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보조참가인은 1959. 2. 3.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되어 상시 1,70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원자력의 연구개발 및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정부출연기관(이하 '참가인 기관'이라 한다)이다.
원고는 1990. 11. 16. 참가인 기관에 기술직 연구원으로 입사하여 C부서 책임기술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정부 출연 우수연구원 정년연장제도의 도입 및 선발기준
참가인 기관은 2014. 12.경 과학기술발전에 기여가 큰 정부출연기관의 우수연구원에 대한 정년을 61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정부 출연 우수연구원 정년연장제도'(이하 '정년연장제도'라고만 한다)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참가인 기관의 '정년연장 연구원 운영요령'(이하 '운용요령'이라고만 한다) 제3조 제1항에 따르면, 책임급 임용 후 7년 이상 근속한 정규직 연구원 중 61세 정년까지의 잔여기간이 3년 이내인 자로서 책임급 임용 후 최근 10년간 인사평가 결과가 평균 75점 이상인 자(제2호)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 정년연장 연구원 임용 신청자격이 주어지고, 운용요령 제6조 제3항에 따라 '연구자 트랙(track)'과 '보직자 트랙'으로 나누어 정년연장 연구원을 선발하고 있다. 각 트랙별 심사항목과 평가기준은 다음과 같다.
원고에 대한 정년연장 연구원 선정 경위
참가인 기관은 2023. 8. 23. '책임급 임용 후 7년 이상 근속한 연구직 및 기술직 직원으로서 출생년도가 1962년부터 1964년까지인 직원을 대상으로 하여, 연구자 트랙 또는 보직경력자 트랙 중 하나를 선택하여 정년연장을 신청할 것'을 공지하였고, 원고는 2023. 9. 6. 보직경력자 트랙으로 정년연장 연구원 임용을 신청하였다.
참가인 기관은 추천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임용후보자를 선발한 후 2023. 10. 2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2023년도 정년연장 연구원 임용후보자에 대한 선발 안건에 대해 의결하였고, 원고는 2023. 11. 1. 참가인 기관의 인사관리팀 실무담당자로부터 '원고가 정년연장 연구원에 최종 선정되었고, 2023. 11. 10.경 정년연장 임용발령이 있을 예정'이라는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
원고 등에 대한 전보조건부 임용발령
참가인 기관은 2023. 11. 2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연구지원부서에 근무하면서 정연연장 연구원으로 선정된 원고를 포함한 3인(이하 '원고 등 3인'이라 한다)에 대하여 정연연장 이후 연구부서로 이동하고, 과제 정규 참여를 조건으로 임용 발령을 할 것을 결의하였고, 이에 원고 등 3인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임용발령을 보류하고, 정연연장시점에서 연구부문으로 직권 전보조치를 하는 방안을 의결하였다.
원고는 2023. 11. 29. 아래와 같은 내용의 '조건부 정년연장 연구원 임용 및 인사발령'에 대한 동의 및 서약서에 서명한 후 이를 참가인 기관에 제출하였다.
참가인 기관은 2023. 11. 30. 원고에게 임용일을 2024. 1. 1.로 하여 정년연장 연구원 연구부문 전보 조건부 임용을 발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조건부 임용발령'이라 하고, '연구부문 전보조건'을 '이 사건 전보조건'이라 한다).
원고의 구제신청 경과
원고는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전보조건부 임용발령 중 이 사건 전보조건의 부과는 부당전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4. 26. '이 사건 전보조건 부과는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어 부당하므로 이를 부당전보로 인정하고, 참가인 기관은 판정서 송달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전보조건의 부과를 취소하라'는 내용으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 기관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9. 4.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초심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전보조건부 임용발령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적법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운용요령 제2조에서는 우수한 연구성과 외에도 '공적 등으로 연구원 발전 및 위상제고에 기여한 정도가 탁월한 직원'을 정년연장 연구원으로 선정함을 명시하고 있는 점, 보직자경력 트랙에서는 연구자 트랙과 달리 개인실적평가를 심사항목에서 제외하고 있는 점, 운용요령 제9조에 규정한 과제연구 인텐시브는 연구과제 종사자들에게 지급되고 지원장려금은 연구지원업무에 종사하는 자들에게 지급되는 항목인 점, 참가인 기관이 정년연장 연구원 임용 신청 공지를 할 때부터 원고에 대한 선정 통지 시까지 이 사건 전보조건 부과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정년연장 이후 연구부문에서 근무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는 참가인 기관에 입사한 이후 약 33년간 연구지원업무를 수행해왔는데 정년연장 이후 연구부문으로 전보될 경우 과제참여율을 확보하기 어렵고, 과제참여율이 저조할 경우 과제인센티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며, 연구실적 또는 과업수행이 불량하다고 인정될 경우 운용요령 및 참가인 기관 인사규정에 따라 보직 해임 또는 직권면직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전보조건부 임용발령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참가인으로부터 정년연장 임용이 보류되거나 직권임용이 되는 불이익이 예정되어 있었으므로,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동의서 및 서약서에 서명을 하였는바, 참가인 기관이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없다.