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8. 14. 선고 2023가단313322 판결

주문

1.

피고 B는 원고에게 8,558,400원 및 이에 대한 2023. 4.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B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피고가, 원고와 피고 B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청구의 표시

별지 ‘피고 B에 대한 청구원인’ 기재와 같음(피고 B는 ‘피고10’에 해당함)

나.

적용법조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3항 본문, 제1항(자백간주에 의한 판결)

2.

피고 B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당사자의 지위

가)

원고는 부산 금정구 K에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상 일반택시 운송사업을 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 I, J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소유의 택시를 운전하는 근로자이거나 근로자였던 사람이다. 피고 I, J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택시를 운전하였던 L의 배우자와 자녀로서 상속인인데, L는 2022. 3. 19. 사망하였다(이하 피고 B, I, J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과 L를 합하여 ‘이 사건 택시기사들’이라 함).

2)

원고의 임금지급 방식과 임금협정 및 관련 법률의 변경 경과 등

가)

과거 이 사건 택시기사들은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총 운송수입금 중 원고와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일정액(이른바 ’사납금‘, 이하 ’기준운송수입금‘이라 함)을 원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함)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원고로부터 기본급 등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이른바 ’정액 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나)

이 사건 택시기사들이 가입되어 있거나 가입되어 있던 M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이하 ‘N노동조합’이라 함)와 원고가 가입된 O조합(이하 ‘O조합’이라 함)과 사이에 2005년경부터 2019년경까지 여러 차례 임금협정이 체결되었다. 그 과정에서 소정 근로시간 및 기본급 산정 기준시간이 단축되는 경우가 있었고, 2008년경부터 2020년경 전까지는 임금협정의 기본방침으로 “운송수입금의 전액관리제 시행을 원칙으로 하되, 기준운송수입금에 상응하는 임금제를 시행한다”라고 정해졌다.

다)

한편, 2009. 7.경부터 부산 지역 내 일반택시 운송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적용되는 최저임금법 및 시행령이 시행되어 최저인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이 제외되었고, 2020. 1.경부터 ‘운송사업자가 운수종사자로부터 운송수입금 전액을 지급받고 기준운송수입금을 수납하지 아니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개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시행되었다.

라)

N노동조합과 O조합 사이의 2020년경 1차 임금협정에서 ‘운송수입금 전액 관리제를 시행한다’라고 기본방침이 변경되었고, 그 임금협정 제2장에서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라는 제목으로 운송수입금 전액을 운행 당일 회사에 납입하는 것을 전제로 근로시간, 임금 등에 관하여 정해졌지만, 제3장에서 ‘설문조사 결과 기존 체계의 적용을 원하는 운수종사자가 많다’라는 이유로 기준운송수입금 제도에 기초하여 근로시간, 임금 등에 관하여도 정함이 있었다.

마)

2020. 9.경부터 적용되는 2020년경 2차 임금협정에서부터는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는 것을 전제로 근로시간, 임금 등에 관하여 정해졌고, 그와 다른 임금 지급 방식인 기준운송수입금 제도에 관하여는 정하지 아니하였다. 다만 성과금 산정을 위하여 기준운송수입금을 설정한다고 하면서, 그 이상의 돈을 납입하면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등의 조항이 존재하였다.

바)

N노동조합과 O조합은 2020. 9.경 이후에도 여러 차례 ‘노사 상생 합의서(또는 협의서)’라는 제목의 문서로 합의를 하였는데, 그 내용에 2020년경 2차 임금협정에도 불구하고 운수종사자가 2020년경 1차 임금협정에서 정한 기준운송수입금 제도를 선택할 수 있다고 정하였다(다만 근무형태 및 기준운송수입금 금액은 변동되는 부분이 있음).

