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10. 30. 선고 2024누73907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가 2024. 9. 3. 원고에게 한 미지급 위로금(진폐장해위로금) 지급결정 처분 취소처분을 취소한다.

나.

피고는 원고에게 39,476,46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판결이 확정된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다.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및 관계 법령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4쪽 첫 번째 글상자 아래 7행의 “취소 안내”를 “취소 알림”으로 고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와 별지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아래와 같이 주장하면서, 주위적으로 이 사건 지급 결정을 취소한 이 사건 제2통지의 취소를 구하고, 이 사건 제2통지가 처분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에는 예비적으로 이 사건 장해위로금을 부당이득으로 징수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제1통지의 취소를 구한다. 또한 주위적으로 이 사건 제2통지의 취소, 예비적으로 이 사건 제1통지의 취소에 따른 부당이득금 내지 이 사건 지급 결정에 따른 장해위로금으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장해위로금 39,476,460원 및 이에 대한 2022. 12. 19. 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1)

이 사건 유언공정증서 작성 당시 고인의 진정한 의사는 원고를 이 사건 장해위로금의 수급권자로 지정하는 것이었다. 설령 고인이 원고를 이 사건 장해위로금을 수령할 유족으로 지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구 진폐예방법 제24조 제5항은 장해위로금의 지급대상이 되는 유족의 결정에 관하여 구 산재보험법(2007. 12. 14. 법률 제86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고, 원고는 구 산재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의 지급대상이므로, 이 사건 장해위로금의 수급권자는 원고이다.

2)

수익적 행정행위를 취소하는 행정처분은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는데, 원고에게 이 사건 장해위로금 수령에 대한 고의 또는 중과실 등의 귀책 사유가 없고, 이 사건 장해위로금을 수급할 수 있는 다른 유족을 보호할 만한 공익상의 필요도 없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의 신뢰 및 불이익과 공익상 필요에 대한 비교ㆍ형량 없이 이 사건 지급 결정을 취소하였으므로, 이는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3.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제2통지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1>

1)

원고가 이 사건 장해위로금의 수급권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피기에 앞서, 피고는 이 사건 지급 결정이 이 사건 제1통지에 의하여 이미 취소되었고, 이 사건 제2통지는 이 사건 지급 결정이 취소되었음을 명확히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바, 이 사건 제2통지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2)

갑 제3, 11, 12, 1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거나 기록상 명백한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제2통보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피고는 2021. 9. 7. 이 사건 지급 결정을 한 뒤, 2021. 10. 18. ‘고인의 진폐장해위로금지급과 관련하여, 착오지급 사실이 확인되어, 착오 지급된 장해위로금에 대하여 부당이득금으로 징수 결정하였음을 알린다’는 취지의 이 사건 제1통지를 하였다. 행정청이 위법한 행정행위에 기초하여 급부를 지급받은 상대방에게 급부의 반환을 구하였다면 그 행정행위를 취소한 것으로 볼 수 있는바, 위와 같은 피고의 이 사건 제1통지는 이 사건 장해위로금을 부당이득으로 징수함과 동시에, 수익적 행정행위인 이 사건 장해위로금 지급 결정에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이를 취소하는 행정행위에 해당한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소 계속 중인 2022. 10. 20.에는 ‘구 진폐예방법상 잘못 지급된 장해위로금을 행정처분으로서 부당이득 징수 결정을 할 근거는 없다’는 이유로 ‘피고가 2021. 10. 18. 원고에게 한 장해위로금 부당이득 징수결정 및 납부 안내를 취소한다. 다만 이는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장해위로상 위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금 과오지급금은 민법상 부당이득금에 해당하기에 공단에서 회수해야 할 대상임은 변함이 없으며, 원고가 해당 금원을 이미 전액 납부하였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을 ‘진폐장해위로금 부당이득 징수결정 및 납부 안내 취소 안내’라는 제목의 문서로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취소 통지’라 한다). 외형상 하나의 행정처분이라 하더라도 가분성이 있거나 그 처분대상의 일부가 특정될 수 있다면 일부만의 취소도 가능하고 그 일부의 취소는 당해 취소부분에 관하여만 효력이 생기므로(대법원 2000. 12. 12. 선고 99두12243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이 사건 제1통지 중 이 사건 장해위로금 지급 결정을 취소하는 부분은 취소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장해위로금을 부당이득으로 징수하는 부분만을 직권으로 취소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취소 통지 당시 원고에게 ‘다만 이는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장해위로금 과오지급금은 민법상 부당이득금에 해당하기에 공단에서 회수해야 할 대상임은 변함이 없으며, 원고가 해당 금원을 이미 전액 납부하였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을 알렸다고 하더라도, 위 내용만으로 이 사건 취소 통지가 이 사건 제1통지 중 이 사건 장해위로금을 부당이득으로 징수하는 부분만을 직권으로 취소하는 것인지, 이 사건 제1통지에 의한 처분 전부를 취소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제1통지의 제목은 ‘부당이득 징수결정 알림’이고, 이 사건 취소 통지의 제목은 ‘진폐장해위로금 부당이득 징수결정 및 납부 안내 취소 알림’인 점, 피고는 제1심법원 제1회 변론기일에 ‘이 사건 제1통지는 이 사건 취소 통지로 직권 취소되어 소멸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를 각하하여 주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취소 통지 당시 피고의 의사도 이 사건 취소 통지를 통하여 이 사건 제1통지에 의한 처분 전부를 취소할 의사였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취소 통지는 이 사건 제1통지 중 이 사건 장해위로금 지급결정을 취소하는 부분과 이 사건 장해위로금을 부당이득으로 징수하는 부분 모두를 취소하는 취지로 보아야 한다.

