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1308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
A
검사
진종규(기소), 김태헌(공판)
변호인
변호사 윤석종(국선)
판결선고
2020. 7. 16.
범죄사실
피고인은 부산 중구 B, 7층 소재 (주)C 대표이사로 상시 167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건물위생관리업을 경영하고 있는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0. 11. 1. 입사하여 D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로하고 있는 E를 2018. 10. 19. 징계해고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고 해고를 하였음에도 해고예고수당 3,512,5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근로계약서, 근로계약해지통보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구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이라 한다) 제110조 제1호, 제26조, 벌금형 선택
선고유예할 형
벌금 500,000원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1일 100,000원)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피고인이 초범이고, 2020. 4. 27. 근로자 E에게 해고예고수당 상당액을 지급하여 E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 정상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해고 의사표시를 철회하여 해고의 효력이 없으므로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가 없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구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해고예고수당은 해고가 유효한지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되어야 하는 돈이고, 그 해고가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해고 예고수당을 지급받을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 없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참조). 그러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구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위 규정상 해고가 유효한 경우에만 해고예고 의무나 해고예고수당 지급 의무가 성립한다고 해석할 근거가 없다.
구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규정하는 해고예고제도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것으로(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13833 판결 참조), 해고의 효력 자체와는 관계가 없는 제도이다. 해고가 무효인 경우에도 해고가 유효한 경우에 비해 해고예고제도를 통해 근로자에게 위와 같은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보장할 필요성이 작다고 할 수 없다.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해고예고를 하지 않고 해고예고수당도 지급하지 않은 경우, 그 후 해고가 무효로 판정되어 근로자가 복직을 하고 미지급 임금을 지급받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해고예고제도를 통하여 해고 과정에서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구 근로기준법 제26조의 입법목적이 충분히 달성된다고 보기 어렵다. 해고예고 여부나 해고예고수당 지급 여부가 해고의 사법상(私法上)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28553 판결 참조)을 고려하면, 해고예고제도 자체를 통해 근로자를 보호할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구 근로기준법 상 해고예고수당의 지급기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뒤늦게라도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면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구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갑자기 근로자를 해고하게 되면 근로자는 다른 직장을 얻을 때까지 생활의 위협을 받게 되므로 적어도 다른 직장을 구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시간적인 여유를 부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 기간 동안의 생계비를 보장하여 근로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시켜주고자 하는 취지에서 규정된 것이다(헌법재판소 2001. 7. 19. 선고 99헌마66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구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 후단은 사용자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써 해고예고에 갈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해고예고수당은 해고예고를 대체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적어도 해고의 효력발생 시기 이전에는 그것이 지급되어야 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 또한 해고예고 및 해고예고수당 제도의 입법취지가 근로자는 다른 직장을 얻을 때까지 생활의 위협을 받게 되므로 적어도 다른 직장을 구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시간적인 여유를 부여하거나, 그 기간 동안의 생계비를 보장하여 근로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시켜주고자 하는 취지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해고예고수당은 사용자의 해고 의사표시에 나타나는 근로관계의 종료시 점(즉 해고통지에 표시된 해고일자)까지는 지급되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도4557 판결 및 그 원심판결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4. 5. 선고 2012노4002 판결 참조).
피고인은 2018. 10. 18. E에게 2018. 10. 19.자로 해고한다고 통지하였음에도 2018. 10. 19.에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는바, 이로써 구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 위반죄는 성립하였다. 그러므로 해고예고수당을 뒤늦게 지급하였다 하여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고예고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E가 허위사실을 날조하여 유포하여 피고인의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였으므로 해고예고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기록을 모두 살펴보아도 E가 고의로 허위사실을 날조하여 유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36조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에도 근로자가 당연히 지급받아야 할 임금 등의 금품이 조속히 지급되지 아니한다면 근로자는 금품을 받기 위하여 사업장에 남아 있는 등 부당하게 사용자에게 예속되기 쉽고 또한, 근로자 및 근로자가족의 생활이 위협받을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금품을 지급받지 못할 위험이 커지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이 구 근로기준법 제26조와 제36조는 그 입법취지 및 보호법익이 서로 다르고, 그 성립요건 역시 상이하다. 구 근로기준법은 제26조를 위반한 자는 제110조 제1호로써, 제36조를 위반한 자는 제109조 제1항으로써 처벌하는 것으로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과 같은 구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 위반죄에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제109조 제2항을 적용할 여지는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박소영
각주1) 증거목록1 증거목록2
각주2) 기록목록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