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23. 5. 11. 선고 2022나11336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선박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거제시에 소재한 피고의 사업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근무하였거나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

피고는 종래 업무상 재해로 요양중인 근로자에게 기본급의 30% 및 상여금, 명절귀향비, 휴가비를 '산재요양보조금' 명목으로 지급해 왔으나, 2016. 6.경 수주 감소와 조선업 구조 조정에 대한 대응책으로 자구안(이하 '이 사건 자구안')을 발표하면서, 2016. 10.경부터는 위 산재요양보조금에서 '상여금, 명절 귀향비, 휴가비'(이하 '이 사건 쟁점 금원')를 제외하기로 하였다.

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6. 10.경부터 별지 2 원고별 청구금액 '산재요양기간'란 기재 각 기간 동안 업무상 재해로 요양한 원고들에게 기본급의 30% 상당 금액만 지급하고 이 사건 쟁점 금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라.

피고는 2018. 9. 20. 노동자협의회와 임금 협상을 통해 업무상 재해로 요양중인 월급제 근로자에게 요양기간 동안 기본급의 60% 상당 금액을 지급하되, 이를 2016. 10.경부터 소급 적용하여 2016. 10.경부터 2018. 9.경까지의 기본급 증액분을 일시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였다. 피고는 위 합의에 따라 2018. 10.경 월급제 근로자들에게 위 기본급 증액분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4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원고 B)

을 제1호증의 6, 제2호증의 6, 제10호증의 5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B은 2018. 12. 3. 피고에 대하여 '본인은 상기 퇴직위로금(165,230,080원)의 수령 조건으로 재직기간 발생한 임금(상여, TAI 등 포함) 등 기타 근로에 관한 사항 및 금번 퇴직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퇴직금(산정방법, 산정기준 등), 기타 금품 등에 대해 민사, 형사, 행정상 어떠한 이의도 일절 제기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영수확인증을 작성한 사실, 원고 B은 2018. 12. 19. 피고로부터 퇴직위로금 명목으로 165,230,080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들에 의하면, 원고 B은 희망퇴직을 하면서 피고와 사이에 향후 피고와의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등 일체의 금품에 관하여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 B이 피고를 상대로 피고와의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이 사건 쟁점 금원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위 부제소합의에 반하는 것으로 권리 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따라서 원고 B의 소에 대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이하 원고 B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을 통틀어 편의상 '원고들'이라 한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 주장 요지

1)

원고들

아래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2 원고별 청구금액 '합계'란 기재 각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①

피고가 업무상 재해로 요양중인 근로자에게 지급해 온 이 사건 쟁점 금원은 재직중인 모든 근로자에게 정기적, 계속적으로 지급되어 온 금품으로서 근로기준법상임금에 해당한다.

②

피고는 재직중인 근로자에 대한 상여금 지급기준을 정하고 있고, 위 상여금 지급기준은 취업규칙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상여금 지급기준 등에 따라 이 사건 쟁점 금원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설령 피고가 업무상 재해로 요양중인 근로자에게 이 사건 쟁점 금원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으로 보더라도, 근로조건에 관한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피고는 그와 같은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피고가 변경한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반하여 효력이 없다.

③

피고는 1989년경부터 2016년경까지 약 20년간 업무상 재해로 요양중인 근로자에게 이 사건 쟁점 금원을 지급하여 왔고, 이에 대해 피고와 소속 근로자 사이에 그 지급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으므로, 업무상 재해로 요양중인 근로자에게 이 사건 쟁점 금원을 지급하는 것에 관한 규범력 있는 노동관행이 존재한다.

2)

피고

①

피고는 업무상 재해로 요양중인 근로자로부터 현실적인 근로 제공을 받지 못하였음에도 복리후생 차원에서 이 사건 쟁점 금원을 지급하였는바, 위 금원은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쟁점 금원의 지급기준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취업규칙 또는 위 금원의 지급에 관한 노동관행은 존재하지 않는다.

②

원고들은 업무상 재해로 인한 요양기간 동안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평균임금의 70% 상당 금액을 휴업급여로, 피고로부터 기본급의 30% 상당 금액을 산재요양보조금으로 각 지급받아 이미 급여의 100% 상당 금액을 보전받아 왔고, 2016. 10.경부터는 피고와 노동자협의회 사이의 2018. 9. 10.자 노사합의에 따라 피고로부터 기본급의 60% 상당 금액을 보전받고 있다. 따라서 원고들이 이 사건 쟁점 금원을 추가로 요구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③

만약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쟁점 금원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볼 경우, 피고와 노동자협의회 사이의 2018. 9. 20.자 노사합의는 효력을 상실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쟁점 금원에서 원고들에게 이미 지급한 2016. 10.경 이후의 기본급 증액분 상당을 공제한 금원에 대하여만 지급의무를 부담한다.

나.

