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 9. 26. 선고 2023가단113944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2,132,52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1. 4.부터 2024. 9. 2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12. 1. 1. 부산 사하구 C에서 ‘D’라는 상호로 상시 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자동차정비업을 운영하다가 2020. 8. 7. 관할 북부산세무서에 폐업신고를 하였다.

나.

소외 E은 피고의 아들로서 2020. 8. 7. 부산 사하구 C를 사업장으로 하여 ‘D’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상시 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현재까지 자동차정비업을 운영하고 있다.

다.

원고는 2010. 5. 1.부터 D에서 판금업무를 수행하다가 2022. 10. 20. 퇴직하였다. 라. 원고의 2020. 5. 7.부터 2020. 8. 6.까지(92일)의 총 급여는 11,400,000원(=3,800,000원 × 3)이고 1일 평균임금은 123,913원(=11,400,000원 ÷ 92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제2호증, 제3호증의 1, 2, 제4호증의 1 내지 4,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상호속용 영업양도의 유무

가)

상법 제42조 제1항의 영업이란 일정한 영업 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을 말하고, 여기서 말하는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이란 영업을 구성하는 유형‧무형의 재산과 경제적 가치를 갖는 사실관계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수익의 원천으로 기능한다는 것과 이와 같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수익의 원천으로서의 기능적 재산이 마치 하나의 재화와 같이 거래의 객체가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므로, 영업양도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양수인이 유기적으로 조직화된 수익의 원천으로서의 기능적 재산을 이전받아 양도인이 하던 것과 같은 영업적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5다602 판결 참조).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에는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제3자의 채권에 대하여 양수인도 변제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42조 제1호). 상호를 속용하는 영업양수인의 책임을 정하고 있는 상법 제42조 제1항은, 일반적으로 영업상의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신용은 채무자의 영업재산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담보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도 실제 영업의 양도가 이루어지면서 채무의 승계가 제외된 경우에는 영업상의 채권자의 채권이 영업재산과 분리되게 되어 채권자를 해치게 되는 일이 일어나므로 영업상의 채권자에게 채권추구의 기회를 상실시키는 것과 같은 영업양도의 방법, 즉 채무를 승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상호를 속용함으로써 영업양도의 사실이 대외적으로 판명되기 어려운 방법 또는 영업양도에도 불구하고 채무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이 대외적으로 판명되기 어려운 방법 등이 채용된 경우에 양수인에게도 변제의 책임을 지우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라고 해석된다. 따라서 양수인에 의하여 속용되는 명칭이 상호 자체가 아닌 옥호 또는 영업표지인 때에도 그것이 영업주체를 나타내는 것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영업상의 채권자가 영업주체의 교체나 채무 승계 여부를 용이하게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상호속용의 경우와 다를 바 없으므로 양수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42조 제1항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그 채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35138 판결 참조).

상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양수인이 책임을 진다고 하여 영업양도인과 영업양수인간에 면책적 채무인수가 이루어진 것으로 의제하는 것은 아니다. 채무는 여전히 영업양도인이 부담하고 영업양수인은 자신이 창출한 외관에 따른 변제책임을 질뿐이므로 이 경우 영업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채무와 영업양수인의 상법 제42조 제1항에 따른 채무는 같은 경제적 목적을 가진 채무로서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는 일방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면 다른 일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이른바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다.

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① 피고가 D를 폐업하자마자 E이 동소에서 동일한 상호로 동종 영업을 개시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갑 제2호증, 제4호증의 1, 4, 5,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② E이 피고의 사업설비와 거래처를 그대로 인수하여 동종 영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실, ③ E이 피고가 고용하고 있던 직원 중 자의로 퇴사한 자들을 제외하고 그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였고, D 사업장에 대한 피고의 임대차계약을 승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E이 피고로부터 D의 영업을 위하여 조직화된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을 양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E은 피고의 D 영업을 양수한 자로서 그 상호를 속용하고 있고, 임금채권은 보조적상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채권으로 다만 공익적 이유에서 관계법령에 의하여 특별히 가중된 보호를 받고 있을 뿐 직접적인 영업 관계에서 발생한 채권 못지않게 보호할 필요가 있으므로, 영업양도에 따라 상호속용이 이루어진 이상 상호속용자의 책임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임금채권을 영업상의 채권보다 불리하게 대우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피고는 E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2. 12. 1.부터 2020. 8. 6.까지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미지급 퇴직금의 액수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부칙 제8조 제1항에 의하면,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에 대하여는 2010. 12. 1.부터 퇴직급여제도가 시행되고, 같은 조 제2항 제1호에 의하면,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에 적용되는 퇴직금의 수준은 2010. 12. 1.부터 2012. 12. 31.까지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기준 100분의 50 이상이다.

D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체인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0. 12. 1.부터 2012. 12. 31.까지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기준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퇴직금, 2013. 1. 1.부터 2020. 8. 6.까지는 상시 5명의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과 동일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퇴직 전 3개월간의 근로일수는 92일이며 원고의 1일 평균임금은 123,913원인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령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2010. 12. 1.부터 2012. 12. 31.까지의 퇴직금은 3,880,344원[=(123,913원 ×30×762/365)×1/2]이고, 2013. 1. 1.부터 2020. 8. 6.까지의 퇴직금은 28,262,348원(=123,913원 ×30×2,775/365)이 됨이 계산상 명백하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E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32,142,692원(=3,880,344원 + 28,262,348원)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32,132,520원 및 이에 대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에 따라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2. 11. 4.<1>부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9. 26.까지는 상법 소정의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는 먼저 원고의 퇴직금 중간정산 요청에 따라 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전부 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는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피고에게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2항에 따른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였다거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각 호 사유가 존재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갑 제4호증의 1, 4, 을 제2호증, 제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음으로 피고는 피고의 퇴직금 지급이 퇴직금 중간정산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동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갑 제2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가 2015. 1. 1.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연봉을 34,800,000원으로 정하고 퇴직금을 매월 임금에 포함하여 월급을 2,900,000원으로 정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 앞서 본 사실 및 갑 제2호증, 제4호증의 1 내지 4,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5. 1. 1.자 근로계약서 이외에 다른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바 없고, 원고에게 별도로 급여명세서가 교부된 바 없는 점[임금대장(을 제3호증)은 그 작성 시기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어 믿기 어렵다], ② 2015년도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기본급(법정수당과 기타 모든 항목을 포함)이 32,123,076원이고 퇴직금이 2,676,923원으로, 원고와 피고가 임금과 그와 구별되는 퇴직금의 액수를 실질적으로 합의하였다기보다 원고에게 지급될 연봉을 정하고 그 중 일부(1/13)를 퇴직금으로 기재한 것으로 보이고 실제 구분하여 지급이 이루어지지도 않은 점, ③ 원고가 최초 근로계약서 작성 시부터 매해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청하거나 분할지급에 동의했다는 자료가 없는 등 퇴직금 지급방식에 관하여 원고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의 연봉이 동종의 근로자에 비하여 혹은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불이익하지 아니한 수준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선아

각주1) 원고는 피고의 폐업 시를 기준으로 하여 14일이 경과한 2020. 8. 21.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소정의 ‘퇴직’은 근로관계의 적법한 종료를 의미하므로 E에게 승계된 근로관계가 종료한 2022. 10. 20.부터 14일이 경과한 시점에야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