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피고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피고의 제1심에서의 주장을 다시 살펴보더라도 제1심에서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기재할 이유는 아래 제2항과 같이 일부 고쳐 쓰거나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와 별지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고쳐 쓰거나 추가하는 부분
제1심판결 제2면 제5행의 "장해진단서"를 "장해진단서(이하 위 장해진단서에 의한 진단을 '이 사건 진단'이라 한다)"로 고쳐 쓴다.
제1심판결 제2면 아래에서 제2행의 "좌측 데시벨"을 "좌측 33데시벨"로 고쳐 쓴다. ○ 제1심판결 제3면 아래에서 제3행의 "이 법원은"을 "서울행정법원은"으로 고쳐 쓴다. ○ 제1심판결 제4면 제5행의 "(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를 삭제한다.
제1심판결 제5면 제4행부터 제6면 제3행까지를 아래와 같이 고쳐 쓴다.
『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의하면,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완성으로 소멸하고(산재보험법 제112조 제1항 제1호),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산재보험법 제112조 제2항, 민법 제166조 제1항). 근로자가 요양급여를 받아 치유된 후에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는 장해급여를 지급하며(산재보험법 제57조 제1항), 이때 '치유'란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말한다(산재보험법 제5조 제4호). 따라서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는 재해가 발생한 시점에서 바로 장해급여청구권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장해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때 즉, 치료가 종결된 시점에서 신체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지급청구권을 취득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산재보험법에 따른 장해급여청구권은 장해급여의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 즉 치유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누6544 판결, 대법원 2020. 6. 4. 선고 2020두3177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8, 9, 10, 11, 19, 21, 22, 24호증, 을 제2, 3,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04. 8. 4.경 이 사건 사업장 내 연주부 챔버실에서 산소절단 작업을 하던 중 용강이 비산하여 좌측 귀 속으로 불똥이 들어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했다.
원고는 고막 천공 및 고름이 나오는 증세로 2004. 8. 13.경 D병원 이비인후과 외래진료를 받은 뒤 2004. 9. 23.경 고막을 절개하고 천공 부위를 패치로 막는 수술(이하 '이 사건 수술'이라 한다)을 받았다. 이후 원고는 2007. 7. 31.경 귀 통증, 맑은 이루 증세로 D병원 이비인후과 외래진료를 받았고, 이어 2007. 8. 8. 및 2007. 8. 20. 이루 증세로 외래진료를 받은 후 2007. 9. 10.경에는 이루 증세가 호전된 것으로 확인되었다(갑 제8호증 참조).
원고는 다시 이루 증세로 2009. 6. 3.경부터 2011. 1. 11.경까지 월 2회 내지 5회(11월은 제외) 정도 E이비인후과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았는데, 그 진단명은 '좌측 만성 이관고실의 화농성중이염, 좌측 기타 감염성 외이도염'이었다. 이후에도 2012. 9.경, 2013. 1.경, 2014. 6.경, 2014. 7.경 E이비인후과에서 동일 증상과 진단으로 진료를 받는 등 총 24회에 걸쳐 이루 증상에 대한 진료를 받았다(갑 제19호증, 을 제5호증 참조).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사하기 전 2020. 11. 9. 의료법인 F에서 특수건강진단(유해인자: 소음)을 받을 당시 '귀에서 소리가 난다, 청력이 떨어진다'는 증상을 호소하였고, 진단의사는 원고에 대하여 '소음(좌): 전음성 난청(고막 화상 외상력, 이전D2판정자)'이라는 검진소견과 함께 'D2'<1> 판정을 하였다(갑 제21호증 참조).
원고는 2020. 12. 31.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사한 후 2021. 1. 26. C이비인후과에서 장해진단서(갑 제3호증, 이하 '이 사건 진단서'라 한다)를 발급받았는데, 이에 따르면 장해의 원인되는 상병은 '만성 중이염'이었고, 청력검사 결과는 순음청력검사(6분법 평균)상 우측 귀는 21데시벨, 좌측 귀는 골도 17데시벨//기도 45데시벨의 역치를 보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원고는 2021. 2. 18. 산재보험법상 장해급여청구를 하였다.