라)

일정한 행정처분으로 국민이 일정한 이익과 권리를 취득하였을 경우에 종전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처분도 행정처분에 해당하는데, 행정기본법 제18조 제1항은<2> “행정청은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의 전부나 일부를 소급하여 취소할 수 있다. 다만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할 가치가 있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장래를 향하여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처분을 취소한 처분을 재차 취소할 수 없다고 규정한 바 없고, 원고를 제외한 고인의 유족들이 피고에게 구 진폐예방법 제24조에 따른 고인의 장해위로금 차액의 지급을 청구한 사실도 없어 수익적 행정행위를 취소하는 처분에 관한 제3자의 이해관계를 고려할 필요도 없으므로, 이 사건 지급 결정을 취소한 이 사건 제1통지는 이 사건 취소 통지에 의하여 취소되었고, 이로써 이 사건 지급 결정은 다시 효력을 갖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마)

그런데 피고는 2024. 9. 3. 원고에게 이 사건 유언공정증서상 장해위로금에 대한 유족 지정이 누락되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장해위로금에 대한 수급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지급 결정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제2통지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취소 통지에 의하여 다시 효력을 갖게 된 이 사건 지급 결정은 이 사건 제2통지에 의하여 취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제2통지 역시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나.

이 사건 제2통지의 적법 여부

1)

관련 법리

가)

일정한 행정처분으로 국민이 일정한 이익과 권리를 취득하였을 경우에 종전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음을 전제로 직권으로 이를 취소하는 행정처분은 이미 취득한 국민의 기존 이익과 권리를 박탈하는 별개의 행정처분으로, 취소될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어야 하고, 나아가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취소해야 할 공익상 필요와 취소로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ㆍ교량한 후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는 것이며, 하자나 취소해야 할 필요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기존 이익과 권리를 침해하는 처분을 한 행정청에 있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두6889 판결, 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4두46843 판결 등 참조).

나)

사회보장 급부를 내용으로 하는 행정영역에서 수익적 행정처분의 취소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란 본질적으로 사업주가 납부하는 보험료와 국고부담 등을 통하여 형성되는 재정상 이익인 반면, 수익자는 수익적 행정처분의 취소에 의해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의 안정 등과 같은 사익의 침해를 입게 될 것이므로, 수익적 행정처분에 존재하는 하자에 관하여 수익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의 귀책사유가 없는 한, 그 공익상 필요가 수익자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중요하거나 크다고 함부로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두27159 판결 등 참조).

