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11. 24. 선고 2022누36454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상시근로자 약 950명을 사용하여 D대학교(이하 '이 사건 대학교'라 한다) 등을 설치·운영하며 교육서비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2)

참가인은 2013. 1. 1. 원고에 경력직으로 입사하여 이 사건 대학교에서 경영감사팀장, 교무지원팀장, 총괄지원팀장, 경력개발팀장 등을 거쳐 2018. 4. 1.부터 2019. 11. 19.까지 시설관리팀에서 비품관리 담당자(직책은 팀원이다)로 근무한 근로자이다.

나.

선행 징계처분 및 재심의 경위

1)

원고는 2018. 7. 3. 참가인이 총괄지원팀장으로 근무하던 2015. 9. 1.부터 2016. 8. 31.까지의 기간 동안, ㉠ 차세대 정보화 사업(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을 의미한다) 입찰 절차 위반, ㉡ 학생이력관리시스템 사업 1차 계약연장 승인, ㉢ E캠퍼스 청소용역 입찰 절차 위반, ㉣ 입학사정관 정규직 채용 절차의 공정성 위반의 비위행위로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할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참가인에게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제1차 징계처분'이라 하고, 위 각 비위행위를 순서대로 '비위행위 ㉠' 내지 '비위행위 ㉣'이라 한다).

2)

참가인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1차 징계처분이 부당정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1. 27.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J).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3. 11. 비위행위 ㉠, ㉡, ㉢을 징계사유로 인정하면서도(비위행위 ㉣은 징계시효 도과를 이유로 배척) 징계양정이 과하여 제1차 징계처분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K).

3)

원고는 2019. 3. 14. 위 재심판정에 따라 1차 징계처분을 취소하고, 2019. 5. 22. 참가인에게 비위행위 ㉠, ㉡으로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할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참가인에게 정직 2월의 징계처분(이하 '제2차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4)

참가인은 2019. 8. 2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2차 징계처분이 부당정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15.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L). 원고는 2019. 11. 27.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 28. 위 징계사유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징계양정이 과하여 2차 징계처분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M).

5)

원고는 2020. 2. 21. 위 재심판정에 따라 제2차 징계처분을 취소하였다.

다.

이 사건 해임처분 및 재심의 경위

1)

원고는 2020. 6. 4. 참가인에 대하여 [별지 1] 제1항 내지 제3항 기재와 같은 징계사유로 2020. 6. 11.자로 해임처분(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 하고, 각 징계사유를 순서대로 '제○ 징계사유'라 한다)을 의결하고, 2020. 6. 8. 위 해임처분을 참가인에게 통지하였다.

그중 '대내·외비 감사서류 무단폐기'와 관련된 제1 징계사유 외에, 제2 징계사유는 제1, 2차 징계처분의 징계사유였던 비위행위 ㉠과, 제3 징계사유는 비위행위 ㉡과 그 기초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

2)

참가인은 2020. 7. 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임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9. 2. 제1 내지 3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절차도 적법하나, 징계양정이 과하여 이 사건 해임처분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초심판정을 하였다(서울2020부해1881).

3)

원고는 2020. 10. 12.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 15.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위 재심판정서는 2021. 2. 15.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내지 11호증, 을가 제1,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2]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제1 징계사유에 관한 주장

참가인은 캐비닛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그 안에 원고의 내부 감사서류가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서류를 폐기할 권한이 없음에도 고의로 서류 폐기를 지시하였으므로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2)

제2 징계사유에 관한 주장

이 사건 대학교는 통합정보시스템(N) 구축(이하 '차세대정보화사업'이라 한다)을 위한 업체선정 입찰을 진행하였는데, 위 입찰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이라 한다) 및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진행되었다. 그런데 위 시행령 제20조는 경쟁입찰이 유찰되어 재입찰되는 경우 최초 입찰에서 정한 조건을 변경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바, 참가인은 차세대정보화사업의 1, 2차 입찰이 유찰됨에 따라 진행된 3차 입찰 공고에서 1, 2차 입찰 공고에서 정한 조건이 변경되어 관련 법규를 위반하였음에도 이를 지적하거나 시정하지 않은 채 그대로 결재하였으므로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2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3)

제3 징계사유에 관한 주장

참가인은 계약업무 담당자로서 계약이행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에는 지체상금 청구 가부를 검토하여 보고함으로써 최종 결정권자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직무상 의무가 있었다. 그런데 참가인은 학생이력 관리시스템 구축에 관한 계약 이행이 계약기간 만료 시까지 이행되지 않았고, 해당 계약서에는 지체상금에 관한 조항이 있었음에도, 지체상금 청구 가부를 검토하지 않은 채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계약변경합의서를 결재하였는바, 이는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하므로 제3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4)

