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4. 4. 선고 2024누44978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2. 관계 법령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4쪽 상단 글상자 안의 제10행의 “작가”를 “신고인”으로, 하단 글상자 안 피해자 란의 ”방송작가1“을 “신고인 1”로, 제5쪽 글상자 안 피해자 란의 “방송작가2”를 “신고인 2”로 각 고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제1항과 제2항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별지와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같은 언행을 한 적이 없거나, 설령 그러한 언행을 한 사실이 모두 인정되더라도 이를 성희롱에 해당하는 성적 언동으로 평가할 수 없다. 설령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중한 비위행위로 볼 수 없고, 그동안 원고가 장기간 근무해오면서 별다른 징계처분을 받은 적이 없었던 점에 비추어 정직 2개월이라는 징계양정은 지나치게 중하다. 또한 이 사건 징계는 참가인이 징계위원회 심의를 포함한 징계절차에서 원고에게 징계사유를 포괄적으로만 통보하였을 뿐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고지하지 아니하여 원고의 소명 기회를 박탈하는 등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한 절차적 하자도 있다. 이처럼 이 사건 징계는 위법함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징계절차의 위법 여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제7쪽 제7행부터 제11쪽 제5행까지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다.

이 사건 각 징계사유의 존부

1)

관련 법리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2조는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은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예시하면서 성적인 언동 중 언어적 행위의 하나로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하는 행위” 등을 들고 있고,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ㆍ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될 경우 성희롱이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부분

앞서 본 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가 제10호증, 을나 제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1 내지 5, 7 내지 9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판단된다.

⑴ 제1징계사유

원고는 제1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언동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원고(1965년생)는 1992. 4. 1. 입사하여 국장대우를 받는 방송 엔지니어이고, 상대방인 신고인 1은 1987년생으로 근무를 시작한 지 약 3개월이 된 미혼의 여성 방송작가로서, 원고가 직장 내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나아가 신고인 1과 원고는 라디오 프로그램 생방송을 하는 시간에 방송작가와 엔지니어로서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것일 뿐, 서로 업무상 대화를 나눌 일은 없고, 마주치면 인사를 하는 정도 외에 별다른 친분이 없었는데, 이처럼 친밀감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상의 남성인 원고가 생방송을 전후하여 업무를 보는 장소에서 연하의 여성인 신고인 1과 단둘이 있을 때 갑자기 다가가 향이 좋다고 말하는 것은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낄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신고인 1은 2021. 7. 29. 원고와 관련된 성희롱 사건 접수신청을 하면서, 이 부분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갑자기 옆으로 와 향이 좋다면서 말을 거는데 업무 중에 너무 가까이 와서 향을 운운하면서 이야기하는게 불편했지만 그냥 넘어갔다’는 취지로 사건 경위를 작성하기도 하였다(을가 제4호증의 1). 신고인 1이 감사실 조사 당시 ‘원고가 옆으로 다가와서 향이 좋다고 했을 당시 단지 원고가 향이 궁금해서 물어본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한 바 있으나, 2021. 7.경 이루어진 조사 문답 과정에서는 ‘신고인 1이 어떤 향이라고 대답한 후에도 원고가 그 향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고, 며칠 뒤에는 어떤 액체 형태의 향을 가지고 와서 향기를 맡아 보라며 그것을 가지라고 말할 때 불쾌하다거나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라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감사실에서 신고인 1이 한 위 진술은 원고가 행한 제1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없다.

⑵ 제2징계사유

제2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언동을 한 사실은 원고도 인정하고 있는데, 이 부분 징계사유는 원고가 신고인 1에게 어느 목사의 성희롱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물으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자신의 견해를 강변하였다는 것으로, 해당 목사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하체가 튼튼해 보인다거나 ‘쭉쭉빵빵’을 소재로 농담한 것 등 여성의 외모평가에 해당하는 발언들이고(을나 제4호증), 원고도 이 사건 징계 관련 조사과정에서 ‘목사가 다리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을 신고인 1에게 그대로 이야기하였다’고 인정하였다(을가 제8호증의 1). 이처럼 원고가 언급하였다는 목사의 발언은 그 자체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충분해 보이는 내용들로서, 원고가 신고인 1에게 위와 같은 목사의 성희롱 언행을 그대로 인용하여 언급하면서 ‘그것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견해를 강변한 것은, 앞서 살핀 바와 같은 원고와 신고인 1의 성별과 나이 차이, 친분 정도 등에 비추어 신고인 1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불쾌감과 혐오감, 심리적 고통을 느끼게 하는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위와 같은 발언을 한 의도가 원고 주장과 같이 위 성희롱 사안에 대한 젊은 여성의 견해를 듣고자 하는 것이었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실제로 신고인 1은 조사 과정에서 이에 불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⑶ 제3징계사유