2)

원고가 이 사건 장해위로금에 대한 정당한 수급권자인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8,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구 진폐예방법에 따른 장해위로금에 대한 정당한 수급권자라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구 진폐예방법 제24조 제5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구 산재보험법(2007. 12. 14. 법률 제86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에 따르면, 진폐위로금은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가 부양하고 있던 배우자,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가 부양하고 있던 자녀,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가 부양하지 아니하던 배우자,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가 부양하지 아니하던 자녀 등 순으로 지급되나(제1항), 근로자가 유언으로 진폐위로금을 받을 유족을 지정하면 그 지정에 따르게 된다(제4항). 고인은 사망할 당시 고인의 법률상 배우자인 G이나 자녀인 원고를 부양하지 아니하였고, G, 원고와 생계를 같이 하지도 아니하였다고 보이므로, 원고가 고인의 유언으로 구 진폐예방법에 따른 진폐위로금을 지급받을 유족으로 지정되지 않는 이상, 고인의 배우자인 G이 자녀인 원고보다 앞서 구 진폐예방법에 따른 진폐위로금을 수령할 유족이 된다.

나)

유언공정증서는 유언자가 증인 2인이 참여한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공증인이 필기낭독하여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 작성된다(민법 제1068조). 이처럼 유언공정증서의 작성 절차를 엄격하게 규정한 것은 유언자의 진의를 명확히 하고 그로 인한 법적 분쟁과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므로, 유언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자의 의사는 그 표시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함이 원칙이다. 또한 공증인이 작성한 공정증서는 신빙성 있는 반대 자료가 없는 한 함부로 그 증명력을 부정하고 그 기재와 어긋나는 사실인정을 할 수 없다(대법원 1994. 6. 28. 선고 94누204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유언공정증서에는 고인이 원고에게 유증할 재산에 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지급되는 금원 일체”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유언공정증서상 증인이었던 F은 ‘고인이 본인 사망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금원을 원고에게 유증한다고 직접 언급한 사실이 있다’라는 내용의 사실확인서(갑 제10호증)를 작성하였으나, 위 유언공정증서의 문언 기재상 산재보험법에 따라 지급되는 금원 일체라고 한정하고 있음이 분명하므로, F의 사실확인서 내용만으로 위 유언공정증서의 문언과 달리 고인의 사망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금원을 원고에게 유증한 것이라고 확장하여 해석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유언이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임을 들어, 이 사건 유언공정증서에 대하여 고인의 배우자인 G의 신뢰를 보호하는 규범적 해석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와 같은 해석은 이 사건 유언공정증서의 문언을 엄격하게 해석한 결과일 뿐, G의 신뢰에 대한 고려의 결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유언공정증서상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지급되는 금원일체”라는 표현이 산재보험법이 적용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준용되는 경우도 포함하는 것이고, 산업재해와 관련하여 지급되는 모든 금원을 포괄하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진폐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경우 진폐근로자나 그 유족은 그 지급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 청구권(진폐보상연금, 진폐유족연금 등), ㉡ 구 진폐예방법에 따른 진폐위로금 청구권(작업전환수당, 장해위로금, 유족위로금 등), ㉢ 석탄산업법에 따라 폐광대책비의 일환으로 지급되는 재해위로금 등 다양한 보험급여ㆍ위로금 청구권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고인은 이 사건 유언공정증서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지급되는 금원 일체”라고 하여 청구권의 근거 법령을 명확히 특정하였고, 이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준용되어 지급되는 금원 일체’라거나 ‘구 진폐예방법에 따라 지급되는 금원 일체’, ‘산업재해와 관련하여 지급되는 모든 금원’이라고 확장하여 해석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만한 이유가 없으므로, 이 사건 유언공정증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라)

원고는, 설령 고인이 유언으로 이 사건 장해위로금을 수령할 유족을 별도로 지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구 진폐예방법 제24조 제3항에서 ‘제1항 제2호에 따른 장해위로금은 진폐로 산재보험법에 따른 장해급여의 대상이 된 근로자가 퇴직하거나 퇴직한 근로자가 진폐로 산재보험법에 따른 장해급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구 진폐예방법 제24조 제5항에서 ‘유족의 결정에 관하여 산재보험법 제5조 제3호 및 같은 법 제46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산재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지급대상이 된 원고가 진폐예방법에 따른 장해위로금 역시 수령할 권한을 갖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구 진폐예방법 제24조 제3항은 장해위로금의 지급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범위를 정한 규정일 뿐이고, 같은 조 제5항은 유족의 범위 및 순위에 관하여 산재보험법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한 것일 뿐, 구 진폐예방법에 따른 장해위로금이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에 포함된다거나 구 진폐예방법에 따른 장해위로금 지급 순위 자체가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의 지급 순위에 따라 그대로 결정된다는 의미가 아니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

