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1. 23. 선고 2024누46639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2.

관련 법령 등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나.

인정사실

다.

근로계약에 대한 재계약이 체결되었는지 여부

이 법원이 위 각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해당 부분과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인용한다.

라.

갱신기대권의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앞서 본 각 증거, 을나 제2, 10, 1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가)

제2차 근로계약 제1조 제2항은 ’위 계약은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됨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본 계약에 대한 연장이 필요한 경우, 계약만료 일주일 전 당사자 간 서면 합의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취업규칙 제21조 제4호는 ‘근로계약이 만료하여 계약갱신이 되지 아니하였을 때 당연퇴직된다’고 정하고 있다. 그 밖에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취업규칙 제22조 제2항은 ‘정년 이후에도 회사의 필요가 있는 경우, 새로운 직군체계로 계약할 수 있고, 업무수행 능력에 따라 최대 만 70세가 되는 날까지 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나, 이는 참가인이 근로자의 업무수행 능력 등을 기초로 촉탁직 근로계약을 갱신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그 갱신 여부를 참가인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나)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원고의 정년 이후 수회에 걸쳐 촉탁직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이 아니다. 원고와 참가인이 제1차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은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이러한 사정에다가 촉탁직 근로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촉탁직 근로자로의 채용 요건을 충족한 경우 반드시 근로계약이 갱신되는 관행이 있었다고 볼 자료도 찾을 수 없는 점, G(H생, 정년 이후 촉탁직 근로계약이 두 차례 갱신되었고, 2023. 3. 31.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 이외에 참가인의 사업장에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의 촉탁직 근로계약이 수차례 갱신된 사례가 발견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제2차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원고는, 참가인의 대표이사 F이 2022. 1. 4. 원고에게 ‘외포장에 그냥 1년 더 계시는 것도 무방하겠다’라고 말하였고, 2022. 2. 22. 원고가 계속 근로하는 것을 전제로 근로자대표 선출을 축하해주기도 하였던바, 원고로서는 F의 언행을 토대로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고 충분히 신뢰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F은 원고가 2021. 12. 31. 전화로 F에게 기간 만료 이후 퇴사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자, 그 다음 날인 2022. 1. 1. 원고에게 근로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던 점, F은 원고가 근로자대표로 선출된 이후인 2022. 2. 25. 원고에게 ‘2022. 3. 31. 근로계약 종료 후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F의 언행이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라)

원고는, 원고가 수행하였던 외포장 업무가 특별한 체력이나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작업이어서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나, 외포장 업무는 900㎖들이 우유팩 16개(약 14.4㎏)가 담긴 박스 45개(총 중량 700㎏ 이상)를 파렛트에 적재하고, 파렛트를 수동쟈키(리프트 장비)로 옮겨 냉장고에 보관하였다가 출고하며, 빈 박스들을 세척하는 등의 육체노동을 필요로 하는바,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가 우려되는 성격의 업무라 볼 것이므로, 업무의 내용이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마.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의 존부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설령 원고에게 근로계약에 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위 인정사실에 앞서 본 각 증거, 갑 제25호증, 을나 제12, 16, 23, 2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제2차 근로계약기간 동안 참가인 소속 다른 근로자들과 갈등을 일으켰고 인사평가 결과가 저조하였으므로,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제2차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

가)

원고의 취업규칙 제19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상사의 직무지시에 불응 또는 항거하거나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제3호),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인정되었을 경우’(제6호), ‘회사를 상대로 부당하게 진정, 고발, 소송 등을 제기하여 회사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 경우’(제10호)를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다. 한편,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으로,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으므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근로자에 대하여 계약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근로자를 계약기간 중에 해고하는 경우에 갖추어야 할 정당한 이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보다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에 따라 판단함이 상당하다.

나)

원고는 외포장팀에서 근무하면서 팀장 G과 갈등을 일으켰고, 원고에게 팀장을 맡기고 자신은 팀원이 되겠다는 G의 부탁에 따라 F은 2021. 5. 18. 원고에게 팀장직을 제안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맡지 않았다. 원고는 2021. 12. 31. F과 통화하며 G 팀장을 두고 ‘제가 고졸 출신한테 그런 지시도 받기 싫고, 그런 상황이다’라고 언급하였고, F이 2022. 2. 25. 17:19 원고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09:53 카톡에서 외포장팀 팀장과 관계개선을 위해 먼저 노력해달라는 말씀에 시간을 두고 노력하겠다는 사실상 유예의 답을 하셨고 10:28 카톡에서는 지금 G과 만나서 관계개선 해보자고 제안하였는데 지금까지 답이 없는 것으로 보아 사실상 거부하신 것으로 생각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원고와 G 사이의 갈등은 2021. 5.경부터 2022. 2.경까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다)

