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1. 6. 30. 선고 2020나2049004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의 금전지급청구 부분 중 환송판결로 확정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7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5. 10.부터 2020. 12. 24.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18. 4. 5.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월 2,5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환송 후 이 법원의 심판범위

가.

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가 2017. 11. 24. 원고에 대하여 한 면직통보의 무효 확인, 미지급임금으로 2015. 10. 5.부터 2018. 4. 4.까지 8,3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2018. 4. 5.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매월 5일 350만 원씩의 지급을 구하였고, 정기금에 의한 지급을 구한 부분 외에는 그 청구가 모두 인용되었다.

나.

이에 피고가 항소하여 환송 전 당심에서는 ‘8,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5. 10.부터 2019. 11. 12.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돈과 2018. 4. 5.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월 1,000,000원의 비율에 의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 및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다.

이에 대하여 원고만이 환송 전 당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에 불복하여 상고하였고, 피고는 상고도, 부대상고도 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환송 전 당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당심으로 환송하였는바, 이로써 환송 전 당심판결 중 면직통보 무효확인청구 부분과 금전지급청구 중 ‘8,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8. 5. 10.부터 2019. 11. 12.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돈과 2018. 4. 5.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월 1,000,000원의 비율에 의한 돈’ 부분은 원고 승소로 확정되었으므로, 환송 후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금전지급청구 중 환송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으로 한정된다.

2.

기초사실

가.

피고는 지방문화원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서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서울특별시 C구(이하 ‘C구’라 한다)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왔고, 그 보조금 항목 중에는 피고 직원 인건비가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C구는 2015. 7.경 피고의 대표자 선정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에 대한 보조금 교부를 중단하였다.

나.

피고의 당시 원장이었던 E은 2015. 10.경 원고에게 피고의 사무국장으로 일할 것을 제안하면서 “피고의 사무국장 급여 250만 원은 나라에서 나온다. C구청과의 문제가 끝나면 사무국장 급여 예산이 바로 집행된다. 지금은 당장 급여를 지급할 수 없다. 그러나 조금만 참으면 문화원 자금 사정이 나아지니 그 때 밀린 급여를 지급하겠다. 당분간은 사무국장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교통비 또는 국장활동비 명목으로 월 100만 원만 지급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원고는 E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다.

이에 피고는 2015. 10. 5. 원고를 피고의 사무국장으로 임명하였고, 그 때부터 2017. 7. 31.까지 원고에게 임금으로 매월 100만 원(다만 2015. 11.경까지는 매월 50만 원)을 지급하였다. 한편 피고는 보조금을 다시 지급받으면 원고에게 나머지 월 250만 원의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하였으나, 피고가 원고에게 그 돈을 실제 지급한 바 없다.

라.

피고는 2017. 11. 24.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을 결의하고, 2018. 1. 10. 원고에게 아래 표 기재와 같은 내용의 면직통보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15, 43호증, 갑 제24호증의 1 내지 8, 을 제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3.

미지급 임금 청구(확정된 부분 제외)에 대한 판단

가.

임금지급의무의 발생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해당부분(제6면 아래에서 5행부터 제7면 4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나.

임금지급의무의 범위

1)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피고로부터 임금으로 매월 350만 원씩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중 환송판결로 확정된 업무교통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돈의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➀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한 돈은 업무교통비를 포함하여 월 250만 원뿐이고, ➁ 설령 월 350만 원씩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하더라도 그 중 250만 원은 C구로부터 보조금을 수령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데 위 조건이 성취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2)

원고가 지급받을 약정 임금 액수

갑 제3, 20, 21, 24, 3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 즉 ➀ 원고는 피고로부터 임금으로 업무교통비 100만 원을 포함하여 월 합계 35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는 점, ➁ 피고도 제1심에서 “원고는 월 교통비 등 포함 월 350만 원을 나중에라도 받을 기대 하에 사무국장에 임용된 것”이라고 하여(2018. 7. 3.자 답변서 제3쪽 참조), 원고가 지급받을 임금의 총액이 월 350만 원임을 인정하였던 점, ➂ 피고의 2016년 B문화원 사업 예산 편성내역(갑 제20호증의 1, 3)에도 사무국장인 원고에 대한 인건비가 합계 4,260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매월 350만 원을 지급할 경우의 합계액 4,200만 원(350만 원 x 12개월)과 유사한 액수인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으로 월 합계 35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을 제14호증의 기재를 비롯하여 피고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이와 달리 보기 어렵다.