징계양정

원고의 정관은 일반직원의 복무에 관하여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을 준용하고, 일반직원의 징계에 관하여는 사립학교 교원에게 적용하는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따라서 이 사건 대학교의 일반직원인 참가인에게도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에 적용되는 사립학교 교원 징계규칙 및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이 적용된다.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별표] 징계기준에 의하면 참가인의 제1 내지 3 징계사유에 대하여 '파면'까지 가능하고, 참가인에게는 반복적 비위행위를 저지르는 등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 있는 사유가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처분의 징계양정은 적정하다.

나.

구체적인 판단

1)

징계사유 존부가 심판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부당해고 등의 구제신청에 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취소소송의 소송물은 재심판정 자체의 위법성이므로, 부당해고 등으로 주장되는 구체적 사실이 부당해고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리하여 재심판정의 위법성 유무를 따져보아야 한다. 한편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징계위원회 등에서 징계처분의 근거로 삼은 징계사유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부당해고 등의 구제절차 관련 규정, 재심판정 취소소송의 소송물, 그 심리 방식, 심판 대상이 되는 징계사유 등을 종합하면, 재심판정이 징계처분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을 그르쳤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징계위원회 등에서 징계처분의 근거로 삼은 징계사유에 의하여 징계처분이 정당한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한다. 따라서 여러 징계사유를 들어 징계처분을 한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재심판정에서 징계사유로 인정한 것 이외에도 징계위원회 등에서 들었던 징계사유 전부를 심리하여 징계처분이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5두38917 판결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징계사유를 인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존부 또한 심판대상에 해당한다.

2)

징계사유 존재 여부

가)

제1 징계사유 존재 여부

⑴ 이 부분 징계사유의 요지는, 참가인이 시설관리팀 비품담당자로서 2019. 10. 말경 불용자산 물품 처분업무를 수행하던 중, 불용자산이 아닌 캐비닛 3개를 발견한 후 전임자에게 불용처리 여부를 확인하여 보지도 않은 채 임의로 폐기하고, 그 안에 대내·외비 감사서류가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고의로 폐기하여 이 사건 대학교의 문서규정, 불용처리규정 및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⑵ 갑 제2, 3, 7, 8, 10, 11, 13, 14호증, 을가 제9, 12, 16, 17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 참가인은 시설관리팀 비품담당자로서 2019. 10. 말경 원고의 이사회로부터 불용자산 매각을 승인받은 '기계기구' 1,785개에 대한 매각절차를 진행하면서, 매각승인을 받지 않은 '집기비품'인 캐비닛 3개(이하 '이 사건 캐비닛'이라 한다)를 용역업체에 매각하였다.

㈏ 불용자산 폐기를 실행하던 위 용역업체 대표는 이 사건 캐비닛에 잠금장치가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참가인의 허락 하에 이 사건 캐비닛을 열었는데, 서류가 보관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참가인에게 이를 알렸다.

㈐ 이 사건 대학교 문서규정에 의하면 각 부서에서 보관 중인 문서 중 보존기관이 경과하여 폐기대상에 해당하는 문서는 문서폐기심의위원회의 심의 등 일정한 폐기절차를 거쳐 폐기되어야 하는데, 참가인은 위 서류가 기록물폐기 절차를 거친 폐기문서인지 관련 부서에 확인하지 않은 채(참가인이 소속된 시설관리팀은 기계기구나 집기비품 등 '시설'의 폐기를 담당할 뿐이다) 용역업체 대표에게 모두 버리라는 지시를 하였고, 위 용역업체 대표는 해당 서류를 바닥에 두고 이 사건 캐비닛만을 수거한 후 그 사실을 참가인에게 고지하였다.

㈑ 이후 청소미화업체 미화원이 참가인의 창고 청소 지시에 따라 위 서류를 모두 폐기하였는데, 위 서류는 대내·외비 감사서류로서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나 이 사건 대학교 규정에 따라 폐기절차를 거치지 않은 보존문서였고, 캐비닛 3개를 절반 정도 채울 정도의 상당한 분량이었다.