3)

원고가 주장하는 ‘차액반환약정’ 관련 사실관계

가)

2020년경 1차 임금협정 부칙 제3조 제1항에 ‘노사는 향후 본 임금협정과 다른 판결이 있거나 새로운 판결이 나온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판결을 이유로 본 임금협정에 반하는 일체의 주장을 하지 못한다‘, 같은 조 제2항에 ‘기준운송수입금 제도에 반하여 추가 임금을 청구할 경우 대법원 판례(2015다60207)에 근거하여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를 적용하였을 때 회사에 납입하여야 할 기준운송수입금을 소급적용하여 발생한 차액분에 대해 회사에 우선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해졌다(이하 위와 같은 반환에 관한 약정을 ‘차액반환약정’이라 함).

나)

이 사건 택시기사들은 2020. 2.경 원고에게 “기준운송수입금제 선택 신청서”라는 문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문서에 첨부된 동의서 제3, 4항에 위 2020년 1차 임금협정 부칙 제3조와 같은 차액반환약정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택시기사들은 2020. 9.경 원고와 사이에 기준운송수입금 제도에 기초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이 사건 택시기사들은 2021년경 원고를 상대로 ‘과거 임금협정들이 소정 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무효이다’라고 주장하며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임금과 각종 수당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현재 부산지방법원 2022가단349041호로 그 소송이 계속 중이다(이하 위 소송을 ‘관련 민사소송’이라 함).

4)

원고가 주장하는 ‘대여금’ 관련 사실관계

가)

2018년경, 2019년경 각 임금협정 및 2020년경 1차 임금협정에서 각각 ‘초과운송수입금의 20%를 성과수당으로 지급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나)

2018년경부터 2021년경까지 사이에 원고와 피고 D, F, H 사이에 월별로 ‘임금협정에 따라 운송수입금 초과납입금 중 20%가 근로자에게 성과수당으로 지급되고 나머지 80%가 원고에 귀속됨을 확인하고, 근로자의 요청에 따라 원고가 근로자에게 위 80%를 빌려준다’라는 내용으로 여러 통의 “합의서”(이하 합하여 ‘이 사건 대여합의서’라고 함)가 작성되었다.

다)

이 사건 대여합의서에 빌려준 것으로 기재된 금액의 합계액은 피고 D이 4,256,904원, 피고 F이 289,912원, 피고 H이 15,785,664원이다.

[인정근거] 갑 제3 내지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차액반환약정에 기초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택시기사들이 자유로운 의사로 2020년경 1차 임금협정, 상생협약 등에 따라 기준운송수입금 제도를 선택하여 그에 기초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임금을 지급받았음에도 차액반환약정에 반하여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종래 합의를 부인하며 추가 임금을 청구하는 관련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택시기사들 또는 그 상속인인 피고 B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은 원고에게 차액반환약정에 따라 또는 부당이득반환의무에 따라 각 「근무일자에 합의한 기준운송수입금 제도를 적용한 기준운송수입금」에서 「같은 일자에 적용되는 전액관리제를 적용한 기준운송수입금」을 뺀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그 구체적인 금액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2)

법리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이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 한다)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3)

판단

가)

원고와 이 사건 택시기사들 사이에 차액반환약정이 이루어졌음에도 이 사건 택시기사들이 관련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실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나)

그러나 위 법리와 위 인정사실 및 거시 증거,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앞서 인정된 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이 차액반환약정에 기초하여 또는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한 이득을 취득하였기 때문에 각각 원고에게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차액반환약정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관련 민사소송에서 이 사건 택시기사들의 청구를 전부 또는 일부 인용하는 판결이 선고된다면, 그 이유는 원고와 이 사건 택시기사들과 사이의 근로계약 또는 임금에 관한 약정의 전부 또는 일부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에 위반된다고 인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원고가 주장하는 차액반환약정의 내용은 그와 같은 최저임금법 위반을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만으로 이 사건 택시기사들로 하여금 그 사용자인 원고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도록 약정하였다는 것인데, 이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는 결과를 의도한 것이다. 따라서 차액반환약정이 관련 민사소송에서 최저임금법에 위반되는 임금에 관한 약정과는 별개라고 할지라도, 원고의 주장과 같은 차액반환약정은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 또는 근로기준법 제3조, 제20조에 위반된 것으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피고 B를 제외한 피고들도 그와 같은 취지로 항변하고 있음).

