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을 각 벌금 1,0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해당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5고단893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
피고인
A
B
C
D
검사
문재웅(기소), 경범서, 김정재(공판)
변호인
변호사 권순용, 양진성 (피고인 A, B, D를 위하여)
변호사 정기준 (피고인 C을 위한 국선)
판결선고
2026. 5. 28.
범죄사실
[피고인들의 지위]
피고인들은 주식회사 E F에 입주하여 위 회사로부터 위탁받은 택배운송업을 수행하는 택배집배점을 운영하는 사용자들로서, 피고인 A는 G집배점을, 피고인 B은 H집배점(명의상 대표는 배우자로 되어 있으나 실질적 경영자는 피고인 B)을, 피고인 C은 I집배점(명의상 대표는 배우자로 되어 있으나 실질적 경영자는 피고인 C)을, 피고인 D는 J집배점을 각 운영하고 있다.
[전제사실]
G집배점, H집배점, J집배점의 사용자들(사용자측은 피고인 C이 위임을 받아 참가)과 각 집배점 택배기사들의 위임을 받은 K노동조합 충청지부 세종지회(이하 'K노조'라고 한다) 사이에 2021. 7.경부터 2021. 10.경까지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이 진행되었으나 상호간 의견차이로 결렬되어 K노조원들은 2021. 12. 28.부터 2022. 3. 2.까지 G집배점과 J집배점에서, 2022. 2.초경부터 2022. 3. 2.까지 H집배점에서 각 전면파업을 실시하였고, 2022. 3. 2.이후에는 각 집배점에서 토요일과 일요일에 근무하지 않는 방식으로 부분파업을 실시하였다.
[범죄사실]
범행의 공모
위와 같은 파업으로 집배점 운영에 차질이 생기자, 피고인들은 단수노조인 K노조와 별도의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해서 복수노조를 만들어서 교섭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등 K노조의 쟁의행위를 무력화하고 K노조의 교섭력과 단결력을 약화시키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들의 실행행위
피고인 C
피고인 C은 피고인 A, 피고인 B, 피고인 D 등 집배점 점주들을 대리하여 K노조와 교섭하고 있는 중인 2022. 3.경 G집배점, H집배점, J집배점 소속 택배기사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L노동조합 세종지부(이하 'L노조'라 한다)를 설립하여 지부장을 맡아 과반수노동조합으로서 피고인 A, 피고인 B, 피고인 D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 L노조의 설립과 교섭 및 운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피고인 A
피고인 A는 2022. 3.경 M과 N 등 G집배점 택배기사들에게 'L노동조합에 가입해서K노조와 싸워야 된다, 쟁의권을 빼앗아 와야 한다, 도와달라'는 취지로 말하며 L노조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여 L노조가 과반수노동조합이 되도록 하고, L노조와 교섭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 B
피고인 B은 2022. 3. 16.경 H집배점의 실질적 운영자임에도 스스로 L노조에 노조원으로 가입하여 L노조가 과반수노동조합이 되도록 하고, L노조와 교섭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 D
피고인 D는 2022. 3. 15. 피고인 C에게 '토요일과 일요일에 근무하지 않는 방식의 파업은 불법이 아니라고 합니다'라고 문자를 보내자 피고인 C은 피고인 D에게 '쟁의권을 뺏는 것만이 답입니다'라고 문자를 보내고, 피고인 D가 2022. 3. 29. 피고인 C에게 '단수노조가 교섭하는 과정에 복수노조가 설립되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새로이 거쳐야 한다'는 노동부의 행정해석을 문자로 보내주는 등 새로운 노조 설립을 통한 K노조 쟁의권 무력화 방안을 공유하고, J집배점 택배기사들에게 L노조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며, L노조와 교섭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L노조와 단체협약 체결
위와 같은 경위로 2022. 3. 26. L노동조합 세종지부가 설립되어 G집배점 택배기사15명, H집배점 택백기사 16명, J집배점 택배기사 8명 등이 가입하여 K노조 노조원(G집배점 11명, H집배점 4명, J집배점 4명)보다 많아지면서 과반수노동조합이 되었다. 이후L노조는 2022. 3. 31. 피고인 A, 피고인 B, 피고인 D에게 노동조합 교섭요구 공문을 발송하고, 피고인 A, 피고인 B, 피고인 D가 2022. 4.경부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던 중 2022. 4. 5.경부터 2022. 4. 11.경 사이에 피고인 C은 K노조측에 '파업을 중단하면 L노조 설립을 취소하겠다'는 취지로 제안하며 교섭창구 단일화절차가 잠시 보류되었다가, 2022. 4. 15. K노조측에서 위 제안을 거부하자 피고인 A, 피고인 B, 피고인 D는 일제히 교섭창구 단일화절차를 재개하여, 2022. 5. 17. L노조를 과반수노동조합으로 확정공고를 한 다음 2022. 6. 17. 피고인 C이 지부장인 L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22. 3.경부터 2022. 6.경까지 K노조의 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인들의 주도로 L노조를 설립한 다음 택배기사들의 가입을 유도하고, K노조를 대신하여 L노조를 교섭대표 노조로 확정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의 방법으로 K노조의 운영에 지배·개입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O, P의 각 법정진술
O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각 대화 녹취록
