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결정

서울고등법원 2019. 5. 14.자 2019라20225 결정

주문

1.

제1심결정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카합20284호 효력정지등 가처분 신청사건에서 같은 법원이 2018. 9. 17.에 한 가처분 결정 중 'D위원회 설치 및 운영규정 제13조의 효력을 정지하고, 채무자는 그 소속 D위원회가 D위원회 설치 및 운영규정 제13조에 근거한 활동을 하도록 하여서는 아니 된다.' 부분을 인가하고 나머지 부분(제10조 제1항 제3호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나.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채권자들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50%를 채권자들이, 나머지를 채무자가 각각 부담한다.

신청취지및항고취지

이유

1.

사실 관계

소명자료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관계는 다음과 같다.

가.

방송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채무자의 이사회는 2018. 6. 5. '채무자의 공적 책임과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침해한 사례를 조사하여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정책과 제도를 수립해서, 채무자의 공적 책임 및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별위원회인 'D위원회'(이하 '이 사건 위원회'라 한다)를 설치하는 'D위원회 설치 및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는 결의를 하였다.

나.

이 사건 운영규정에 따르면, 이 사건 위원회는 외부 위원을 포함하여 10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고(제4조 제1항, 제3항) 의사 결정은 합의를 원칙으로 한다(제5조 제3항). 그리고 이 사건 위원회는 자료 등 제출 요구, 관계자의 출석 및 답변 요구 등의 권한을 갖고(제9조 제1항), 방송의 공정성·독립성 침해 사례나 부당인사 등 공적 책임 훼손 사례를 조사하여(제3조), 그에 대한 조사결과 보고서를 채택하고(제2조 제2호), 이를 사장에게 보고한다. 이 사건 위원회가 조사결과를 사장에게 보고할 때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제1호), 피해 구제를 위한 조치(제2호)와 함께 '징계 등 인사조치(제3호)'를 권고할 수 있고(제10조 제1항), 사장은 권고에 대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제18조). 아울러 이 사건 위원회는 조사 절차에서 조사를 방해하거나 조사에 불응한 자 등에 대해 사장에게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제13조).

다.

이 사건 운영규정은 2018. 6. 5.부터 시행되었고, 위원회의 활동 기간은 시행일부터 10개월이나 필요한 경우 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사장이 6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제4조 제6항, 부칙 제1조). 이 사건 운영규정에 따라 이 사건 위원회가 구성되어 과거 방송 사례 등을 조사하고 사장에게 관련자들의 징계를 권고하거나 요구하였다.

2.

사건 경과 및 심판 대상

가.

채무자의 근로자들인 채권자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면서 이 사건 운영규정은 무효이고 이 사건 위원회의 활동이 정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운영규정의 효력 정지와 이 사건 위원회의 활동 중단을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①

이 사건 위원회는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및 방송법 제50조 제4항에 따라 이미 자체감사기구인 감사를 두고 있는 채무자가 새로 합의제 자체감사기구를 설치한 것으로서, 합의제 자체감사기구 설치를 금지하는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단서를 위반한 것이다.

②

이 사건 위원회는 중복감사를 금지하는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33조를 위반한 것이다.

③

이 사건 위원회는 이사회와 별도로 감사를 두도록 한 방송법 제50조 제1항을 잠탈하고 감사에게 포괄적인 감사 권한을 부여한 방송법 제51조 제4항을 위반하여 감사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다.

④

이 사건 운영규정 중 제10조 제1항 제3호, 제13조는 근로자에 대한 인사조치나 징계와 관련된 새로운 절차와 내용을 규정한 것으로서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는데, 그에 대해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위배된다.

나.

제1심법원은 2018. 9. 17. 채권자들의 주장 중 ④ 부분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운영규정 중 제10조 제1항 제3호, 제13조의 효력을 정지하고, 채무자에게 이 사건 위원회의 활동 중 이 사건 운영규정 제10조 제1항 제3호, 제13조에 근거한 활동을 금지하도록 하고, 채권자들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을 하였다. 그리고 제1심법원은 채무자들이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2019. 2. 1. 이 사건 가처분결정을 인가하였다.

다.

그에 대해 채무자는 2019. 2. 8. 즉시항고를 하고 2019. 3. 28. 항고취지를 변경하여 이 사건 가처분 결정 중 이 사건 운영규정 제13조에 관한 부분은 불복하지 않고 제10조 제1항 제3호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만 불복한다는 취지를 명확히 하였다.

라.

이 사건 가처분 결정에 대해 채무자만 이의신청을 하였고, 제1심 결정은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을 인가하였다. 항고법원은 불복신청의 한도에서 제1심 재판의 당부를 심리·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므로(민사소송법 제443조 제1항, 제407조), 이 법원의 심판대상은 인가된 이 사건 가처분 결정 중 채무자가 항고한 이 사건 운영규정 제10조 제1항 제3호에 관한 부분에 한정된다.

3.

판단

가.

