,6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출산장려, 모자보건 등 인구 및 생식보건에 관한 조사, 연구 등의 사업을 하는 사단법인이다.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하여 일반직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원고 A은 2017. 1. 1.에(당시 나이 만 57세), 원고 B은 2016. 7. 1.에(당시 나이 만 54세) 각 1급으로 승진하였다. 그리고 원고 A은 2019. 12. 31.에, 원고 B은 2021. 12. 31.에 각 정년퇴직하였다.
임금피크제 도입 경위 및 시행경과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에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가 개정되면서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게 되었다(부칙 제1호에 따라 2016. 1. 1.부터 시행). 그리고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되었다.
2016. 1. 1. 이전의 피고 인사관리규정 제51조에는 직원의 정년이 ‘일반직 2급: 58세, 일반직 1급: 60세’로 규정되어 있었다.
피고는 2016. 1. 1.자로 인사관리규정 및 임금피크제 운영 지침을 개정하여 모든 직원들의 정년을 60세로 보장하되,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조정하는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다. 피고가 시행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 시점부터는 인사관리규정에 정한 승진과 승급을 중지한다.
피고는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다가 2021. 6. 9. ‘보건의료단체 중 피고만이 유일하게 임금피크제를 시행 중인데, 직원들의 임금이 상당액 감소하는 반면인건비 절감효과가 크지 않아 직원 사기가 저하됨.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는 다른 기관의 경우 임금을 감액하는 대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탄력근무제를 적용하나,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 대다수가 본부장, 과장 보직자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급여는 감액됨에도 역할과 책임은 가중됨’ 등의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2021. 7. 1.자로 임금피크제 시행을 중단하였다(인사관리규정, 보수규정에서 임금피크제 관련 조항을 삭제하고, 임금피크제 운영지침 폐지).
원고들이 지급받은 임금
원고 A은 2018. 1. 1.부터 2019. 12. 31.까지 2년간, 원고 B은 2020. 1. 1.부터 2021. 6. 30.까지 1년 6개월 동안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임금을 지급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결여되어 있고,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도 없었으며, 임금피크제 시행 전후로 원고들의 업무 내용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만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이므로 고령자고용법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감액한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 A은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 등 합계 35,168,610원, 원고 B은 미지급 급여 합계 22,501,600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한다.
피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해 일반직 2급 직원들의 정년이 2년 연장되었고 원고들은 당시 2급이었으므로 정년연장 혜택을 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이 들고 있는 대법원 판례가 제시한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
원고들은 정년이 연장되면서 임금을 추가로 지급받았으므로 일방적으로 불리한 취급을 받았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에게 반드시 별도의 직무를 부여하거나 업무를 경감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경과 등에 비추어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만을 이유로 차별했다고 볼 수 없다.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해 정년 연장 혜택을 받았는지 여부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해 일반직 2급의 정년이 2년 연장되었고, 임금피크제 시행 당시 원고들도 2급이었으므로 정년 연장의 혜택을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15. 12. 31.까지는 일반직 2급의 정년이 만 58세, 일반직 1급의 정년이 만 60세였다가, 2016. 1. 1.부터 모든 직원의 정년이 만 60세로 통일된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들이 2016. 1. 1. 당시 일반직 2급이었던 사실도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모두 만 58세(임금피크제 시행 전 2급 정년)가 되기 전에 1급으로 승진했고, 일반직 1급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에도 정년이 만 60세였다. 따라서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무관하게 정년이 만 60세로 보장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해 정년이 2년 연장되는 혜택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인지 여부
관련 법리
사업주는 임금 등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이는 강행규정에 해당하고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에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감액한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은 일반직 1급으로 승진한 후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았다. 1급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후 동일하게 정년이 만 60세였고, 원고들은 정년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임금만 삭감되었다.
피고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으로 정년이 만 60세로 상향됨에 따라 인건비가 증가했고 청년층 신규채용이 줄어드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임금피크제를 통해 감액된 재원이 청년층 신규채용을 위해 사용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한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임금피크제 시행을 중단한 점에 비추어, 애초에 임금 감액을 통한 인건비 절감 목적 외에 청년층 신규채용 등의 목적도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임금피크제를 통해 단순히 근로자의 임금만 감액하여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목적이었다면,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어서 도입 목적이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 전에 근로자들의 동의서를 받긴 했으나, 근로자 대표와 실질적인 협의를 하지는 않았고 형식적으로 찬반여부만 조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후 근로자들의 업무에 차이가 없었고, 근로시간 단축 등 임금삭감에 따른 대상조치도 없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는 근로자들은 승진, 승급 등이 제한되고 임금도 15∼25%나 감액된다. 근로자들은 다른 합리적인 사유 없이 단순히 연령이 만 59세, 60세에 도달했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대폭 삭감당하는 불이익을 입게 되므로 부당하다.
미지급 급여 등의 계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원고 A은 2018. 1. 1.부터 2019. 12. 31.까지 급여 및 퇴직금 등 합계 35,168,610원이 감액되었고, 원고 B은 2020. 1. 1.부터 2021. 6. 30.까지 급여 합계 22,501,600원이 감액되었다.
소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미지급한 급여 및 퇴직금 등 합계 35,168,610원 및 이에 대하여 미지급일 다음 날인 2020. 1. 1.부터, 원고 B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미지급한 급여 합계 22,501,6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B이 구하는 바에 따라 미지급일 다음 날 이후인 2022. 1. 1.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