각 전화 등 사실확인내용
수사자료 입수보고 및 각 첨부서류(증거 순번 3 내지 18번, 20번 내지 24번)
사용자가 고소인 노조 조합원에게 발송한 문자 및 단톡방 대화 내용, 교섭회의록, 단체협약체결공고
중앙노동위원회 판정문(G, H), 중앙노동위원회판정문(J), 재심보고서(Q), 속기록(Q), 초심 심문회의(R), 재심조사보고서(S,T), 속기록(S,T), 2022구합89838 판결문, 2022구합89586 판결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피고인 A, B, D
피고인들은 C과 공모하여 L노조를 설립하거나 택배기사들에게 L노조 가입을 유도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 C
피고인은 L노조 세종지부에 가입하여 세종지부장을 맡은 사실, L노조가 과반수노동조합으로서 교섭창구 단일화를 진행하여 피고인 A, B, D가 각 운영하는 집배점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도록 한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나, 사용자와 K노조, L노조 사이에서 협상이 적절히 진행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 것이어서 부당노동행위의 고의가 없었다.
판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1항 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단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서 배제·시정하여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그 지배·개입 주체로서의 사용자인지 여부도 당해 구제신청의 내용, 그 사용자가 근로관계에 관여하고 있는 구체적 형태, 근로관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 내지 지배력의 유무 및 행사의 정도 등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에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두23139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K노조는 피고인들의 행위에 대하여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피고인 A, B이 피고인 C을 사용자들의 대표 또는 대리인으로 내세워 L노조 세종지부 · 지회의 설립을 계획 · 주도한 행위, 피고인 A, B이 집배점 소속 근로자들에게 L노조에 가입할 것을 권유 · 유도한 행위, 위 피고인들을 대표(대리)하는 피고인 C이 L노조 조합원으로 가입한 행위가 K노조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된다는 판정을 하였으나(R), 피고인 D가 L노조 세종지부 · 지회의 설립을 계획 · 주도한 행위, 집배점 소속 근로자들에게 L노조에 가입할 것을 권유 · 유도한 행위, 피고인 D의 입장을 대리하는 피고인 C이 L노조 조합원으로 가입한 행위에 관하여는 피고인 D가 해당 행위를 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어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판정을 하였다(충남2022부노7).
R 판정에 대하여 피고인 A, B이 각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1. 8. 위 피고인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S, T(병합)]. 충남2022부노7 판정에 대하여 K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1. 8. 피고인 D의 행위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부분 재심신청을 인용하였다(Q).
피고인 A, B, D가 위 각 재심판정에 대한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위 피고인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2022구합89838, 2022구합89586), 위 각 판결은 확정되었다.
피고인들은 위 재심사건 및 행정사건에서도 이 사건과 동일한 주장을 하였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 사건에서 위 재심사건 및 행정사건과 달리 볼만한 새로운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M, U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은 아래 ⑤, ⑥항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재심사건 및 행정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을 배척할 만한 새로운 사정으로 보기 어렵다).
M은 2022. 4. 4.경 G집배원 소속 택배기사인 V와 대화할 당시 L노조 가입과 관련하여 '소장(원고 A)가 도와달라고 했다. 그걸 들어서 노조 사람들이랑 싸워야 된다고. ...... 그거를 싸운다고 하기보다는 뭐 쟁의권을 뺏어 온다고 그렇게 한 것 같은데.''조합비를 제가 안 내고 소장(원고 A)이 낸다. ......어차피 내 돈 나가는 것도 아니고.'라고 이야기하였다. 그 후 M은 2024. 1. 29.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인 A가 L노조가입을 권유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고, 이 법정에서는 '택배기사W와 이야기한 것을 피고인 A와 이야기한 것으로 잘못 말하였고, W와 하차 중 대화한 것이어서 자세히 듣지 못해 오해가 있었다. 피고인 A가 L노조 가입을 권유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러나 M의 위 사실확인서는 K노조가 피고인들을 이 사건으로 고소한 후 L노조 지회장인 W의 부탁으로 작성된 것이어서 믿기 어렵고, 위 사실확인서와 동일한 취지의 법정진술 역시 마찬가지이다.