⑶ 위 인정 사실을 종합하면, 참가인은 비품관리 담당자로서 매각승인을 받은 불용자산만을 매각해야할 직무상 의무가 있음에도 매각승인을 받지 않은 이 사건 캐비닛 및 그 안에 보관되어 있던 대내·외비 감사서류를 매각승인을 받은 대상인지 여부나 기록물폐기 절차를 거친 폐기문서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권한 없이 폐기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참가인은 이 사건 학교의 문서규정, 불용품 처분규정 및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⑷ 그러나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캐비닛은 이 사건 대학교 F 건물 지하 1층 G호 창고(이하 '이 사건 창고'라 한다)에 보관되어 있었는데, 당시 다수의 각종 불용자산과 함께 보관되어 있었던 점, 참가인이 2019. 10. 22.경 시설처장의 결재를 받은 '불용자산 매각 건' 문서에 따르면, 매각승인을 받은 '기계기구' 1,785개 외에, '집기비품' 2,834개에 대하여도 '추후 자체 폐기'가 예정되어 있었던 점, 참가인 또한 조사 및 징계위원회에서 '창고를 비우는 것이 자신의 업무였다', '철을 포함한 불용비품은 이전에도 매각을 해왔다', '집기비품의 경우에도 자체 폐기를 하는 것보다 가급적 매각하는 것이 이 사건 학교에 더 이익이 될 것 같아 이 사건 캐비닛을 매각 처리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폐기 대상이 아닌 이 사건 캐비닛이 이 사건 창고에 반입된 것은 참가인이 2차 정직처분에 따라 출근하지 않았던 2019. 5. 27.부터 7. 26.까지 기간의 일로, 참가인은 이와 같은 '비폐기 비품'의 이 사건 창고 반입 사실을 별도로 고지 받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된다. 이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으로서는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대량의 불용자산을 일괄하여 매각, 폐기하는 과정에서 그 세세한 내역이나 내부 내용물을 일일이 확인하지 못한 채 이 사건 창고에 다수의 불용자산과 함께 보관되어 있던 이 사건 캐비닛을 시설관리팀 자체 폐기 대상인 집기비품에 해당한다고 착오하였고, 그 안에 보관되어 있던 서류 또한 폐기 대상으로 착오하여 다소 부주의하게 이를 폐기한 것으로 볼 여지도 상당하다.

⑸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이 이 사건 캐비닛이 폐기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 및 그 안에 보관되어 있던 서류가 폐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서류임을 알면서도 고의로 폐기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⑹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위 범위 내에서 인정된다(이 사건 재심판정 역시 위 범위 내에서 이 부분 징계사유를 인정하였다).

나)

제2 징계사유 존재 여부

⑴ 이 부분 징계사유의 요지는, 참가인이 2016. 8.경 총괄지원팀장으로서 관련 규정에 따라 성실하게 계약을 체결하고 공정하게 입찰을 진행해야 할 직무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세대정보화사업의 3차 입찰 공고가 1, 2차 공고에 기재된 내용과 달리 기재되어 변경되었음에도, 이에 대한 정확한 확인 없이 그대로 결재함으로써 이 사건 대학교에 재산상 손실을 끼쳤으므로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⑵ 갑 제2, 3, 7, 8, 10, 11, 16, 17호증, 제18호증의 1 을가 제2, 17호증, 을나 제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 이 사건 차세대정보화사업을 추진하는 부서는 '정보화추진위원회' 및 'IT 운영팀'으로 위 사업과 관련한 입찰공고, 재공고 여부 등 사업진행 내용 및 절차에 대한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위 소관부서에서 이루어져 왔다.

㈏ 차세대정보화사업의 1, 2차 입찰이 모두 유찰되자, 정보화추진위원회는 2016. 7. 7. 제3차 정보화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차세대정보화사업 제안요청 변경에 관하여 논의하였고, 참석위원 전원의 찬성으로 제안요청 변경이 결정되었다. 위 회의록에 의하면 참석자 명단에 참가인의 성명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 위 정보화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은 당시 부총장 O, 부위원장은 당시 행정정보처장 P로 원고의 상급자였고, 위 회의내용은 이 사건 대학교 총장의 최종 결재까지 받은 사안이었다.

㈑ IT운영팀은 2016. 8. 3. 차세대정보화사업 관련 협조문을 기안하였고, 참가인은 위 협조문을 제출 받아 2016. 8. 8. 총괄지원팀장으로서 3차 입찰공고문을 포함한 '입찰추진 기안문'에 중간결재자로서 결재하였으며, 상급자인 행정정보처장, 부총장, 총장의 결재를 받았다.

㈒ 하도급 관련 서류를 '입찰등록' 시 제출하도록 요구하였던 1, 2차 공고와 달리, 위 결재 대상이었던 3차 입찰공고문에서는 이를 '낙찰자 선정 이후'에 제출하는 것으로 변경되어 있었다.

