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5. 6. 14. 선고 2005노387 판결

2005

주문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 A을 벌금 3,000,000원에, 피고인 B을 벌금 800,000원에, 피고인 C을 벌금 800,000원에, 피고인 D를 벌금 800,000원에, 피고인 E을 2005노387 사건의 원심(춘천지방법원 2004고합99 사건) 판시 제1의 죄에 대하여 벌금 700,000원에, 제2의 각 죄에 대하여 벌금 2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2일을 피고인 A에 대한, 2일을 피고인 C에 대한, 3일을 피고인 E의 2005노387 사건의 원심 판시 제2의 각 죄에 대한 위 각 벌금에 관한 노역장유치기간에 각 산입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2005노387 사건의 원심 소송비용은 피고인 E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가)

2004. 2. 23. 대의원대회(이하 "이 사건 대의원대회"라고 한다) 관련 1 이 사건 대의원대회 당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하여 F정당의 국회의원 입후보 예정자는 이미 상당수 특정되었거나 특정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대의원대회 결의 당시 후보자의 특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위 대의원대회 결의가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2 이 사건 대의원대회 결의 당시 G노동조합(이하 "C"라고 한다) 내부적으로 또는 비공식적으로는 F정당을 지지하는 결의를 하였고, 다만 이를 결의문에 기재하여 외부에 공표하지 아니하였을 뿐이므로, G의 임원들인 피고인들은 이 사건 대의원대회를 통하여 그 자리에 참석한 250여명의 대의원들에게 F정당을 지지하는 선거운동을 한 것임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나)

2004. 3. 23. 시국선언문(이하 "이 사건 시국선언문'이라고 한다) 배부 · 게시 관련 1 당시 H단체이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F정당을 지지하기로 한 것은 공지의 사실인 점, G의 방침은 H단체의 방침에 따라 F정당을 지지하는 것이었지만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은 점, 이 사건 시국선언문이 작성 · 배부된 경위, 이 사건 시국선언문의 기재 내용, 이 사건 시국선언문의 취지는 거대야당 및 현 정권과 I정당을 모두 부패집단으로 규정하면서 이를 반대하고 진보정당인 F정당을 지지하는 취지인 점,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시국선언문은 기존 정치세력인 I정당과 정부, 야 3당을 비판하면서 F정당을 지지하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적어도 G 소속 교사들에 대하여는 그러한 취지가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보아야 함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시국선언문이 I정당을 반대하고 F정당을 지지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원심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2 검사는 이 사건 시국선언문 배부 · 게시와 관련하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공직선거법"이라고 한다)상 공무원의 선거운동 금지규정 위반, 서명날인 금지규정 위반, 국가공무원법상 정치운동 금지규정 위반의 적용을 구하였는데, 원심에서는 이에 대한 판단을 유탈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주장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의무가 있으며, 특히 선거에 있어서 공무원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을 지지 · 반대하는 등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는 점, 피고인들은 선거에 임박하여 특정 정당 및 정치세력을 지지 · 반대하는 결의 및 선언을 하고 공무 외의 집단행동을 하는 등 공무원 및 교사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정치적인 집단행동을 저지른 점, 이 사건 범행의 시기, 동기, 방법, 결과, G 내에서 피고인들은 핵심적인 지위에 있고 이 사건 범행에 있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점, 기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

나.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의 요지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가)

이 사건 시국선언문 배부 · 게시 관련 1 이 사건 시국선언문 배부 및 게시는 전체적으로 2004. 3. 12. 발생한 대통령 탄핵소추 사건에 대하여 이를 반대하는 의사표시가 주를 이루고 있고, 문제가 되고 있는 표현들도 당시 정치권의 행태 전반에 대한 추상적인 비판이자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내지 의사표시에 불과할 뿐, 나아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에 해당되지 않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2 이 사건 시국선언문 배부 및 게시는 당시 탄핵소추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에 불과할 뿐 국가공무원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치활동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설사정치활동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이므로, 위 행위는 어느 모로 보나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한 공무원의 집단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3 피고인 C의 경우 이 사건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장에 참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위 기자회견장에서 발생한 모든 결과에까지 공모공동정범으로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며,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나)