원고가 감사실 조사 당시에는 제3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가(을가 제4호증의 2 제9쪽), 이 사건 소장에서는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은 있지만 그 의미는 요즘 젊은 세대인 신고인 1이 옛것이나 나이 든 사람에 대하여 가지는 인식이 궁금해서 한 질문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2023. 12. 6. 자 준비서면에서는 다시 이를 번복하여 제3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그 진술에 일관성과 설득력이 없다. 반면, 신고인 1은 감사실 조사에서 제3징계사유에 관하여 ‘생방송 중에 갑자기 원고로부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듣고 사람마다 다르지 않겠느냐고 반문하였으나 “아, 괜찮으시다고요?”라고 하여 아니라고 답했다. 원고가 결혼하지 않은 것을 알고 피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위와 같은 질문을 듣고 성적 수치심이 들어 불쾌하였다’는 취지로, 당시 상황과 자신이 느낀 감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원고가 제3징계 사유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제3징계사유의 발언 내용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직장 내에서 나이와 직급면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보이는 원고가 생방송 도중 나이가 22살이나 어린 미혼 여성에게 이성적인 관계로서 괜찮으냐고 묻는 내용인데다가, 신고인 1이 조사 과정에서 ‘자신을 이성적인 존재로 접근하려는 의도가 느껴져 성적 수치심이 들고 불쾌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그 외에도 원고는 신고인 1에게 계속적·반복적으로 성적 언동을 하여 신고인 1의 요청으로 2021년 2월경부터는 원고의 근무시간에는 신고인 1이 원고와 다른 공간에서 근무하도록 사무실 분리조치가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징계사유는 객관적으로 신고인 1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⑷ 제4징계사유

원고는 ‘퇴근길에 방송국 외부에서 우연히 신고인 1을 마주쳤는데 평소 신고인 1에게 공격적인 어투로 이야기한 것이 미안해서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시도로 커피나 한잔하면서 대화하자는 취지로 제4징계사유와 같은 언행을 한 것’이라며 이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특정한 행위만을 독립적으로 평가하였을 때에는 다소 분명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와 더불어 계속적·반복적으로 행하여진 일련의 행위들을 참작하여 평가하였을 때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하기 충분하다면 그러한 행위 역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본 것처럼 신고인 1은 제3징계사유 등 원고의 선행 성희롱 발언으로 인하여 원고에 대한 불쾌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원고의 신고인 1에 대한 비위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에 그친 것이 아니라 그 후에도 상당한 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 반복되었고, 원고가 업무를 마친 퇴근길에 굳이 따로 신고인 1과의 대화를 시도한 것은 앞서의 성적 언동들과 함께 동일한 상대방인 신고인 1에 대하여 계속적·반복적으로 행하여진 일련의 행위들 중 일부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는 직위를 이용한 성적 언동으로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만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신고인 1은 제4징계사유 발생 당시에도 원고를 마주치자 당혹감과 이후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⑸ 제5징계사유

참가인 직원인 원고로서는 성실히 직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고(참가인 복무규정 제3조 제1, 2항), 특히 생방송 업무를 담당할 때에는 방송시간이 임박하거나 방송진행 도중에 새로운 내용이 추가·변경되는 등 빈번하고 신속한 수정과 대응이 필요한 생방송 진행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방송 진행자 및 담당 작가 등과 유기적으로 협업하여 생방송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종료될 수 있도록 관리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원고는 생방송 진행 중 볼륨을 줄여가면서까지 방송작가인 신고인 2에게 지속적으로 방송과 관련 없는 사적인 대화를 시도하였고(원고 스스로도 감사실 조사 당시 생방송 중 신고인 2에게 사적인 주제에 대하여 질문한 것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였다), 이로 인해 신고인 2가 방송 진행에 어려움을 겪거나 업무에 방해를 많이 받았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제5징계사유의 비위행위는 직무의 태만 내지 성실의무 위반에 충분히 포섭될 수 있다.

