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당사자 지위
원고는 상시 50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여객자동차 운수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B은 2012. 7. 24. 원고에 입사하여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
B에 대한 전보
원고는 2018. 4. 28. 대형 C 버스노선에서 근무하던 B을 대형 D 버스노선으로 인사발령하였다.<2>
B은 2018. 5. 29. D 버스를 1회 운행한 후 원고에게 '배탈, 설사로 조퇴 신청한다'는 내용의 중도귀가신청서와 '개인사정으로 2018. 5. 30.부터 같은 달 31.까지 2일간 결근한다'는 내용의 결근계를 제출하고 귀가한 다음, 2018. 5. 31.까지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8. 6. 9. B에 대하여 2018. 5. 29.자 무단조퇴 및 2018. 5. 30.부터 연속 2일간의 무단결근을 이유로 2018. 6. 12.자로 C 노선으로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라고 한다).
노동위원회의 판정
B은 2018. 7. 16.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이하 '초심지노위'라 한다)에 이 사건 전보가 부당전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초심지노위는 2018. 9. 11. '이 사건 전보는 원고의 업무상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그로 인하여 B이 겪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절차상 하자도 없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B은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 18. 초심지노위의 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재심판정 취소소송
B은 2019. 2. 28.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2019. 12. 5. '이 사건 전보는 단체협약에서 징계처분의 하나로 정한 전직에 해당하여 실질적으로는 징계처분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이 정한 대로 B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었어야 함에도 B의 소명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전보는 절차상하자가 있어 무효라는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서울행정법원 2019. 12. 5. 선고 2019구합57480 판결). 이에 대한 피고의 항소 및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이 2021. 1. 14. 그대로 확정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0. 8. 21. 선고 2019누69041 판결 및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두48017 판결,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취소 판결'이라 한다).
B에 대한 해고 경과
원고는 2018. 12. 14. '① 2018. 8. 27. 무단조퇴, ② 2018. 8. 28.부터 2018. 10. 31.까지 65일간 무단결근, ③ 2018. 8. 27.과 2018. 11. 1. 취업규칙에 따른 정당한 복직 절차 등 위반, ④ 회사의 명예와 사내질서 및 노사간의 신뢰를 훼손'을 이유로 B을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B은 2020. 6. 5. 원고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2021. 5. 13.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이고 원고는 B에게 이 사건 해고 시(2018. 12. 14.)부터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선고되었고(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1. 5. 13. 선고 2020가합102681 판결), 위 판결정본이 같은 날 원고 소송대리인에게 송달되었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도 제1심과 같은 취지로 판결하였고(수원고등법원 2021. 12. 2. 선고 2021나16481 판결), 이후 상고기각되어(대법원 2022. 4. 14. 자 2021다309507 판결) 2022. 4. 18.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 등 판결'이라 한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처분 판정 및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재심판정 취소 판결에 따라 2021. 4. 5. 초심지노위의 판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전보가 부당전보임을 인정하면서 '원고는 재처분 판정서 송달일로부터 30일 이내에 B에 대한 전보를 취소하고, 전보로 인한 임금 차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고 한다).
중앙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1. 6. 2. 원고에게 이행강제금 부과를 예고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구제명령에 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B은 이 사건 전보 후 다섯 차례만 출근하여 위 출근일에 대한 임금을 전액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임금차액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7. 13. '원고가 이행기일인 2021. 5. 14.까지 임금 차액 지급의무를 불이행함으로써 이 사건 구제명령 일부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4,400,000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후 원고는 2021. 12. 21. 중앙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전보 후 이 사건 해고시까지 6개월분 임금을 2018년 임금협정서에 따라 18,412,122원으로 산정하여 2021. 12. 16. B에게 지급하였다. 임금차액에 대한 논란 및 세금 정산은 B과 추후 재정산하겠다'는 내용의 '구제명령 이행결과 통보서'를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13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구제명령의 '전보로 인한 임금차액'은 그 의미가 불명확하여 당연무효이다.
