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10. 26. 선고 2022나2013993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이 법원에서 취하 또는 감축된 청구 부분은 제외)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379,33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 15.부터 2022. 10. 2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 중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해당 부분(제2쪽 12행부터 제4쪽 표 아래 2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인사규정은 취업규칙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직위해제처분의 기한을 제한 없이 할 수 있도록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기준법 제94조에서 정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절차를 거치치 아니하였으므로 신 인사규정은 무효이고, 따라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중 3개월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이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직위해제일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18. 9. 8.부터 원고가 퇴직한 2018. 12. 31.까지 지급하지 않은 임금 13,083,960원 및 퇴직금 7,295,370원 합계 20,379,33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중 3개월을 초과하는 부분이 무효인지 여부

1)

신 인사규정이 구 인사규정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한지 여부

가)

직위해제는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한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등 참조).

나)

구 인사규정에 의하면 원고가 직위해제기간인 3개월이 경과하면 즉시 직위에 복귀되나, 신 인사규정에 의할 경우 기간의 제한 없이 직위해제가 이루어진다. 직위해제처분이 징계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직위해제기간 동안 성과급과 각종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이상<2>, 직위해제기간을 제한 없이 할 수 있다는 신 인사규정은 구 인사규정에 비하여 불리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

피고는 신 인사규정이 직권면직사유를 축소하였으므로 전체적으로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주장하나, 직위해제기간과 직권면직사유는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신 인사규정이 구 인사규정보다 불리하다는 결론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

이 사건 인사규정 변경이 적법한지 여부

가)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참조).

나)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갑 제9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직위해제기간을 제한 없이 연장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인사규정을 변경하면서 피고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부터 명시적·묵시적인 동의를 받았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피고가 2018. 4. 25. 이 사건 인사규정의 개정이유를 ‘공공기관 지정 고시에 따라 타 공공기관 수준에 맞춘 인사규정 개정’이라는 점을 명시하여,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이 사건 인사규정의 변경과 관련한 의견을 2018. 4. 26.까지 표명하여 달라고 요청한 사실은 인정된다.

②

그러나 위와 같이 의견 표명을 요청한 기간이 1일에 불과하여 이 사건 인사규정의 변경에 대하여 피고의 노동조합이 집단적인 논의절차를 거쳐 찬반 의견을 표명하기에는 지나치게 짧은 기간으로 보이고, 그 밖에 피고가 피고의 노동조합 또는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인사규정의 변경과 관련하여 적극적으로 협의하거나 설득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③

「사규(인사규정, 보수규정 등) 개정안에 관한 의견조회(을 제5호증)」공문에는 “동 기간까지 회신이 없는 경우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진행하고자 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피고가 일방적으로 통고한 것에 불과하므로 그 통고 내용만을 이유로 이에 대하여 피고의 노동조합이 아무런 의견도 표명하지 않은 것을 들어 이 사건 인사규정의 변경에 대한 암묵적인 동의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3)

사회통념상 합리성 인정 여부

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려면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아니하는 등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 전후를 비교하여 취업규칙의 변경 내용 자체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취업규칙 변경에 따라 발생할 경쟁력 강화 등 사용자 측의 이익 증대 또는 손실 감소를 장기적으로 근로자들도 함께 향유할 수 있는지에 관한 해당 기업의 경영행태,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변경 전후의 문언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음이 명백하다면, 취업규칙의 내용 이외의 사정이나 상황을 근거로 하여 그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이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2다43522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인사규정의 변경에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①

직위해제는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 사용자가 근거규정에 의하여 일정한 직위해제 사유의 발생에 따라 근로자에게 직위해제를 한 것이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직위해제 규정의 설정 목적과 그 실제 기능, 직위해제 유지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그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②

직위해제처분은 승진·보수지급 등의 면에서 인사상의 불이익한 처분으로서, 이 사건 인사규정의 변경과 같이 기한의 제한을 없앨 경우 장기간 직위가 해제된 상태로 있게 되므로, 만약 직위해제처분을 받은 때부터 3개월을 초과하게 되면 징계처분으로 행하는 3개월 이하의 정직처분보다 더 가혹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그 실질이 해임에 버금가는 불이익처분이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도 원고는 신 인사규정에 따라 직위해제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게 됨으로써 그 초과된 기간 동안 임금 등을 일부 지급받지 못하였고 3개월을 초과한 날부터 원고가 퇴직한 날까지 직무를 부여받지 못한 채 직무상 지위가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는 불이익을 받게 되었다.

