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61,605,881원과 이에 대하여 2023. 7.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변경 전 상호: C 주식회사)는 자동차 및 중기와 동부품의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인데, 과거 2003년경 D그룹이 피고의 전신인 구 E 주식회사의 버스 사업 부분만 인수한 후 법인 합병, 상호 변경 등을 거치면서 영업을 해 오다가 2022. 7. 12. 해산 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1993. 8. 16. 구 E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21. 6. 30. 퇴사하였다.
피고는 2021. 8. 10. 원고에게 여러 금융기관에 예치된 퇴직신탁금 합계 53,042,852원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2021. 12. 10.경 원고에게 원고의 최종 퇴직금과 미지급 임금 등을 합계 151,908,656원[= 퇴직금 197,762,170원 - 퇴직소득원천징수 및 세금 7,728,530원 + 미지급 임금(각종 수당) 27,807,008원 - 근로소득원천징수 및 세금 3,547,190원 - 기타 공제내역(퇴직신탁금 등) 62,384,802원]으로 산정하여 통지하였다.
피고는 2021. 12. 10. 원고에게 위 최종 퇴직금 중 8,954,064원을 지급하였고, 이후 2023. 7. 10. 남은 퇴직금 142,954,592원(= 151,908,656원 - 8,954,064원)을 지급하였다(이하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및 미지급 임금 명목으로 지급한 각 금전을 통틀어 '이 사건 변제금'이라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61,605,881원과 이에 대하여 2023. 7.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6, 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관련 법령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령의 각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한다.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가 퇴직한 2021. 6. 30.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인 2021. 7. 15.부터 퇴직금 및 미지급 임금 204,941,508원[= 퇴직금 197,762,170원 + 미지급 임금 27,807,008원 - 퇴직소득원천징수 및 세금 7,728,530원 - 근로소득원천징수 및 세금 3,547,190원 - 기타 공제내역(퇴직신탁금 제외) 9,341,950원]에 대하여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여기에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퇴직신탁금, 퇴직금 등 이 사건 변제금을 차례로 지연이자와 원금 순으로 충당하면 별지 계산표 기재와 같이 퇴직원금 62,362,577원이 남게 된다(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다204787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지급 퇴직금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61,605,881원과 이에 대하여 최종 변제일 다음 날인 2023. 7. 11.부터 다 갚는 날 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17조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2023. 7. 10.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피고는 남은 퇴직금에 대하여 최종 변제일 다음 날인 2023. 7. 11.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하므로 2023 7. 10.자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 주장에 관한 판단
원금 충당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가 2021. 12. 10.경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퇴직금 등 산정 내역을 통지받아 그 내역과 금액을 인지하고 있었고, 이후 피고가 2차례에 걸쳐 퇴직금과 미지급 임금 잔액의 원금을 지급할 때 원고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당사자 사이에 이 사건 변제금을 원금에 지정하여 변제충당하기로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관련 법리
비용, 이자, 원본에 대한 변제충당에 있어서는 민법 제479조에 그 충당 순서가 법정되어 있고 지정 변제충당에 관한 같은 법 제476조는 준용되지 않으므로 원칙적으로 비용, 이자, 원본의 순서로 충당하여야 할 것이고, 채무자는 물론 채권자라고 할지라도 위 법정 순서와 다르게 일방적으로 충당의 순서를 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지만,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합의가 있는 경우이거나 당사자의 일방적인 지정에 대하여 상대방이 지체 없이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함으로써 묵시적인 합의가 되었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그 법정충당의 순서와는 달리 충당의 순서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다12399 판결 참조).
당사자 사이에 위와 같은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는지는 이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다204787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갑 제2, 3, 5, 6, 8호증, 을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원고가 피고 직원으로 근무하다 2021. 6. 30. 퇴사하였고, 피고가 2021. 12. 10.경 원고에게 퇴직금 및 미지급 임금 등 합계 151,908,656원에 관한 구체적인 산정 내역을 통지한 사실, ② 이후 피고가 2021. 12. 10. 위 산정 내역 중 연차수당 상당액인 8,954,064원을 지급하였고, 2023. 7. 10. 남은 퇴직금 142,954,592원을 지급한 사실, ③ 피고가 2022. 7. 11. 주주총회 해산결의 후 피고 임직원들을 상대로 경영난 등을 이유로 같은 날 폐업한다는 내용의 폐업공고를 하였고, 2022. 9. 1.경 해산공고를 하면서 채권자들을 상대로 2개월 이내에 채권을 신고를 촉구한 사실, ④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을 142,954,592원으로 기재한 반면, '휴가비 등 및 지연이자(퇴직금 + 휴가비 등)'에 관하여는 금액을 따로 표기하지 않은 채 채권을 신고한 사실, ⑤ 원고는 피고에서 퇴사한 직후 같은 D 그룹 내 계열사인 F 주식회사로 직장을 옮겨 근무하였고, 2024. 4. 30. 위 회사에서 퇴직한 사실, ⑥ 원고가 2023. 7. 10. 피고로부터 남은 퇴직금 142,954,592원을 지급받은 이후 위 F에서 퇴직할 때까지 특별히 퇴직금의 지연이자 관련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변제금이 미지급 퇴직금 등의 원금에 충당하기로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가 퇴직한 후 피고에게 여러 차례 퇴직금 정산 내역을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2021. 12. 10.에서야 원고에게 퇴직금 등 산정 내역을 통지하였다.
