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6. 1. 8. 선고 2025노2478 판결

주문

[피고인 AM]

피고인 AM의 항소를 기각한다.

[피고인 A]

제1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과 제2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징역 1년 6개월 및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A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로부터 47,619,237원을 추징한다.

위 벌금 및 추징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제2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부분을 취소하고, 원심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와 원심 배상신청에 대한 판단

가.

제1원심판결 중 공동피고인 AW, AX, AY에 대한 부분은 위 공동피고인들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지 않아 분리 · 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나.

제2원심은 배상신청인 B의 배상신청을 인용하였다. 유죄판결에 대한 상소가 제기된 경우 배상명령에 대한 불복이 없더라도 배상명령은 확정되지 않고 피고사건과 함게 상소심으로 이심되므로(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제1항), 제2원심이 인용한 배상명령 부분은 피고인 A가 항소를 제기함으로써 확정되지 않고 이 법원으로 이심된다.

그런데 당심에서 피고인 A가 배상신청인 B과 합의하였으므로, 배상신청인의 신청은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않게 되었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3호). 그렇다면 위 배상신청인에 대한 원심 배상명령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의 배상명령을 취소하고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하여야 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M

제1원심의 형(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추징 47,619,237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A

1)

사실오인, 법리오해(제2원심판결에 대하여)

가)

B, K에 대한 사기죄에 관하여: 피고인 A가 피해자 B으로부터 원석을 구입하는 용도로 50,000,000원을 지급받은 것은 사실이나, 그중 일부는 실제로 원석을 구입하는데 사용하였고, 나머지는 피해자 B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K와 협의하여 회사 운영비로 사용한 것이므로 피해자 B을 기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 피고인 A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의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었고, 피해자 K가 약속대로 덤프트럭을 공급하였다면 E의 골재파쇄사업을 통해 피해자 B, K에게 수익금 또는 원금을 반환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

나)

피해자 L, M, N에 대한 사기죄에 관하여: E의 골재파쇄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피고인 A가 위 피해자들에게 운송료를 지급할 수 있었다. 또한 피고인 A와 위 피해자들 사이에 운송내역에 관한 이견이 존재하여 이를 정산한 후 지급하려고 했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 A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다)

공무상표시무효죄에 대하여: 이 사건 골재 6,000루베는 형식상 채권자 Q이 압류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K에 의하여 압류된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 A는 K의 동의를 받아 위 골재에 둘러져 있던 안전띠를 제거한 후 이를 인근 공사 현장으로 옮겼을 뿐이므로, 압류동산을 은닉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위 각 해당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제1원심판결: 징역 1년, 추징 47,619,237원, 제2원심판결: 징역 1년 6개월및 벌금 500,000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검사(피고인 A에 대하여)

제2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피고인 AM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항소심에서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제1원심은 피고인 AM이 잘못을 반성하는 점, 범죄전력이 없는 점, 4명의 자녀를 양육하여야 하는 점 등 유리한 양형사유를 충분히 감안하여 형을 정했고, 항소심에서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 AM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형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 AM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피고인 A에 대한 판단

가.

직권판단

직권으로 살핀다. 피고인 A는 원심판결들에 대하여, 검사는 제2원심판결에 대하여 각각 항소하였고, 이 법원이 위 항소사건들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피고인 A에 대한 원심판결들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피고인 A에 대한 원심판결들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 직권파기사유가 있더라도 피고인 A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므로 이에 관하여 살핀다.

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해자 B에 대한 기망행위에 관한 판단

가)

타인으로부터 금전을 차용함에 있어서 그 차용한 금전의 용도나 변제할 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사실대로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응하지 않았을 경우에 그 용도나 변제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고지하여 금전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3도5382 판결 참조).

나)

원심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 및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 A가 피해자 B으로부터 차용한 50,000,000원을 기존 채무변제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할 의사였음에도 그 용도를 사석수급대금 대납으로 속임으로써 위 돈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 A는 2023. 7. 17.경 "사석수급대금 50,000,000원을 선불로 대납해 주면 매월 발생되는 대납수수료 8,330,000원을 매월 5일 지급하겠다"며 피해자 B에게 사석수급대금의 대납을 요청하였다(2024고단547<2> 사건의 증거기록 1권 82쪽 참조). 이에 피해자 B은 같은 날 주식회사 D(2023. 8. 2. E으로 상호가 변경됨)와 사석수급대금대납계약을 체결하였고(증거기록 1권 23쪽 이하), 아래와 같이 계약에서 명백히 자금의 용도를 사석수급으로 한정하였다.