피고인 A의 2004. 3. 27. 위원장 서신(이하 "이 사건 위원장 서신"이라고 한다) 작성 · 게시 관련 피고인 A이 이 사건 위원장 서신을 작성 · 게시한 것은 H단체의 산하 단체인 G 위원장의 지위에서 단지 H단체의 방침을 조합원들에게 전달하고 알리기 위한 목적에 불과할 뿐 F정당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 아님에도 위 행위를 F정당을 지지하기 위한 의사표현이라고 판단한 원심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다)

피고인 E의 2004. 6. 29. 집회 참가 및 해산명령불응에 관하여 1 당시 당일 낮에 개최되었던 합법적인 집회가 완전히 종료되어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귀가하였고, 피고인 E을 포함한 일부 G 조합원들이 저녁 회의를 위하여 남아서 저녁식사를 하러 간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을 뿐 집회를 할 의사나 필요성이 전혀 없었음에도 경찰이 현장에 있던 조합원들을 포위하는 등 과잉대응을 하였고, 그러한 과잉대응에 대하여 피고인 등이 항의를 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이하 "집시법"이라고 한다)에서 정하고 있는 집회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고, 섣사 피고인 등이 위와 같이 경찰의 포위행위에 항의하기 위하여 한 행위가 집회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됨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2 집시법상 해산명령불응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그 전제로서 권한 있는 경찰관이 종결선언을 요청하고, 그 후 직접 참가자들에 대하여 자진해산할 것을 요청하고, 그 후 3회 이상 자진해산할 것을 명령한 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회 참가자들이 퇴거하지 아니한 경우에 성립되는 것인바, 이 사건의 경우 당시 강제로 해산을 시킬 만한 상황도 아니었던 데다가, 그 절차에 있어서 권한 있는 경찰관이 종결선언을 요청하거나 자진해산을 요청한 사실도 없으므로, 어느 모로 보나 위 해산명령은 위법한 것이고, 따라서 그러한 위법한 해산명령에 응하지 아니한 것은 집시법에서 정한 해산명령불응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주장 피고인들의 이 사건 행위는 공익 목적에 반한다거나 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집단이기적인 혹은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행위가 아닌 점,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방법, 결과, 피고인들이 공직선거법위반으로 벌금 1,000,000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 공무원직에서 당연퇴직하게 되는 가혹한 결과가 초래될 우려가 있는 점, 피고인들이 그 동안 성실하게 교직생활을 하여 온 점, 기타 제반 정상을 참작하면 각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대의원대회 관련

(1)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은 "이 법에서 '선거운동'이라 함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당선'의 기준을 사용하여 '선거운동'의 개념을 정의함으로써, '후보자를 특정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선거운동의 요건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선거운동의 개념은 '특정한' 또는 적어도 '특정될 수 있는' 후보자의 당선이나 낙선을 위한 행위여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물론, 특정 정당의 득표를 목적으로 하는 행위도 필연적으로 그 정당의 추천을 받은 지역구 후보자의 당선을 목표로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도 선거운동의 개념을 충족시킬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발언을 통하여 당선시키고자 하는 정당 후보자가 특정될 수 있어야 한다(헌법재판소 2004. 5. 14. 선고 2004헌나1 결정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당심에서 검사가 2004. 12. 13. 제출한 참고자료 중 언론보도내용 등에 의하면 이 사건 대의원대회(2004. 2. 22.) 당시에는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하여 F정당 소속으로 출마할 후보자가 일부 선거구의 경우 이미 특정되었고J선거구 K, L선거구 M, N선거구 O, P선거구 Q, R선거구 S, T선거구 U, V선거구 W, X선거구 Y, Z선거구 AA 등), 또한 일부 선거구의 경우 F정당 소속으로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자들이 언론 등에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었음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위 대의원대회 당시 특정 정당인 F정당을 지지하는 결의를 하여 F정당 소속 후보자들의 당선을 도모하고자 하였다면 이는 공직선거법에서 정하고 있는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3)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섣사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대의원대회 당시 '4 · 15 총선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하여 진보정치 실현에 앞장서고 부패정치를 청산하자'는 취지의 결의를 하였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결의 내용만으로 바로 특정 정당인 F정당을 지지하기로 하는 결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데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당심에서 검사가 추가로 제출한 참고자료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대의원대회 당시에는 H단체의 '4 · 15 총선방침' 및 G 중앙집행위원회의 '4 · 15 총선대응 사업계획' 등에 대한 보고가 이루어지고 대의원들 간에 그 내용에 관한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4 · 15 총선과 관련하여 G 입장에서는 대체적으로 H단체의 정치방침을 따르기로 하되, G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여 이를 공표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일반적인 수준에서 진보정치의 실현에 앞장서자는 정도의 결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방향으로 의견들이 정리된 사실이 인정될 뿐, 나아가 특정 정당인 F정당을 지지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였다는 점은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4)

