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9. 7. 10. 선고 2019나40840 판결

주문

1.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당사자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사항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판단을 추가하는 이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다만, 당심 판결이유에 저촉되는 부분은 제외한다).

2.

원고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와 포괄임금제 약정을 체결하지 아니하였다. 설령 포괄임금제 약정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4조는 연차 유급휴가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60조의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연차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미지급 연차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이하 '포괄임금제 계약'이라고만 한다)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또한 포괄임금제 계약이 성립하였는지 여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비록 개별 사안에서 근로형태나 업무의 성격상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기본급과는 별도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세부항목으로 명백히 나누어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급여규정 등에 정하고 있는 경우는 포괄임금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판결 등 참조).

한편 포괄임금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었다면 근로자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 또는 이에 갈음한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어서, 근로자의 구체적인 시간외 근로시간 등을 인정하고 포괄임금으로 지급된 제 수당과 시간외 근로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명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등 참조).

그리고 연차휴가수당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간을 근로하였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당사자 사이에 미리 그러한 소정기간의 근로를 전제로 하여 연차휴가수당을 일당임금이나 매월 일정액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포괄임금제란 각종 수당의 지급방법에 관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연차휴가권의 행사 여부와는 관계가 없으므로 포괄임금제가 근로자의 연차휴가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2)

포괄임금제 체결 여부 및 효력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른바 '포괄임금제 계약'이 체결되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제1심판결문 9쪽 3행부터 14행까지 설시된 이유에 더하여, 갑 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으로 원고와 피고는 연간 지급총액(연봉)으로 204,000,000원을 지급하기로 정한 사실, 위 근로계약서에 수당에 관한 별도의 규정은 없고, 연봉 내역에도 기본급과 수당 등이 구분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이 인정되고, 이에 의하면 위 임금은 기본급과 연장·휴일·야간근로수당, 연차유급휴가 수당 등으로 구성된 금액으로서 실제 연장·휴일·야간 근로시간이 어느 정도인지와 관계없이 일정한 시간과 금액을 연장·휴일·야간 근로시간 및 수당으로 보아 포괄적으로 위 연봉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여 포괄임금제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된다.

다음으로 위 포괄임금제 계약이 유효한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제1심판결문 10쪽 1행부터 7행까지 설시된 이유에 더하여, 앞서 본 기초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병원에는 원고가 담당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지를 관리·감독할 사람이 별도로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업무의 내용이 단속적이고 간헐적이어서 정확한 실 근로시간을 산출하는 것이 쉽지 않은 점, ③ 오히려 원고의 근로형태나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실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워 일정액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겠다는 취지라고 보아야 함이 상당한점, ④ 원고의 근무형태, 업무 내용과 성질, 업무강도와 원고에게 지급된 급여의 액수 등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 사이의 포괄임금제 계약이 원고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드러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포괄임금제 계약이지만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로서 그 체결에 합리적 이유가 있고 근로자인 원고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정당성이 인정되어 유효하다.

3)

소결론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었으므로, 원고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임금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따른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과 연차유급휴가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원고의 미지급 수당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퇴직금을 포함하여 연봉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약정에 따라 실제 퇴직금을 매월 급여에 포함하여 분할하여 지급하였으므로 별도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퇴직금 분할 약정의 효력에 관한 판단

갑 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 중 연간 지급총액은 퇴직금을 포함하여 일금 204,000,000원으로 한다."고 정한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위 퇴직금을 포함하여 위 연봉을 매월 분할 지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제1심판결문 6쪽 10행부터 20행까지 설시한 이유에 더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위 규정에 비추어 볼 때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일 여지도 상당하고,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상당액을 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대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5다34469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다.

소결론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적법·유효하게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그러므로 퇴직금 명목의 돈을 이미 지급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성금석(재판장) 강윤진 김유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