이 사건 운영규정 제10조 제1항 제3호는 이 사건 위원회가 사장에게 조사결과를 보고할 때 '징계 등 인사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1심법원은 채권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운영규정 제10조 제1항 제3호가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관련된 인사조치 및 징계절차에 관한 사항을 기존의 취업규칙과는 별도로 규정한 것으로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 사건 위원회 조사절차에서의 조사 방해나 불응 등을 새로운 징계사유로 규정한 것임이 명백한 이 사건 운영규정 제13조와는 달리 이 사건 운영규정 제10조 제1항 제3호는 이 사건 위원회가 조사결과를 사장에게 보고할 때 '징계 등 인사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에 따라 '사장은 위원회의 권고에 대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제18조).'는 것으로서 새로운 징계사유나 별도의 징계절차를 규정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 적어도 문언상으로는 '권고'에 절대적인 구속력을 부여하고 있지 않고 사장에게 경영상 판단과 재량의 여지를 두고 있으며, 이 사건 운영규정이 다른 규정에 우선하는 것으로 하고 있지만(부칙 제2조) 이 사건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사장이 징계에 회부하는 경우에도 별도의 징계절차가 아니라 인사규정(소갑 제5호증)에서 정한 징계사유, 징계의 종류, 징계시효 등에 관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는 등 인사규정에 따른 통상의 징계절차에 따라야 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직원은 인사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면직되지 않는다는 채무자의 정관 제24조를 비롯하여 직원은 인사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신분상 불리한 인사처분을 받지 않는다는 취업규칙 제44조, 직원의 포상과 징계에 관한 사항은 인사규정에 정한 바에 의한다는 취업규칙 제49조, 징계사유를 나열한 인사규정 제55조, 징계의 종류를 규정한 인사규정 제56조, 징계시효를 규정한 인사규정 제58조가 배제될 이유나 근거는 없다.

따라서 채권자들의 소명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운영규정 제10조 제1항 제3호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임을 전제로 그에 대한 근로자들의 동의가 없어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보긴 어렵고, 이를 근거로 가처분을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채권자들이 이 법원에서 추가한 피보전권리는 조사결과의 발간에 관한 것이므로, 이 사건 운영규정 제10조 제1항 제3호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나.

다만 이 사건 위원회의 실제 운영에 따라서는 진상 규명보다 인적 책임의 추궁에 치중하거나 이미 징계시효가 경과한 사유에 대해 징계를 권고하거나 사장이 징계 권고를 그대로 추종하는 등 이 사건 운영규정이 문언과는 달리 근로자들에게 불이익·불합리하게 작용하여 채권자들이 우려하는 일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더구나 이 사건 위원회는 이미 감사 제도를 두고 있는 채무자가 외부 위원까지 포함하여 설치한 합의제 기구로서, 채권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이나 방송법 등 관련 법률에 저촉되거나 양립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다.

그러나 그 이전에 채권자들에게 가처분이 유지될 보전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밖에 없다. 이 사건과 같은 임시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특히 계속하는 권리관계에 끼칠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가 있을 경우에만 허용된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더구나 가처분 채무자에 대하여 본안판결에서 명하는 것과 같은 내용의 부작위 의무를 부담시키는 이른바 만족적 가처분일 경우에 있어서는 그에 대한 보전의 필요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더욱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4.자 2006마907 결정 등 참조). 이 사건 가처분은 현상의 보존 정도가 아니라 현상을 변경하여 이 사건 위원회의 일부 활동을 금지하는 것으로서 채권자들은 실질적으로 본안소송에서 승소한 것과 같이 권리에 대한 종국적인 만족을 얻게 되므로, 이러한 가처분이 인용되려면 임시 지위를 정하는 일반적인 가처분보다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분명하고 강한 소명이 있어야 한다.

채권자 A은 피고 E노동조합의 위원장, 채권자 B은 부위원장으로서 E노동조합 조합원들을 대표하여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의 당사자는 노동조합이 아니라 채권자들 개인일 뿐이다. 그리고 채권자들은 자신들이 이 사건 위원회의 조사 대상 예정자라고 주장하지만, 이 사건 위원회의 활동이 개시된 지 상당 기간이 경과하였음에도 이 사건 운영규정에 따라 실제로 채권자들이 이 사건 위원회의 조사를 받았거나 이 사건 운영규정 제10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채권자들에게 징계가 권고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심지어 채권자들이 본안판결 확정시까지의 가처분을 구하였고 이 사건 가처분 결정도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채무자의 행위를 제한하였음에도, 채권자들이 본안 소를 제기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 채권자들에게 계속하는 권리관계에 끼칠 현저한 손해가 있거나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가처분에 필요한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므로, 이 사건 운영규정 제10조 제1항 제3호에 관한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은 유지되기 어렵다.

4.

결론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은 채무자가 불복하지 않는 이 사건 운영규정 제13조 부분에 대해서만 인가하고 나머지 부분은 취소해야 한다. 제1심 결정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채무자의 항고를 받아들여 제1심 결정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2019. 5. 14.

판사 윤승은(재판장) 황승태 이예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