따라서, 피고인들이 이 사건 대의원대회에서 특정 정당인 F정당을 지지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였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 검사의 이 부분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시국선언문 배부 · 게시 관련

(1)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은 '이 법에서 선거운동이라 함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에서 말하는 '선거운동'이라 함은 특정정당이나 특정후보자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그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태양, 즉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이 특정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 등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4. 9. 선고 98도1432 판결 등 참조). 또한,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라는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도 위 규정이 다양한 방법에 의한 탈법적인 선거운동을 규제하기 위하여 포괄적인 의미를 갖는 문언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국민의 참정권, 정치적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등이 과도하고 부당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그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에 꼭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해석·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G 집행부는 2004. 3. 23. 언론사 기자들을 불러모아 별지 "G 시국선언문" 기재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시국선언문을 배부하고 그 내용을 G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실이 인정된다.

(2)

AB정당 및 AC정당을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이 사건 시국선언문에는 AB정당 및 AC정당을 명시적으로 거명하여 이를 반대한다는 내용이 표현되어 있지는 아니하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시국선언문에는 "2004년 3월 12일, 거대야당은 민주주의와 국민들에게가증스러운 테러를 가하였다.", "국회를 장악한 부패 수구집단은 '민주적 절차'를 통해 민주주의를 유린했다", "수구 부패집단이 국회를 장악하는 한, 다수결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서 그들을 의사당에서 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참다운 민주주의다.", "수구 부패집단의 당리당략으로 오염된 국회를 국민의 진정한 대변자로 채우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다. 돌아오는 국회의원 선거는 부패한 보수정치의 판을 갈아엎을 소중한 기회이다."라는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된 '거대야당', '국회를 장악한 부패 수구집단', '부패한 보수정치의 판'은 문맥상 모두 동일한 대상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의결이 국회에서 이루어진 2004. 3. 12. 당시 '거대야당'은 AB정당과 AC정당 등이었음은 공지의 사실인 점, 이 사건 시국선언문이 단순히 탄핵소추 의결에 대한 비판 내지 반대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더 나아가 '돌아오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탄핵의결에 찬성한 거대야당, 부패한 보수정치의 판에 해당하는 AB정당과 AC정당 소속 후보자들을 낙선시키자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는 점, 기타 이 사건 공판 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시국선언문에는 특정 정당인 AB정당 및 AC정당을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피고인들은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AB정당 및 AC정당을 반대할 목적으로 이 사건 시국선언문을 작성, 배부 및 게시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I정당을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시국선언문에 "우리는 집권여당과 정부 또한 이번 사태에 깊이 연루되어 있음을 주목한다. 액수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집권여당 역시 불법 정치자금 등 부패정치의 잘못된 관행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으며, 그것이 이번 사태에 하나의 원인을 제공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돌아오는 국회의원 선거는 부패한 보수정치의 판을 갈아엎을 소중한 기회이다."라는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당시 이 사건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가장 중요한 동기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결에 대한 비판이고, 그에 따라 탄핵의결에 찬성한 AB정당과 AC정당 등 야당을 반대하는 내용이 그 주된 취지 내지 목적이라고 보이며, 이에 비하여 집권여당과 정부에 대한 비판은 부차적인 내용으로 삽입된 것일 뿐 주된 취지 내지 목적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이 사건 시국선언문 중 선거와 관련되어 비판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부패한 보수정치의 판'인데,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거대야당', '국회를 장악한 부패 수구집단'과 문맥상 동일한 뜻으로 사용되었고, '거대야당' 또는 탄핵소추 의결에 찬성한 정당에는 당시 집권여당인 I정당은 포함되지 않았던 점, 기타 이 사건 공판 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시국선언문에서 언급하는 '보수정치의 판'에 I정당이 포함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또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I정당을 반대할 목적으로 이 사건 시국선언문이 작성, 배부 및 게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F정당을 지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당시 H단체의 선거전략은 F정당의 모든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이고, G는 위와 같은 H단체의 방침을 적극 실현하기 위하여 총선 대응원칙을 설정하기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사실, G는 2004. 