②

관련 민사소송에서 이 사건 택시기사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된다면, 그 이유는 원고와 이 사건 택시기사들과 사이에 근로계약 또는 임금에 관한 약정이 최저임금법에 위반된다고 인정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경우 원고에게 소송비용 외에 관련 민사소송으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적 손해가 발생하지 아니하고, 원고는 지출한 소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소송비용확정 절차 등을 통해서 받을 수 있다. 또한 원고와 이 사건 택시기사들 사이의 관계는 근로관계이고, 그들 사이에 지급된 돈과 위 택시기사들이 관련 민사소송에서 청구하는 돈의 성격은 기본적으로 임금으로서 근로기준법 및 그와 관련된 법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약정의 해석도 일반적으로 사적 자치의 원칙만 적용되는 약정과는 다를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차액반환약정의 문언 자체는 이 사건 택시기사들이 원고에게 추가 임금을 “청구할 경우”라고 되어 있어 소송을 제기한 것만으로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의무가 발생하는 것처럼 기재되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차액반환약정은 원고에게 실제로 경제적 손해가 발생한 것을 전제로 적용되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단순히 소를 제기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약정금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에 관한 원고의 주장과 증명이 부족한 상태이다.

③

원고는 ‘피고 B를 제외한 피고들의 강행법규 위반 항변이 신의칙 또는 금반원의 원칙에 반한다’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하며, 또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령에 위반되어 무효임을 알고서도 그 법률행위를 한 자가 강행법규 위반을 이유로 무효를 주장한다 하여 신의칙 또는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1다67126 판결). 만약 원고와 이 사건 택시기사들 사이에 근로계약 또는 임금에 관한 약정의 전부 또는 일부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에 위반되었다면, 앞서 본 최저임금법 및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개정경과, 과거 임금협정들의 내용 등을 고려하면, 원고도 최저임금법 등 관련 법령 위반 가능성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즉 이 사건 택시기사들이 원고에게 관련 법령 위반이 아니라는 점에 관한 정당한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보기 어려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의 강행법규 위반 항변이 신의칙 또는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고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④

원고는 ‘기준운송수입금 제도에 관한 합의가 무효라면, 그 제도에 기초하여 이 사건 택시기사들이 얻은 이익이 법률상 원인이 없고, 위 택시기사들이 관련 민사소송에서 전액관리제에 따라 지급받을 임금과 기준운송수입금 제도에 기초하여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을 지급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피고들이 차액반환약정에서 약정한 “차액” 상당의 부당이득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라고 하며, 이를 선택적 청구원인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관련 민사소송의 주된 쟁점은 원고와 이 사건 택시기사들과 사이에 근로계약 또는 임금에 관한 약정이 최저임금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구체적으로는 과거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인지 여부이며, 기준운송수입금 제도나 전액관리제 자체의 유무효 또는 그 적용 여부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앞서 본 법리 및 관련 민사소송의 주된 쟁점과 다른 전제에 있는 부당이득반환의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이 사건 대여합의서에 기초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2018년경 이후 임금협정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의 80%를 원고에게 귀속시키기로 합의가 이루어졌고 그에 관하여 이 사건 대여합의서가 작성되었는바, 위 대여합의서에 기재된 돈은 대여금이고, 그 돈이 초과운송수입금의 일부라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6조 제2항에 따라 근로자에게 귀속되는 것이 무효이므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에게 대여금 또는 부당이득의 반환으로, 피고 D은 4,256,904원, 피고 F은 289,912원, 피고 H은 15,785,664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가)

2018년경 이후 초과운송수입금의 20%를 성과수당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임금협정들이 있었고, 피고 D, F, H 명의로 원고 주장과 같은 합계 금액이 기재된 이 사건 대여합의서가 작성된 사실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나)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거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앞서 인정된 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D, F, H에게 원고 주장과 같은 금액의 돈을 대여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대여합의서에 관한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원고는 ‘N노동조합과 O조합 사이의 과거 임금협정에서 전액관리제를 원칙으로 하거나, 위 임금협정이나 관련 법령에서 기준운송수입금 제도를 배제하거나 금지한 이후에도 피고 D, F, H을 포함한 이 사건 택시기사들의 의사 또는 요청에 따라 그들과 기준운송수입금 제도에 기초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임금이 지급되었다’라고 주장하였고, 그에 관한 증거를 제출하였다. 기준운송수입금 제도에 의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대여합의서에 기재된 초과운송수입금의 80%는 원칙적으로 택시 운행을 담당하는 이 사건 택시기사들에게 귀속되어야 하는 임금에 해당한다.