<3>

②

피해자 B은 위 계약에 따라 2023. 7. 17. H 명의의 계좌로 40,000,000원을, 2023. 7. 18. I 명의의 계좌로 10,000,000원을 각각 입금하였다. 그런데 위 돈 중 대부분이 입금일로부터 1~2일 이내에 기존 채무변제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고, 실제로 사석수급을 위하여 사용되었다고 인정되는 금액은 AA에게 2023. 8. 8.부터 2023. 9. 27.까지 지급된 8,448,000원뿐이다(증거기록 1권 89쪽 이하 참조).

③

피해자 B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A가 돈을 다른 데 사용할까봐 불안해서 사석대금 외에는 사용하지 말라는 특약을 넣었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권 124쪽), 원심 법정에서도 돈을 다른 곳에 유용할 여지가 있어 특약사항에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명시하였고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면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④

피고인 A는 피해자 B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O을 운영하는 W에게 원석대금 15,000,000원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나, W과의 거래는 피고인 A와 피해자 B이 위 사석수급대금대납계약을 체결하기 전인 2023. 7. 10.경 이루어진 것이므로 위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A는 W에게 위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E이 골재를 생산하기 위해 피해자 B에게서 받은 투자금을 원석 구매대금으로 사용해야 했을 것이라고도 주장하나, 피고인 A가 장래에 발생할 사석수급대금 대납 용도로 한정하여 피해자 B으로부터 돈을 차용하였음이 처분문서로 명백히 인정되는 이상, 피고인 A의 위와 같은 가정적 주장은 용도가 한정된 차용금을 유용한 데 대한 타당한 변소라고 볼 수 없다.

⑤

피고인 A는 K가 피해자 B으로부터 받은 돈을 기존 채권자인 I에게 송금하도록

한 것을 보면, 위 돈을 원석 구입에만 쓰도록 한정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 B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 A가 10,000,000원을 I의 계좌로 입금하라고 하였고, 피해자는 당연히 사석수급과 관련된 업체로 생각하고 돈을 입금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16쪽, 123쪽, B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6쪽). K도 I에게 송금한 10,000,000원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진술하였고(K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7쪽), 달리 K가 피해자 B으로 하여금 I의 계좌로 10,000,000원을 입금하도록 지시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는다.

⑥

피고인 A는 피해자 B이 K에게 자금과 관련된 권한을 위임하고 대여금을 회사 운영 전반에 관하여 사용하기로 협의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 B은 원심 법정에서 사석대금을 다른 곳에 써도 된다고 합의한 사실이 없고, K에게는 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사석을 제대로 구입하고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을 뿐 사용처나 용도 등을 협상하라고 위임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B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6쪽). K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A와 사석대금 명목의 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로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권 166쪽), 피고인 A와 K의 전화통화에서도'특약사항에 기재된 용도 외에 돈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K의 말에 피고인 A가 특별히 반박하지 않은 채 피해자 B을 진정시켜달라는 취지로만 답변하였다(증거기록 1권 169쪽 이하). 따라서 피고인 A와 K가 자금 용도 변경에 관하여 협의하였다거나, 피해자 B이 K에게 자금 관련 권한을 위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2)

피해자 B, K에 대한 사기죄에서 편취의 범의에 관한 판단

가)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로서 사람으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하고,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임을 요하지 않으며 단지 상대방이 개별적 처분행위를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1051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투자금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있어 투자약정 당시 투자받은 사람이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아 투자자에게 설명한 투자사업에 사용하더라도 일정 기간 내에 원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마치 일정 기간 내에 투자자에게 원금을 반환할 것처럼 거짓말을 한 경우에는 투자를 받는 사람과 투자자의 관계, 거래의 상황, 투자자의 경험, 지식, 성격,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투자자가 원금반환 약정을 전적으로 믿고 투자를 한 경우라면 사기죄의 요건으로서 기망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이때 투자금 약정 당시를 기준으로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3631 판결 참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7도6646 판결,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1도731 판결,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3도56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A가 사석수급대금 내지 투자금을 받을 당시 피해자 B에게 약정한 대납수수료를 지급하거나 피해자 K에게 투자원금 및 이윤을 6개월 안에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음에도 위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위 각 돈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 A는 2023. 8. 21.경 주식회사 D에 30,000,000원을 투자하면 매월 5일에 반드시 5,000,000원을 투자 이윤금으로 지급하겠다며 피해자 K에게 투자를 권유하였다. 이에 피해자 K는 같은 날 주식회사 D와 자금투자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증거기록 1권 20쪽 이하 참조).

②

피해자 K는 위 계약에 따라 2023. 8. 21. H의 은행 계좌로 30,000,000원을 입금하였다.