3. 10.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사업계획서에 관하여 논의한 사실, 피고인 A은 보수세력은 AB정당, AD정당, AC정당 등 제16대 국회의원을 말하고, 자신이 판단할 때 진보적 개혁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정당은 F정당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 그러나 G가 작성한 위 4 · 15 총선대응 사업계획에 의하더라도 진보정당 지지선언 여부는 중앙집행위원회의 논의사항으로 정해졌을 뿐 이를 확정적인 실천사항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었고, 역시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G 중앙집행위원회는 2004. 3. 10. 논의 당시 'F정당 지지선언 여부'와 'G가 특정 정당의 실명을 들어서 지지선언을 할 수 있는가'를 집중적으로 논의하였는데, 당시 G 조합원들 중에는 AB정당이나 I정당, F정당의 지지자들이 섞여서 존재하는 관계로 명시적으로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조합원들의 반발이 클 것이라는 주장이 다수 제기되었고, 또한 실정법상 교육공무원은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등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결국 G 명의로 특정 정당인 F정당을 지지하는 선언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취지로 결론을 내고, 이에 따라 G는 H단체의 총선방침인 F정당 공개 지지 방침을 그대로 따를 것이 아니라 G 실정에 맞게 이를 실천하되, 외부적으로 F정당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결의를 공식적으로 하지는 아니한 한 사실, 이에 따라 이 사건 시국선언문에도 'F정당'이란 용어를 전혀 사용하지 아니한 사실, H단체에서는 F정당을 지지하자고 지침을 마련하였는데, G는 위와 같이 H단체의 지침을 그대로 실천하기가 어려워 G 위원장인 피고인 A이 서 신 형태로 G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게시함으로써 H단체의 방침을 전달하게 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다가, '진보적 개혁정치', '진보세력', '진보정당'에서의 '진보'라는 개념은 사회적 모순을 개혁하고자 꾀하는 것을 뜻하고, 이와 대립되는 '보수 정치의 판', '보수세력', '보수정당'에서의 '보수'라는 개념은 현재의 상태나 질서를 그대로 지키기를 좋아하고, 전통과 관습을 중히 여겨서 급격한 변화는 원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바, 진보와 보수 정치세력 내에서도 다양한 편차가 존재하므로, 진보적인 성향이 강한 쪽에서는 다소 약한 진보세력도 보수주의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 반대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쪽에서는 온건한 보수세력을 진보주의적이라고 바라볼 수 있으며, 보수와 진보 어느 쪽이라고 평가할 수 없는 정치세력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고, 또한, 어느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안에 따라 때로는 보수적인 입장을, 때로는 진보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으며, 어느 특정 정당을 보수정당이라고 평가하더라도 그 구성원들 중에는 진보적인 성향이 있는 정치인이 존재할 수 있고, 진보정당 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는 등 '진보'와 '보수' 양 개념은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할 것이므로, 어느 특정 정당을 진보정당 또는 보수정당이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점, 이 사건 피고인들의 경우에도 각 피고인마다 '진보적 개혁정치'와 '보수정치'에 대하여 서로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시국선언문 작성 및 배부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정당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적시된 'AB정당, I정당, AC정당, F정당' 이외에도 AE정당, AF정당, AG정당, AH정당, AI정당, AJ정당 등 무려 22개나 되고, 그 정당마다 정치적인 성향이 다르고 진보와 보수 성향도 각양각색이어서 '진보적 개혁정치' 세력을 반드시 'F정당'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는 점, 이 사건 시국선언문 중 F정당과 관련시켜서 평가될 수 있는 부분은 '진정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정치세력으로의 정치판 판갈이', '진보적 개혁정치의 무대로 탈바꿈시킬 것이다'라는 부분 정도인데, 그 내용도 그 전후의 문맥에 비추어 보면 다가오는 선거에서 기존의 정치인들 중 부패한 정치인들을 추방하는 대신 참신하고 깨끗한 정치인들을 등용시키자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이고 F정당 소속 후보자들만을 특정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기타 이 사건 공판 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시국선언문에서 언급하는 '진보적 개혁정치'가 F정당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또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F정당을 지지할 목적으로 이 사건 시국선언문이 작성, 배부 및 게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국가공무원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집단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가)