③

구 인사규정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3개월의 직위해제기간 이내에 징계절차를 개시하면서 구 인사규정 제48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징계의결이 요구 중’임을 이유로 3개월 이내의 새로운 직위해제 처분을 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구 인사규정에 의하더라도 ‘형사사건으로 정식 기소된 자’는 3개월을 초과하여 직위해제처분을 할 수 있다(구 인사규정 제48조 제1항 제4호, 제3항). 따라서 이 사건 인사규정의 변경으로 인하여 사용자인 피고 측에 증대될 이익은 행정편의적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원고 등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입을 불이익에 비하여 경미하다.

④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 사건 인사규정의 변경에 대하여 아무런 대상조치 등을 마련하여 두지 않았다. 2018. 1. 31.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상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된 피고에게 지정 당시 채용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및 사회적 분위기에 부응하고 그 관련 정부지침에 따라 채용비리와 관련한 인사규정을 변경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변경 필요성이 근로조건에 대한 개선조치도 없이 근로자에게 일방적인 불이익만을 감수하도록 할 정도로 긴박하거나 중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⑤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신 인사규정은 원고뿐만 아니라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집단적·통일적으로 적용될 것이므로, 이 사건 인사규정의 변경은 피고 소속 모든 근로자들에 대한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비록 원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당시 채용비리에 연루되어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⑥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인사규정을 변경하면서 피고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부터 아무런 동의를 받지 않았음은 물론, 노동조합 또는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인사규정의 변경과 관련하여 적극적으로 협의하거나 설득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고 볼만한 사정 역시 찾을 수 없다.

⑦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인사규정의 변경이 다른 공공기관의 직위해제사유와 동일한 사유를 추가하거나 그 기간을 동일하게 변경하는 내용에 불과하므로 그러한 불이익 변경은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공공기관의 경우에도 직위해제 중 대기발령에 대하여 기간 제한을 둔 사례가 있으므로 이 사건 인사규정의 변경이 다른 공공기관과 동일한 수준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 주장과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인사규정의 변경을 적법한 동의절차 유무에 상관없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신 인사규정 중 직위해제 기간의 상한을 폐지한 부분은 원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구 인사규정에 따라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중 3개월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이다.

나.

피고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의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직위해제 기간 중 위와 같이 3개월을 초과한 2018. 9. 8.부터 원고가 퇴직한 2018. 12. 31.까지 지급하지 않은 임금과 퇴직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의 수액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간 동안 지급되지 않은 임금이 13,083,960원(= 직무성과급 4,867,498원 + 경영평가성과급 1,998,420원 + 전환수당 2,000,000원 + 직책수당 3,600,000원 + 기본급 604,110원 + 급식비 13,940원)이고, 퇴직금이 7,295,370원(= 평균임금 286,422원 × 120일 – 기지급 퇴직금 27,075,27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합계 20,379,330원(= 13,083,960원 + 7,295,37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9. 1. 15.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0. 26.까지는 상법에 정한 연 6%<3>,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이 법원에서 취하 또는 감축된 청구 부분은 제외)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이 법원에서 추가로 인정한 위 금액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전지원(재판장) 이재찬 김영진

각주1) 이 사건 직위해제일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18. 9. 8.부터 원고가 퇴직한 2018. 12. 31.까지의 미지급 임금 13,083,960 및 미지급 퇴직급 7,295,370원 합계 20,379,330원에 제1심에서 원고가 승소한 기지급 퇴직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203,110원을 합산한 금액이다. 원고는 당초 위 3개월 동안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으로 합계 32,539,454원(= 임금 18,031,097원 + 퇴직금 14,508,357원)을 구하다가, 2022. 9. 27. 항소취지 변경신청을 통하여 이를 20,379,330원으로 감축하였다.

각주2) 정년이 임박한 원고의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인사규정 제25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직위해제중인 경우 승진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기도 하다.

각주3)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제3호의 각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2다105741 판결, 대법원 2021. 4. 15. 선고 2020다218048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