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4. 11. 7. 선고 2014노2899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고소인 E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에서 2010. 4. 26.부터 2012. 6. 9.까지 근무하였는데, 피고인은 E과 매월 급여에 퇴직금 상당액을 함께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에 따라 매월 급여를 지급할 때마다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고, 2012. 5. 12.에 나머지 퇴직금 3,005,203원을 지급함으로써 E에게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며, 2012년 6월분(2012. 6. 1. ~ 2012. 6. 9.) 임금은 2012. 6. 6. E에게 100만원을 지급함으로써 역시 그 지급을 완료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절삭공구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고, 상시근로자 수가 10명인 D의 대표이사인 사실, 고소인 E은 2010. 4. 26.부터 2012. 6. 9.까지 피고인이 운영하는 D에서 근무한 사실, E이 D에 입사할 당시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바 없는 사실, E에 대한 월급 지급일은 원칙적으로 매월 말일이었으나, E은 매월 두 차례로 나누어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 E은 입사 후 점차 월급이 인상되다가 최종적으로 2012년 3월분부터 400만원을 지급받기로 한 사실, 그에 따라 E이 2012년 3월부터 각종 보험료 등을 공제하고 실수령한 임금액은 2012년 3월분 임금의 경우 3,737,620원(2012. 3. 31. 지급된 2,737,620원 + 2012. 4. 7. 지급된 1,000,000원), 2012년 4월분 임금의 경우 3,737,8720원(2012. 4. 30. 지급된 2,737,820원 + 2012. 5. 5. 지급된 1,000,000원), 2012년 5월분 임금의 경우 3,737,620원(2012. 5. 31. 지급된 2,737,620원 + 2012. 6. 6. 지급된 1,000,000원)인 사실, 피고인은 E의 요청에 따라 2012. 5. 12. 퇴직금 중 일부인 3,005,203원을 E에게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덧붙여 증인 E의 원심 법정과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E이 2010. 4. 26.부터 2012. 6. 9.까지 D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함으로써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은 총 8,335,318원인데, 피고인은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소정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기일 내에 E에게 위 퇴직금 중 3,005,203원만을 지급한 채 나머지 퇴직금 5,330,115원과 2012. 6. 1.부터 2012. 6. 9.까지의 임금 1,200,0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나.

한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은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제8조 제1항은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규정하며,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조항의 '퇴직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 제공에 대한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축적하였다가 이를 기본적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가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할 때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서,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니는 것이므로, 이러한 퇴직금의 지급청구권은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하게 성립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따라서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퇴직금 분할 약정을 내세워 퇴직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소정의 퇴직금의 기일 내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참조),

그런데 E이 D에 입사할 당시 피고인과 E 사이에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체결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설령 피고인의 항소이유와 같이 피고인과 E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체결되어 그 약정에 따라 퇴직금이 분할 지급되었다 하더라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그 약정은 무효이며, 이와 같이 피고인이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퇴직금 분할 약정을 내세워 E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노갑식(재판장) 김정웅 강윤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