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19. 5. 9. 선고 2018나13151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심판의 범위

환송 전이 법원에서의 원고 청구 중 피고의 2006. 6. 1.자 개정 취업규칙 제31조 제1호가 원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는 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그 청구를 기각한 환송전 판결이 이미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고, 위 청구취지 기재 부분만이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된다.

2.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1999. 10. 1.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3,000여 명을 고용하여 항공기 제조업을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88. 1. 1. C 주식회사의 생산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1999. 10. 1. 피고에 고용승계 되어 대리 직급으로 안전관리업무를 수행하던 중 2000. 12. 1.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공황장애'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의한 요양을 승인받아 현재까지 계속 요양 중인 사람이다.

나.

피고의 사업장 통합 등

피고는 종전 C 항공사업부문, D, E 등이 통합되면서 출범한 회사인 관계로 창원, 사천 등에 산재한 사업장들을 갖게 되었고 사업장별로 별도의 노동조합이 존재하였으나, 창원사업장이 2006년 매각되면서 사천사업장으로 통합됨에 따라 2007년 2월경 원고가 소속되어 있던 창원사업장의 노동조합이 사천사업장의 노동조합에 통합되었다.

다.

이 사건 신인사제도의 시행 및 취업규칙 변경

피고는 2006. 1. 1. 회사의 공통직 직급을 사원(S1), 과장(S2), 차장(S3), 부장(M)으로 나누고, 급여체계를 사원급 이하는 호봉제, 과장급 이상은 누적제(기본급 누적식제)로 운영하되, 호봉제는 일정 근무기간에 따라 자동으로 승급되나 누적제는 근무기간에 따라 자동승급이 되지 않고 전년도 근무평가 결과(성과 60%, 역량 40% 반영)에 따라 개별적으로 조정되도록 하는 내용의 '신인사제도'를 도입하여 2006. 1. 10. B 사천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고(이하 '이 사건 신인사제도'라고 한다), 이어 이 사건 신인사제도를 반영하여 취업규칙을 변경하고 2006. 5. 25. 사천노동조합의 동의를 거쳐 2006. 6. 1.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 취업규칙 변경신고를 하였다. 위 취업규칙 및 신인사제도는 이후 계속해서 시행되고 있는데, 그 중 이 사건 취업규칙조항은 '휴직 중에는 승급 및 평가인상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라.

신인사제도 시행에 따른 원고의 직급변동 등

피고가 이 사건 신인사제도를 시행하기 전 원고는 대리 직급으로 호봉제를 적용받아 매년 자동승급으로 인한 급여 인상 효과를 누렸으나, 이 사건 신인사제도에 따라 과장(S2)으로 직급이 변경되면서 급여체계가 누적제로 변경되어 전년도 근무평가 결과(성과 60%, 역량 40% 반영)에 따른 기본급 조정만이 가능해졌는데, 업무상 재해로 휴직 중인 원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조항이 정한 휴직자로 분류되어 승급 및 평가인상에서 제외됨으로써 결과적으로 기본급 조정을 통한 급여 인상 기회가 차단되었다(피고는 호봉제가 적용되는 S1 직급까지는 업무상 재해로 인한 휴직의 경우에도 자동승급을 해주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갑 제11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 을 제9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제1심 법원의 창원시 및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3.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등에 관한 판단

가.

원고는, 피고의 소송대리인이 환송 후 이 법원에서의 소송행위에 관하여 피고의 새로운 대표이사로부터 적법한 위임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이 법원에서 한 피고 소송대리인의 소송행위는 무효라는 취지로 다툰다.

항소심판결이 상고심에서 파기되고 사건이 환송되는 경우에는 사건을 환송받은 항소심법원이 환송 전의 절차를 속행하여야 하고 환송 전 항소심에서의 소송대리인인 변호사 등의 소송대리권이 부활하는바(대법원 2016. 7. 7. 선고 2014다1447 판결 등 참조), 법무법인 지평이 환송 전 이 법원에서 피고로부터 소송위임을 받아 적법하게 소송대리를 하였던 사실 및 대법원이 환송 전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법원으로 환송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법무법인 지평[2018. 4. 10. 동일성을 유지한 채 법무법인(유한) 지평으로 조직이 변경되었다]의 소송대리권이 이 법원에서 당연히 부활하고, 이는 환송 전 판결 이후 피고의 대표이사가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조항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가 확인의 이익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고 본안전 항변을 한다.