국가공무원법 제66조에서 금지한 '노동운동'은 헌법과 국가공무원법과의 관계 및 우리 헌법이 근로삼권을 집회, 결사의 자유와 구분하여 보장하면서도 근로삼권에 한하여 공무원에 대한 헌법적 제한규정을 두고 있는 점에 비추어 헌법 및 노동법적 개념으로서의 근로삼권, 즉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제한되는 단결권은 종속근로자들이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조직한 경제적 결사인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그에 가입, 활동하는 권리를 말한다고 할 것이며 또한 같은 법상의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적 행위'는 공무가 아닌 어떤 일을 위하여 공무원들이 하는 모든 집단적 행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21조 제1항, 헌법상의 원리, 국가공무원법의 취지, 국가공무원법상의 성실의무 및 직무전념의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라고 축소해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2. 14. 선고 90도2310판결 등 참조). 또한, AK법률(이하 "AK법"이라고 한다)은 국가공무원법 제66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5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교원에 적용할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이고, AK법에 의하여 설립된 G는 합법적인 노동조합인바, 다만 교육공무원으로서 학생들의 수업을 받을 권리와의 조화 및 공무원으로서의 특수성 등을 감안하여 AK법은 파업 · 태업 기타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일체의 쟁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AK법 제8조), 공무원은 일체의 집단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제66조는 G 소속 교육공무원에 있어서는 AK법의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여 이를 축소해석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고, 쟁의행위 이외의 일상적인 조합활동(예컨대 대의원대회, 조합 창립식 등)은 AK법상 허용되는 것으로 국가공무원법 제66조의 집단행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자주적이고 독자적인 정치적 판단능력이 아직은 미숙한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학생들은 타인의 정치적 주장 등을 여과 없이 수용할 가능성이 크고, 특히 학생에 대한 전 인격적 지도를 담당하는 교사가 어느 특정 정파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경우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아니하며, 이는 학생들을 상대로 한 직접적인 의사표명뿐 아니라 교사들의 단체인 G 명의로 정치적 의사표명을 하는 간접적인 경우도 마찬가지라 할 것인바, 이러한 이유로AK법은 G노조로 하여금 일체의 정치활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AK법 제3조).

(나)

위와 같은 관련 법 규정의 취지 및 해석기준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의 이 사건 시국선언문의 작성과 배부 및 게시와 관련된 일련의 행위들은 그 자체로 명백히 AK법 제3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치활동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또한, 이는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로서 국가공무원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집단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며,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한 행위라고 볼 여지도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6)

피고인 C의 공모공동정범 인정 여부에 관하여

(가)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고, 이와 같은 공모에 대하여는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정황사실과 경험법칙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4도5494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G는 2004. 3.경 이 사건 시국선언문을 준비하여 이를 각 지부에 배부하고, 각 지부별로 G 소속 조합원들로부터 이 사건 시국선언문에 동참한다는 서명을 받고, 피고인 A 등이 2004. 3. 23. G 본부 사무실에서 언론사 기자들을 불러모아 이 사건 시국선언문을 발표, 배부하고 이를 G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이 사건 시국선언문의 작성, 배부 및 게시에 관하여 모두 사전에 G에서 내부 절차에 따른 논의 및 의결과정을 거쳐서 조직적, 계획적으로 준비, 시행된 것이고, G의 서울지부장인 피고인 C은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들에 관한 논의 · 준비 · 시행 과정에 직접 · 간접적으로 가담하고 그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등 위와 같은 행위들에 관하여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진 공모관계에 있음이 인정되므로, 위 피고인이 직접 이 사건 시국선언문을 언론사 기자들에게 발표하는 현장에 참석하여 있었는지 여부와 상관 없이 위 피고인은 위와 같은 행위들에 관하여 공동정범으로서 그 형사책임을 면할 수 없다.

