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지방자치단체로서, D, E, F, G으로 구성된 H예술단(이하 '이 사건 예술단'이라고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참가인 A와 B는 2012. 3. 12. D에 각각 비올라, 바이올린 수석 단원으로 위촉되어 근무하던 사람들이고, 2023년 당시 이 사건 예술단 D의 차석단원들이었다.
원고는 이 사건 예술단의 예술감독을 제외한 전 단원들을 상대로 2023년 정기평정을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참가인 A는 평정점수 88.73점을, 참가인 B는 88.27점을 각 받았다. 원고는 위 결과에 따라 2023. 12. 29. 참가인들을 차석단원에서 일반단원으로 직책을 조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책조정'라고 한다).
참가인들은 2024. 3. 11. 이 사건 직책조정은 부당강등이라며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4. 5. 9. 이 사건 직책조정은 강등으로서 구제신청 대상이 되는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고, 이 사건 직책조정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생활상 불이익이 크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고 한다).
원고는 2024. 6. 2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9. 11. ① 이 사건 직책조정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그 밖의 징벌'로서 구제신청 대상에 해당하고, ② 이 사건 직책조정의 업무상 필요성이 크지 않고 이로 인하여 참가인들이 받는 생활상 불이익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이 사건 직책조정은 정당한 인사조치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가 규정한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구제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이 사건 직책조정은 H예술단 설치·운영 조례 및 그 시행규칙(이하 '이 사건 조례'와 '이 사건 시행규칙'이라고 한다)과 H예술단원 복무규정(이하 '복무규정'이라고 한다)에 위배되지 않고,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진 평정에 기초한 것이므로 정당한 인사 조치이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 및 참가인들의 주장
이 사건 직책조정은 근로기준법 제23조가 규정한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므로 구제대상이다. 또 원고는 이 사건 조례 시행규칙 개정에 관하여 단원들의 의견수렴 및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참가인들에 대하여 개정 전 규정이 적용되고, 위 규정에 따르면, 이 사건 직책조정은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위법하다. 이와 같이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이 사건 직책조정이 근로기준법상 구제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인정한 증거에 을가 제6 내지 8,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직책조정은 이 사건 예술단 내에서의 참가인들의 지위를 낮출뿐 아니라 그로 인하여 참가인 A는 월 271,400원, 참가인 B는 월 301,700원의 각 월 임금이 감액되어 임금수준이 저하되는 등 근로조건의 저하 내지 변동을 가져오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규정한 "감봉,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6다30563 판결 참조, 이하 이 사건 직책조정을 '이 사건 강등'이라고 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강등이 적법한지 여부
개정된 이 사건 시행규칙이 이 사건 강등의 적법한 근거규정이 되는지 여부
이 사건 시행규칙의 성격
근로기준법 제94조 소정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30181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을가 제6, 7호증, 을나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조례는 이 사건 예술단의 자격과 위촉, 위촉 기간, 위촉 해제, 실비보상에 관한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조례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이 사건 시행규칙도 이 사건 단원들에 대한 평정절차, 봉급과 수당의 산정기준, 급여의 계산방법 및 지급일 등을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복무규정은 이 사건 예술단 단원의 근무시간, 휴가, 휴직에 관한 사항, 구체적인 평정절차 및 기준, 징계 사유 및 징계절차등을 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 조례, 이 사건 시행규칙, 이 사건 복무규정은 모두 사용자인 원고가 근로자인 이 사건 예술단 단원들 전체에 적용될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93조가 정하고 있는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수원지방법원 2018. 2. 13. 선고 2017구합67002 판결 및 서울고등법원 2018. 10. 19. 선고 2018누39012 판결 참조).