B은 이 사건 전보 기간 중에도 정상적인 근로관계를 유지했고, 결근할 때도 결근계를 제출하였는바, B의 개인 질병 등을 사유로 한 결근을 부당전보로 인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중앙노동위원회가 B의 결근일을 포함한 전체 근로일을 기준으로 '전보가 없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잘못이고, 원고가 이 사건 전보 기간 동안 B에게 지급할 임금차액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구제명령을 불이행한 바 없다.
판단
이 사건 구제명령이 불명확하여 무효인지 여부
노동위원회가 발령한 구제명령이 그 자체로 집행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그 수범자인 사용자의 행위에 의하여 실현되는 점을 감안할 때, 그 내용의 특정 여부에 관하여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하거나 이를 요구할 필요까지는 없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1두23481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사용자인 원고는 B이 부당 전보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용이하게 산정할 수 있었고, 일응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산정기준을 적용하여 산정한 금액을 임의로 지급하거나 법원에 공탁함으로써 구제명령 불이행의 책임을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부당해고 등으로 일정 기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여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생활고를 잠정적으로나마 신속 · 간이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구제명령 및 이행강제금 부과제도를 규정한 취지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구제명령이 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구제명령 불이행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는 것이나,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무효가 된다고 볼 것이고(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3두13250 판결,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무효인 부당전직의 경우 근로자가 이에 불응하여 전직명령의 효력을 다투면서 전직발령지에서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는 경우 이는 부당한 전직명령을 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근로자는 전직명령시부터 원직복귀시까지의 기간 동안 종전 근무지에서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6다3353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을 제4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을 불이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사유가 존재하는 이상,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구제명령 이전인 2021. 1. 14. 이미 '이 사건전보가 징계처분에 해당하고 그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는 이 사건 재심판정 취소판결이 확정되었고, 이 사건 구제명령의 이행기일<3> 전인 2021. 5. 13.에는 '이 사건 전보가 효력이 없어 B에게 C 버스 노선으로 출근할 의무가 전제되지 않는 이상, B이 원고의 위 버스 노선으로의 업무복귀명령에 응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무단결근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이고 그 기간 동안 임금을 지급하라는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 등 판결이 선고되었으며, 같은 날 위 판결정본이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이러한 사정에 근로기준법상 구제명령은 부당해고 등으로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의 생활고를 잠정적으로나마 신속 · 간이하게 해결하기 위한 것(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1두23481 판결 등 참조)이라는 입법 취지 등을 더하여 보면, B이 이 사건전보 시점과 이 사건 해고 시점 사이에 5일만 출근하고 나머지 기간 동안 출근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B이 이 사건 전보 후의 발령지에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것이 자신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어서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라 B에게 이 사건 전보 이후 출근하지 않은 날에 대해서도 해당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으로 타당한 임금 상당액의 구체적인 액수는 최종적으로는 당사자 사이의 의사의 합치 또는 민사소송 등을 통하여서만 확정이 가능할 것이나, 사용자인 원고로서는 취업규칙이나 임금지급 관행에 의해 임금액을 특정하거나 임금을 정확히 특정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일응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산정기준을 적용하여 산정한 금액을 임의로 지급하거나 법원에 공탁함으로써 구제명령 불이행의 책임을 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원고는 이미 이 사건 전보가 무효라는 이 사건 재심판정 취소 판결이 확정되었음에도 중앙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구제명령에 대하여 'B과의 해고무효확인의 소에서 원고 