(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위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7)

검사의 판단유탈 주장에 관하여 1 검사는 이 사건 시국선언문 배부 · 게시와 관련하여 피고인들이 공무원으로서 'F정당'을 지지하는 선거운동을 한 점, 'F정당' 지지를 위하여 투표를 하도록 권유하여 정치운동을 한 점을 기소하였을 뿐이며 이에 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미 판단을 하였고, 2 이 사건 시국선언문 배부 · 게시와 관련하여 피고인들이 공무원으로서 'AB정당 및 AC정당'을 반대하는 선거운동을 한 점, 'AB정당 및 AC정당' 반대를 위하여 투표를 하지 아니하도록 권유하여 정치운동을 한 점은 검사가 기소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부분에 관하여는 판단할 필요가 없고, 3 공무원으로서 서명운동을 한 점에 관하여는 2004노3101호 사건의 원심 제3회 공판기일 및 2005노387호 사건의 당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각 그 공소를 철회하였으므로 이 부분에 관하여는 판단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위 각 부분에 관하여 판단유탈이 있다는 취지의 검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피고인 A의 이 사건 위원장 서신 작성 · 게시에 관하여

(1)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당시 피고인 A은 G 위원장의 지위에 있는 사람으로서 G 내 · 외에서 그 영향력이 상당히 큰 점, 앞서 본 바와 같은 4 · 15 총선과 관련한 H단체과 G의 입장, 위 피고인이 이 사건 위원장 서신을 작성 · 게시하게 된 경위, 이 사건 위원장서신의 게시 시기, "H단체에 가입된 G의 정치방침은 H단체의 정치방침인 F정당을 통해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노동조합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할 당과 후보에 대한 지지를 명확히 하자는 것이며", "저는 교사들이 교육노동을 통해 교육의 희망과 세상의 희망을 만드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땅 1천 5백만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과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등의 내용들을 포함한 이 사건 위원장 서신의 전체적인 내용, 기타 이 사건 공판 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피고인이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글을 'G 위원장 A' 명의로 G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은 G의 상급단체인 H단체의 방침을 단순히 전달하는 수준을 벗어나 피고인 A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G의 입장을 밝힌 것이라 할 것이고, 그 내용은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특정정당인 F정당을 지지하기 위하여 F정당에 투표하도록 권유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2)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위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피고인 E의 2004. 6. 29. 집회 참가 및 해산명령불응에 관하여 (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래 이 사건 당일 일몰 전에 집회에 참석하였던 사람들 중 일부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하여 현장을 떠났다가 20:00경부터 다시 이 사건 집회 장소에 모여들기 시작한 점, 이 사건 당시 G 집행부 위원들 약 20여명은 오로지 다른 교사들을 기다리기 위하여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라기 보다는 그러한 목적과 함께 교육부장관에게 당일 일몰 전 집회 당시 자신들이 주장하던 내용 등에 관한 자신들의 의사(표준수업 시 수 법제화 촉구, 교육부장관에 대한 단체교섭 촉구 등)를 직 · 간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의도도 함께 하여 위와 같이 정부종합청사 후문 쪽 인도에 다수인이 모여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당시 20여명의 G 집행부 위원들은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 노상에 돗자리를 깔아 놓고 연좌하여 농성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구호를 외치거나 하지는 않았으나, "이라크 파병 반대", "G노동조합 중앙집행위원회 농성투쟁"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있었고, 일몰 전 집회에서 사용하였던 여러 점의 피켓 등도 그대로 현장에 존치하고 있었으며, 참석자들 중 일부는 머리띠 등을 두르고 있기도하였던 점, 그 무렵 서울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G 중앙본부 조직실장인 AL 등에게 현수막 등 철거와 함께 집회의 자진해산을 요청하였고, 그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인 점, 기타 이 사건 공판 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