③

피고인 A는 2021. 9.경 주식회사 D를 임대 및 인수하여 골재 사업을 영위하다가 2022. 4. 15.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아 사업을 종료하게 되었고, 이후 2023. 7. 12.경 주식회사 D를 다시 인수하여 영업을 재개하였으나 운영자금이 부족하고 일부 기계를 재설치해야 하는 등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증거기록 1권 135쪽, 2권252쪽 참조). 실제로 피해자 B 및 피해자 K로부터 지급받은 돈 중 상당 부분이 기존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되었다(증거기록 1권 89쪽 이하, 2권 214쪽 이하 참조).

④

사석수급대금 내지 투자금을 지급받을 당시 피고인 A는 약 80,000,000원의 개인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신용이 좋지 않아 타인 명의를 이용하여 사업을 하였으며, 피고인 A 명의로 된 재산은 전혀 없었다(증거기록 1권 81쪽 참조).

⑤

주식회사 D는 매월 고정지출만으로 토지임대료 2,200,000원, 기계 임대료25,000,000원, 전기세 10,000,000원, 크락샤 임대료(기사 포함) 9,000,000원, 페이로더장비 임대료 9,500,000원 합계 55,700,000원이 있어서 2023년도 2분기 매출이366,778,720원이었음에도 오히려 100,000,000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수익 구조를 지속하고 있었고(증거기록 2권 220쪽, 234쪽), 미납 세금을 비롯한 여러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 피고인 A는 수년간 사업이 실패할 경우 명의를 변경하거나 다른 업체를 임대또는 인수하여 영업을 재개하는 방식으로 골재파쇄업을 반복해 왔다. 이처럼 피고인 A 는 사업의 수익성이 객관적으로 불확실함을 충분히 인식하였음에도 고수익을 확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여 피해자 B, K로부터 자금을 받았다.

⑥

피고인 A가 사석수급대금 및 투자금을 지급받은 지 2개월 후인 2023. 10. 중순경골재파쇄 사업을 영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기계인 크락샤를 해체하기도 하였다.

⑦

피고인 A는 유한회사 BW로부터 2023. 7. 31.경 6,000,000원 및 2023. 8. 31.경2,000,000원을, AT으로부터 62,000,000원을 골재 대금으로 지급받고도 피해자 B이나 피해자 K에게 원금이나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⑧

피고인 A는 피해자 K가 약속대로 덤프트럭을 공급하지 않아 수익금 내지 원금을 반환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만일 위 주장과 같이 피해자 K가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피고인 A에게 덤프트럭을 공급하기로 하는 동업자의 역할을 약속하였다면, 피해자 K의 덤프트럭 공급이 사업 수행에서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데도 피고인과 피해자 K 사이의 자금투자계약 중 이 부분에 관한 약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피해자 K도 원심 법정에서 덤프트럭을 알아봐 준다고 했을 뿐 반드시 공급해 준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그 밖에 피해자 K에게 덤프트럭을 공급할 의무가 인정된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도 없다.

⑨

피고인 A는 2023. 9. 19.부터 2023. 10. 14.까지 운송기사를 직접 고용하여 원석과 석분을 운송하기도 하였으므로, 피해자 K를 통하지 않고 운송기사를 직접 고용하거나 다른 경로로 원석을 조달하여 골재를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그럼에도 피고인 A가 그러한 시도를 하였다고 볼 자료가 나타나지 않고, 피고인 A는 사업 실패의 원인을 오로지 피해자 K에게만 전가하고 있다.

피고인 A는 노조 때문에 이전에 발생한 운송비를 주어야 보령 차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피해자 K가 약속한 덤프트럭을 제공하지 않아서 미납 운송비를 주고 보령 덤프트럭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한 바 있으나(증거기록 1권 138쪽), 피고인 A가위 미납 운송비를 지급한 것은 2023. 7. 18.경으로 피해자 K와 자금투자계약을 체결하기 전이었다(증거기록 1권 94쪽).

또 피고인 A는 2023. 9. 19.부터 2023. 10. 14.까지 운영한 덤프트럭은 폐기물 처리및 운반을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당시 운송기사였던 M, N, L은 보령 석산에서 원석을 받아 E으로 운송하였고, E에서 생산한 석분을 군산에 있는 AT으로 운송한 점(증거기록 2권 5쪽, 13쪽, 20쪽, 38쪽), 피고인 A도 석산에서 원석을 싣고 현장으로 오거나 군산에 있는 레미콘 업체에 제품을 납품하러 갔다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2권 53쪽)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A의 변소는 납득하기 어렵다.

