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4. 6. 26. 선고 2013고정6176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 B

피고인은 2007. 12. 3.부터 2010. 7. 12.까지 ㈜E공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09. 4. 14.경 위 ㈜E공사에서 1985. 10. 1.부터 2009. 3. 31.까지 근무한 근로자 F의 퇴직금 잔액 2,780,824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이를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Ⅰ 기재와 같이 근로자 5명에 대한 임금 잔액 합계 1,899,935원 및 퇴직금 잔액 3,889,486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피고인 A

피고인은 2010. 7. 13.부터 ㈜E공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1. 10. 31.경 위 ㈜E공사에서 2005. 10. 19.부터 2011. 10. 17.까지 근무한 근로자 G의 임금 잔액 1,414,433원 및 퇴직금 잔액 552,2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이를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Ⅱ 기재와 같이 근로자 9명에 대한 임금 잔액 합계 13,473,806원 및 퇴직금 잔액 1,995,575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기초사실

(1)

당사자 관계

(가)

사단법인 H협회(이하 'H협회'라 한다)는 항만법에 따라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으로부터 항만관리법인으로 지정받아 부산항만의 질서유지와 항만시설 안전을 위한 경비보안업무를 수행해 왔고, ㈜E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는 국가중요시설로 지정된 부산항만을 방호하기 위하여 2007. 12. 3. 설립된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부산항 경비보안 총괄계획수립, 항만시설 경비보안 및 그와 관련한 사업 등을 실시해 오고 있다.

(나)

별지 각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은 1978년경부터 2005년경까지 사이에 H협회에 입사하여 2007. 12. 3.경 이 사건 공사로 고용이 승계되었고, 2009. 3.경부터 2012. 6.경까지 사이에 각 퇴사하였다.

(2)

감시적 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인가처분 등

(가)

H협회는 1987. 11. 27.경 노동부 부산지방사무소에 위 협회 소속 항만경비 근로자들에 대하여 구 근로기준법(법률 제3965호, 1987. 11. 28. 시행, 이하 같다) 제49조 제3호, 같은 법 시행령 제35조에 따라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자'(이하 '감시적 근로자'라 한다)에 대한 근로시간, 휴일, 휴게에 관한 규정 적용 제외 승인신청을 하였고, 이에 노동부 부산지방사무소장은 1987. 12. 3. H협회에게 소속 근로자들이 감시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야간 근로시 야간 근로수당을 지급할 것'을 조건으로 구 근로기준법 제49조 제3호에 따라 근로시간, 휴일, 휴게에 관한 규정 적용 제외 인가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가처분'이라고 한다).

(나)

H협회는 2004. 9. 9.경 청원경찰 25명을 추가로 고용한 후 부산지방노동청에 위 25명이 근로기준법상의 감시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근로시간 등에 관한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승인신청을 하였으나, 부산지방노동청은 2005. 2. 4. '위 25명은 단순한 감시적 업무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부두의 재산을 보호하는 업무도 수행하고 있고 항만시설의 경비 및 보안 유지를 위한 감시를 소홀히 할 수 없는 고도의 정신적 긴장이 요구되어 심신의 피로가 적은 노무에 종사하는 자로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승인거부처분을 하였다. 이에 H협회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위 승인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하였으나 2005. 8. 29. 기각되었다.

(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은 이 사건 공사 소속 항만경비 근로자들이 감시적 근로에 종사한다 하더라도 타 업무를 반복 수행하고 고도의 정신적 긴장이 요구되는 업무에 종사함으로써 인가 기준에 미달된다는 이유로 2012. 11. 21. 이 사건 인가처분을 취소하였다(이하 '이 사건 취소처분'이라고 한다).

(3)

관련 민사소송

이 사건 근로자들 중 F, I, J, K를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은 이 사건 공사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가 모두 패소하였다.

나.

관련 법리

(1)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가 감시를 본래의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신체 또는 정신적 긴장이 적은 것이어서 구 근로기준법 제49조 제3호 소정의 감시적 근로에 해당하는 경우, 사용자가 노동위원회로부터 근로시간 등에 관한 법 규정의 적용 제외에 관한 승인을 받은 이상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법 규정에 따른 시간외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으며, 감시적 근로로서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구 근로기준법 제49조에 의하여 근로시간 및 휴일과 휴게에 관한 법 규정의 적용이 배제되며, 비록 취업규칙에 근로시간, 시간외근로, 주휴일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이를 배제하는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법 규정의 적용 제외에 대한 승인을 받은 이상 근로자에게 근로기준법 또는 취업규칙의 시간외 및 휴일근로에 관한 규정들을 적용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9. 5. 28. 선고 99다2881 판결 등 참조).

(2)

근로형태의 특수성 때문에 근로기준법상의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와 야간, 휴일근무가 당연히 예상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지급받은 임금에는 근로기준법상의 기준근로시간에 대한 임금 외에 연장근로와 휴일, 야간근로에 대한 수당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1. 4. 9. 선고 90다16245 판결, 대법원 1983. 10. 25. 선고 83도1050 판결 등 참조).

(3)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위 각 법리, 위 기초사실 및 이 사건 기록 등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취소처분서에는 '이 사건 인가처분 취소의 효력은 장래에 향하여 발생하고 향후 항만경비 근로자에게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일, 휴게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인가처분 취소처분의 효력은 취소처분일인 2012. 11. 21.부터 장래를 향하여 발생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무기간 중에는 이 사건 인가처분의 효력이 미친다고 할 것이다(검사도 이에 대하여는 다투지 않고 있다).

(2)

이 사건 인가처분의 효력에 의해 이 사건 공사로서는 원칙적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근로기준법 규정에 따른 시간외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3)

비록 이 사건 인가처분서에 근로조건으로 "야간근로시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할 것"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근로자들의 경우 1일 2교대로 근무하였는바 이러한 근로형태의 특수성 때문에 이들에 대한 임금에는 야간근로에 대한 수당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4)

검사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교육수당, 근로자의 날 임금, 야간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나, 앞서 본 사정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에게 위 수당 등의 지급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이 제출한 참고자료에 의하면 이를 모두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5)

나아가 설령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이 존재한다고 달리 보더라도, 앞서 본 여러 사정 등을 고려해 볼 때, 피고인들이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라고 봄이 상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홍석현

각주1) 증거목록1 증거목록2

각주2) 기록목록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