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5. 6. 4. 선고 2015노481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A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공사대금이 있어 그 공사대금채권과 A의 피고인에 대한 하도급대금채권 중 일부를 상계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A에게 더 이상 지급할 하도급대금이 없으므로, A가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데에 피고인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10539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44조의 입법 취지 또한 근로자와 그 가족의 기본적 생계수단이 되는 임금의 지급을 확보하여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하수급인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 그 임금지급에 관하여 직상 수급인에게 하수급인과의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2012. 5.경 부산 영도구 E에 있는 주택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공사대금 1억 500만 원으로 정하여 도급받은 사실, ② A는 2012. 5.경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골조공사를 공사대금 1,540만 원으로 정하여 하도급(이하 '이 사건 하도급'이라 한다)받았고, 그 무렵부터 근로자 F, G 등을 고용하여 골조공사를 마친 사실, ③ 그 후 피고인은 건축주로부터 공사대금 1억 500만 원 전부를 지급받았는데, A에게 이 사건 하도급대금 1,540만 원 중 800만 원만을 지급한 사실, ④ A는 근로자 F, G 등 10명에게 임금 중 합계 825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 ⑤ 피고인이 A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별도의 공사대금이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나, 피고인과 A 사이에 위 별도의 공사대금채권과 이 사건 하도급대금채권을 상계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당심 증인 K도 피고인과 A가 공사대금채권을 서로 상계하기로 하였는지에 대하여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고 있다), ⑥ 피고인은 단지 A로부터 다른 현장의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A에게 이 사건 하도급대금의 지급을 미룬 것으로 보이고, 수사보고서(면담조사 내용)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도 'A가 다른 공사 현장에서 피고인에게 주어야 할 공사대금을 주지 않고 있어, 그 공사대금을 주기 전까지는 나머지 하도급대금 740만 원을 줄 수 없다'고 진술하여 이에 부합하는 점, ⑦ 피고인은 개인사업주로서 자신의 총재산으로 하도급대금을 변제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A와 사이에 정산해야 할 채권·채무관계가 있어 이 사건 하도급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만 하고 있을 뿐이고, 자신의 하도급대금채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어떠한 구체적인 노력을 하였는지를 밝히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고,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A가 피고인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A로부터 별도의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이 사건 하도급대금 일부의 지급을 미루는 과정에서 A가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그 경위 및 배경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과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경위,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볼 때,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