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원고들의 주된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에서 제출된 증거에다가 이 법원에서 제출된 증거를 보태어 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에서 고치는 부분과 2항에서 추가판단을 덧붙이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다만 분리·확정된 제1심 공동원고들에 대한 부분은 제외).
제1심 판결문 4면 하8행부터 하2행까지를 다음과 같이 고쳐 쓴다.
『2) 피고는 일반직, 연구직, 운영직, 계약직(연봉계약직, 지원직, 일용계약직)으로 직군을 나누어 근로자를 고용하였는데, 원고 P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일반직 1급 내지 4급으로 피고 공단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자들이다. 한편, S는 일반직 2급으로 근무하다가 정년(2021. 12. 31.)을 앞두고 2020. 6. 19. 사망하여, 원고 P이 협의에 의한 상속재산분할로 단독상속인이 되었다.』
추가판단
관행 또는 개별계약에 따라 기존 근로조건이 적용된다는 취지의 주장에 관하여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취업규칙이 변경되는 경우 근로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경우에만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르는 관행’이 있었고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이 사건 시행세칙의 개정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에게는 개정된 취업규칙인 이 사건 시행세칙 및 그에 따른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고, 이 사건 시행세칙이 시행되기 전의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또는,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내용의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아니한다.
판단
사용자가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나 합의가 있는 한 근로자 개개인의 동의를 얻을 필요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고, 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이나 근로자의 권리를 소급하여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46841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의 주장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준수하여 취업규칙이 유효하게 변경되더라도, 개별 근로자의 추가적인 동의가 있어야지만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이 개별 근로자에게 적용된다는 취지로서,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조, 제94조 및 제97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개별 근로계약에서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 인사규정 제112조는 직원의 보수에 대하여 직급별로 정하되 직원연봉규정에 따른다고 정하고(갑 제2호증), 직원연봉규정은 직원들에 대한 연봉 지급의 기준을 정하고 있다(갑 제27호증). 갑 제30호증은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취업규칙인 연봉규정을 적용하여 계산한 구체적인 내역을 통지한 것에 불과하여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달리 원고들이 취업규칙 보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고들의 주장 요지
일반직, 연구직을 적용대상으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경우 일반직 전부와 연구직 중 수석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상은 이미 60세 정년을 적용받고 있었고, 연구직 중 선임연구원, 연구원 이하(전체 일반직, 연구직 485명 중 21명)만 정년이 58세에서 60세로 연장되었는바, 임금피크제 유효성을 더욱 엄격한 기준에 의하면 판단하여야 하는데,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매우 큰데 비하여 그에 대한 대상조치가 도입되지 않았거나 그 수준이 아주 미미하므로,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하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판단
제1심법원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하였다고 볼 수 없고, 고령자고용법이 정한 연령차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그 근거로 설시한 사정들(제1심판결 이유 제3의 라.항)에다가 제1심이 채택한 증거들, 갑 제25호증, 을 제5, 6, 9, 11, 43, 44, 46, 49 내지 54, 56 내지 58, 60, 64, 65, 73, 75, 77, 7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까지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 대상자의 연차별 지급률을 1년차 90%, 2년차 85%, 3년차 80%로 조정하여, 3년간 총 45%의 임금을 삭감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다른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비교해 보더라도, 감액기간 및 감액률 등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가하는 내용으로 설계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원고들은, 팀장급(1, 2급), 실장급(3급) 근로자들의 경우 별도직무가 부여되어 보직수행에 따른 수당 등을 지급받지 못함으로써 실질적인 감액률이 62% 내지 70%에 달하여(갑 제25호증 2면 참조),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이 없는 1~3급에게 불이익의 정도가 더욱 크다고 주장한다.
임금피크제 시행세칙(을 제15호증) 제5조에서는 임금피크 대상자에게 별도 직무를 부여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팀장급·실장급 근로자들의 경우, 위 규정에 의거하여 기존 보직을 면하게 되고 별도 직무를 새로이 부여받게 된다. 기존 보직수행을 면하게 하는 조치는 보직에 따르는 책임이나 업무량 또는 업무의 강도를 어느 정도 덜어주는 대상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 기존 보직에 연동되어 지급받던 직무급, 성과연봉의 감액은 기존 보직수행을 면함에 따라 발생하는 반사적 불이익에 불과하다.
나아가 피고는 2018년부터 노사합의에 따라 보직을 수행하지 않는 팀원과 연구위원에게도 보직수행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하였고(을 제49호증의 2), 2023년도에는 위 수당의 금액을 확대하여(을 제49호증의 3),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을 줄이기 위하여 노력을 기울인 사정이 나타난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보직수행에 따른 수당이 지급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돌릴 만큼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현저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고들은 임금피크제에 진입하면, 역량평가에서 제외되어 승진이 제한되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은 정년까지 잔여기간이 3년 이내인 점, ②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평가 등급은 중간 등급인 B등급을 부여받았고(을 제54호증), B등급의 경우 기준인상률의 삭감이 없어서 급여손실이 발생하지는 않는 점(C, D등급은 급여손실 발생, 을 제21호증 16면), ③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피고 인사규정 제51조 제1항<1>, 제92조 제10항<2>에 따라 별도 인원으로 승진후보자명부에 기재되어 승진이 가능하고(을 제14호증), 실제로 피고가 작성한 승진명부에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포함된 점(을 제65호증) 등을 고려할 때,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돌릴 만큼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현저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과 관련하여
별도 직무 부여를 통한 근무강도 및 근무량 경감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에게 별도 직무를 부여하는 것이 원칙이다(을 제15호증 제5조).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에 대한 적합 직무를 선정함에 있어서 ‘평가결과가 적합직무 선정 기준에 부합하더라도 중요도·책임이 높아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수행하기에 부적합한 직무’는 배제하여 적합 직무를 발굴하였다(을 제5호증 2면). 원고들은 모두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한 직무인 전문위원 직무를 부여받고 별도의 보직을 부여받았다(을 제9호증).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은 근무강도와 근무량이 경감되는 대상조치를 적용받았다고 보인다.
