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은 250여만 원이다. 그런데 D은 2013. 10. 23.경 수입대행을 의뢰하기 위해 피고인의 사무실을 찾아온 I에게 자신의 언니가 운영하는 회사를 소개하여 줌으로써 배임행위를 저질러 피고인에게 손해를 입혔으므로 위 퇴직금에서 손해배상금 70만 원이 공제되어야 한다. 또 D은 2011. 12. 1.경 J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서도 공급자보관용 세금계산서를 회계사무실에 넘겨주지 않아 피고인이 과태료 1,566,660원을 지불하여야 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나머지 150만 원도 위와 마찬가지로 공제되어야 한다.
피고인은 D과 처음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은 퇴직 후 90일 내에 지급하기로 구두 약정하였으므로 퇴직 후 14일 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여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판단
피고인의 손해배상금 공제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은 D에 대하여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에 해당하는 금액이 퇴직금에서 공제되어야 하고 결국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은 남지 않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손해배상채권의 존부, 금액 등을 확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피고인이 주장하는 금액의 손해배상채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D의 퇴직금에서 그 손해배상액을 공제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 합의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은 자신의 사업체에서는 관행적으로 근로자 퇴직 후 90일 내에 퇴직금을 지급해 왔고, D에게도 처음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은 퇴사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지급한다'라고 말하였기 때문에 위 규정 단서에서 정한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퇴직금 지급기일을 연장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위 규정에 의하면 퇴직금은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는 점, ② 퇴직금은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그 후불적 임금으로서의 성격 이외에도 사회보장적 급여로서의 성격과 공로보상으로서의 성격을 아울러 가지고 있는 점(대법원 1995. 10. 12. 선고 94다36186 판결, 대법원 2002. 9. 6. 선고 2002다29442 판결 등 참조), ③ 퇴직금이 퇴직 후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기능하면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인바,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엄격하게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점, ④ 퇴직금 청구권이 구체적으로 발생하기 전의 지급기일 연장 합의를 인정할 경우 사용자로 하여금 신속하게 퇴직금을 지급하게 하여 근로자의 퇴직 후 생활을 보호하려는 취지의 위 규정이 형식적 규정으로 전락하게 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퇴직금 지급기일의 연장 합의는 근로자의 퇴직사유가 발생한 이후, 즉 퇴직금 청구권이 구체적으로 발생하게 된 이후의 합의만을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근로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과 D 사이에 퇴직금 지급기일에 관한 연장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재판장) 송창현 장성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