⑶ 위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총괄지원팀장으로 재직하던 2016. 8. 8.경 하도급 관련 서류를 '입찰등록' 시 제출하도록 요구하였던 1, 2차 공고와 달리 이를 '낙찰자 선정 이후'에 제출하는 것으로 변경되어 있었던 3차 입찰 공고에 중간 결재자로서 결재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3차 입찰에 관한 변경사항은 제3차 정보화추진위원회의 회의를 거쳐 소관부서에 의하여 결정된 것이고 참가인은 입찰공고의 구체적인 변경 경위나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참가인으로서는 입찰공고 내용이 변경된 이유나 경위에 관하여도 알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차세대정보화사업 업체 선정 입찰은 2차례 유찰되었는바, 소관부서에서 입찰 참가업체 확대를 위하여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하도급 관련 서류를 입찰등록서류에서 제외하도록 변경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는 등 3차 입찰 공고 내용의 변경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까지 고려하면, 1, 2차 입찰공고와 3차 입찰공고의 내용이 서로 다르고, 변경된 내용으로 인하여 부실한 하도급 업체가 사업에 참여할 위험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에게 이를 지적하고 시정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⑷ 한편, 원고의 주장과 같이 3차 입찰공고의 내용 변경이 국가계약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면, 참가인으로서는 그와 같은 변경이 관련 법령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시정할 의무가 있음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제35조에 의하면 학교법인이 설치·경영하는 학교는 일정한 경우 국가계약법에 의하여야 하고,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2019. 9. 17. 대통령령 제300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20조 제2항은 "입찰자나 낙찰자가 없는 경우 또는 낙찰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재공고입찰에 부칠 수 있다.", 제3항은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재입찰 또는 재공고입찰시에는 기한을 제외하고는 최초의 입찰에 부칠 때에 정한 가격 및 기타 조건을 변경할 수 없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 규정의 문언에 비추어 경쟁 입찰이 낙찰 또는 유찰된 경우 반드시 재입찰로 진행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고, 공고조건, 유찰사유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새로운 입찰로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해석된다(을나 제2호증의 조달청의 답변 참조).

㈏ 갑 제16, 17호증, 을가 제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대학교의 차세대정보화사업에 대하여 국가계약법에 따른 경쟁 입찰이 이루어진 사실, 이 사건 대학교의 정보화추진위원회는 2016. 7. 7. 차세대정보화사업에 대하여 2차로 진행된 경쟁 입찰이 유찰됨에 따라 위 사업에 관하여 자사인력 비율 및 투입인력 제한조건 등 제안요청사항을 변경하고 신규공고를 추진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는데, 이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이 사건 대학교는 직전에 이루어졌던 2차 입찰의 제안요청 사항을 변경하여 신규공고를 통해 3차 입찰을 진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 따라서 3차 입찰 공고에서 1, 2차 입찰에서 정한 조건을 변경한 것은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에 위반된다는 것을 전제로, 위 규정에 근거하여 참가인에게 이에 불복할 의무가 인정된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⑸ 그러므로 차세대정보화사업의 입찰공고와 관련하여 참가인이 어떠한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성실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제2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다)

제3 징계사유 존재 여부

⑴ 이 부분 징계사유의 요지는, 2016. 7.경 이 사건 대학교의 학생이력관리시스템 구축 계약이 계약기간 내 이행되지 않았는데, 참가인은 총괄지원팀장으로서 계약서를 검토하여 약정된 지체상금을 청구하도록 조치하였어야 하나, 이와 같은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계약기간을 소급하여 2개월 연장하는 계약변경합의서에 결재함으로써 이 사건 대학교에 재산상 손해를 끼치고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⑵ 갑 제2, 3, 7, 8, 10, 11, 16, 17호증, 을가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 이 사건 대학교는 2016. 2. 29. 주식회사 I(이하 'I'라 한다)와 '학생이력관리시스템 구축 계약'을 체결하면서(이하 '이 사건 시스템 구축 계약'이라 한다), 그 계약기간을 2016. 6. 28.까지로 정하고 I가 계약이행을 지체하는 경우 지체일수에 대하여 계약금액의 2.5/10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체료로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지체상금 약정을 하였다.

㈏ I는 이 사건 시스템 구축 계약 기간의 말일인 2016. 6. 28. 이 사건 대학교에게 '시스템의 완성도 제고, 검수 기간 확보 및 테스트 기간 확보'를 이유로 계약 기간 연장을 요청하였다.

