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2. 9. 8. 선고 2021구합21638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시정지시의 경위

가.

원고는 도로의 설치 및 관리와 이에 관련된 사업을 하여 도로의 정비를 촉진하고 도로교통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법인이다. 원고는 2006. 7. 24. 민자고속도로 관리·운영업체인 A 주식회사와 ‘B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관련 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2007. 7.경부터 B고속도로 시설 등의 관리·운영업무를 위탁 수행하고 있다.

나.

피고는 2020. 7.부터 2020. 12.까지 전국 45개 민자고속도로 운영 기업을 대상으로 불법파견에 관한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2021. 3. 10. 원고에게 시정기한을 2021. 4. 13.으로 하는 아래와 같은 시정지시를 하였다[‘C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 전원(12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내용의 시정지시(이하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라 한다)와 ‘시정결과와 게시 사실에 대한 증빙자료를 첨부하여 2021. 4. 13.까지 제출하라’는 내용의 시정지시(이하 ‘이 사건 결과보고 시정지시’라 한다)를 통틀어 이하 ‘이 사건 각 시정지시’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38조 제2항 및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12조 제2호의 수시감독 점검결과에 따른 사후 조치로서 시행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에 따라 파견법 제38조 제1항에 따른 보고의무를 부담하여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고,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를 위반할 경우 범죄인지 절차가 진행되고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그 이행이 강제되는바, 이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원고는 도급계약에 따라 도급인의 권한 범위 내에서 용역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요구를 하였을 뿐 근로자파견관계에서 노무제공 방식에 관한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각 시정지시는 사실관계를 오인한 채 위법, 부당하게 내려졌으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의 요지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는 법적 강제력이 없는 행정지도에 불과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에 관한 취소 청구는 부적법하다. 또한 이 사건 결과보고 시정지시 취소 청구와 관련하여서는 제소기간이 도과하였으므로 부적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2. 기재와 같다.

다.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 관련 판단

1)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의 법적 성격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는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3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아래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 보면, 행정청이 일정한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사인 등 상대방에게 지도·권고·조언의 방법으로 일정한 행위를 하거나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비권력적 사실행위로서 그 자체로 일정한 법적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다만 상대방의 임의적인 협력을 통하여 사실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행정절차법상 행정지도에 해당한다.

가)

근로기준법이나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등 관계 법령 어디에도 근로감독관과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파견법 제7조 제3항, 제6조의2 제1항을 위반한 사용사업주에 대한 범죄인지나 과태료 부과에 앞서 우선적으로 시정지시를 하도록 강제하는 조항은 찾아 볼 수 없다. 사용사업주에게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사용사업주 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하여, 행정규칙인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3에서는 사용사업주에 대한 범죄인지나 과태료 부과에 앞서 사용사업주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수 있도록 사용사업주에게 시정지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는 사용사업주의 임의적인 협력을 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나)

행정절차법상 행정지도는 상대방의 임의적인 협력을 구하는데 있으므로, 상대방이 임의적인 협력을 거절하더라도 그것을 이유로 제재를 가하여서는 아니 된다. 상대방이 임의적인 협력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면 사실상 상대방에게 그에 따를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관계 법령 어디에도 원고가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는다고 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근거규정은 찾아 볼 수 없다. 파견법 제43조 제2호에 의한 형사처벌과 파견법 제46조 제2항에 의한 과태료 부과는 파견법 제7조 제3항, 제6조의2 제1항을 위반하였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일 뿐,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에 따른 이 사건 결과보고 시정지시는 파견법 제38조 제1항의 보고명령에 해당하고, 원고가 이 사건 결과보고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피고는 파견법 제46조 제5항 제2호에 따라 원고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결과보고 시정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전제조건인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와 이 사건 결과보고 시정지시 모두 처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파견법 제38조는 법문의 체계와 내용상 고용노동부장관의 권한을 위임받은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이 원활하게 행정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명령하거나 시설에 출입하여 검사 등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와 이 사건 결과보고 시정지시는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사업장 근로감독이 종료된 이후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3을 근거로 범죄인지나 과태료 부과에 앞서 원고에게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일 뿐, 새로운 행정조사를 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파견법 제38조 제1항의 보고명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 당해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과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행정청 내부에서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의 통지 등과 같이 상대방 또는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아니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4두43974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가 행정지도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킨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1)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는 파견법 제7조 제3항, 제6조의2 제1항에 의하여 곧바로 발생하는 것일 뿐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3에 근거한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로 인하여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어떠한 변동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는다고 하여 원고에게 어떠한 불이익조치도 예정되어 있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파견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부과는 파견법을 위반하였기 때문에 부과되는 것이지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하여 부과되는 것이 아니다.

(3)

원고는, 원고에 대한 범죄인지나 과태료 부과가 이루어지기 전에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의 처분성을 인정하여 행정소송을 통해 불법파견 여부에 관한 판단을 받는 것이 분쟁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후문 제4호에 의하면, 피고는 고의 또는 중과실로 주요 근로조건을 위반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즉시 범죄인지 또는 과태료 부과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시정지시를 하지 않고 즉시 범죄인지 또는 과태료 부과를 하게 된다. 또한 원고의 영업소 등에서 근무하는 외주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이 사건과 관계없이 민사법원에 원고를 상대로 임금 지급이나 근로자 지위 확인, 고용의 사표시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 등을 제기할 수도 있다[실제로 C 주식회사의 근로자들 중 일부가 원고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의 소 등을 제기하였다(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18가합15706 사건의 항소심인 대구고등법원 2021나21952, 수원지방법원 2019가합18245)]. 따라서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의 처분성을 인정하여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도록 하더라도 분쟁이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소는 그 대상적격을 흠결하여 부적법하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있다.

다.

이 사건 결과보고 시정지시 관련 판단

1)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은 ‘취소소송은 처분 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취소소송에 있어서 청구취지를 변경하여 구소가 취하되고 새로운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변경되었을 때에 새로운 소에 대한 제소기간의 준수 등은 원칙적으로 소의 변경이 있은 때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청구취지를 추가하는 경우 청구취지가 추가된 때에 새로운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므로, 추가된 청구취지에 대한 제소기간 준수 등은 원칙적으로 청구취지의 추가·변경 신청이 있는 때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1. 25. 선고 2004두7023 판결, 대법원 2018. 11. 15. 선고 2016두48737 판결 등 참조).

2)

원고는 이 사건 소장의 청구취지란에 “피고가 2021. 3. 10. 원고에 대하여 한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을 취소한다.”라고 기재한 후, 2021. 9. 14.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주위적 청구취지를 “피고가 2021. 3. 10. 원고에 대하여 한 시정지시 처분을 취소한다”라고 기재하면서, 원고가 다투고 있는 처분의 내용은 이 사건 직접고용 시정지시와 이 사건 결과보고 시정지시 모두에 관한 것이어서 소장에 기재한 청구취지를 명확히 하는 내용으로 정정하는 취지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소장의 청구취지 기재 내용과 재판 진행 과정 등을 살펴보면, 이는 단순한 청구취지의 정정이라고 볼 수는 없고, 소의 변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결과보고 시정지시를 원고의 주장과 같이 항고소송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보더라도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결과보고 시정지시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제소기간이 도과된 이후에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금덕희(재판장) 박주영 박병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