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에 따라 설립된 원자력의 연구, 개발 등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법인으로, 보안업무규정 제32조 및 동 시행규칙 제52조의2 제2호에 따른 국가중요시설로 지정되어 있어 국가정보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 안전위원회 등 상위기관의 관리·감독을 받아 피고 시설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으며, 피고의 중요 구역은 보호지역으로 설정하여 보안상 특별한 통제를 하고 있다.
원고는 1993. 3. 1. 해군 소위로 임관하여 복무를 하다가 2023. 6. 30. 해군에서 전역한 후 2023. 7. 1.부터 피고 소속으로 근무하였던 자이다.
피고와 원고의 고용계약 체결
피고는 2023. 3. 29. 유지보수체계수립 일반전문계약직<1>(계약기간 2023. 6. 16.부터 2028. 6. 15.까지) 채용공고를 하였다.
원고는 2023. 5.경 위 채용공고에 공모하였고, 피고는 2023. 6. 1. 인사위원회에서 전문계약직 공개채용 합격자 전원(20명)에 대하여 신원조사상 특이사항 없음을 전제로 하여 임용을 의결하였으며, 2023. 6. 5. 원고에게 합격 통보를 하였다. 채용공고
최종결과안내문에는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2023. 7. 3. 피고와 일반전문계약직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였고, 피고의 B연구동에 소재하는 C부에서 유지보수체계수립 업무를 수행하며 근무하였다. 위 B연구동은 상주 부서들의 비공개 과제 수행에 따른 정책자료, 설계도면 등과 같은 중요자료유출방지를 목적으로 보안상 특별한 통제가 요구되는 건물로써 관련 상주 부서의 요청에 따라 2021년부터 별도의 출입권한과 출입통제장비 및 시설책임자를 지정하여 출입보안을 강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원고에 대한 형사사건 경과
원고는 해군으로 복무를 하던 중 2018. 4.경 수사가 개시되어 2019. 7. 9. 군사기밀보호법위반으로 기소가 되었고, 해군본부 보통군사법원은 2019. 11. 19. 원고에게 선고유예(징역 1년)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당시 원고는 2015. 11. 18. 군사3급 비밀인 'D 사업추진 기본전략(안)'을 가져가 이를 1부 복사하는 방법으로 군사기밀을 탐지하거나 수집하고 2015. 11. 19. E 주식회사에 근무하는 타인에게 위 복사본을 건네주어 군사기밀 1건을 누설하였다는 내용의 군사기밀보호법 제11조(탐지 · 수집), 군사기밀보호법 제12조(누설)의 범죄사실을 인정하였다.
군검사가 항소한 후 군사법원의 허가를 받아 공소사실을 주위적으로는 군사기밀보호법 제13조 제1항(업무상 군사기밀 누설) 위반의 점을, 예비적으로는 위 1심 판시 범죄사실로 변경하였고, 항소심인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2020. 8. 20. 주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원고에 대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였다.
원고는 공소장변경이 위법하고, 위 비밀이 업무상 알게 된 군사기밀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상고하였으나, 상고심인 대법원은 2024. 12. 12.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대법원 2020도11949, 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임용철회 통보
대전광역시 경찰청장은 2023. 8. 18. 피고에게 피고의 신원조회 의뢰에 대하여 관련 형사사건이 진행 중임을 알렸다.
피고는 2023. 8. 22. 인사규정 제46조 제2호 소정의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었을 때 원장은 휴직을 명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원고에 대해 휴직명령을 발령하였고,2023. 9. 25. 보안업무 취급규정 제15조<2> 등에 의거하여 2023년도 일반전문계약직 합격자 중 신원특이자의 임용 및 보직변경과 비밀취급인가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보안심사 및 직장방위협의회'(이하 '이 사건 협의회'라 한다)를 개최하였으며, 위 협의회는 아래와 같이 피고 연구원 업무수행상 보안사고 발생의 우려 및 연구과제 참여 제한 등으로 원고가 보안업무 수행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결을 하였다.
피고는 2023. 10. 4. 인사위원회에서 아래와 같이 조건부로 임용된 원고에 대해임용을 철회하기로 의결하였다.
<3> 4) 피고는 2023. 10. 4. 원고에게 위와 같은 이유로 조건부 임용이 철회되었기에 2023. 10. 6.자로 고용계약이 종료됨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용철회'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8, 11호증, 을 제1 내지 6, 9 내지 13,16,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임용철회는 그 실질이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일방적 의사표시이므로 그 명칭에 상관없이 그 실질을 해고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임용철회는 아래와 같은 근로기준법상 절차와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무효이므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한다.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6조를 위반하여 해고 30일 전에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가 없이 원고를 해고 하였다.
