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1. 18. 선고 2021누76288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항소심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의 해당 부분에 아래와 같은 내용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약칭도 그대로 인용한다).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참가인들 주장의 요지

참가인 회사는 2021. 10. 30.경 C노동조합을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공고하고, C 노동조합과 2022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이 취소되어 원고가 2020년 당시 기준 교섭단체 대표조합의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2022년 단체협약이 새롭게 체결된 이상 2020년 단체교섭 절차를 소급적으로 진행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나.

구체적 판단

아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원고는 노동위원회로부터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확인받지 못하자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이고, 피고와 참가인들은 항소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원고의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인정 여부를 다투고 있으므로, 이 사건 이후 새로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선정되었다고 하여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아무런 다툼이 없다거나 법적 불안이나 위험이 없어졌다고 볼 수 없다.

2)

또한 참가인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상실하게 되면, 참가인 노동조합이 참가인 회사와 체결한 2020년 단체협약을 포함하여 참가인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서 행한 단체교섭 행위의 효력 역시 상실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 여부는 근로자들 및 원고와 같은 노동조합의 법적 권리·의무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3)

나아가 복수 노동조합의 설립이 허용되면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적용되고 있는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하에서 복수 노동조합 중의 어느 한 노동조합은 원칙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않는 한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고(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29조 제2항 등), 쟁의행위는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의하여 주도되어야 하므로(노동조합법 제29조의5, 제37조 제2항),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만이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수 있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닌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주도하는 단체행동에 참여할 수 있을 뿐이고 자신이 독자적으로 주도하는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없다.

3.

참가인 노동조합 설립의 효력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 노동조합은 사용자인 참가인 회사의 지배·개입에 의하여 설립되어 최소한의 자주성을 결하였으므로 근로자가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조직된 노동조합이라 볼 수 없다.

나.

관련 법리

1)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려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의해 노동조합이 설립된 것에 불과하거나, 노동조합이 설립될 당시부터 사용자가 위와 같은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려는 것에 관하여 노동조합 측과 적극적인 통모 ·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등과 같이 해당 노동조합이 헌법 제33조 제1항 및 그 헌법적 요청에 바탕을 둔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가 규정한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설령 설립신고가 행정관청에 의하여 형식상 수리되었더라도 실질적 요건이 흠결된 하자가 해소되거나 치유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법상 설립이 무효로서 노동3권을 향유할 수 있는 주체인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를 가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51610 판결 참조).

2)

행정재판에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행정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28240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갑 제13, 17, 28, 31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아래 사실 내지 사정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참가인 노동조합은 그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려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의해 설립된 것으로서 헌법 제33조 제1항 및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가 규정한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그 설립이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1>

1)

관련 형사재판에서 참가인 회사의 임직원들이 원고 산하 노동조합의 설립에 대응하기 위하여 참가인 회사에 우호적인 기업노조인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에 구체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인정되었고, 그 결과 해당 임직원들은 '상호 공모하여 참가인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관여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 사건에서 관련 형사재판에서의 위와 같은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특별한 사정이 드러난 바 없다.

2)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 시 그 대표자였던 J는 2020. 1. 4.경 관련 형사재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위 M, N로부터 순차로 연락받은 Q로부터 연락을 받은 후, 2020. 1. 4. 및 2020. 1. 5.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에게 '회사에서 과반수의 기업노조를 만들려고 움직이고 있으니 가입여부 생각해주시기 바란다', '기업별 노동조합이 참가인회사의 현 상황을 비춰볼 때 유리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갑 제17호증의3, 갑 제28호증의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1).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 당시 부위원장 K도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에게 기업노조 설명회에 관하여 홍보하였고, 설립 당시 사무국장 L 역시 '민주노총 노조(원고) 가입 저지를 위하여 사내노조를 만드니 가입해달라'는 취지로 참가인 노동조합 가입을 권유하였다(갑 제28호증의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1 내지 28).

3)

위와 같이 참가인 노동조합 간부들은 원고 산하 노동조합의 활동을 저지하기 위하여 기업노조를 설립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의도를 인식하면서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며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을 주도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가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에 적극 개입한 부당노동행위는 참가인 노동조합 측과의 적극적인 통모 · 합의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4)

광주 광산구청이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형식적으로 수리하기는 하였으나(을가 제1호증),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 이후에 실질적 요건이 흠결된 하자가 해소되거나 치유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도 인정되지 않는다(오히려 참가인 회사의 임직원들이 상호 공모하여 참가인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관여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유죄 판결을 받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4.

결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이와 결론이 같은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김상철 배상원

각주1)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 자체가 무효인 이상, 교섭대표노동조합과 관련된 쟁점의 전제가 되는 '복수의 노동조합자체가 성립될 수 없으므록,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 기준에 관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