⑹ 제7, 9징계사유

이 부분 징계사유는 원고가 여성인 신고인 2에게 ’여성은 가임기가 끝나면 결혼상대로 삼기 어렵고, 폐경기가 지나면 빨리 노화한다’는 등의 취지로 말한 것인데, 이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직접적 대상으로 하여 비하하는 내용일 뿐만 아니라 성적인 측면과 결부시켜 여성의 혼인 가능 연령을 표현한 것으로, 이로써 원고(1965년생)보다 젊은 여성인 신고인 2(1977년생)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기 충분하다고 보이므로, 이 또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⑺ 제8징계사유

원고는 ‘신고인 2가 가끔 치마를 입고 오거나 옷차림에 변화가 있으면 “옷이 날개네요”라고 말하곤 하였다‘고 하여 제8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그 발언만을 떼어놓고 보면 옷차림에 대한 단순한 칭찬으로 볼 여지도 있기는 하나, 원고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고 참가인 방송국에서 근무한 경력도 원고보다 훨씬 짧은(당시를 기준으로 8년 정도였다) 신고인 2를 상대로 제5징계사유와 같이 생방송 도중에 사적인 대화를 시도하거나, 제7징계사유와 같이 ‘남자친구 있느냐, 결혼 안한 친구나 후배를 소개시켜 달라, 여성의 가임기가 몇 살까지냐, 가임기 여성이면 된다’는 등의 발언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업무 외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던 상황에서 신고인 2에 대한 옷차림을 살피며 옷차림이 달라졌다고 언급하였다는 점, 신고인 2는 조사 과정에서 ‘원고의 발언들이 불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을가 제4호증의 1 제4쪽)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부분 발언은 단순한 칭찬이라기보다 여성인 신고인 2의 옷차림을 반복적으로 살피고 언급함으로써 불필요한 이성적 관심을 보인 연장선상의 행위로 보이므로, 이 또한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나)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부분: 제6징계사유

원고는 감사실 조사 및 이 사건 소장에서는 상대방의 가치관이나 성향을 알기 위해 제6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2023. 12. 6. 자 준비서면에서는 위 진술을 번복하여 제6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그 진술에 일관성과 설득력이 없는 반면, 신고인 2는 감사실 조사에서 원고가 제6징계 사유에 해당하는 발언을 한 사실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어 원고의 주장보다 신빙성이 높다고 보이므로, 이에 비추어 원고가 제6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 자체는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나 원고가 한 발언 내용은 원고가 신고인 2에게 페미니스트인지를 물으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페미니즘에 대한 견해와 함께 ‘요즘 여자들이 이야기하는 페미니즘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어긋난다’는 취지로서, 그 진술 내용상 여성에 대한 편견을 드러낸 것으로 다소 부적절하다고 할 수 있고, 생방송 도중에 업무와 무관하게 이루어진 발언이라는 점에서 성실의무 위반의 일부로 포섭할 여지는 있으나,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이를 용인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언어 등과 같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이라고까지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따라서 제6징계사유는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라.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한편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고(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등 참조),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고 하더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과 근무성적, 당해 징계처분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을가 제9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제6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제6징계사유를 제외하고는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그중 대부분이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45조 제12호에서 징계사유로 정한 성희롱에 해당하며, 특히 그러한 행위가 자신보다 나이나 경력이 훨씬 적은 여성 두 명을 상대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크다.

나)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제6징계사유의 경우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45조 제12호에서 정한 성희롱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까지 보기 어렵더라도 그 진술 상황이나 맥락상 그 발언의 내용이 여성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며 연하의 여성 하급자인 신고인 2에게 자신의 견해를 강요하는 측면이 있어 매우 부적절한 처신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

신고인들은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같은 원고의 언행을 접하고도 자신들보다 나이와 경력이 높은 원고에게 불편하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고인 1의 경우에는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원고를 피하여 스튜디오가 아닌 다른 곳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기도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래도 원고와 마주치는 것보다는 나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을가 제3호증의 1 제5쪽).

라)

참가인은 방송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방송사업자에 대하여 여러 제한을 두고 있는 방송법의 입법 취지와 방송사의 공적 책임에 비추어 볼 때, 방송사 소속 직원에게는 일반 기업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고, 그러한 점이 징계양정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원고는 1992. 4. 1. 참가인에 입사하여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발생한 2020년경에는 약 28여 년의 경력을 보유한 국장대우 직급이라는 점, 원고의 비위행위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여성 방송작가들을 상대로, 그것도 주로 업무가 진행 중인 시간에 발생한 점 등에 비추어 그 비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보인다.

마)

참가인이 소속 직원의 직장 내 성희롱의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징계처분을 내린 사례(참가인 직원 단체 카카오톡 방에 한복 상의만 입은 여성이 자신의 몸에 물을 끼얹는 동영상을 게재한 직원에 대해서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여직원들에게 여성의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 발언을 하고 ‘오늘 화장 잘 됐네’, ‘오늘 예쁘게 치마 입었네’ 등 성희롱적 언행을 지속적으로 한 직원에 대해서는 해임의 징계를 한 바 있다)와 비교해 보더라도 원고에게 인정되는 징계사유들에 대한 정직 2개월의 이 사건 징계가 그 양정이 지나치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현규(재판장) 김유진 원종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