원고는, 공증인가 법무법인 H에 처음 방문하여 작성한 유언공정증서의 내용은 “유언자 B의 사망으로 인하여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급되는 금원 일체”이었다고 주장하며 위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문서의 일부를 촬영한 사진(갑 제4호증 7쪽)을 제출하였으나, 위 사진만으로는 위 문서의 작성 시점, 작성 경위, 최종 날인 여부 등에 관하여 전혀 알 수 없는바 앞서 본 판단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3)

이 사건 지급 결정의 직권취소가 위법한지 여부

가)

행정기본법 제18조 제1항은 “행정청은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의 전부나 일부를 소급하여 취소할 수 있다. 다만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할 가치가 있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장래를 향하여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한다. 같은 조 제2항은 “행정청은 제1항에 따라 당사자에게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는 처분을 취소하려는 경우에는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을 취소로 달성되는 공익과 비교ㆍ형량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면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처분을 받은 경우”(제1호), “당사자가 처분의 위법성을 알고 있었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제2호)를 열거하고 있다.

나)

이 사건 지급 결정을 취소해야 할 필요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기존 이익과 권리를 침해하는 처분을 한 피고에게 있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7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장해위로금의 정당한 수급권자에 대한 착오를 이유로 이 사건 지급 결정을 취소함으로써 달성되는 공익이 이 사건 지급 결정의 취소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제2통지는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1)

구 진폐예방법은 진폐의 예방과 분진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한 건강관리를 강화하고, 진폐에 걸린 근로자 및 그 유족에 대한 위로금의 지급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근로자의 건강 보호와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바(같은 법 제1조), 구 진폐예방법 제24조에 따른 장해위로금은 사회보장 급부를 그 내용으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지급 결정의 취소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란 본질적으로 사업주가 납부하는 부담금과 국고부담 등을 통하여 형성되는 재정상 이익인 반면, 원고는 수익적 행정처분의 취소에 의해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의 안정 등과 같은 사익의 침해를 입게 될 것이므로, 이 사건 지급 결정에 존재하는 하자에 관하여 원고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의 귀책사유가 없는 한, 그 공익상 필요가 수익자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중요하거나 크다고 함부로 단정할 수는 없다.

(2)

이 사건 유언공정증서에는 고인이 원고에게 유증할 재산에 관하여 “유언자고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산재보험법에 따라 지급되는 금원 일체”라고 기재되어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진폐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경우 진폐근로자나 그 유족은 그 지급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 청구권(진폐보상연금, 진폐유족연금 등), ㉡ 구 진폐예방법에 따른 진폐위로금 청구권(작업전환수당, 장해위로금, 유족위로금 등), ㉢ 석탄산업법에 따라 폐광대책비의 일환으로 지급되는 재해위로금 등 다양한 보험급여ㆍ위로금 청구권을 가질 수 있으나, 법률적 지식이 부족한 원고로서는 산재보험법에 따른 청구권과 구 진폐예방법에 따른 청구권을 구분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당초 산재보험법에 따른 진폐유족급여만을 청구했다가 이 사건 장해위로금을 추가로 청구하였고, 원고의 동생 D가 구 진폐예방법에 의한 유족위로금을 청구한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장해위로금의 정당한 수급권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지급 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에 관하여 원고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의 귀책사유가 있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제1통지를 받은 뒤인 2021. 10. 18. 피고에게 ‘의견 없음’으로 회신하고 그로부터 4일 뒤 이 사건 장해위로금을 반환하기는 하였으나,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21. 12. 9. 이 사건 제1통지를 다투는 취지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기도 하였다.

(3)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장해위로금의 수급권자가 잘못 결정되었다는 위법사유 때문에 이 사건 지급 결정을 취소하였을 뿐, 이 사건 장해위로금의 액수 자체가 위법ㆍ부당하게 산정되었다거나 고인에 대한 장해등급이 잘못 판정되었음을 이유로 이 사건 지급 결정을 취소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지급 결정이 취소되더라도, 이 사건 장해위로금은 그 정당한 수급권자에게 귀속되어야 할 뿐, 피고에게 귀속될 수는 없다. 반면 장해위로금의 액수 자체가 위법ㆍ부당하게 산정되었다거나 장해등급이 잘못 판정되었음을 이유로 한 장해위로금 지급 결정이 취소되는 경우에는 그 장해위로금이 피고에게 귀속될 것이므로, 이 사건 지급 결정의 취소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인 사업주가 납부하는 부담금과 국고부담 등을 통하여 형성되는 재정상 이익은, 장해위로금의 액수 자체가 위법ㆍ부당하게 산정되었다거나 장해등급이 잘못 판정되었음을 이유로 한 장해위로금 지급 결정이 취소되는 경우의 그것보다 경미하다.