U은 2022. 3. 31. X과 대화할 당시 '소대리점 소장끼리 뭔가 얘기를 하고 해서 이렇게 가자. 결정이 됐다.'는 X의 말에 '그건 맞아, 그건 다 살기 위해서 대리점 사장끼리 살기 위해서 한 거야.' '하루이틀 너가 태업하고 놔두는 걸 밑에 애들이 아닌 지가 그걸 계속 할래봐. 계속 힘들겠지. 어누 누구나 할 것 없이 대리점 소장이건. 그렇지만 이걸 만듦으로써 그런 것 자체가 없어지니까 저것도 살기 위해서 만드는 거잖아.'라고 대답하였다. 그 후 U은 2024. 2. 26.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X과 대화하기 위하여 그냥 좋게 말해준 것이다'라는 취지의 2023. 2. 1.자 진술서를 제출하였고, 이 법정에서도 'X과 대화를 이어가기 위하여 맞장구를 쳐 준 것이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러나 U의 위 진술서는 K노조가 피고인들을 고소한 이후 피고인 B의 부탁으로 작성한 것이어서 믿기 어렵고, 위 사실확인서와 동일한 취지의 법정진술 역시 마찬가지이다.
피고인 C은 다른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E 주식회사로부터 위탁받은 택배 업무를 담당하는 I집배점의 실질적인 사업주이고, 택배기사들에 대하여 사용자의 입장에 있는 Y단체에서 조직부장을 역임하기도 하였다. 피고인 C은 2021년 단체교섭에서 사용자측 대표교섭위원으로서 단체교섭에 참여하였고, 당시 작성된 교섭 회의록에 사용자측 대표교섭위원이자 'I집배점 대표'로서 서명을 하였다. 이후로도 피고인 C은 2022.4.초경부터 2022. 4. 15.까지 교섭절차 단일화 절차와 관련하여 사용자들의 대표로서 K노조 충청지부장 O와의 교섭을 주도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C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에서 말하는 지배·개입 주체로서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2021년 단체교섭이 결렬된 후 K노조가 파업을 지속하고 있던 상황에서, 피고인 B이 2022. 3. 16. 자신의 명의로 가장 먼저 L노조에 가입하였다가 이후 문제로 지적될 것을 우려하여 탈퇴하였고, 피고인 C이 2022. 3. 17. L노조에 가입한 후 2022. 3. 26.L노조 세종지부장으로 선출되어 위 지부 산하의 G지회, H지회 등을 관리하게 되었다.
피고인 C은 2022. 3. 31.경부터 2022. 4. 15.까지 K노조의 충청지부장 O와 수차례 면담 등을 진행하면서 "K노조가 2022. 6.말까지 쟁의행위를 중단하는 것을 조건으로 L노조 세종지부 및 산하 지회 설립을 취소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하는 등 L노조 지부 · 지회 설립 취소에 관한 논의를 하였다.
위와 같은 L노조의 활동 내역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에게는 사용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노동조합을 통하여 K노조의 파업 등 쟁의행위를 저지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추단할 수 있고, 피고인 C은 사실상 사용자들의 대표 내지 대리인으로서, 사용자들의 의사 결정에 따라 L노조 각 지부 · 지회의 설립이 취소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위 인정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 B, D가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피고인 C과 공모하여 L노조를 주도적으로 설립하고 택배기사들의 가입을 유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 C의 부당노동행위의 고의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들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들: 각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제81조 제1항 제4호, 형법 제30조, 각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피고인들: 각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들: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의 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을 유지 · 개선하고 근로자의 경제적 ·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며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고자 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 K노조측은 '고용보장, 조합사무실 제공, 장시간 노동 근절 및 주 60시간 근무 준수'등 조합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사항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실시하였으나 L노조의 설립으로 인하여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침해받았다. 다만 택배집배점의 운영자 또는 실운영자인 피고인들이 K노조의 파업장기화로 거래처가 감소함으로써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이 사건에 이르게 된 것으로 그 경위에 일부 참작할 점이 있다. 이러한 사정과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경제적 사정, 수행한 역할, 범행의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아래 각 피고인별 양형사유와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 A: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고인 B: 동종전과가 없고, 2011년 이후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 C: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범행을 대체로 시인하고 반성하는 점, 직접 O와의 교섭을 주도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 점
피고인 D: 동종전과나 벌금형을 초과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판사 최리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