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C는 원고에게 73,898,759원 및 그 중 50,000,000원에 대하여는 2019. 9. 17.부터 2021. 7. 8.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머지 23,898,759원에 대하여는 2019. 9. 17.부터 2021. 7. 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피고 주식회사 B는 피고 C와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 가.항 기재 돈 중 23,898,759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8. 1.부터 2021. 7. 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C가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B 사이에 생긴 부분은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주식회사 B가 각 부담한다.
제1, 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굴삭기 기사로서 철거공사를 하는 자이고,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비계구조물 해체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며, 피고 C는 ‘D’이라는 상호로 비계구조물 해체업 등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이다.
주식회사 E는 피고 회사에 부산 기장군 F에 있는 G 부산공장 철거공사를 도급하였고, 피고 회사는 위 공사 중 석면해체 처리공사 외 나머지 건축물 철거공사를 피고 C에게 하도급하였다.
1) 피고 C는 2018. 8. 2. 원고에게 하도급받은 철거공사 중 본공장 H빔 철구조물 상부 철거 후 절단 작업, 굴뚝, EP, 사일로(SILO, 계약서에는 ‘싸이로’라고 기재), 물탱크 철거작업을 공사금액 100,000,000원, 공사기간 2018. 8. 3.부터 같은 달 27.까지로 정하여 재하도급하면서, 현장관리자의 작업지시에 따라 사전 공사 진행계획을 협의하여 공사를 진행하기로 하였다(이하 ‘이 사건 공사계약’이라 한다).
그 후 원고와 피고 C는 2018. 8. 17. 공사대금을 120,000,000원으로, 공사기간을 2018. 8. 3.부터 2018. 9. 10.까지로 변경하고, 공사대금은 2018. 8. 25. 50,000,000원(단 본관동, 사일로 전도 후 5일 이내 지급), 2018. 9. 30. 70,000,000원(단 EP, 굴뚝 철거 후 정리까지)을 지급하기로 정하였다.
피고 C는 2018. 8. 24. 원고에게 2018. 8. 31.까지 본관동 공장 철거 및 정리, 사일로 전도 완료 시 5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피고 회사는 피고 C를 현장소장으로 선임하여 피고 C가 철거공사를 수행하였고, 피고 회사는 2018. 3. 10. 관할 관청에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피고 C를 선임하는 내용의 선임계를 제출하였다. 그 후 피고 회사는 2018. 6. 29. 피고 C를 안전보건총괄책임자에서 해임하고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전무이사 H을 선임하였다.
원고는 본공장 H빔 철구조물 상부 철거 후 절단 작업, 물탱크 철거 작업을 한 후, 2018. 8. 29. 사일로 및 EP 철거 작업을 하던 중 EP가 넘어지면서 원고가 운행하던 굴삭기를 덮쳐 굴삭기가 파손되고 원고는 우대퇴 및 하퇴부 다발성 열상, 우측 비골 간부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 19, 20호증, 을가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공사대금 청구
원고는 본공장 H빔 철구조물 상부 철거 후 절단 작업, 물탱크 철거 작업, 사일로 및 EP 철거 작업 중 일부인 전도 작업을 수행하였는바, 피고 C는 공사계약 당사자로서, 피고 회사는 원고와의 약정에 의하여 연대하여 원고에게 기성 공사대금 11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 청구
피고들이 원고에게 안전조치 없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공사할 것을 지시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원고가 입은 손해인 입원치료비 1,530,000원, 굴삭기 구입비용 45,000,000원, 일실수입 2,897,000원 합계 49,427,000원 중 원고 과실 20%를 상계한 금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공사대금청구에 관한 판단
계약 당사자 확정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하여야 하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내용·목적·체결 경위 등 그 계약 체결 전후의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1196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공사계약의 당사자는 피고 C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피고 C와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계약을 하였고, 그 계약서에도 피고 회사의 표시는 없이 ‘D 대표 C’라고만 기재되어 있으며 공사대금도 피고 C가 지급하는 것으로 약정하였다.
공사대금 지불을 약속하는 지불각서에도 ‘D 대표 C’라고만 표시되어 있을 뿐 피고 회사 표시는 없다.
갑 제1, 7,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C가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면서 피고 회사 이름이 기재된 명함을 사용하였다거나 공사 완료 시 피고 회사를 공급받는 자로 하여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기로 하였다는 사실, 피고 회사 대표자와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논의를 하였다는 사실 등이 인정되기는 하나, 위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공사계약 당사자를 피고 회사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피고 C에 대한 판단
원고가 본공장 H빔 철구조물 상부 철거 후 절단 작업, 물탱크 철거 작업을 완료한 사실, 사일로 및 EP 철거 작업 중 일부를 수행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런데 갑 제13, 2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기성공사대금이 115,000,000원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만 피고 C는 본관동 공장 철거 및 정리, 사일로 전도 완료 시 원고에게 5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원고는 본관동 H빔 철구조물 상부 철거 후 절단 작업 및 사일로 전도 업무를 완료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피고 C는 원고에게 약정 공사대금 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19. 9. 17.부터 피고 C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7. 8.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에 대한 판단
한편 갑 제7, 8, 9, 14, 15, 2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공사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위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피고 회사 대표이사가 피고 C에게 기성청구를 하면 원고가 공사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으로 보인다.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공사대금 청구 부분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노무도급인지 여부
건축공사의 일부분을 하도급받은 자가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와 설비는 자신이 공급하면서 시공 부분만을 시공기술자에게 재하도급하는 경우 이는 노무도급이라 할 것이다.