모여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당시 20여명의 G 집행부 위원들은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 노상에 돗자리를 깔아 놓고 연좌하여 농성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구호를 외치거나 하지는 않았으나, "이라크 파병 반대", "G노동조합 중앙집행위원회 농성투쟁"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있었고, 일몰 전 집회에서 사용하였던 여러 점의 피켓 등도 그대로 현장에 존치하고 있었으며, 참석자들 중 일부는 머리띠 등을 두르고 있기도하였던 점, 그 무렵 서울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G 중앙본부 조직실장인 AL 등에게 현수막 등 철거와 함께 집회의 자진해산을 요청하였고, 그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인 점, 기타 이 사건 공판 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 E을 포함한 G 소속 교사들 20여 명은, 비록 노래를 부르거나 구호를 외치는 등 위력이나 기세를 보여 시위행위를 한 데까지는 이르지 아니하였다 할지라도, 일몰시각 후에 공동의 목적(교육부장관 및 관계자 등에게 평화적으로나마 자신들의 위와 같은 의사를 직 · 간접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 등)을 위하여 도로 등 일정한 옥외의 장소에서 회합하였다는 의미에서 집시법에서 정하고 있는 야간옥외집회의 구성요건을 이미 충족하였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집회가 집회에 해당되지 않는다거나 단지 경찰관의 과잉대응에 대하여 항의한 것에 불과하여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한 행위라는 취지의 위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집시법 제10조, 제18조, 제21조, 같은 법 시행령 제9조의2의 각 규정에 의하면 집회신고시간을 넘어 일몰시간 후에 집회 및 시위를 한 경우에는 관할경찰관서장 또는 관할경찰관서장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경찰관은 참가자들에 대하여 상당한 시간 내에 자진해산할 것을 요청한 다음, 그 자진해산요청에도 응하지 아니할 경우 자진해산할 것을 명령할 수 있다고 할 것이며, 여기서 해산명령 이전에 자진해산할 것을 요청하도록 한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반드시 '자진해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요청할 필요는 없고, 그 때 해산을 요청하는 언행 중에 스스로 해산하도록 청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으면 된다(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도217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당심에서 검사가 추가로 제출한 자료들(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이를 참작한다)에 의하면, 이 사건 집회 당시 서울 종로경찰서장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경찰관인 AM, AN 등은 20:00경부터 21:30경 사이에 위 피고인을 비롯하여 이 사건 집회에 참석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약 3회에 걸쳐서 집회를 종료하고 시위용품들을 스스로 수거하여 자진해산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일몰 후의 옥외집회의 경우 종결선언요청은 생략할 수 있다.), 집회 참석자들이 위와 같은 자진 해산 요청에 응하지 아니하자 21:30경부터 22:12경 사이에 3회 이상 해산명령을 하였고, 집회 참석자들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22:30경 경찰 병력이 위 집회 참석자들을 강제해산시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해산명령은 집시법에서 정하고 있는 소정의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러한 해산명령이 위법한 것임을 전제로 하는 위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검사 및 피고인들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들은 모두 공무원이자 학생들을 지도 · 교육하는 교사로서 정치활동을금하고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며, 특히 선거에 있어서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을 지지 · 반대하는 등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는 점, 그런데, 피고인들은 선거에 임박하여 특정 정당 및 정치세력을 지지 · 반대하는 내용의 선언을 하고 이를 G 내부뿐 아니라 언론기관 및 기타 외부에 공표하고, 그 과정에서 공무원 및 교사로서의 본분을 벗어나 공익에 반하는 위법한 집단행위를 한 점, 피고인들이 소속된 G의 위와 같은 위법한 행위는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A은 다른 피고인들과 달리 G 위원장 명의로 F정당을 지지하는 글을 G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그 위법행위의 정도나 비난가능성이 더욱 큰 데다가, 위 피고인은 G의 위원장으로서 G 및 그 소속 조합원들의 이 사건 범행과 같은 일련의 위법행위를 가장 핵심적으로 기획, 추진, 진행하였는바, 그 행위 및 결과에 대하여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고, 피고인 B은 G 수석부위원장, 피고인 C은 G 서울지부장, 피고인 D는 G 부위원장, 피고인 E은 G의 강원지부장으로서 모두 G 조직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간부들이고, 위와 같은 일련의 위법행위에 적극적, 주도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바, 역시 위 피고인들도 그러한 행위 및 결과에 대하여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행위에 이르게 된 근본적인 동기에 참작할 점이 있고, 피고인들이 공개적인 기자회견을 통한 시국선언에서 특정 정당을 명시하지는 않는 등 나름대로 합법적인 틀을 지키려고 노력한 점, 피고인 E의 집시법위반의 점은 그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 점이 있고, 그 결과가 공중 교통이나 사회 질서에 큰 위해를 가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들이 자신들이 인정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그 책임을 인정하고 향후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활동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은 실형을 선고받은 전과가 없으며, 그 동안 교사로서 성실하게 근무하여 온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각 연령, 성행,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각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2)

따라서, 각 원심에서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각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를 받아들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하는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