한편, 원고들은 근무시간이 단축되지 않았으므로 직무의 변경만으로는 대상조치로써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형식적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되지 않더라도 실제 근무강도가 낮아지는 경우라면 대상조치로 평가할 수 있는 점, ② 기안 및 결재 건수 등이 감소한 사정을 고려할 때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근무강도와 양이 현저하게 낮아진 것으로 보이는 점(을 제60, 78호증), ③ 정부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을 금지함에 따라, 공공기관인 피고로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에는 근로시간 단축을 공식적으로 제공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제50호증), ④ 정부가 2020. 9.경 이후로 근로시간 단축을 허용함에 따라 피고는 근로시간 단축과 연계하는 임금피크제를 2021. 12.경부터 도입하게 된 점(을 제51, 52호증), ⑤ 피고는 근로시간 단축이 허용되지 않는 시기에도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에 대하여 근태관리를 완화하였고, 그에 따라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은 출퇴근 시간에 엄격하게 구애받지 않았으며, 때로는 근무시간 중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제11, 53, 64, 77호증) 등을 고려할 때, 공식적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대상조치가 불충분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의 필요성이나 합리성을 부정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직지원과정, 교육훈련 제공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함께, 퇴직 6개월 전부터 전직교육지원 발령을 내어 그 발령기간 동안 출근의무를 면제하여 시간적으로 자유롭게 본인이 원하는 교육이수를 받도록 하였고(을 제4호증), 2022. 1.부터는 전직교육지원 발령 기간을 퇴직 1년 전부터 1년 동안으로 확대하였는데(을 제51호증),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은 해당 기간 사실상 근로를 제공하지 않음에도 임금을 지급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함께 종전부터 활용되던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퇴직전 3년(종전 퇴직전 1년)의 기간 동안 최대 600만 원의 교육 금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변경하였고(을 제6호증), 이를 통해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은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보다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은 목공, 사회복지사, 미디작곡활동 등 본인들이 원하는 다양한 외부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었다(을 제44호증). 이외에도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직업능력개발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였다(을 제43호증). 이러한 전직지원과정과 교육훈련 기회 제공은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근로자의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퇴직 후 종사할 직무 신설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을 위하여 중독예방상담 직무를 신설하였고, 임금피크제 기간 중 중독예방상담 직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퇴직 후 해당 직무로 재고용하고자 하였으며, 실제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후 퇴직자가 발생한 2019. 1.경부터 상당수의 직원이 재고용되어 최대 2년간 추가적인 근무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을 제46, 56, 57호증). 나아가, 피고는 그 외에도 경륜·경정심판 업무, 스포츠단현장관리 업무 등 임금피크 퇴직자 재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직무를 신설하여(을 제58호증), 예산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추가적인 재고용을 위하여 노력한 사실도 인정된다. 이러한 재고용 기회 제공 역시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근로자의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여부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감액된 재원이 신규 청년채용 등 본래의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피고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임금피크제를 통하여 감액된 재원을 바탕으로 총 161명의 청년을 채용하였는데, 이는 정부권고 채용목표인 41명과 비교하여 120명을 추가로 채용한 것인 점(을 제7호증), ②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 및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운영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공공기관은 임금피크제에 따른 신규채용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미달인원에 해당하는 인건비는 총인건비에서 차감되므로, 피고가 임금피크제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다른 목적으로 전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제50, 73호증), ③ 임금피크제를 통하여 마련한 재원으로 청년채용으로 인한 인건비를 감당하는 비율을 지칭하는 임금충당률을 살펴보면, 피고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합계 106.9%로서, 임금피크제를 통하여 마련된 재원 대부분을 청년채용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제75호증), ④ 원고들은 갑 제33호증의 임금협상 결과에 관한 안내메일 중 “기본연봉: 기본재원(총인건비 인상, 임피재원) 정률인상” 기재를 근거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절감된 비용이 기존 직원들의 임금인상 등에 사용되는 등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신규채용 목표미달 인원만큼 총인건비가 차감되어 임금피크제 절감 재원을 신규채용 이외의 목적으로 전용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는바 위 문구의 뜻은 임금피크제 재원을 고려하여 임금인상을 한다는 의미로 보일 뿐인 점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임금피크제로 확보한 재원을 그 본래의 목적에 맞추어 청년 추가 채용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정현경 송영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