(4)

피고는 2021. 9. 7. 이 사건 지급 결정을 한 뒤 2021. 10. 18. 이 사건 지급 결정을 취소하는 내용의 이 사건 제1통지를 하였다가,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인 2022. 10. 20.에는 이 사건 취소 통지로써 이 사건 제1통지를 취소하고, 이 사건 지급결정으로부터 약 3년이 지난 2024. 9. 3.에 이르러 이 사건 지급 결정을 다시 취소하였다. 그런데 구 진폐예방법 제24조에 따른 위로금을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고(같은 법 제28조), 고인은 2021. 3. 4. 사망하였으며, 고인의 배우자인 G을 포함한 나머지 유족들은 피고에게 구 진폐예방법 제24조에 따른 장해위로금의 지급을 청구한 바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장해위로금의 정당한 수급권자가 될 수 있는 나머지 유족들의 장해위로금 지급 청구권은 시효 완성으로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제2통지가 이루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이 사건 장해위로금을 정당한 수급권자에게 지급함으로써 달성되는 진폐에 걸린 근로자의 유족에 대한 복지 증진이 이 사건 지급 결정의 취소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에 포함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5)

원고는 2021. 8. 30.경 피고로부터 산재보험법에 따른 진폐유족급여 294,048,300원을 수령하였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지급 결정을 직권취소하고 이 사건 장해위로금 39,476,460원을 반환하도록 한 것이 원고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가져왔으리라 단정하기 어렵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약 3년간 이 사건 지급결정의 취소처분과 그 취소처분의 취소를 반복하는 동안, 원고는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의 안정 등과 같은 사익의 침해를 입어 왔고, 그러한 사익의 침해 정도는 결코 작지 않다.

다.

금전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1)

행정소송법 제10조는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취소소송에 당해 처분과 관련되는 부당이득반환소송을 관련 청구로 병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조항을 둔 취지에 비추어 보면, 취소소송에 병합할 수 있는 당해 처분과 관련되는 부당이득반환소송에는 당해 처분의 취소를 선결문제로 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가 포함되고, 이러한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인용되기 위해서는 그 소송절차에서 판결에 의해 당해 처분이 취소되면 충분하고 그 처분의 취소가 확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두23153 판결 참조).

2)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2통지는 위법하여 이 판결에 의해 취소되어야 하고, 그 취소가 확정될 경우 피고가 이 사건 제2통지를 통하여 이 사건 지급 결정을 취소함에 따라 원고로부터 반환받은 이 사건 장해위로금은 소급하여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이 되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그 부당이득의 반환을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

3)

나아가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피고의 부당이득금 원금 39,476,460원에 대하여 이 사건 2022. 12. 19. 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에게 위 39,476,460원을 지급할 의무는 이 사건 제2통지의 취소를 명하는 이 판결이 확정된 때에 발생하므로, 피고는 이 판결이 확정된 다음 날부터 비로소 이행지체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위 39,476,460원에 대하여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기산일은 ‘이 판결이 확정된 다음 날’이 되고, 이때 적용되는 이자율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이자율이 아닌 민법에서 정한 이자율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3>

4)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39,476,46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판결이 확정된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주문 제1항과 같이 변경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원고의 금전청구 중 지연손해금의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주위적 청구 대부분이 인용되는 점을 감안하여 소송 총비용을 피고가 부담하도록 정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배(재판장) 김무신 김동완

각주1) 원고는 이 사건 제2통지가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전제로 예비적으로 이 사건 제1통지의 취소를 구하고 있다. 이 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제2통지의 처분성을 인정하는 이

각주2) 이 사건 지급 결정일은 2021. 9. 7.이므로, 2021. 3. 23.부터 시행된 행정기본법이 적용된다.

각주3) 서울고등법원 2014. 8. 13. 선고 2013누27656 판결 참조[대법원 2014. 12. 11. 심리불속행 기각판결(2014두12109)로 확정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