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5. 26. 선고 2016나2083052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2015. 12. 22. 실시된 피고의 지부위원장 선거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한국노총 산하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운송)노동조합 C지부(사업장 C 주식회사, 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이고, 원고는 피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다.

나.

피고 노동조합의 지부위원장 선거

1)

지부위원장을 비롯한 임원선거와 관련하여, 서울시버스(운송)노동조합 선거관리규정(이하 '선거관리규정'이라 한다)은 당선 요건으로 '2명 이상 입후보하였을 경우 재적 인원의 과반수 투표와 투표자의 과반수 득표가 필요한 점,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고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2차 결선투표를 시행하되 과반수와 관계없이 다수 득표자를 당선자로 한다는 점'을 규정한다(제37조).

2)

원고와 D는 2015. 12. 15. 시행된 피고 노동조합 지부위원장 선거에 출마하였다. 위 선거에서 피고 노동조합 조합원 279명 중 276명이 유효한 투표를 하였는데, 원고가 138표, D가 137표를 득표하였다(무효 1표, 이하 '1차 선거'라 한다). 결국, 1차 투표에서 원고와 D 모두 과반을 득표하지 못했다.

3)

2015. 12. 22. 시행된 결선투표에서 조합원 276명이 유효한 투표를 하였는데, 원고가 134표, D가 142표를 득표하였다. 결국, 다수를 득표한 D가 피고 노동조합 지부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이하 '2차 선거'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 7, 8, 9, 12호증, 을 제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

가.

원고 주장

1차 선거 이후, D는 2차 선거를 위하여 원고의 핵심 선거참모였던 E에게 자신의 지지를 부탁하면서 '600만 원 지급과 피고 노동조합 간부 임명권'을 약속한 다음 3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이는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이고, D의 행위가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으므로, 2차 선거는 무효이다.

나.

피고 노동조합 주장

D가 E에게 600만 원의 지급을 약속하긴 하였지만, 실제로 금품 등을 지급한 것은 아니다. 이를 선거무효사유로 볼 수 없을뿐더러, D의 행위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던 것도 아니다. 따라서 2차 선거를 무효로 볼 수 없다.

3.

2차 선거의 무효 여부 - 무효

가.

관련 법리

1)

선거절차에서 법령 등에 위반한 사유가 있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당선이 무효인 것은 아니다. 법령 등 위반행위가 선거인의 자유로운 판단에 따른 투표를 방해하여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였고,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될 때 해당 선거를 무효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9다100258 판결 등 참조). 이때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되는 때'란 그와 같은 위반행위가 없었더라면 선거 결과, 즉 후보자 당락에 다른 결과가 발생하였을지도 모른다고 인정되는 때를 말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수35 판결 등 참조).

2)

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6조 제4항은 "임 원의 선거·해임에 관한 사항은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노동조합법 제11조는 '노동조합의 자주적 운영의 보장'과 함께 '민주적 운영의 보장'을 병렬적으로 열거한다. ② 피고 노동조합 조합원의 지부위원장 선거권과 피선거권은 노동조합법 제22조에서 정한 조합원의 핵심적인 권리에 해당한다. ③ 한국노총 지역지부 조직운영규칙 제26조는 "지부위원장(지부 의장)은 지역지부를 대표하고 지역지부의 제반 업무를 총괄한다."라고 규정한다. 이와 같이 지부위원장의 지위와 역할에 비추어 보면, 피고 노동조합 지부위원장은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절차에 따라 선출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조합원의 총의(總意)를 반영할 수 있는 선거구조하에서 선출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특히 노동조합 임원선거의 경우, 선거절차에서의 법령 등 위반행위가 중대한 선거부정행위로 평가될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선거 결과를 그대로 용인하는 것이 조합민주주의를 무의미해지게 하거나 형해화하는 것으로 평가된다면, 해당 선거 역시 무효로 볼 수 있다.

나.

이 사건의 경우

다음 사정을 고려하면, 2차 선거는 무효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1)

D의 선거부정행위

가)

인정 사실

앞서 채택한 증거, 갑 제10, 20호증,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 노동조합은 G 본사에서 근무하는 조합원과 H지사에서 근무하는 조합원으로 구성된다. 지부위원장 선거를 위하여, G 본사에서 근무하던 원고는 E를 비롯한 4명의 선거참모를 두었는데, E는 H지사에서 선거운동을 하였다.

(2)

1차 선거 이후, D는 E에게 '2차 선거 전에 300만 원, 선거 후 300만 원을 각각 지급할 것, 피고 노동조합 총무부장을 비롯하여 H지사 관련 노동조합 간부 임명에 관한 전권을 줄 것'을 약속하면서 '2차 선거에서 자신을 위하여 선거운동을 해달라'고 부탁하였고, E는 이를 승낙하였다. 뒤에서 보는 것처럼, E는 D를 위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D가 2차 선거 전에 300만 원을 지급하였다'는 점에 관한 원고 제출 증거는 믿기 어렵거나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나)

판단

(1)

'이와 같이 금품이나 직책의 제공을 약속하는 방법으로 유력한 상대방 후보자의 핵심 선거참모를 유인하거나 매수하는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11, 16조, 한국노총규약 제45조,<2> 선거관리규정 제6조,<3> 한국노총 지역지부 조직운영규칙 제27조<4>에 반하는 것이다.