3)

조건부 임금지급약정인지 여부

가)

부관이 붙은 법률행위의 경우에,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하지 아니하면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도 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경우에는 조건으로 보아야 하고, 표시된 사실이 발생한 때에는 물론이고 반대로 발생하지 아니하는 것이 확정된 때에도 그 채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경우에는 표시된 사실의 발생 여부가 확정되는 것을 불확정기한으로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미 부담하고 있는 채무의 변제에 관하여 일정한 사실이 부관으로 붙여진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은 변제기를 유예한 것으로서 그 사실이 발생한 때 또는 발생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확정된 때에 기한이 도래한다(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3다24215 판결,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다53158 판결 등 참조).

한편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법률행위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법률행위의 내용, 그러한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2. 27. 선고 2011다5134 판결,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다53158 판결 등 참조).

나)

기초사실과 갑 제7,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보조금을 지급받으면’이라는 사유는, 피고가 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하면 원고에게 약정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지조건이라기보다는 피고의 보조금 수령이라는 사유가 발생하는 때는 물론이고 상당한 기간 내에 그 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때에도 약정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불확정기한으로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가 피고의 사무국장으로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이상 피고에 대해 임금 채권을 가지는데, 피고가 원고를 채용할 때 원고에게 ‘보조금을 다시 지급받으면 그때 밀린 급여 또는 나머지 월 25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던 반면, 기록상 원고가 ‘피고가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원고에게 월 250만 원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좋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만한 뚜렷한 사정이 없다.

②

또한 C구가 피고에게 보조금 교부를 중단한 사유가 피고의 대표자 선정 절차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주로 피고의 성의나 노력에 의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③

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보조금 편성․집행 방법이나 피고의 재정 상황에 관한 사정만으로는 원, 피고의 의사가 ‘피고가 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하면 원고에게 약정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4)

부관이 무효인지 여부

가)

원고는 위와 같은 부관은 헌법 제32조 제3항, 근로기준법 제17조, 제43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한다.

나)

판단

근로기준법 제43조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고(제1항),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제2항).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매월 일정하게 정해진 기일에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가 전부를 직접 지급하게 강제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려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3도789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임금지급약정에 붙은 부관이 근로기준법 제43조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면 그 부관만 무효이고, 나머지 임금지급약정은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앞에서 본 사실관계와 을 제4, 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중 월 250만 원의 임금지급약정에 부가된 ‘피고의 보조금 수령’이라는 불확정기한은 근로기준법 제43조의 입법 취지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보조금 수령’이라는 불확정기한은 무효이고, 나머지 월 250만 원의 임금지급약정은 유효하다.

①

피고가 보조금을 수령하면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한 임금은 월 단위 기본급 성격의 돈으로서, 출근 성적, 근속, 성과 등에 따라 지급하기로 한 수당이 아니다.

②

원고의 전임 사무국장이었던 G의 월급이 355만 원 정도였고, 사무국장보다 직급이 낮은 I 과장의 월급이 315만 원 정도였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사무국장인 원고의 월급 350만 원은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인다.

③

피고의 보조금 수령을 부관으로 하여 피고가 지급하기로 한 임금은 월 250만 원으로서 전체 임금액의 70%를 넘는다.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 온 월 100만 원의 임금은 최저임금액에도 미달되는 수준이다.

④

C구가 피고에게 보조금 교부를 중단한 사유는 피고의 대표자 선정 절차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보조금 수령’이라는 사실의 실현은 피고의 지배영역 안에 있는 것인 반면 원고가 그 사실의 실현에 개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보조금 수령을 불확정기한으로 하여 원고에게 월 250만 원의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임금을 생계유지의 수단으로 삼는 근로자인 원고의 생활을 매우 불안정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중 환송판결로 확정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2015. 10. 5.부터 2018. 4. 4.까지 미지급된 기본급 75,000,000원(=2,500,000원×30개월)}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8. 5. 1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환송 판결 선고일인 2020. 12. 24.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2018. 4. 5.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2,5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매월 5일에 월 2,500,000원을 지급할 것을 구하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매월 5일에 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 청구 중 환송판결로 확정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의 금전지급청구 부분 중 환송판결로 확정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중 위와 같이 피고에 대하여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지원(재판장) 이예슬 이재찬

각주1) 구체적으로 원고는, 월 급여가 기본급 2,500,000원과 업무교통비 1,000,000원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전제로, 2015. 10. 5.부터 2018. 4. 4.까지 미지급 기본급 75,000,000원(= 2,500,000원 × 30개월), 2017. 8. 1.부터 2018. 3. 31.까지 미지급 업무교통비 8,000,000원(= 1,000,000원 × 8개월) 합계 83,000,000원의 미지급 임금을 구한다.

각주2) 업무교통비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각주3) 환송 전 당심에서 피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원고의 미지급 임금 중 기본급에 해당하는 청구 부분을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된 이상, 피고가 환송판결 선고일까지 원고에 대한 임금지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다29942 판결, 대법원 2005. 2. 17. 선고 2004다50341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