②

원고와 피고 D, F, H 사이에 근로계약이나 위 피고들 명의로 된 동의서들에 초과운송수입금의 80%가 원고에게 귀속된다는 명시적인 약정은 없다. 다만, 원고와 피고 D, F 사이에 근로계약에 ‘그 근로계약에 명시되지 아니한 기타 근로조건은 2019년경 및 2020년경의 임금협정을 준용한다’는 기재가 있고(피고 H 명의로 된 근로계약서는 제출되지 아니함), 그 임금협정에 ‘초과운송수입금의 20%를 근로자에게 성과수당으로 지급한다’라고 정해졌으며, 그에 의하면 나머지 초과운송수입금의 80%는 원고에게 귀속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2019년경 및 2020년경의 임금협정에서도 초과운송수입금의 80%가 택시운송회사에 귀속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되지 아니하였고, 원고와 피고 D, F 사이에 근로계약에 근로계약과 임금협정 내용이 충돌할 경우 근로계약이 우선한다고 정해졌으며(근로계약 제12조 단서), 근로계약에는 초과운송수입금의 귀속에 관하여 아무런 구체적인 정함이 없다.

③

원고가 주장하는 대여금과 관련하여 피고 D, F, H이 경제력 부족 등의 이유로 원고에게 대여를 요청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오히려 이 사건 대여계약서의 내용 및 형식 상 관행적으로 원고와 상당수의 원고 소속 근로자들과 사이에 매월 말일 무렵에 해당 월의 초과운송수입금의 8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이 사건 대여합의서와 같은 내용의 서류가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대여합의서에 의하면 변제기한까지 이자는 없는 것으로 정해졌고, 이 사건 소송 전에 변제기한이 도래한 부분에 대하여도 변제를 독촉한 정황이 보이지 아니하며, 원고가 실제로 이 사건 대여합의서와 같은 내용의 서류에 기초하여 대여금을 변제받은 적이 있다는 점에 관한 주장이나 증명이 부족하다. 또한 과거 임금협정 및 일부 피고들 명의로 된 근로계약, 동의서의 각 기재만 고려하면, 원고와 이 사건 택시기사들은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인 기준운송수입금 제도를 선호하여 그에 기초하여 임금이 지급되길 희망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최저임금법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각 개정 경과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대여합의서는 원고와 피고 D, F, H 사이에 기준운송수입금 제도에 기초하여 임금을 지급하면서도 그로 인한 관련 법령 위반의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하여 전액관리제를 시행하거나, 기준운송수입금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들기 위해서 당사자들의 실제 의사와는 다르게 작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④

운송사업자 및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과 관련하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1조 제1항, 제26조 제2항은 기준운송수입금의 수납을 금지하고, 1일 근무시간 동안 기록된 운송수입금 전액을 운수종사자의 근무 종료 당일 수납하도록 정하며, 그 규정의 내용 및 도입 취지 등을 고려하면 위 조항에 반하여 기준운송수입금을 정하고 그에 미달하는 금액을 공제하는 내용의 근로계약, 단체협약 등은 강행법규에 반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3도2318 판결 참조). 그러나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가 운송수입금 중 일부를 성과급 등 임금으로 지급하는 약정을 할 가능성이 있고, 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으로 인한 과태료나 면허취소 여부와는 별개로 그러한 약정이 그 내용이나 형식과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위 규정 위반으로 사법상 효력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대여합의서와 관련한 원고의 부당이득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B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한다.

판사 오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