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6. 12. 9. 선고 2016구합2130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7년 부산광역시 영도구 지방행정서기보로 임용되어 2015. 7. 지방행정주사로 승진한 후 부산광역시 영도구청 B과에서 근무 중인 공무원이다.

나.

원고는 2015. 11. 16.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이하 '민공노'라고 한다) 부산지역본부 C으로 발령을 받은 후 피고에게 노조전임 휴직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2015. 12. 28. 원고에게 2년간(2016. 1. 1. ~ 2017. 12. 31.)의 휴직을 명하였다.

다.

피고는 2016. 1. 27. 행정자치부장관으로부터 '원고가 비합법단체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라고 한다) 활동을 하였고, 이는 휴직의 목적 외 사용이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복직명령을 할 것을 요청받았다.

라.

피고는 2016. 2. 26. 원고에 대하여 휴직의 목적 외 사용에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이유로 지방공무원임용령 제38조의17에 따라 1차 복직명령을 하였고,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2016. 3. 7. 2차 복직명령을 하였다(이하 1, 2차 복직명령을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마.

원고는 2016. 3. 28. 부산광역시 소청심사위원회에 2016. 2. 26.자 복직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16. 6. 7. 기각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8, 10호증, 을 제2, 4, 5,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소가 국가공무원법이 정하는 전심절차인 소청심사위원회의 심사 및 결정을 거치지 않고 제기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행정심판 전치주의 요건의 충족 여부는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인데(대법원 1987. 9. 22. 선고 87누176 판결), 이 사건 소가 제기될 당시 원고의 소청심사청구에 대한 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이 사건 변론종결 전인 2016. 6. 7. 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이 이루어졌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소는 전심절차를 거쳐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위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가 전공노의 D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위 활동은 민공노 대의원대회의 합병결의 내용을 이행한 것으로서 민공노의 활동에 포함되므로 '영리업무금지의무에 위반하는 등 휴직목적 달성에 현저히 위반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공익에 반하는 행위도 아니므로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2)

피고는 행정자치부의 위법한 조사에 따른 복직요청 명령을 받고 원고의 행위가 휴직의 목적 달성에 현저히 위배되는 행위인지 여부에 대하여 독자적 심사 및 판단을 하지 아니하고 곧바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았거나 해태하여 위법하였다.

3)

피고는 민공노와 전공노의 활동이 다르지 않음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노조전임휴직을 허가하였음에도 행정자치부의 지시를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전공노는 구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구 전공노'라고 한다), 민공노, 법원공무원노동조합이 합병 결의를 통해 결성한 노동조합으로서, 2010. 2. 25.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는데, 고용노동부장관은 2010. 3. 3. 구 전공노 소속 조합원이던 해직자가 전공노의 조합원에 포함되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위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반려하는 처분을 하였다.

2)

전공노는 고용노동부장관을 상대로 위 노동조합설립신고 반려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서울행정법원 2010구합11276)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받았고, 전공노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서울고등법원 2010누25239) 및 상고(대법원 2011두6998)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2014. 4. 10.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3)

원고가 휴직기간 중 전공노 활동에 참여한 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3, 6, 8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원고의 전공노 활동이 휴직의 목적 외 사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헌법 제33조 제1항에서는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제2조 제4호에서 노동조합이 되기 위한 요건을, 제10 내지 13조에 위 요건을 갖추고 있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신고를 하고 신고증을 교부하는 등의 설립절차를 규정하고, 노동조합법 제7조는 위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모두 구비한 노동조합에 대하여는 '이 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라고 하여 특별한 보호를 인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을 조직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위하여 활동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단결권 등 노동3권에 의한 행위로, 이러한 기본권 제한을 위해서는 법률에 명시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이므로, 설립신고 등의 절차를 마치지 못한 노동조합에 대한 불이익은 노동조합법 제7조에 규정된 사항에 한정되어야 하고, 위 노동조합이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적 요건을 구비하였다면 비록 형식적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였더라도, 단체교섭·단체협약의 체결 등 노동조합법이 정하고 있는 다른 규정은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비하여 헌법 제33조 제2항에서는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단결권을 포함한 노동3권의 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고, 국가공무원법 제66조 및 지방공무원법 제58조는 공무원의 노동운동 등 집단행동을 금지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5조는 이를 반영하여 일반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달리 공무원에 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노동조합법의 특별법인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무원노조법'이라고 한다)이 제정되어 노동조합 활동의 보장 및 한계(제3조), 노동조합의 설립절차(제5조),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공무원의 범위(제6조) 등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공무원들이 노동조합을 조직하여 활동하는 것을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단결권 등 노동3권에 의한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여기에 공무원의 특수한 공법적 지위와 공무원노조법이 공무원 제도의 목적을 위하여 법률상 공무원의 의무와 노동조합 활동이 충돌되지 않도록 조정하는 여러 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공무원은 공무원노조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요건과 절차에 따라 노동조합을 설립하여 위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적법하게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서 본 일반 근로자들의 경우와는 달리 공무원들이 설립한 노동조합의 경우, 공무원노조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설립절차에 따라 설립된 것이 아니라면 위 공무원노조법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고, 공무원의 노동조합 활동 등에 대하여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1항 본문의 적용을 배제하는 공무원노조법 제3조의 규정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공무원노조법 제5조는 공무원노동조합을 설립하려는 사람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설립신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고용노동부장관이 2010. 3. 3. 전공노에 대하여 노동조합설립신고 반려처분을 한 사실, 위 노동조합 설립신고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바, 전공노는 공무원노조법에 의한 설립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원고의 전공노 활동에 대하여는 공무원노조법 제3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고, 공무원노조법에 의한 노동조합인 민공노가 구 전공노, 법원공무원노동조합과 합병 결의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전공노 D으로서의 활동을 민공노 부산지역 본부 C으로서의 활동으로 볼 것도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전공노 활동은 민공노 노조 전임 휴직의 목적 달성에 현저히 위배되는 행위에 해당한다.

2)

재량권의 불행사 내지 해태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갑 제3호증,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의 전공노 활동은 일반에 공개된 대외활동으로서 위 사실을 인지한 행정자치부의 복직명령 요청이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는 볼 수 없고, 원고 또한 전공노의 D으로서 활동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 ② 피고는 원고에 대한 휴직명령을 발령하기 전인 2015. 12. 22. 내부적으로 "전국 지자체의 사례 검토 결과 노조전임 휴직 기간 중 전공노 활동이 적발된 경우 복귀하거나 징계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노조전임 휴직 기간 중 법외노조인 전공노 활동을 할 경우 복귀 조치함이 타당하다"는 내용의 노조전임 휴직 검토를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앞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았거나 해태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신뢰보호원칙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기초하여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는바, 어떠한 행정처분이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때에는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로서 위법하다(대법원 1999. 3. 9. 선고 98두1907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의 전공노 활동과 관련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어떠한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영표(재판장) 신수빈 신동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