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5. 10. 24. 선고 2025노347 판결

주문

[파기 부분]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 C, E, H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한다.

1.

피고인 A, B

o 피고인들을 각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o 피고인들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2.

피고인 C, E, H 주식회사

o 피고인 C를 벌금 500만 원에, 피고인 E, H 주식회사를 각 벌금 300만 원에 각 처한다.

o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o 피고인 C, E에 대하여는, 위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고 위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기각 부분]

피고인 D, 주식회사 F, 주식회사 G의 항소 및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피고인 A, B, C, D: 업무상과실치상의 점)

이 사건 사고의 원인에 대해 현재까지 정확한 규명이 되지 않았고, 항타기 기계 자체의 고장이나 항타기 운전기사인 피고인 D의 조작 실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며, 피해자가 항타기의 캡에 부착된 와이어를 해머에 부착된 고리에 불완전하게 연결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을 확률이 가장 높다. 그럼에도 이 사건 사고가 주의의무를 위반한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로 인해 발생하였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피고인들)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① 피고인 A, B, C, 주식회사 F(이하 각 회사명에서 '주식회사' 기재를 생략한다), G: 각 벌금 500만 원, ② 피고인 E, H: 각 벌금300만 원, ③ 피고인 D: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법리오해(피고인 A, B, G, F에 대한 각 이유무죄 부분)

피고인 A, B은 ① 피해자에게 안전모와 안전화를 지급하지 않았고, ② 항타기를중심으로 한 쪽 부분에는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아 출입금지구역을 설정하지 않았는바, 위 피고인들 및 각 소속 법인인 G, F은 산업안전기본법상의 조치 의무를 각 위반하였고, 위 ①과 같은 피고인 A, B의 업무상 과실은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되어 피해자가 상해를 입게 되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A, B의 위 ①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업무상 과실치상의 점 및 피고인 A, B, G, F의 위 ①, ②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위 각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직권 판단(피고인 A, B에 대한 부분)

직권으로 피고인 A, B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죄와 도급인 및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위반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사이의 죄수관계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관련 법리

상상적 경합은 1개의 행위가 수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형법 제40조). 여기에서 1개의 행위라 함은 법적 평가를 떠나 사회관념상 행위가 사물자연의 상태로서 1개로 평가되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 보호법익, 행위태양 등에 비추어 보면, 도급인 및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인한 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상죄는 상호 간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가 수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도1231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은, 피고인 A, B에 대하여, ① 피고인 A가 도급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 따라, 피고인 B이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에 따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1항 제3호, 제40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안전조치(사전조사및 작업계획서의 작성, 신호방법 지정)를 취하거나 그와 같은 조치가 취해졌는지 확인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업무상과실치상죄와 ② 위와 같은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내용인 도급인 및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서로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법리와 같이, 도급인 및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상죄는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가 수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각 죄 상호간에 대하여 형법 제40조에 따라 상상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위 각 죄가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것을 전제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에 대한 부분에는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에 대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이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위 피고인들 및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각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 A, B, C, D의 주장에 관한 판단(업무상과실치상 부분)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주장과 동일한 취지로 주장하며 업무상과실치상의 공소사실을 부인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구체적인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각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발견되지 않고, 당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이 법원의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났다거나 원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뒤집을 만한 근거가 발견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피고인 C는 "이 사건 당시 피고인 D 및 피해자의 작업을 관리·감독할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해알 수 있는 사정, 즉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C를 '이 사건 공사의 H 현장대리인', '안전관리 책임자이자 작업관리자' 등으로 설명하였고, "(피고인 C는) 아무래도 회사(H) 이사이다 보니, 작업을 시키는 데 안 할 수가 없다"는 내용으로 진술한 점, ② 피고인 C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회사 내부적으로는 부장 직책을 담당하고 있다","(피해자에게) 작업을 지시한 것은 맞지만, 천공기가 들어가고 나서 옮기는 작업은 하지 않았다", "천공기 밑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당부를 하고 교육을 철저히 하였다"는 등으로, 피고인 D과 피해자의 항타기 작업을 관리·감독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C가 피고인 D 및 피해자의 상급자로서 이 사건 현장에서 작업 지시 등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 C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등의 잘못은 인정되지 않는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검사의 주장에 관한 판단(각 이유무죄 부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구체적인 사정을 들어 '① I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 등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안전모·안전화 등 보호구가 비치되어 있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고, ② 이 사건 공사현장에는 울타리가 설치된 점, 항타기 작업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항타기 바로 근처에 울타리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 A, B의 보호구 지급 의무(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4조 제2항, 제32조 제1항 제1, 3호) 위반으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상의 점, 위 보호구 지급 의무 위반 및 출입금지구역 설치 의무(같은 규칙 제14조 제2항, 제20조 제8호) 위반으로 인한 피고인 B, A, G, F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을 각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발견되지 않고, 당심에서 이 법원의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났다거나 원심의 이 부분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뒤집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의 잘못은 인정되지 않는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피고인 A, B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 및 검사)

가.

피고인 D, F, G에 대한 부분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인 점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 D, F, G 및 검사가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이 부분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양형에 관한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변론 과정에 현출되었거나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형을 정할 때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로 보이고, 당심에 이르러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양형조건의 변화가 발생한 바도 없다.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위 피고인들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사정들, 피고인 D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 위 피고인들과 관련하여 이 사건 사고 이후에 나타난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이 부분 각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D, F, G 및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피고인 C, E, H에 대한 부분

피고인 C는 H의 이사로서 이 사건 당시 피고인 D 및 피해자에게 작업을 지시하는 위치에 있었던 점, H의 실질적 운영자인 피고인 E은 항타기 기계 대여 사업주로서의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점, 피고인들과 공범들의 업무상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사고로 피해자가 하반신 마비 등의 상해를 입은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피고인들이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으로 합계 1억 7,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정하고 합의하여 피해자가 위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참작하고, 그밖에 피고인 C, E의 각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의 경위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 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양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 C, E, H의 각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고, 이와 달리 오히려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가.

파기 부분

(1)

피고인 A, B

피고인 A, B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에 대한 부분에는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A, B 및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2)

피고인 C, E, H

피고인 C, E, H의 각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각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C, E, H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피고인 C, E, H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지 아니한다).

나.

기각 부분

피고인 D, F, G의 항소 및 위 피고인들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각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파기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