묵시적 합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채무자인 피고가 변제 당시 이 사건 변제금이 채권의 원금에 충당한다는 취지로 지정하는 등 원고에게 그 취지를 밝혀야 할 것인데, 피고는 원고 명의 계좌로 2021. 12. 10.경 8,954,064원을, 2023. 7. 10.경 142,954,592원을 단순히 송금만 하였을 뿐 위 각 금원이 미지급 임금(연차수당) 및 퇴직금의 원금에 해당하는 취지로 지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원고가 피고가 작성한 퇴직금 산정 내역(갑 제5호증)을 확인하였으나, 피고로부터 8,954,064원을 수령할 당시 복잡하고 다양한 퇴직금 정산 내역 중에 위 금액이 유독 연차수당 상당액에 해당한다는 점을 알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고는 2022. 9. 14. 피고에게 채권신고에 필요한 퇴직금 지급명세를 요청하였고, 2022. 10. 26. 피고에게 채권신고를 하면서 채권의 원인을 '퇴직금과 미지급 임금(2020년 휴가비 포함) 및 그 미지급금에 대하여 발생 시점으로부터 현재까지의 법정이자'로 기재하고, 금액을 '미지급 퇴직금 142,954,592원, 미지급 기간에 대한 법정이자'임을 분명하게 명시하여 미지급 퇴직금 등에 대한 지연이자의 지급을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가 작성한 채권신고 현황(을 제8호증)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 대한 채무에 '미지급 퇴직금 등에 대한 지연이자'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2023. 7. 10. 원고에게 142,954,592원만을 송금하면서 이를 원금에 충당하겠다는 점을 밝히지 않았고, 원고가 이를 수령하고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위 돈을 원금에 충당하는 것으로 인식하였다거나 용인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원고가 퇴직할 당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었으므로 부득이 원고를 비롯한 계열회사로 전적한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이 늦어지게 되었는데, 원고는 계열회사에 계속 근무하면서 그러한 피고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가 어렵게 지급한 이 사건 변제금이 모두 원금에 충당되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고, 다른 근로자들도 미지급 퇴직금의 원금만 수령하고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설령 피고가 경영난으로 부득이 폐업을 하고 청산절차를 겪게 되었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퇴직 이후 피고에게 여러 차례 퇴직금 지급이나 정산 내역 등을 요구하고, 지연이자에 대한 채권신고를 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경영난을 감안하여 미지급 퇴직금 등에 대한 지연이자를 포기하였다거나 면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 사건 변제금이 원금에 충당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피고의 다른 퇴직 근로자들이 피고에게 미지급 퇴직금의 지연이자 청구를 하지 않았다거나 원금 상당액만을 수령하고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원고의 지연이자 포기 또는 변제충당 합의 여부와는 별개의 사안으로 직접적인 고려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
근로기준법상 연 20%의 지연이자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만일 이 사건 변제금의 퇴직금 등의 원금 충당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존재한다면, 원고의 이 사건 퇴직금 청구는 전부 또는 일부가 인정되게 되므로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제17조 제3호에 따라 퇴직금 및 미지금 임금 지급 지연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연 20%의 지연이자를 가산할 수 없게 되고, 상법상 연 6%의 법정이자를 적용받게 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는데(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2다105741 판결, 2017. 7. 11. 선고 2015다54219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임금 등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 함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사용자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때를 가리킨다(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0다29448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변제금을 퇴직금 등의 원금에 충당하기로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가 원고에게 통지한 퇴직금 및 미지급 임금 정산 내역에 따라 2021. 6. 30. 기준 원고의 정당한 퇴직금이 197,762,170원이고, 연차수당 등 미지급 임금이 27,807,008원인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피고가 원고의 퇴직금과 임금 그 자체의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호태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판결
사건
2024가단118995
판결선고
2025. 1. 10.
부산지방법원동부지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