(2)

'위와 같은 법령 또는 피고 노동조합 규약 등에 의해 보호되는 노동조합 임원선거의 자유·공정과 불가매수성'은 선거의 공정성 확보와 선거부정 방지를 통한 조 합민주주의 실현이라는 공공의 이익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D가 제공하기로 약속하였던 금품의 액수와 피고 노동조합 간부 직책의 중요성, 2차 선거를 하게된 경위 등을 고려하면, 이는 위와 같은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선거부정행위'로 평가된다.

2)

D의 행위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

앞서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 사정을 고려하면, D의 행위는 2차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가)

E의 지위와 역할

(1)

앞서 본 것처럼, E는 원고의 핵심 선거참모였고,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원고에게 열세일 수 있는 H지사를 담당하는 조합원이었다. 따라서 D의 선거부정행위로 인해, 원고가 2차 선거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2)

2차 선거 직후 E는 D 등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이 약 50명의 조합원을 좌우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라는 취지로 얘기하였다. E는 제1심법정에서 피고 노동조합을 위하여 증언하면서도 "자신을 따르는 조합원이 30명 정도 이른다."라고 증언하였는데, 이는 전체 조합원의 1/10을 넘는 수준이다. 따라서 단순히 E가 D의 지지를 표명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다른 조합원의 투표행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

2차 선거에서, 금품 또는 직책의 제공을 약속받은 E는 조합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D를 위하여 선거운동하였다. 2차 선거 이후 E, D 등이 아래와 같이 나눈 대화 내용에서도 E가 D를 위하여 상당한 정도로 선거운동을 하였고, 위와 같은 선거운동이 2차 선거에 영향을 미쳤던 점을 짐작할 수 있다.<5>

나)

1·2차 선거 결과

(1)

1차 선거에서 원고와 D의 득표 차이는 1표에 불과하였다. 특히 원고는 D보다 많은 유효 득표수의 절반을 득표하였다. 이처럼 1·2차 선거는 조합원 2~3명의 투표 결과 또는 변심에 따라 당락이 바뀔 수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선거였다.

(2)

1차·2차 선거 사이에 일주일의 간격이 있었지만,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은 특별히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차 선거와 달리 2차 선거에서, 원고는 오히려 4표를 적게 득표하였고, D는 5표를 더 득표하였다.

다.

소결론

1)

D의 행위가 없었다면, 2차 선거의 당락에 다른 결과가 발생하였을지도 모른다. 결국, D의 행위는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으로, 2차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2)

'경쟁이 치열한 선거에서 당선을 위하여 상대방 후보자의 핵심 선거참모를 금품 또는 직책의 제공을 약속받는 방법으로 매수하여 상대방 후보자를 위하여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자신을 위하여 선거운동을 하도록 하는 것'은 중대한 선거부정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 노동조합 지부위원장의 지위와 역할, 제공하기로 약속하였던 금품의 액수나 직책의 중요성, 1·2차 선거 결과, 이로 인해 피고 노동조합 조합원이 입게 되는 피해 정도나 피고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상실의 정도 등을 고려하면, 2차 선거 결과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조합민주주의를 무의미해지게 하거나 형해화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3)

따라서 2차 선거는 무효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피고 노동조합이 이를 다투는 이상 원고에게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피고 노동조합은 '선거관리규정 제39조는<6> 사전에 이의신청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한다. 따라서 원고가 이의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상 이 사건 소는 부당하다'라고 주장한다. 위 규정의 내용과 취지, 이의신청 기간이 비교적 짧은 점, 이의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 선거의 효력을 다툴 수 없다는 규정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노동조합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해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조찬영 황승태

각주1) '서울시버스(운송)노동조합 C지부'와 같은 단체이다. 당사자가 부르는 바에 따라 'C노동조합'이라 한다.

각주2) 제45조(임원의 선거) ② 공정한 선거관리와 선거운동의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선거공영제를 실시한다.

각주3) 제6조(선거업무) ② 조합은 지부 선거업무가 공정하고 민주적인 선거가 될 수 있도록 하기위하여 조합 직원 약간 명을 파견하여 지부 선거업무 전반에 관하여 관장 또는 지도할 수 있다.

각주4) 제27조(임원의 선거) ① 임원은 대의원이 직접·비밀·무기명투표를 하여 선출한다.

②

공정한 선거관리와 선거운동의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선거공영제를 실시할 수 있다.

각주5) 일부 대화 내용은 생략하였다.

각주6) 제39조(이의신청 및 처리) ② 지부(임원, 조합대의원, 지부대의원)선거

각주7) 1. 선거에 이의가 있을 시는 선거 종료일로부터 5일 이내에 지부선거관리위원회에 서면으로 이의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각주8) 2. 지부선거관리위원회는 이의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5일 이내에 이의사항을 판정하여 이의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각주9) 3. 지부선거관리위원회의 판정에 이의가 있을 시는 통고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재심청구를 할 수 있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청구 접수일로부터 10일 이내에 판정하여 이의자에게 통고하여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