살피건대,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이 그 작성을 강제하고 이에 법규범성을 부여한 것이고(대법원 1977. 7. 26. 선고 77다355 판결 참조), 확인의 소의 대상은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에 대한 것이어야 하므로 확인의 소로써 일반적, 추상적인 법령 또는 법규 자체나 단체 내부규정의 효력을 다툴 수 없다(대법원 1992. 8. 18. 선고 92다13875, 13882, 1389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적법한 동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면 해당 근로자는 그 취업규칙이 자신에 대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종전 규정의 적용을 받을 지위에 있다는 확인, 즉 그 취업규칙 적용 배제의 확인을 구할 수 있는데, 피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조항의 적용을 주장하는 이상 위 조항이 원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는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있어 적법하다.

4.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및 제60조 제6항 제1호는 업무상재해 등으로 휴업중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으로서, '직무상 상병'으로 인한 근무 곤란을 휴직사유로 분류하고 휴직자에 대한 승급 및 평가인상을 실시하지 아니하여 인사상 또는 급여상 불이익을 주는 이 사건 취업규칙조항은 위 근로기준법 규정에 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업무상 재해 등으로 인한 노동력 상실기간 및 그 회복기간 동안의 해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해고시기 제한 규정이고, 제60조 제6항 제1호는 연차 유급휴가를 계산할 때 업무상 재해로 휴업한 기간을 출근일에 산입하는 규정에 불과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규정으로부터 업무상 재해로 휴업 중인 근로자에게 일체의 불이익을 주지 아니할 의무가 도출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근로기준법 제78조 및 제79조 위반 여부

원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조항이 근로기준법 제78조 및 제79조의 규정 취지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위 각 규정은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요양보상 및 휴업보상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또한 원고는, 2006년경 창원사업장이 매각되고 사천사업장으로 통합됨으로써 종전에 창원사업장의 근로자이자 업무상 휴직자였던 원고에게 적용되던 창원사업장의 직급체계나 승급에 관한 취업규칙이 이미 사천사업장에서 시행되고 있던 이 사건 신인사제도나 이 사건 취업규칙조항으로 변경된 셈이고, 그로 인하여 창원사업장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근로조건의 변경이 초래된 것임에도 피고가 그 불이익을 받게 될 창원사업장의 노동조합이나 그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사실과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취업규칙조항은 원고와 같은 창원사업장 소속 휴직 중인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신인사제도 시행에 따라 정기승급 및 평가인상과 관련하여 새로이 마련된 확인 규정에 불과하고, 정기승급이나 근무평가를 통한 기본급 인상에 관하여 이전부터 있었던 창원사업장의 취업규칙 규정을 변경하였다거나 이를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①

피고 창원사업장의 2002년 개정 취업규칙(이하 '창원사업장 종전 취업규칙'이라 한다)은 정기승급을 연 1회 실시하며, 승급의 사정은 당해 기간 중에 실시한 인사고과 결과를 감안하여 실시한다는 내용의 일반 규정을 두고[제5.2.2.조, 제5.2.3.조 (2)항], 승급에 관한 구체적 내용은 "별도로 정하는 바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으나(제5.2.6.조), 근무평가를 통한 기본급의 '평가인상'에 관하여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다.

②

피고는 2000년부터 2005년에 이르기까지 매년 원고에 대한 정기승급 인사를 하여 기본급을 인상하여 왔다. 그런데 업무상 재해로 휴직 중이어서 인사고과 결과가 없는 원고에 대하여 이루어진 이와 같은 정기승급에 관하여 창원사업장 종전 취업규칙상 근거 규정을 찾기 어렵다. 원고 역시 이 사건 소송에서 이러한 정기승급이 단체협약의 효력 또는 피고 내부 관행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③

이 사건 신인사제도 시행과 함께 당시 대리이던 원고의 직급이 과장으로 변경됨에 따라 원고에 대한 정기승급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고, 업무상 재해로 휴직 중인 과장 직급의 원고에 대한 전년도 근무평가 역시 존재하지 않음에 따라 이러한 평가를 통해 기본급을 인상하는 것 역시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엄상필(재판장) 남헤영 이효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