이 사건 강등의 근거 규정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취업규칙의 작성 및 변경 절차와 관련하여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취업규칙의 내용을 이 사건 예술단 단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규정에 따라 노동조합 또는 단원들의 과반수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하고, 이러한 사전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변경 전에 위촉된 단원들에 대하여는 변경되기 전 취업규칙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6. 12. 23. 선고 95다3263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려면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아니하는 등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나지않아야 하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 전후를 비교하여 취업규칙의 변경 내용 자체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취업규칙 변경에 따라 발생할 경쟁력 강화 등 사용자 측의 이익 증대 또는 손실 감소를 장기적으로 근로자들도 함께 향유할 수 있는지에 관한 해당 기업의 경영행태,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변경 전후의 문언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음이 명백하다면, 취업규칙의 내용 이외의 사정이나 상황을 근거로 하여 그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이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2다4352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시행규칙은 2018. 6. 15.일 개정되었다. 정기평정과 관련하여 개정 전구 시행규칙(이하 '구 시행규칙'이라고 한다) 제12조 제2항에서는 "예술단원은 정기평정 실시결과에 따라 직급을 조정할 수 있으며, 현저하게 기량이 저하된 단원에게는 다른 규정이나 본인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차하위 직급 또는 호봉으로 강등을 실시하거나 위촉해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개정 후 시행규칙(이하 '개정 시행규칙'이라고 한다)은 제13조 제2항에서 "단장은 매년 정기평정 결과에 따라 단원에게 부여된 직책이나 호봉을 조정하고, 일정한 기준에 미달한 단원은 위촉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시행규칙이 개정됨에 따라 직책조정 또는 강등과 관련하여 "현저하게 기량이 저하된 경우"라는 요건이 불필요하게 되었다. 이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인 이 사건 예술단 단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한 것이라 할 것인데, 원고는 위와 같은 개정에 관하여 이 사건 예술단 단원들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았고, 그 밖에 참가인들에게 개정 시행규칙을 적용할 정도의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들에 대하여 구 시행규칙이 적용되고, 구 시행규칙에 따라 이 사건 강등의 적법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 강등의 정당한 사유 인정여부
앞서 인정한 증거에 을가 제6 내지 14호증, 을나 제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들에게 기량의 현저한 저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이 사건 강등은 구 시행규칙 제12조를 위반한 것으로 부당하다.
구 시행규칙 제12조 제2항에 따르면 예술단원은 정기평정 실시결과에 따라 직급을 조정할 수 있으며, 현저하게 기량이 저하된 단원에게는 다른 규정이나 본인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차하위 직급 또는 호봉으로 강등을 실시하거나 위촉 해제할 수 있다.그리고 이 사건 복무규정 제18조에 따르면 평정은 각 예술단별로 실시하며, 예술단원은 실기평정, 근무평정을 종합하여 평정하고 평정결과는 단원의 위촉, 위촉해제 및 직책조정 등에 반영하며(제1항), 평정 결과에 따라 부여된 직책은 다음 정기평정 결과에 따른 조정시까지만 유효하고, 정기평정 결과에 따라 직책을 새로 부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제2항). 그리고 이 사건 복무규정 제22조에서는 평정에 따른 조치를 정하고 있는데, 제1항에서는 '단장은 정기평정 결과에 따라 다음과 같이 직책을 부여한다. 다만, 수·차석 응시과목을 달리할 수 있으며 동점자가 있을 경우에는 경력이 많은 단원을 우선한다.'고 하며, '1. 수석단원: 90점 이상인 단원 중 성적순으로 한다., 2. 차석단원: 85점 이상인 단원 중 성적순으로 하며, 수석단원 대상자가 없을 경우 그 정원을 차석단원으로 대신할 수 있다., 3. 제1호 및 제2호에 의하여 수·차석 단원의 직책을 부여받지 않은 단원은 일반단원으로 한다. 다만, 단원의 직책은 다음 하위직책 또는 다음 상위직책으로 조정하는 것으로 적용하고 파트별 정원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을가 제12, 13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2023년도 이 사건 예술단원 정기평정결과 참가인 A는 88.73점, 참가인 B는 88.27점을 각 받은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참가인들의 점수는 적어도 차석단원의 기준점수인 85점을 초과하고, 파트별 정원이 규정되어 있지 않는바, 설령 참가인들의 성적순위가 전년도 보다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정기평정 결과만으로 그것도 단 한 번의 평정만 가지고 기량의 현저한 저하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직책조정의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 여기에다가 이 사건 강등으로 인하여 참가인들의 2024년도 임금은 지방공무원 8급 상당에서 9급 상당의 호봉으로 하향조정되는 점, 일반적으로 수석이나 차석이라는 직급이 내부단원 및 외부 음악인들 사이에서는 연주자로서의 명예의 수준을 표시하는 작용을 하는 점, 참가인들이 하위 직책으로 강등됨에 따라 실제 공연장에서 예술단원들의 연주 위치도 뒷자리로 이동하여야 하는 등 공연에서의 역할이 달라지는 점 등을 비롯하여 이 사건 강등으로 인하여 참가인들이 받게 될 유형 무형의 불이익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가 한 이 사건 강등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소결론
이 사건 강등은 구 시행규칙에서 정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당하고, 이와 같은 결론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유가형 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