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모자보건사업 및 출산 지원에 관한 조사, 연구, 교육 및 홍보 등의 업무를 하기 위하여 모자보건법 제16조 제1항에 따라 설립된 공법인이다.
2016. 1. 1. 전 피고의 정년제도 및 임금피크제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어 2016. 1. 1. 시행되기 전의 것) 제19조에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었다.
당시 피고 인사관리규정 제51조에는 직원의 정년이 ‘일반직 3급 이하: 55세, 일반직 2급: 58세, 일반직 1급: 60세’로 규정되어 있었다.
피고는 당시 일반직 3급 이하 직원 중 정년 연장 신청을 하여 58세로 정년연장이 승인된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피크연령은 53세, 임금감액률은 봉급, 정근수당, 특별근무수당(시간외수당 등), 복리후생비(명절휴가비, 가계지원비, 연가보상비) 등 봉급 기준으로 지급되는 각종 수당을 기준으로 매년 10%이고, 피크연령 이후 승진․승급 중지 및 직제규정에 정한 보직을 부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법률개정․시행으로 인한 피고의 정년제도 및 임금피크제 개정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가 개정되면서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되었다. 위 각 조항은 부칙 제1호에 따라 2016. 1. 1.부터 시행되었다.
이에 피고는 2016. 1. 1.자로 인사관리규정 및 임금피크제 운영 지침을 개정하여 모든 직원들의 정년을 60세로 보장하되, 당시 일반직 2급 이하인 직원에 대하여 59세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다. 피고가 개정한 정년제도 및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전략) 단,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는 직원은 그 적용시점 이후부터 특별승진대상자에서 제외한다.
피고는 2020. 11. 16.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 지침 제9조 제2항 본문을 개정하여, 아래와 같이 감액률을 조정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폐지
피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다가 ‘보건의료단체 중 피고만이 유일하게 임금피크제를 시행 중인데, 직원들의 임금이 상당액 감소하는 반면 인건비 절감효과가 크지 않아 직원 사기가 저하됨.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는 다른 기관의 경우 임금을 감액하는 대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탄력근무제를 적용하나,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 대다수가 본부장, 과장 보직자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급여는 감액됨에도 역할과 책임은 가중됨’ 등의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2021. 7. 1.자로 임금피크제 시행을 중단하였다.
원고들의 근로관계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당시 피고의 일반직 2급 이하 직원으로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였다. 이후 원고 A은 2017. 1. 1.(당시 나이 57세) 2급에서 1급으로 승진하여 59세에 이르는 2018년부터 정년퇴직한 2019. 12. 31.까지 2년 동안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감액률을 적용한 임금을 지급받았다. 원고 B 역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2016. 7. 1.(당시 나이 54세) 2급에서 1급으로 승진하여 59세에 이르는 2020년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이 중단된 2021. 6. 30.까지 1년 6개월 동안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감액률을 적용한 임금을 지급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3,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 주장의 개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감액한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쟁점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임금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관련법리
사업주는 임금 등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1다241359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고 직원의 정년은 일반직 3급 이하 55세(단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은 58세), 일반직 2급 58세, 일반직 1급 60세였는데, 고령자고용법 개정․시행에 따른 인사관리 규정 개정․시행으로 2016. 1. 1.부터 정년이 60세로 변경되었다. 이에 피고는 정년이 연장되는 일반직 2급 이하 직원에 대하여 2016.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여 59세부터 임금을 감액하도록 하였다.
당시 원고들은 일반직 2급 이하 직원이었으므로 정년이 55세 또는 58세였는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어 그 적용대상이 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을 기존 정년 후 시점부터 감액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
위와 같이 개정․시행된 고령자고용법은 사업자로 하여금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제19조 제1항), 그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그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제19조의2 제1항)를 부과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일부 근로자의 임금 감액은 고령자고용법이 정한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이다.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도 피고를 비롯한 모든 공공기관에 고령화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임금피크제 도입을 권고하였고, 피고 역시 ‘고령자고용법에 의거 정년 60세가 적용됨에 따라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 가중 해소를 위해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 A은 59세 15%, 60세 25%의 임금을, 원고 B은 15%의 임금을 감액 당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연장하고 그에 따른 인건비 가중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도입 목적이 타당하고 그 목적에 적합한 수단이다.
근로자는 피크연령 후 2년간 15~25%의 임금 감액, 승진․승급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나, 피크연령이 기존 정년 이후로 설정되어 기존 정년 후 연장된 근로기간에만 임금이 감액되고, 대상조치로서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었다.
원고들은 정년제도 및 임금피크제 개정 이후 일반직 1급 승진자로서 구 인사관리규정에 의하더라도 일반직 1급의 정년은 60세였으므로 원고들에 대하여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연장형이 아니라 정년유지형이고 결국 임금 감액의 불이익만 입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년제도 및 임금피크제 개정 당시 원고들은 일반직 2급 이하 직원이었으므로 당시에 적용받던 취업규칙과 개정되어 본인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을 비교하여 정년 연장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지, 이후 일반직 1급으로 승진한 시점에서 당시 적용되지도 않는 구 취업규칙과 비교하여 정년 연장 여부를 판단할 것은 아니다.
게다가 을 제8,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일반직 2급에서 1급으로의 승진률은 0~23%에 불과하므로, 일반직 2급 이하 직원도 향후 일반직 1급으로 승진하여 60세의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으리라고 상당히 기대되어 정년이 사실상 60세와 다름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소결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후로 원고들의 직무에 큰 차이가 없었던 점, 피고 스스로 ‘인건비 절감효과가 크지 않은 반면 직원 사기가 저하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폐지한 점, 원고들의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일반직 1급으로 승진하여 결과적으로는 정년연장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임금만 감액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 된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감액의 대상 조치와 적정성 등을 고려하면, 연령에 따른 다른 처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으로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 여부
쟁점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개정․시행이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피고는 이를 받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라고 주장한다. 이에 관하여 본다.
관련법리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가 있는 경우 그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18072 판결, 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다42301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일반직 2급 이하 직원의 59세 이후 임금이 감액되었으나, 정년이 55세 또는 58세에서 60세로 연장되었으므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인지 여부는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피고는 일반직 2급 이하 직원의 정년을 55세 또는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새로 연장된 59세, 60세의 기간에 한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그렇다면 기존 취업규칙상 임금은 기존 정년인 55세 또는 58세까지만 규율되었던 것이고 그 이후의 임금은 새롭게 정해진 것이므로 이를 들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경우에 거쳐야 하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으므로, 이를 받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지숙(재판장) 신일수 설승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