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쓸 판결 이유는, 제1심판결의 제9면 제10행부터 제10면 16행까지를 아래 제2항과 같이 고쳐 쓰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고쳐 쓰는 부분
『3) 이 사건 제명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 원고들과의 관계에서 피고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상의 사용자 또는 그 유사한 지위에 있는 자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고, 이는 단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서 배제·시정하여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그 지배·개입 주체로서의 사용자인지 여부도 당해 구제신청의 내용, 그 사용자가 근로관계에 관여하고 있는 구체적 형태, 근로관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 내지 지배력의 유무 및 행사의 정도 등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그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등으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행위를 하였다면, 그 시정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이행하여야 할 사용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78804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는 근로자공급사업을 허가받아 항만운송업체에 근로자들을 공급하면서 그 소속 조합원이 아니면 하역작업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클로즈드 샵(closed shop)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사실, 피고는 항만운송업체들로부터 작업내용 및 작업량을 통보받은 후 작업에 투입될 조합원의 수 등을 정하고, 그 작업과정에서 조합원에게 구체적인 작업지시를 행하기도 하며, 그와 같은 작업지시에 위반하는 조합원에 대하여 징계권을 행사하기도 하는 사실, 피고가 항만운송업체들로부터 조합원들이 제공한 근로의 대가를 일괄하여 지급받아 조합비를 공제한 후 일정한 기준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임금을 송금하여 온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와 그 조합원인 원고들 사이의 관계는 통상의 노동조합과 그 조합원 사이의 그것과는 다소 상이한 부분이 있고, 어떤 관점에서는 이를 사용종속관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특징은 항만근로의 파동성(波動性), 항운노동조합의 배타적·독점적 노무공급권 등 항만근로관계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일 뿐, 앞서 든 증거, 을 제31 내지 3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G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서 피고가 노동조합법상의 사용자의 지위 또는 그와 유사한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근로기준법은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에 대하여 국가의 관리·감독에 의한 직접적인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근로계약에 기초한 개별적 노사관계를 규율할 목적으로 제정된 것인 반면에, 노동조합법은 '노무공급자들 사이의 단결권 등을 보장해 줄 필요성이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집단적 노사관계를 규율할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서(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두8568 판결 참조), 그 입법목적에 따라 사용자의 개념을 달리 해석할 필요성이 있다.
피고는 기본적으로 항운근로자들의 단결권의 행사로서 조직·운영되어 오고 있으며,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소속 조합원들이 피고를 상대로 임금 등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거나 피고와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근로3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이 사건 조합을 설립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독자적으로 근로자공급허가를 받아 항만운송업체들과 근로자공급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이 사건 조합을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조합원들은 과거에도 대의원대회 등을 통해 피고의 의사결정에 참여해 왔을 뿐 피고를 사용자로 보아 그 근로자로서 활동해 온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피고 소속 조합원들의 업무내용 및 근무시간, 근무장소 등의 작업환경은 항만운송업체들에 의하여 정해지는 점, 항만운송업체도 조합원에 대한 구체적 작업지시권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업장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감독은 항만운송업체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점, 피고는 매년 국토교통부에서 고시하는 항만하역요금표에 의해 책정되는 임금의 범위 내에서 항만운송업체들로 구성된 H협회와 사이에 임금협약을 체결하는데, 조합원들의 임금은 위 임금협약상의 하역단가에 따라 정해지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그 소속 조합원들의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하여 배타적인 결정권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직업안정법 제33조 제1항, 제3항 제1호는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의 경우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동조합에 한하여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처럼 우리 법제는 노동조합이 근로자공급사업을 행할 수 있고, 이 경우 노동조합과 조합원 사이에는 반드시 고용관계가 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예정하고 있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근로자공급사업을 하는 노동조합의 이와 같은 특수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한편, 직업안정법이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을 유일하게 노동조합에게만 허용하고 있는 취지는, 노동조합은 사용자의 개입이 법적으로 차단된 근로자들만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결합체여서 그 요건에 따라 적정하게 운영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권리가 침해될 우려가 없기 때문이므로, 노동조합이 그 구성과 활동에 있어 이러한 자주성과 민주성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는 노동조합이 그 실질에 있어 조합원에 대한 근로자공급사업만을 수행하는 것인지, 더 나아가 조합원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까지 가지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피고의 경우 그 규약에 따르면 조합 임원과 대의원은 조합원의 직·간접적인 선거로 선출되고, 조합원은 총회 등을 통해 조합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등 그 구성과 활동에 있어서 자주성과 민주성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이고, 원고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위와 같은 선거절차나 총회 등의 의사결정기구가 올바로 기능하지 못한 채 형해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근로자공급사업에서 공급사업자가 근로자공급의 대가를 사용사업자로부터 직접 받아 공급근로자에게 배분하는 것이 금지되는 것이 아닌 이상, 편의상 피고가 항만운송업체로부터 대가를 받아 조합원들에게 분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공급사업과 배치된다거나 피고가 사용자의 지위에서 임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노동조합법상의 사용자 또는 그와 유사한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우성만(재판장) 문상배 김현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