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12. 15. 선고 2022나2050893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의 주문 2항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 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8,824,000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항소 및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75%는 원고가, 25%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이하 편의상 '피고'와 '피고 회사'를 함께 사용한다)는 C 호텔(이하 '이 사건 호텔'이라 한다)로부터 사업시설관리 및 기물관리 용역업무를 수급받아 근로자들로 하여금 호텔 주방에서 손님용 그릇과 주방의 기물을 세척하고 관리하는 업무 등을 수행하도록 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9. 11. 1.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2019. 11. 1.부터 이 사건 호텔에서 기물관리 업무를 담당하며 근무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2020. 1. 16.경 근무시간 종료를 전후하여 피고 현장소장 D의 잔반처리업무 관련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D는 원고에게 "그렇게 일하려면 일 그만둬"라고 말하였다.

라.

다음 날인 2020. 1. 17.경 피고 현장소장 D는 원고가 잔반처리업무 관련 지시사항을 따르지 않은 것을 발견하였고, 그 무렵 원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이하 '2020. 1. 17.자 문자메시지'라 한다)를 주고 받았다.

마.

원고가 다음 근무일인 2020. 1. 20.에 아무런 연락 없이 출근하지 않자(2020. 1. 18., 2020. 1. 19.은 원고의 휴무일이다), 피고 현장소장 D는 2020. 1. 20.경 원고에게 "퇴사하게 될 경우 출입(보안)카드를 반납하라"는 취지의 다음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피고는 2020. 1. 20.자로 원고를 퇴직처리하였다.

바.

원고는 2020. 1. 20.경 피고에게 출입(보안)카드를 반납하고, 2020. 2.경 ㈜ E에 취업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 영등포세무서에 대한 과세정보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의 주장

①

피고는 2020. 1. 16.경 "그렇게 일하려면 일 그만 둬"라고 말함으로써 원고를 구두로 해고하였다.

②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서면으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통지하여 해고하도록 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구두로 해고통지하였다. 원고에 대한 해고는 위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

③

원고는 근로계약의 자동연장 또는 갱신에 의하여 정년까지 근로할 권리 또는 갱신기대권이 있는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무효인 해고 이후 복직시까지 피고의 귀책사유로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①

원고는 3개월간 시용기간으로 정하여 시용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다. 피고는 원고가 시용기간 중 업무상 지시에 반복적으로 불복함에 따라 2020. 1. 17.자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시용기간이 종료되는 2020. 1. 31.부로 근로계약이 종료됨을 통지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2020. 1. 17.자 문자메시지를 받은 후 무단으로 결근하고 출입(보안)카드를 스스로 반납한 뒤 타사에 취업까지 하였는바 원고는 2020. 1. 18.경 본인의 의사에 의하여 스스로 퇴사한 것이거나 피고의 권고사직을 받아들여 자의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다.

②

설령 원고에 대한 근로관계 종료가 원고의 의사에 반한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피고는 2020. 1. 17.자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통지하였으므로 위 '해고'는 적법한 것으로서 유효하다.

③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2019. 11. 1.부터 2019. 12. 31.까지로 계약기간을 2개월로 정하였고 당사자간에 합의가 있을 경우 자동연장되도록 하고 있는바, 2020. 1.경 근로계약이 자동연장되더라도 동일한 근로조건인 계약기간 2개월, 즉 2020. 2. 28.까지만 연장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2020. 3. 이후의 임금은 지급할 의무가 없다. 한편, 원고는 해고 이후인 2020. 2. 이후 취업하여 별도의 근로소득을 얻고 있으므로 이는 중간수입으로서 공제되어야 한다.

④

원고는 근로관계 종료 이후 즉시 2020. 2.경 타사에 취업하였고, 7개월 이상 지난 2020. 9. 7.경 해고가 유효함을 전제로 해고예고수당을 청구하는 진정을 제기하였다가 스스로 취하한 뒤, 2020. 12. 22.에야 해고무효 등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바, 원고의 이러한 권리행사는 실효의 원칙에 위반된다.

3.

전제되는 판단

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성격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시용기간을 2019. 11. 1.부터 2020. 1. 31.까지 3개월로 정하고 사용자에게 해약권이 유보되어 있는 시용계약이라고 보아야 한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 2조 나항에 의하면 입사 후 3개월간 수습기간을 가지고, 수습기간 중에 근무성적이 불량하거나 부적격하다고 인정될 때는 채용을 취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②

피고 취업규칙 제9조에도 신규입사자는 수습기간을 3개월로 하며 수습기간 중의 업무능력, 근무태도, 적성 및 직장에의 정착성 등 업무적격성을 판단하여 계속근로가 부적당한 경우 본 채용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과 같은 취지로 규정되어 있다(을 제7호증).

③

이 사건 근로계약의 근로계약기간은 2019. 11. 1.부터 2019. 12. 31.까지(2개월)로 되어 있으나 원고는 2020. 1. 이후에도 이 사건 호텔에서 계속하여 근무하였다.

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의 성격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해고'라고 보아야 한다.