관련 법리

1)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으로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있는 것을 말하고(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8다231536 판결 등 참조), 모든 임금은 근로의 대가로서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를 받으며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보수'를 의미하므로 현실의 근로 제공을 전제로 하지 않고 단순히 근로자로서의 지위에 기하여 발생한다는 이른바 생활보장적 임금이란 있을 수 없다(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이 임금에 해당하려면 먼저 그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되는 것이어야 하므로 비록 금품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면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여기서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이냐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9. 8. 22. 선고 2016다4878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취업규칙이란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한다(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24511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사용자와 근로자 등 관계 당사자들에게 보편타당하고 합리적인 해석을 하여야 하며, 근로자들의 공통적인 의사도 그 일반적인 해석기준의 하나로 된다(대법원 1999. 5. 12. 선고 97다501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3) 기업의 내부에 존재하는 특정의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그러한 관행이 기업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기업의 구성원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기업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2. 4. 23. 선고 2000다50701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5호증, 을 제11, 13, 14, 15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C, D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쟁점 금원을 근로기준법상 임금으로 볼 수 없고,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쟁점 금원의 지급 청구권에 관한 단체협약, 취업규칙, 노동관행 등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에게 피고를 상대로 임금 또는 어떠한 명목으로든 이 사건 쟁점 금원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볼 수 없다.

1)

원고들은 업무상 재해로 인한 요양기간 동안 피고에게 현실의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로부터 근로에 대응하는 기본급여 등을 받지 못하였다. 다만 원고들은 기본급여 등을 대신하여 위 요양기간 동안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6조 제1항 제2호, 제52조에 따라 평균임금의 70% 상당 금액을 지급받고, 피고로부터 산재요양보조금 명목 금원(기본급여의 30% 상당 금액 및 이 사건 쟁점 금원)을 지급받았다. 그런데 요양기간 동안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현실적인 근로 제공 여부, 요양기간 전 원고들이 피고에 제공하였던 근로와 위 각 금원 사이의 관련성, 산재요양보조금 명목 금원의 지급 경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위 각 금원은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금품이라고 볼 수 없다.

2)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원 중 기본급여의 30% 상당 금액 부분에 관하여는 노사합의서(갑 제5호증 1면, 1989. 4. 4.자 임시 노사 협상 부분 참조) 및 피고 노동자협의회 작성의 산업안전보건지침(을 제11호증 12면, 제7장 산재와 경미 부분 참조)이 관련 내용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쟁점 금원 부분에 관하여는 그 지급의무 등을 규정한 노사합의서 등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없다.

3)

피고 인사제도 공개자료(갑 제2호증) 상여 부분에 '비연봉제 근로자에 대한 설, 추석 상여는 지급일 당시 재직 기준'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상여금 지급기준을 취업규칙이라고 보더라도, ❶ 위 상여 부분에는 '상하반기상여의 경우 미근무일수에 따른 감율 적용'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실근무 여부가 상여금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❷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업무상 재해로 요양중인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급의 30% 상당 금액 지급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노사합의서 등은 존재하는 반면 상여금 등 이 사건 쟁점 금원의 지급의무를 규정한 노사합의서 등 관련 자료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상여금 지급기준이 업무상 재해로 요양중인 근로자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달리 업무상 재해로 요양중인 근로자에 대한 이 사건 쟁점 금원의 지급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취업규칙이 존재한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이 사건 쟁점 금원의 지급의무에 관한 취업규칙이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취업규칙 변경 관련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않는다).

4)

피고가 이 사건 자구안을 마련하기 전까지 약 20년간 원고들을 비롯한 업무상 재해로 요양중인 근로자들에게 요양기간 동안 기본급의 30% 상당 금액에 더하여 이 사건 쟁점 금원을 지급하여 온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❶ 업무상 재해로 요양중인 근로자에 대한 이 사건 쟁점 금원 지급의무를 규정한 노사합의서 등 관련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점, ❷ 피고와 노동자협의회는 1991. 11. 18. 업무상 재해 환자 처우개선에 관한 노사협상 후 '업무상 재해 환자에 대하여 각종 보조기를 무료 지급하는 안, 치료경비 실비를 지급하는 안' 등 여러 가지 노사합의안을 도출하였음에도 이 사건 쟁점 금원에 관하여는 아무런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점, ❸ 피고 노동자협의회가 작성한 산업안전보건지침의 산재 부분에는 '산재기간 일수를 계산하여 기본급의 30%를 산재요양 보조금 명목으로 지급함, 산재기간 중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휴업급여가 평균임금 기준으로 지급되고 있으므로, 산재요양보조금(기본급의 30%)을 비롯한 부가 급여(상여금과 수당 등)의 지급 필요성은 없으나, 당사에서는 산재 환자에 대한 처우개선 차원에서 지급하고 있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❹ 피고 노동자협의회 수첩의 산업재해 시 회사보조금 부분에 '기본급 × 30% 지급'이라고만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쟁점 금원 지급에 관한 기재는 없는 점, ❺ 피고와 노동자협의회는 2018. 9. 20. 업무상 재해로 요양중인 근로자에게 요양기간 동안 기본급의 60% 상당 금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하고(기존 : 기본급의 30% 상당 금액) 위 기본급 증액분을 2016. 10.경부터 소급하여 지급하되 2016. 10.경부터는 이 사건 쟁점 금원을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와 소속 근로자 사이에 업무상 재해로 요양 중인 근로자에게 이 사건 쟁점 금원을 지급하는 것이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기업의 구성원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B의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기(재판장) 박이랑 이병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