청구인용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B은 원고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B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이 사건 전보를 취소할 수도 없다. B은 이 사건 전보 후 다섯 차례만 출근하였고 그 이후 결근하였므로 위 출근일 근로에 대한 임금만 발생하는데, 원고는 이를 전액 지급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로 인한 임금차액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여전히 이 사건 전보의 효력을 다투고 있을 뿐, 이 사건 구제명령 이행기와 이 사건 처분 이전까지도 B에게 이 사건전보로 인해 지급받지 못한 임금 차액에 상당하는 금원 또는 임의로 산정한 금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이를 법원에 공탁하지도 않았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처분 이후 형사고발조치되자 2021. 12. 16. 비로소 이 사건 전보 시부터 이 사건 해고 시까지의 6개월분 임금을 2018년 임금협정서에 따라 18,412,122원으로 산정하여 이를 B에게 지급하였는바, 원고로서는 평균임금을 기초로 하여 부당전보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B의 임금 상당액을 용이하게 산정할 수 있었고, 이 사건 처분 이전에 이 사건 구제명령을 충분히 이행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B이 이 사건 전보에 따라 C 버스노선을 운행하기도 하였고 결근 내지 휴직계에 건강상의 이유만을 기재하는 등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것이 모두 이 사건 전보로 인한 것이거나 이 사건 전보에 대한 항의 때문이었다고 볼 수는 없어 무단결근에 해당하고, 이러한 사정 때문에 B의 임금을 정확히 특정할 수 없어 임의로 지급하거나 법원에 공탁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원고는 징계처분으로서 이 사건 전보를 한 것임에도 B에 대한 소명의 기회를 주는 등 징계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2018. 6. 9. B에게 일방적으로 이 사건 전보를 통보하였고, 이에 B은 2018. 7. 16. 초심지노위에 이 사건 전보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며 명시적으로 그에 대한 거부의사를 원고에게 밝혔으며, B이 소속되어 있는 노동조합도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원고의 중도귀가신청서와 결근계 제출에 충분한 이유와 사정이 있는데도 원고가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전보를 한 것은 부당한 처우'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던 점, ② B은 이후에도 이 사건 전보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지속적으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전보가 부당하여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계속 표시하였고, 이 사건 전보로 인해 건강상의 부담이 커서 전보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여, B이 휴직계 등에 기재한 건강상의 사유가 이 사건 전보에 대한 항의의 의사표시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는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전보와 해고를 다투는 B과의 일련의 소송 등의 절차와 그 판결을 통해 이 사건 구제명령의 이행기한이나 이 사건 처분 이전에 이 사건 전보가 원고의 귀책사유에 의해 무효이고 원고의 복직명령에 B이 따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단결근으로 볼 수 없다는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B은 이 사전 전보에 대한 항의의 의사표시로 원고에게 결근 및 휴직계를 제출한 것이고 원고 역시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B이 이 사건 전보 이후 해고 사이에 C 버스노선을 운행하거나 결근 등 사유로 건강상의 이유를 기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B이 원고에게 이 사건전보를 수용하여 원고와 정상적인 근로관계를 유지하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거나 이 사건 전보가 없었더라도 이 사건 전보 후 이 사건 해고 시까지의 기간 대부분을 근로 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단할 수도 없다(또한 위와 같은 사정이 원고에게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함상훈(재판장) 표현덕 박영욱
각주1) 원고가 당초 소장 청구취지에 기재한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이고, 이후 원고가 노동위원회법 제27조 제1항(중앙노동위원회의 처분에 대한 소송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피고로 하여 처분의 송달을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에따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피고 경정신청을 하여 제1심에서 허가되었는바, 소장 청구취지 기재 '피고'는 소 제기 당시와 마찬가지로 처분청인 중앙노동위원회로 이해하여 판단한다.
각주2) B은 원고를 상대로 임금체불을 이유로 고소하였는데, 원고와 위 고소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체불된 임금을 지급받고 2교대 좌석버스로 발령받기로 합의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는 B을 대형 D 노선으로 인사발령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각주3) 이행강제금 부과결정서(갑 제11호증)에는 이 사건 구제명령의 이행기일이 '2021. 5. 14.'로 기재되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