①

근로자는 해고되었다고 주장하고 사용자는 근로자의 사직 또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경우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와의 근로관계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

②

원고가 2020. 1. 20.경부터 출근하지 않은 이유는 2020. 1. 16.경 피고 현장소장 D로부터 "그렇게 일하려면 일 그만 둬"라는 말을 듣고, 2020. 1. 17.자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피고의 근로관계 종료의사를 확인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③

원고가 2020. 1. 20.경 출입(보안)카드를 반납한 것은 피고의 요청에 따라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한 조치로 보일 뿐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자의로 사직하거나 피고의 사직 청약에 승낙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④

원고는 2020. 9. 7. 근로관계 종료사유가 해고임을 전제로 하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에 대하여 해고예고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진정을 제기하기도 하였다<2>(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

⑤

달리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적이 없고 피고는 원고가 출근하지 않은 당일인 2020. 1. 20.자로 퇴사처리를 하였다.

다.

시용기간 중의 해고의 절차

1)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에도 근로자에게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의 취지 참조).

2)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의 해고는 서면의 의한 통지의무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서면으로 구체적·실질적 해고사유 및 해고시기를 통지하지 않고 2020. 1. 20.자로 퇴사처리를 하였다.

②

피고는 2020. 1. 17.자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서면에 의한 통지를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 피고의 일방적 필요에 의하여 문자메시지를 보내게 된 경위, ㉡ 원고의 잘못을 책망하는 문자메시지의 내용과 피고 회사의 책임자 명의 기재가 없는 문자메시지의 형식, ㉢ 해고통지서 등의 첨부 등과 같이 공식적인 의사표명이 없었던 점, ㉣ 2020. 1. 17.자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문언상 2020. 1. 31.자로 종료되는 시용계약에 관하여 유보된 해약권을 행사하여 본채용을 거부하는 의사표시로 보일 뿐 즉시 해고한다는 해고통지를 한 것도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피고는 시용계약에 따른 해약권을 유보하고 있으므로 2020. 1. 31. 이후의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었으나 본채용거부의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서면에 의하여 통지를 하였어야 한다(앞서의 2015두48136 판결 참조)], 2020. 1. 17.자 문자메시지가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라고 볼 수 없다.

4.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직권]

가.

해고무효확인의 소에서는 근로계약관계에 기한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하여 또는 해고로 인하여 그 외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과거의 법률행위인 해고에 대하여 무효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는 경우에 한하여 확인의 소의 적법요건인 이른바 즉시 확정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와 같이 원고가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복직시까지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해고무효의 소는 피고와의 근로계약상 지위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명백하므로, 이 사건 변론종결 당시 이미 채용기간이 만료되는 등으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면 해고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나.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0. 12. 31.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

①

피고는 호텔과 도급계약을 1. 1.부터 12. 31.까지 1년 단위로 체결하면서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계약도 이에 맞추어 체결하여 왔다.

②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을 2019. 11. 1.부터 2019. 12. 31.까지로 정하되기간이 종료한 경우 당사자의 합의가 있을 경우 자동연장되는 것으로 정하고 있으며 원고는 근로계약이 정한 2019. 12. 31.을 지난 2020. 1. 17.경까지 근무하였는바 2020. 12. 31.까지 연장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③

한편 ㉠ 피고는 호텔과의 도급계약 여부 및 내용에 따라 채용 근로자수를 조절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고, 2019년도 이후 도급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호텔도 존재하며 실제로 근로계약이 자동연장되지 않은 사례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을 제8호증), ㉡ 원고 스스로도 근로계약이 연장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고 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2021년도 이후에도 계약기간 연장에 관한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거나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것에 대한 원고의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다.

따라서 해고무효확인을 청구하는 부분은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5.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해고가 무효로 됨에 따라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2020. 1. 18.부터<3> 2020. 12. 31.까지의 월 1,810,000원(다툼 없는 사실)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한편,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에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여 얻은 임금은 민법 제538조 제2항에 규정된 자기의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에 해당하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 위와 같은 이익을 공제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근로기준법 제46조가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휴업하는 경우 사용자는 휴업기간 중 당해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휴업수당 한도 내의 금액에서는 중간수입을 공제할 수 없고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에서만 중간수입을 공제할 수 있다(대법원 2005. 1. 13. 선고 2004다37744 판결 등 참조).

다.

원고가 2020. 2.부터 2020. 5.경까지 ㈜E에 취업하여 F 호텔에 근무하면서 월 1,764,543원 가량의 근로소득을 얻은 사실은 영등포세무서에 대한 과세정보회신결과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해고로 인한 해당 월의 미지급 임금에서 휴업수당 초과금액을 공제하여 최종 미지급 임금액을 계산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총 18,824,000원이 된다.

라.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퇴사처리 이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뒤늦게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권리행사가 신의칙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다음에 새삼스럽게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 그 권리의 행사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원고는 해고 이후 2020. 2.경 생계를 위하여 다른 직장에 취업하였다가 2020. 9. 7.에는 해고임을 전제로 서울지방노동청에 해고예고수당 지급을 진정하여 권리구제 절차를 이행하였으며 해고로부터 1년이 미처 지나지 않은 2020. 12. 22.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바, 권리의 행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임금지금청구 부분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임금청구 부분[제1심판결 주문 제1항]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항소와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정현경 송영복

각주1) 원고의 항소취지를 위와 같이 선해한다.

각주2) 원고는 진정사건 담당직원으로부터 계속근로기간이 3개월 미만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6조 적용을 받을 수없다는 설명을 듣고 취하서를 제출하였다.

각주3) 피고는 원고의 퇴직과 관련하여 2020. 1. 17.까지의 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