참가인의 관리팀장 J가 2023. 3. 14.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는 ‘M가 자신을 두, 세 차례 찾아와 그만 두고 싶다, 같이 해야 할 일을 나에게 떠넘기고 너무 괴롭게 뭐라 뭐라 한다는 식의 말을 자주 하다가 2021. 12.경 퇴사하였다’고 기재되어 있고, M는 2024. 7. 8. F과 통화하며 ’원고 때문에 나왔다‘고 말하였으며, M가 2024. 7. 15.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는 ’원고로부터 여러 가지 안 좋은 대우를 많이 받았다. 명령하고 무시하는 일이 너무 많았다. 이런 식으로는 직장생활을 계속 할 수가 없어서 G 팀장, J 팀장에게 힘든 점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G 팀장과 원고의 사이가 너무 나빠져 G 팀장도 어떻게 할 수 없었고, J 팀장도 해결해주지 못해 2021년을 끝으로 직장을 그만두었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팀원 M와도 갈등이 있었다고 보인다.

라)

근무인원이 4명 ~ 5명인 참가인의 외포장팀은 2인이 1조가 되어 우유박스들을 파렛트에 싣고 수동쟈키로 옮겨 창고에 보관하였다가 반출하는 업무와 빈 박스를 세척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바, 근무인원이 적고 협업이 필요하여 근로자들 사이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갈등이 있는 경우 직장 내 분위기가 그 영향을 받기 쉽다.

마)

원고가 2022. 2. 17. 참가인 근로자 총 17명 중 11명(출석인원 12명)의 찬성으로 근로자대표로 선출되었으나, G이 참가인을 퇴사한 이후 작성한 사실확인서에 의하면, ’원고는 일로 부딪힐 일이 없는 회사 내의 다른 부서 사람들과는 자주 술을 마시고 사적으로 으쌰으쌰하는 사람인데, 부서 내에서 같이 일을 하기는 정말 힘든 사람이었다‘는 것인바, 원고가 근로자대표로 선출된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동료 직원들과의 갈 등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바)

참가인은 2021. 10. 22. 근로자들을 상대로 인사평가를 실시하였는데, G은 원고에 대하여 업무실적은 ‘보통’, 근무태도는 ‘다소뒤짐’, 능력은 ‘보통’이라고 평가하고 ‘지식은 많이 가지고 있으나, 남을 배려하지 않고 스스로 업무처리를 하지 않으며 동료에게 넘긴다’는 평정자 의견을 기재하였다. 원고는, 위 인사평가 결과는 평정자의 자의적 평가가 개입되어 있어 그 객관성 및 공정성이 담보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근로자에 대한 인사평가는 해당 근로자를 상대로 한 전인격적, 복합적인 평가로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이고,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평가에는 수치로 계량되는 객관적인 실적뿐만 아니라 기업조직에의 융화 정도 등 수치로 계량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도 포함되는 것이므로(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2다31949 판결 등 참조), 위 인사평가가 정성적인 요소로 구성되어 있더라도 이를 자의적이라고 쉽사리 단정할 수는 없고, 위 인사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위 인사평가를 작성한 G과 원고 사이에 갈등이 있었으나, 팀장은 원고를 평가할 적합한 지위에 있다고 판단되는 점, 오히려 G은 원고에 대하여 ‘상사에 대해 협력하며 성과가 있는가(상사와의 협조)’ 항목을 ‘보통’이라고 평가하면서 ‘스스로 동료와 협력하며 조직체의 능률향상에 공헌하는가(횡적협조)’ 항목을 ‘다소뒤짐’이라고 평가하였던 점, G은 M에 대하여도 원고와 마찬가지로 업무실적은 ‘보통’, 능력은 ‘보통’이라고 평가하되 다만 ‘동료와 협력하여 마무리를 한다. 업무를 회피하지 않고 지시받은 일은 잘 처리한다’는 평정자 의견과 함께 근무태도는 원고와 달리 ‘우수’라고 평가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G이 여러 평가 항목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에 대하여 인사평가를 부여한 것을 두고 섣불리 그 결과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사)

원고는, 참가인에 근무하면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없고, 제2차 근로계약 종료 무렵 원고의 건강이 악화되었다거나 원고의 직무수행 능력이 업무를 계속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떨어졌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제2차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조치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동료 근로자와의 갈등 및 저조한 인사평가 결과는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갱신거절사유에 해당하고, 원고는 2022. 3. 4. 관리팀장 J를 형사 고발하였는데, 그 혐의는 N단체이 현장실습 기업담당자였던 참가인 소속 K, L의 계좌로 입금한 돈을 J가 직원복지비 명목으로 지급받음으로써 횡령하였다는 것으로, 원고가 J를 고발하여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당사자인 K는 2022. 3. 18. 원고에게 ‘아무리 생각해도 고소해서 처리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던 점, 위 고발 건은 불송치 결정(혐의 없음)으로 종결되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사용자인 참가인으로서는 원고의 위와 같은 문제 제기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가 훼손된 사정도 계약 종료 여부를 판단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보인다.

바.

소결

이 사건 갱신거절은 정당하므로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회근(재판장) 배상원 최다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