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증권 등의 집중예탁과 계좌 간 대체, 매매거래에 따른 결제업무 및 유통의 원활을 위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는 1988. 9. 19.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16. 2. 22. 부장 직책에 해당하는 고객업무부장(D2 직급)에서 본부장 직책에 해당하는 투자지원본부장(D1 직급)으로 보임되었다. 이후 원고는 2016. 10. 24. 투자지원본부장에서 부장 직책에 해당하는 인적자원개발부 수석조사역(D2 직급)으로 강임되었다(발령일은 2016. 12. 31.이고, 이하 ‘이 사건 강임발령’이라 한다).
원고는 2017. 9. 26.까지 부장 직책으로 근무하다가 팀장 내지 부장 직책의 재직기간이 15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직책상한제’에 의하여 2017. 9. 27.부터 현재까지 총무부 자산관리팀 팀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내부 규정들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3, 5, 6, 7, 을 1, 2, 5, 6, 8, 11, 1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피고의 취업규칙 제3조는 ‘직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이 규칙이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강임을 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강임발령은 원고에 대한 형사처벌 또는 징계처분에 의한 것이 아니고, 취업규칙이 정하는 사유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님에도 원고의 동의 없이 이루어졌으므로 취업규칙 제3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피고
피고의 본부장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취업규칙 제3조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피고의 취업규칙 제3조는 강임발령을 위한 요건으로 대상자의 동의를 규정한 것이 아니다. 설령 위 취업규칙이 대상자의 동의를 요건으로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강임발령은 취업규칙이 정하는 사유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서 적법하고, 인사권을 재량 범위 내에서 행사한 것이므로 정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강임발령 직후에는 별다른 문제제기 없이 피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여 오다가 그로부터 1년 8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청구는 실효의 원칙에 반한다(예비적 주장).
판단
이 사건 강임발령 당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였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ㆍ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한편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라면 그러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및 을 7, 10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의 정관에 의하면 피고의 이사회는 사장, 전무이사 및 이사로 구성되고(제23조 제1항)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한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의하는데(제26조) 감사 및 상무는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는 있으나(제23조 제2항) 이사회의 구성원은 아니고 의결에도 참여할 수 없으므로, 부장의 직급으로서 투자지원본부장에 보임된 원고로서는 정관상 이사회의 구성원도 아니고 이사회의 의결에 참여할 수도 없는 점, ② 피고의 정관은 피고의 구성원을 임원, 상무, 직원으로 3분하여 임원은 사장 1인, 전무이사 1인, 이사 4인 이내 및 감사 1인으로 하고(제28조) 그 선임은 주주총회에서 하도록 하는 반면(제29조), 상무의 경우에는 사장 및 전무이사를 보좌하기 위하여 4인 이내로 두되 사장의 추천에 따라 이사회에서 선임하도록 하고(제33조의2), 직원은 사장이 임면하도록 하여(제34조) 임원, 상무, 직원의 사내 지위와 임면절차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는데, 원고는 이 사건 강임발령 당시 정관상 임원이나 상무가 아닌 직원에 불과하였던 점, ③ 피고의 이사회 규정도 이사회의 구성 및 결의방법에 관하여 정관과 동일하게 규정하면서 다만 감사 및 본 부장이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제7조 제1항), 이는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보좌하기 위하여 각 본부 책임자급 직원의 의견진술절차를 정한 것에 그 취지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가 투자지원본부장으로서 이사회나 임원회의에 참석하고 의견을 진술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의사결정권한을 행사하였다거나 대내외적으로 스스로의 권한과 책임에 따라 피고의 경영을 담당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원고는 2016. 2. 22. 당시 시행 중이던 피고의 직제규정 제7조 제1항(본부장은 상무 또는 직급이 D1인 직원으로 보한다) 및 피고의 승급및직책보임등의심사에관한지침 제9조의2 제1항 제1호(D2 직급인 부장의 경우 현재의 직책보다 차상위 직책을 보임받은 경우에는 D1 직급을 그 보임과 함께 부여받은 것으로 본다)에 의하여 투자지원본부장에 보임됨과 동시에 D2 직급에서 D1 직급으로 승급하였을 뿐 임원이나 상무가 된 것은 아니고 여전히 직원에 불과하였던 점, ⑤ 원고가 투자지원본부장으로서 위임전결규정에 따라 상당한 범위의 전결권한을 행사하기는 하였으나 다양한 사업을 경영하는 대규모 회사에서 효율적인 조직관리 및 효과적인 업무수행을 위하여 각 본부 최상급관리자에게 일정 정도의 전결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고 원고가 행사한 전결권한도 그러한 최상급 관리자가 통상 행사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이라고 보이며, 그러한 전결권한을 행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대내외적으로 피고를 대표하여 스스로의 권한과 책임하에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였다고 보기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강임발령 당시 피고의 투자지원본부장이었던 원고는 피고 또는 피고의 사장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그 지휘ㆍ감독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면서 보수를 지급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강임발령의 효력에 관한 판단
먼저 피고의 취업규칙 제3조의 해석상 강임발령을 위해서는 대상자의 동의가 필요한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위 취업규칙 제3조는 ‘직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이 규칙에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휴직, 강임 또는 면직을 당하지 아니한다’라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취업규칙이 정한 사유가 없다면 강임발령을 위해서는 대상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위 규정이 취업규칙의 총칙 부분에 규정되어 있고 총칙적 성격을 갖는다고 보더라도 그 문언의 의미가 명확하므로 이와 달리 해석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강임발령이 취업규칙에서 정하는 사유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30181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의 인사규정시행세칙은 피고의 인사규정의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제1조), 직원의 채용, 승급, 강급, 전보 및 파견, 휴직, 해임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위 인사규정시행세칙은 직원의 복무규율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취업규칙에 해당하여 피고의 노사관계에서 법규성을 갖는다. 그런데 위 인사규정시행세칙은 D1 직급인 직원을 강임의 적용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제24조의2 제2호), ‘경영상의 목적 달성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팀장 이상 직책자를 하위의 직책으로 강임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제5조의2 제1항), 피고의 취업규칙 제3조에서 규정한 ‘이 규칙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강임발령은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사유에 의한 것이므로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적법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나아가 이 사건 강임발령이 피고에게 주어진 인사권의 재량 범위를 벗어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한지에 관하여 본다(원고가 청구원인에서 명시적으로 주장한 부분은 아니지만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으므로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이러한 주장을 한 것으로 본다).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다가 피고의 인사규정시행세칙 제5조의2 제1항이 팀장 이상의 직책자 강임 사유를 ‘경영상의 목적 달성 등 부득이한 사유’라고 폭넓게 규정하고 있는 점을 더하여 살펴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강임발령이 피고에게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부여된 재량권을 일탈한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
이 사건 강임발령은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사유에 따라 적법하고 정당하게 이루어진 것이므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피고의 주위적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는 이상 피고의 예비적 주장인 실효의 원칙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않효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본부장에서 부장으로의 강임발령의 근거가 되는 인사규정시행세칙 제5조의2가 2016. 10. 14. 신설되어 2016. 10. 17.부터 시행되었고 이 사건 강임발령은 2016. 10. 24.에 있었으므로, 위 확정판결과는 사안을 달리한다.
는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홍기(재판장) 김성대 정제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