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 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 갑 제13 내지 19호증, 갑 제23, 24호증, 을나 제5 내지 10,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전보조건 부과의 업무상 필요성이 없었다거나 그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감수해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려운바, 이 사건 전보조건부 임용발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같은 취지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1>가 2021. 10. 29. 발행한 안내서에 따르면, 정년연장제도는 "과학기술발전에 기여가 큰 정부출연연구원 우수연구원의 정년을 61세에서 65세로 연장함으로써 연구원의 사기 제고 및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각 기관별로 '연구직' 10% 이내 운영 및 매년 '연구직' 정원의 1% 내외로 선발하되, 자격·선발기준은 공통기준과 기관별 특성을 반영한 자율기준으로 구성·운영한다"(갑 제13호증 5쪽)고 기재되어 있는바, 정년연장제도의 목적이나 도입 취지상 정년연장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연구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참가인 기관은 정년연장제도 도입을 위해 수차례의 노사합동회의를 거쳤는데,2014. 8. 21.자 제2차 회의에서는 정부기본방침인 '연구직'을 대상으로 연구직 정원의10% 이내에서 매년 1.9% 이내의 인원을 선발하기로(갑 제16호증 4쪽) 하였다가, 2014. 10. 7. 제13차 회의에서는 노측의 의견을 반영하여 '연구에 종사'하는 타 직종도 지원 가능하도록 협의(을나 제5호증)하였다. 또한 참가인 기관에서는 2015년 정년연장 연구
원 임용후보자 선정과정에서 '연구업무에 종사하지 않는 행정부문에서 근무하는 기술직은 임용자격이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임용후보자 선정에서 제외하기도 하였다(을나 제6호증).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참가인 기관의 정년연장제도는 '연구업무에 종사하는 연구직 및 기술직'을 대상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참가인 기관이 정년연장 연구원을 '연구자 트랙'과 '보직자 트랙'을 구분하여 선발하는 것은 정년연장 연구원 선발대상에 '연구업무에 종사한 책임기술원'을 포함하기로 하면서 보직자 경력을 가진 지원자의 연구 실적이 연구자 경력을 가진 지원자보다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어 보직자 경력을 가진 지원자를 배려하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선발 심사 기준을 연구자에 맞춰서 단일하게 할 경우, 보직자로 근무해 왔던 사람의 경우 연구자로 근무해 왔던 사람에 비하여 심사 자체에서 불리하게 되므로,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하여 심사 기준을 2가지 트랙으로 나누어 각각각 심사 및 선발을 하되, 선발된 후에는 모두 연구업무에 종사하도록 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
원고가 보직자 트랙을 지원하면서도 신청자격 란의 '연구개발사업의 연구책임자경력 10년 이상'의 자격요건에 해당한다는 표기를 한 후 연구과제 수행 내역 등을 첨부한 정년연장 연구원 임용 신청서를 제출하였던 점(갑 제4호증 제1쪽)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와 같은 선발 과정으로 인해 기술직 종사자가 정년연장 연구원으로 선정된 이후 연구업무를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참가인 기관에서는 2014년부터 2024년까지 보직경력자 트랙을 통해 정년연장 연구원으로 선발한 인원 전부를 '연구부서'로 발령하였거나 발령 예정인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선발된 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인재개발부로부터 '행정부문에 종사하는 직원에게 정년연장의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제도운영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게 되자(갑 제19호증 2쪽), 2023. 11. 27.자 인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이 사건전보조건을 부과하여 임용발령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이 사건 전보조건에 관하여 사전에 공지된 바가 없기는 하나, 앞에서 본 정년연장제도의 목적과 도입취지를 고려하면 정년연장 연구원이 연구과제를 수행하지 않을 경우 제도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는 점, 참가인 기관이 정부의 정년연장제도의 도입취지와 달리 비(非) 연구분야 직원에게 정년연장 혜택을 부여할 경우 조직 내·외부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전보조건을 부과한 것에 업무의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① 원고와 같이 연구지원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정년연장 연구원에 선발된 다른 연구원들도 정년연장 이후 연구부서로 이동하여 근무하고 있거나 이동 발령할 예정인 점, ② 원고에게 과거에 연구책임자로서 연구부문에 종사한 경력이 있을 뿐 아니라 현재도 원고의 의사에 따라 전보된 연구부서에서 연구과제에 참여하고 있는 점, ③ 원고가 정년연장 연구원으로 선발됨에 따라 임기가 최장 4년간 연장되고 그에 따른 급여나 복리후생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전보조건 부과에 따라 원고에게 발생하는 모든 생활상의 불이익을 고려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참가인 기관은 원고에 대한 정식 임용발령 전, 이 사건 전보조건 부과에 대한 사전 통지를 하였고,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한 후 원고로부터 이에 대한 동의서및 서약서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전보조건 부과에 대하여 일응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봄이 상당하다[한편 원고는, 이 사건 전보조건 부과가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하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4조의4 제1항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앞에서 본 정년연장제도의 도입 취지와 그 시혜적 성격등을 고려하면, 이를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는바,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유가형 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