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세종특별자치시에서 택시여객 자동차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에 고용되어 2014. 8. 4.부터 2024. 4. 18.까지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사람이다.
원고는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총 운송수입금 중 택시 회사와의 단체협약·임금협정 등에서 정한 일정액을 택시 회사에 납입하고(위 납입금을 '사납금'이라 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사납금을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을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 방식인 이른바 '정액 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왔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법률 제13800호) 제21조 제1항이 2016. 1. 19.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운송사업자는 운수종사자가 이용자에게 받은 운임이나 요금(이하 "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의 전액을 그 운수종사자에게 받아야 한다.'로 개정되었고 2017. 1. 20. 시행되어 이른바 '전액관리제'가 도입되었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8. 2. 28. C노동조합 D 분회와 2018년도 임금협정(2018. 4.5. 보충협의 포함, 이하 '이 사건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에서 4시간으로 변경하고 격일제 월근로시간을 143 시간에서 56시간으로 변경하였다.
이 사건 임금협정 후인 2020. 2. 28. 원고와 피고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4.5시간으로 하며 책임운송수입금의 55%를 급여와 수당 등으로 받기로 합의하였고 다시 2021. 2. 26.경 책임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부분은 성과급으로 지급받는 방식으로 합의를 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2017. 12. 31. 1,850,463원,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해고 당시인 2023. 8. 18. 4,934,801원, 피고의 퇴직시인 2024. 5. 2.698,429원을 각 퇴직금으로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 10 내지 14호증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
피고는 2019년경까지 소정근로시간을 1일 8시간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었음에도 2020년경부터 임금협정 등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였다. 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시간당 고정급이 고시된 최저임금 수준을 충족하도록 형식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을 잠탈하는 탈법행위에 해당하며 무효이므로,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은 이 사건 임금협정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인 8시간을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
원고들이 수령한 급여 중 고정급을 비교대상임금으로 보고 계산하면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① 미지급 최저임금액, ② 이를 반영하여 재산정된 평균임금을 바탕으로 계산한 퇴직금 및 무효인 중간정산으로 인한 기지급 퇴직금간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③ 원고의 재직 중 지급하지 아니한 부가가치세 환급금과④ 부당하게 원고에게 부담시켜 급여에서 공제한 유류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임금협정 및 그 이후의 각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고 한다)는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을 잠탈하는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할 수 없다.
피고는 원고에게 부가가치세 환급금으로 세종시에 신고한 금액 전액을 지급하였고 원고에게 유류비를 부당하게 전가하지 않았다.
원고들의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 등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 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E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 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이러한 합의가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구체적인 사정은 그 합의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자가 주장 · 증명하여야 하고,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단축 합의가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는, 합의를 체결한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와 아울러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비교하여 양자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중심으로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구체적인 경위와 시기, 단축 전후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할 경우 산정되는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과 법정 최저임금의 객관적 차이 및 변동 추이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은 택시에 승객을 태우고 이동하는 영업시간(실차시간)뿐만 아니라 택시의 입 · 출고 및 정리 등에 소요되는 준비시간, 승객을 찾거나 기다리는 데 소요되는 대기시간(공차시간, 다만 식사 · 휴게 시간은 제외)과 같이 택시운전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무환경과 근무형태를 고려하여 추산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그와 같이 감소된 실제 근로시간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는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비율, 빈도, 급격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다279402 판결 등 참조).
소정근로시간은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므로,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유 등으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92955 판결 등 참조).
판단
원고가 피고로부터 정액 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았던 사실, 이전의 임금협정에서 1일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2018년 임금협정에서는 4시간으로, 2020년 임금협정에서는 4.5시간으로 변경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 노동관계법령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택시 운수업의 특성상 사용자인 피고가 근로자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바,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 놓을 필요성이 있고,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앞서 본 법리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 노사는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으로 하고 14일을 만근으로 정하였다가 2020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5시간으로 하고 15일을 만근으로 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다시 연장하였다.
피고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협정이 강행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등의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최저임금에 미달한다고 청구하는 임금은 모두 이 사건 임금협정 이후2020년에 소정근로시간을 연장한 후 발생한 금원이다.
원고는 2020년 책임운송수입금의 55%를 급여와 수당으로 지급받았고 2021년부터 책임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부분 중 일부를 성과급으로 지급받았다.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시행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1조 제1항의 개정이후 택시 기본요금 및 거리당 가산요금이 각 인상되었고, 이른바 시계 외 할증이 확대되는 등 요금조정이 이루어졌는바 이러한 사정변경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등 근로여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택시호출 서비스인 'F' 앱이 2015년 3월경 도입된 이후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일 평균 소득이 증가하였으며, 앱 사용 이후 승객을 찾기 위한 배회시간이 감소한 것 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택시호출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대기 운행시간이 줄어들어 운행시간 대비 운송수입의 효율이 향상하는 등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사납금을 기준으로 세금 등이 부과되는바, 고정급 총액이 증액됨과 동시에 사납금이 인상되는 것보다는 사납금 인상 폭을 줄이되, 초과운송수입금을 더 획득하는 것이 유리한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피고 노사 양측의 이익을 고려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체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세종시 사업구역 내 택시 사업자는 2017. 10. 1.부터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유류비를 부담시킬 수 없게 됨에 따라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협정 체결 무렵부터는 연료전량을 공급받게 되었다. 결국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사납금 납부 외에는 별다른 비용 부담 없이 개선된 근무여건 속에서 자신들의 운송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소결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동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최저임금 미달액 및 그를 기초로 한 미지급 퇴직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퇴직금 중간 정산의 효력 등
피고가 원고에게 2017. 12. 31. 1,850,463원, 2023. 8. 18. 4,934,801원, 2024. 5.2. 698,429원 합계 7,483,693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는 2017. 12. 31. 피고가 퇴직금으로 중간정산하여 1,850,463원을 지급한 것은 강행법규에 위반하여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의 입법 취지와 퇴직금의 성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반드시 근로자가 먼저 중간정산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경우에만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유효한 것은 아니고,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면 퇴직금 중간정산은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앞서 본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17. 12. 10.경 '① 2018.1.부터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② 2017. 12. 31.까지의 퇴직금에 대하여는 종전규정에 따라 평균임금을 적용하여 중간정산하여 종결'하는 것으로 노동조합과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가 2017. 12. 31.자로 원고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원고에게 1,850,463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액 지급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부가가치세 환급금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조세특례제한법의 일반택시 운송사업자의 부가가치세 납부세액경감액 8,773,477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나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돈의 지급을 구하고, 만일 원고에게 이를 직접 구할 권원이 없다면 위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불법행위 또는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갑 제1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부가가치세 환급금으로 2014년 상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 까지 13,002,202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경감세액이 실제로 세종시에 신고한 금액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유류비 청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자신이 부담하여야 할 2018. 4.부터 2020.1.까지의 유류비를 원고에게 부당하게 전가하여 급여에서 공제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