㈐ 이 사건 대학교의 정보화추진위원회는 2016. 7. 7. 제3차 정보화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이 사건 시스템 구축 계약기간의 연장에 관하여 논의하였는데, 당시 연장사유로 '요구분석에 당초 일정에 비하여 초과 시간이 소요되어, 늘어난 요구분석 기간으로 인한 일정 조율이 필요하다'는 점이 지적되었고, 참석위원 전원의 찬성으로 구축기간 연장이 결정되었다. 위 회의의 참석자 명단에 참가인의 성명은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 IT운영팀은 2016. 7. 21. '학생이력관리시스템 구축 업체 중도금 지급 및 이 사건 구축 계약기간 연장'과 관련된 협조문을 제출하였고, 참가인은 이에 따라 위 계약의 계약기간을 2016. 2. 29.부터 2016. 6. 28.까지에서 2016. 2. 29.부터 2016. 8. 31.까지로 변경하는 내용의 2016. 7. 26.자 계약변경합의서에 중간결재자로서 결재하였다.

⑶ 위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I는 이 사건 시스템 구축 계약을 기간 내에 이행하지 못하고 이 사건 대학교에 계약기간 연장을 요청하였고 위 계약서에 의하면 지체상금 약정을 두고 있었는데, 참가인은 이 사건 계약 기간을 소급하여 연장하는 내용의 '계약변경합의서'에 중간결재자로서 결재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계약기간 연장 결정은 원고의 상급자로 구성된 정보화추진위원회의 회의를 통하여 결정되고 이 사건 대학교 총장이 최종 결재한 것으로서, '요구분석 기간'이 당초 합의된 일정보다 더 늘어나게 되어 일정 조율 필요성이 있음을 고려하여 결정된 것인바,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계약기간 연장을 결정한 결정권자가 지체상금을 청구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이 그와 같은 결정 사항을 반영한 합의서를 기안하고 중간결재를 하였다 하여 어떠한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⑷ 원고는 참가인에게 지체상금 청구 여부를 검토할 직무상 의무가 있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시스템 구축 계약기간의 연장은 제반사항을 고려하여 결정된 것이어서 해당 계약에 관한 결정권자에게 지체상금 청구 여부를 검토할 기회조차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지체상금 청구를 포기하고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므로, 참가인이 중간결재자로서 결정권자의 결정과 달리 지체상금 청구 여부를 검토할 직무상 의무나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소결

결국 제1 징계사유는 일부 인정되고, 제2 징계사유 및 제3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3)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며 해고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징계해고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8069 판결, 대법원 2012. 7. 5. 선고 2009두16763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참조).

나)

갑 제2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정관 제88조 제1항은 "일반직원의 징계는 사립학교 교원에게 적용하는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대학교의 일반직원인 참가인에게도 사립학교법 제66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의2 제1항, 구 사립학교 교원징계규칙(2020. 9. 29. 교육부령 제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에 따라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20. 7. 28. 교육부령 제2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별표]의 징계양정기준(이하 '이 사건 징계양정기준'이라 한다)이 적용된다.

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임처분은 제2, 3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고, 제1 징계사유 역시 '부주의한 업무처리'만이 인정될 뿐 이를 넘어 폐기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폐기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감사서류가 보관되어 있던 이 사건 캐비닛은 참가인의 정직 기간 중 이 사건 창고로 옮겨져 참가인은 위와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였던 점, 중요한 서류가 보관되어 있던 이 사건 캐비닛이 폐기 예정인 불용자산과 분리되지 않은 채 이 사건 창고에 함께 비치되어 있었는바, 이에 비추어 이 사건 캐비닛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원고 측 관리주체와 다른 시설관리팀 구성원에게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점, 불용자산 승인 당시 캐비닛을 비롯한 집기비품 2,834개도 자체 폐기 예정이었던 점, 이와 같은 상황에서 참가인은 이 사건 캐비닛을 위와 같은 폐기 대상으로 착오한 나머지 매각으로 처리하는 것이 이 사건 대학교에 더욱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이 사건 캐비닛을 매각 처리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그 비위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참가인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징계양정 기준의 "1. 성실의무위반"의 다.항에서 "회계질서 문란"과 병렬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직무태만"이라고까지 보기는 어렵고, "하. 그 밖의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양정 기준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견책"이 적용되는 사안으로 보이고, 설령 원고 주장에 따라 "직무태만"으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감봉-견책"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임처분은 징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과도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되어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이병희 정수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