⑩

피고인 A는 피해자 K가 운영하는 'BX'에 16,000,000원 내지 18,000,000원 상당의 완제품을 제공한 사실이 있고, 이는 당시 골재 생산이 충분히 가능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A가 수사기관에서 'BY이 판로가 없어서 가지고 있던 제품을팔아달라고 부탁하기에, 피해자 K가 레미콘 회사에 납품하고 덤프도 하는 사람이라서돈 대신 K가 운영하는 'BX'에 제품을 주었다'고 한 진술(증거기록 1권 133쪽)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가 BX에 납품한 물건은 피고인이 생산한 제품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해자 L, M, N에 대한 사기죄에서 편취의 범의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주식회사 D 내지 E의 수익 발생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던 점, ② 피해자 M, N, L이 일관되게 피고인 A가 거래처로부터 수금이 되지 않아 운송대금을 지급해줄 수 없으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2권 98쪽,198쪽, 259쪽), ③ 그런데 E의 납품처였던 AT 측은 E에게 10월까지 매달 납품대금을 결제해 주었으나 11월 중순경 가압류가 들어와서 총 13,884,750원을 지급하지 못한 상태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권 77쪽), 피고인 A도 레미콘 업체로부터 2차례에 걸쳐총 62,000,000원을 받았다고 진술하는 등(증거기록 2권 252쪽) 피고인 A가 그 무렵 골재대금을 수령하였음에도, 거래처에서 수금이 되지 않았다며 위 피해자들에게 운송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은 점, ④ 피고인 A는 위 피해자들과 운송내역에 관하여 이견이 있어서 운송비를 정산한 후 지급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위 피해자들이 운송비 지급을 요구할 당시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뒤늦게 운송료가 과다계산되었다고 주장하였고, 이에 위 피해자들이 정산을 위해 내역서 또는 세금계산서를 보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응하지 않고 피해자들의 연락을 피했던 점(증거기록 2권 90쪽, 192쪽 이하, 259쪽, 264쪽 이하)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A는 위 피해자들에게 운송비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 없이 원석 등을 운송하도록 하여 운송비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공무상표시무효죄에 관한 판단

가)

공무원이 그 직권을 남용하여 위법하게 실시한 봉인 또는 압류 기타 강제처분의 표시임이 명백하여 법률상 당연무효 또는 부존재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봉인 등의 표시는 공무상표시무효죄의 객체가 되지 아니하여 이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다 하더라도 공무상표시무효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지만, 공무원이 실시한 봉인 등의 표시에 절차상 또는 실체상의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객관적 · 일반적으로 그것이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봉인 등으로 인정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면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취소되지 아니하는 한 공무상표시무효죄의 객체로 된다(대법원 2001. 1. 16. 선고 2000도1757 판결 등 참조).

집행관은 실체상의 귀속관계에 관하여 조사할 권한을 가지지 아니하고 채무자가 점유하는 유체동산이라면 그것이 진실로 채무자의 소유에 속하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그 유체동산을 압류할 수 있고(민사집행법 제189조), 채무자가 그 유체동산을 점유하고 있다면 제3자가 그 유체동산에 대하여 소유권 그 밖의 권리를 가지고 있더라도 압류는 위법하지 않으며, 다만 제3자는 제3자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구제를 받을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48조).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가 압류된 골재 6,000루베에 둘러진 안전띠를 제거하여 인근 공사 현장으로 옮긴 행위는 압류동산을 은닉하여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표시의 효용을 해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소속 집행관이 2023. 11. 6. 골재(혼합석) 6,000루베를 압류하면서 그 주위에 안전띠를 둘러 압류 표시를 하고, '누구든지 아래 물건을 처분하거나 이 공시서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효용을 해하여서는 아니 되며, 이를 위반한 사람은 형벌(형법 제140조, 제142조, 제323조)을 받을 수 있다'고 기재된 공시서를 E 공사 현장에 부착함으로써 적법하게 위 골재를 압류하였다. 그런데 피고인 A는 집행관에게 신고하지 않은 채 2023. 11. 20.경 위 안전띠를 임의로 제거한 후 인근 공사 현장으로 옮김으로써 은닉하였다.

②

피고인 A는 위 골재가 W의 소유인데 K가 착오로 압류한 것이므로 이를 중재하고자 K의 승낙을 받아 안전띠를 제거하였고, 실질적 소유자인 W의 동의를 받아 인근 공사 현장으로 옮겼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무상표시무효죄는 봉인 또는 압류 기타강제처분 표시의 기능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고, 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압류 해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단순히 채권자가 압류 표시의 제거를 승낙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압류의 효력이 소멸되지 않는다.

③

피고인 A의 주장대로 위 골재가 W의 소유라 하더라도 위 압류가 무효로 된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K는 피고인 A로부터 압류물에 대한 봉인을 해제하겠다는 말을 듣거나 피고인의 해제 요청을 승낙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권 68쪽), 달리 K가 압류 표시 제거를 허락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5.

결론

피고인 AM의 항소는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한다. 피고인 A에 대한 제1원심판결과 제2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에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A와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제1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과 제2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그리고 제2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부분은 위와 같은 취소사유가 있으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제4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위 배상명령 부분을 취소하고, 원심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피고인 A)]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