원고가 자신의 굴삭기를 이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갑 제2, 4, 8, 9, 14, 15, 16, 26, 2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C는 이 사건 공사계약 당시 현장관리자의 작업지시에 따라 사전에 공사 진행 계획을 협의하기로 약정한 사실, 피고 C가 원고에게 굴뚝 및 사일로, EP 철거방법에 관하여 공사방법과 관련하여 최초 계획된 방법이자 계약 당시 합의된 방법이었던 ‘산소절단 및 장비가위 등으로 해체’하는 방법이 아니라 ‘하부를 손괴하여 전도하는 방법’으로 철거할 것을 지시하는 등 구체적 공사방법을 지시한 사실, 피고 C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안전보건총괄책임자는 아니었지만 현장소장으로서 피고 회사로부터 수급한 공사를 수행하면서 이 사건 공사 현장을 관리·감독하였던 사실, 원고는 피고 C로부터 굴뚝 및 사일로, EP를 전도 철거하라는 지시를 받고 피고 회사 대표이사인 I과 이러한 공사방법에 관하여 논의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고 C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에 따라 정해진 특정 작업내용, 작업방법 등에 의해 공사하였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C의 관계는 노무도급에 해당한다.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 성립 여부
이 사건 공사 중 굴뚝 및 사일로, EP 철거공사는 높이 31미터 이상 철거공사에 해당하므로 위 공사를 착공하려는 사업주인 피고 회사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자격을 갖춘 자의 의견을 들은 후 유해·위험방지계획서를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제출할 의무가 있다[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라 한다) 제48조 제3항]. 또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에서는, 사업주는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제2항),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 그 밖에 작업 시 천재지변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노무도급의 경우 그 도급인과 수급인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에 있다. 이때 도급인은 수급인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마련할 보호의무를 부담하며, 이러한 보호의무는 실질적인 고용계약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신의칙상 인정되는 부수적 의무이다. 만일 실질적인 사용관계에 있는 노무도급인이 고의 또는 과실로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노무수급인의 생명·신체·건강을 침해하여 손해를 입힌 경우 노무도급인은 노무도급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갑 제4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부산광역시 기장군청장,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들은 500ton 크레인 및 B/H(J)를 투입하여 사일로의 상부에서부터 압쇄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겠다는 내용의 유해·위험방지계획서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제출하여 ‘해당 구조물 절단 작업 시 떨어짐, 낙하물에 유의하여 작업을 실시하되 사일로, EP 철구조물 해체 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4조에 의한 안전작업 방법을 작성하여 확인 시 제시하고 경계구역 설정, 작업지휘자 배치 등 근로자 접근을 방지할 것’을 조건으로 적정 결과 통지를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이와 같이 피고들은 미리 계획된 위 유해·위험방지계획에 따라 크레인 및 B/H(J)를 투입하여 사일로 상부에서부터 압쇄하는 방식으로 철거 공사를 진행하고 사고로 인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위 사일로의 전도 및 붕괴로 인한 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었다. 그럼에도 피고 C는 원고에게 굴삭기로 사일로 하부를 부수는 방법으로 철거하도록 지시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하였고, 피고 회사는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 또는 사일로 붕괴로 인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 등을 하지 않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하였으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생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회사는 피고 C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의 공사방법이 위험해보여 공사를 중단시켰음에도 원고가 공사대금을 받기 위해 공사를 진행하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여 피고 회사의 과실과 이 사건 사고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다툰다. 위 주장에 부합하는 피고 C의 본인신문결과는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적극적 손해
치료비: 1,530,000원(=1,424,610원+106,300원, 합계 1,530,910원이나 원고가 구하는 금액으로 인정, 갑 제21호증)
굴삭기 파손으로 인한 손해: 45,000,000원(갑 제22호증)
일실수입: 1,267,518원(=1일 181,074원 × 7일, 원고는 통원 치료기간동안의 일실수입도 구하나, 위 기간 동안 원고 노동능력 상실률이 100%라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도 전도 철거방법이 더 안전하다고 의견을 제시한 점 등에 비추어 형평의 원칙상 피고들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
소결론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23,898,759원[=(1,530,000원+45,000,000원+1,267,518원)×50%]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피고 C는 2019. 9. 17.부터, 피고 회사는 2019. 8. 1.부터 각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7. 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일부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경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