원고와 같이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에는 재판이 확정된 것과 마찬가지로 결격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재판이 확정된 경우 피고 인사규정상 면직사유가 될 뿐이다.
원고의 현재 담당업무는 군사기밀 및 보안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음에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사실을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또한, 위와 같이 이 사건 임용철회는 무효인바, 원고는 휴직 없는 상태로 근로자의 지위를 회복하여 근무를 하였어야 할 것인데, 2024. 12. 12. 원고에 대한 군사기밀보호법위반 사건 상고기각판결이 선고됨으로써 집행유예의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원고는 피고의 인사규정에 의해 당연면직되었으므로, 휴직 및 임용철회시부터 2024. 12. 12.까지의 급여 및 퇴직금 등을 청구한다.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임용철회가 해고에 해당한다거나 무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임용철회가 실질적 해고라고 주장하나, 근로자의 채용 여부는 원칙적으로 피고의 자유재량에 달려 있고, 이러한 채용에 조건을 붙일 수도 있는 것이며, 그 채용이 조건부일 때에는 당연히 그 조건의 성취 여부에 따라 계약의 효력이 좌우된다. 원고에 대한 합격통보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를 '신원조사 결과 특이 사항 없음'을 조건부로 채용하였고, 피고는 신원조사 결과 특이사항이 있음(관련 형사 사건)이 밝혀지자 해제조건 성취를 이유로 이 사건 임용철회를 한 것이므로, 이를 실질적으로 해고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채용공고상의 결격사유(국가공무원법 제33조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 등)에는 해당되지 않는 특이사항을 이유로 임용을 철회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채용공고 최종결과안내문에 "합격자에 대한 신원조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음에 따라, 특이사항 없음을 조건부로 최종합격 처리한다"고 안내하면서 이와 별도로 "신원조사 결과 결격사유 발생 시 임용을 취소할 수 있다"고도 하여, 채용공고상의 결격사유에는 해당되지 않더라도 특이사항에 해당할 경우에는 이를 이유로 임용이 철회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안내되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는 자신이 형사재판을 받는 동안에도 소속 해군에서 2급 군사기밀을 취급하였기 때문에 피고 소속 부서에서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보안 관련해서 부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보안업무규정 제10조 제3항 제1호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보안사고를 저질렀거나 이 영을 위반하여 보안업무에 지장을 주는 경우 비밀취급인가를 해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행위를 하여 보안사고를 발생시킨 이상 위 보안업무규정에 따라 비밀취급인가 해제를 검토함이 마땅하였다고 보이는바, 원고 소속 해군에서 그와 같이 조치를 실제로 하지 않아 원고가 군사기밀을 취급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보안 관련 특별 통제가 필요한 피고 소속 부서에서 연구과제를 계속 수행하도록 할 의무를 피고가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원고는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가 보안업무와 무관하여 역시 임용철회는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소속부서 관계자의 피고 인사위원회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원고는 비원자력 전문가로서 발주처와 피고 사이에서 과제가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줬으며 유지보수 체계수립의 총괄업무를 진행하였는바, 발주처와의 업무협의 등을 수행하면서 실질적인 보안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매경(재판장) 심현우 허인성
1연구사업전문계약직운영지침 제3조(용어의 정의) ② "일반전문계약직"이라 함은 연구사업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하여 원칙적으로 1개 사업 예산의 범위 내에서 일정기간 고용되고 당해 연구사업종료 또는 고용계약기간 만료와 동시에 해지되는 인력을 말한다.
2보안업무 취급규정 제15조(신원특이자심사제도) ① 신원특이자는 신원조사결과 내용상 특이사항이 있는 자를 말하며, 신원특이자의 신규임용, 주요부서 특히 비밀취급부서에의 보직결정 등 주요 인사사항에 대하여는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보안심사 및 직장방위협의회 규정 제2조(심의사항) 협의회는 다음사항을 심의한다.
4신원특이자의 임용 및 보직변경과 비밀취급 인가에 관한 사항
3피고 인사위원회는 인사이동 등을 검토하였으나, 대상자는 전문계약직 직종 특성상 타 일반과제나 보안자료를 취급하지 않는 직무로의 전환배치가 불가하다고 보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