이후 원고의 소음 노출수준 조사가 이루어졌는데, 원고가 근무한 이 사건 사업장의 경우 소음측정치가 당연인정기준을 충족하지는 않지만 2013년~2017년 작업환경측정결과에 따른 소음 노출수준(81.6데시벨~89.7데시벨) 및 원고의 근무기간(36년 7개월) 등을 고려하면 소음노출 인정기준(85데시벨 이상 소음에 3년 이상 노출)을 충족
한다는 평가가 이루어졌다(을 제3호증 참조). 그러나 원고에 대하여 2021. 12. 8.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에서 청력검사를 실시한 결과, 순음청력검사(6분법 평균)상 우측 10데시벨, 좌측 33데시벨의 역치를 보여 '우측 청력 정상, 좌측 중이염에 의한 전음성 난청'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피고는 이러한 조사 및 진단결과를 토대로 2022. 1. 4. 원고에게 장해급여를 부지급하기로 하는 선행 처분을 하였고,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2. 6. 2. 그 심사청구도 기각하였다.
이후 원고는 선행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그 사건에 관한 종전 소송에서 원고에 대한 신체 및 진료기록 감정촉탁을 시행한 결과 '좌측 고막 천공, 좌측 만성 중이염과 약간의 이루 증상이 존재하며, 균배양검사결과 양성세균(Staphylococcus lugdunesis)이 확인됨. 고막 천공 상태에서는 언제든 이루가 발생 가능하며, ISO기준 청력역치(청력손실치)에는 해당 사항 없으나, 준용등급 12급에 해당된다고 생각함.'이라는 소견이 제시되었다.
한편 원고는 2022. 7.경 및 2022. 8.경에도 G 이비인후과에서 '만성 화농성중이염, 상세불명의 감각신경성 난청'이라는 진단명으로 4회의 외래진료를 받았다.
청력 장해와 관련된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별표 5]에서는 신체부위별 장해등급 판정에 관한 세부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그 중 청력의 장해와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이하 아래 '2.다. 1)'의 준용등급 규정을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
한편 2016. 3. 28. 개정되기 전의 구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별표 5] '2. 가.1) 라)'는 "직업성 난청의 치유 시기는 해당 근로자가 더 이상 직업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는 장소에서 업무를 하지 않게 되었을 때로 하며, 그 장해에 대한 장해등급의 결정도 치유된 후에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위 개정 시행규칙<2>에서는 이를 삭제하였다(이하 삭제된 위 규정을 '이 사건 종전 규정'이라 한다). 당시 그 개정이유는 '업무상의 사유로 직업성 난청 장해가 있는 근로자의 장해급여 청구사유 발생 시점인 치유시기를, 지금까지는 해당 근로자가 더 이상 직업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는 장소에서 업무를 하지 아니하게 되었을 때로 하였으나, 앞으로는 다른 직업성 장해의 경우와 동일하게 진단서나 소견서를 발급받은 때로 조정함으로써, 장해급여 청구권 발생 시점과 관련하여 산업재해를 입은 다른 근로자와의 형평성을 높이는 등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 · 보완하려는 것'이었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앞서 든 증거와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선행 처분을 취소하는 종전 소송 판결이 확정되었음에도 피고가 원고의 장해급여 청구권은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이유 등으로 원고의 좌측 귀 만성 중이염, 이루및 난청 증상이 이 사건 규정의 적용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대해 제대로 판단하지 않은 채 원고에 대하여 장해급여를 부지급하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결국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고막의 외상성 천공(穿孔)과 그에 대한 수술적 처치를 받았고 이후 그에 따른 이루(骨漏) 증상으로 치료를 받아온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직한 후인 2021. 1. 26. C이비인후과에서 장해진단서를 발급받고 2021. 4. 12.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이후 피고 측의 심사 과정에서 진행된 특별진찰결과와 종전 소송에서의 신체감정결과에서 원고의 청력은 소음성 난청 기준에는 미달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이 사건 규정이 정하는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는 준용 제12급을 인정받을 수 있고, 종전 소송의 신체감정의도 원고의 경우 준용 제12급에 해당한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한편 원고가 선행 처분의 취소를 구하였던 종전 소송에서는 '원고가 장해급여를 청구하면서 제품 절단 과정 중 불똥이 들어가 고막이 손상됨으로 인해 발생한 중이염 등까지 청구대상에 포함시켰음에도, 피고가 이에 대한 판단을 누락한 채 소음성 난청 장해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장해급여를 부지급하기로 한 선행 처분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었다. 위 판결이 확정된 후 피고는 그 취지에 따라 원고의 이 사건 사고 후의 '이루' 증상이 산업재해로 승인될 경우 준용 제12급에 해당함을 인정하면서도 원고의 장해급여청구권이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다시 장해급여를 부지급하기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항상 이루 증상은 2009. 12. 11.경 또는 2014.경 이미 고정되었으므로 그와 관련된 장해급여청구권은 그 무렵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진행되어 완성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수술 후에도 지속적으로 중이염 및 이루 증상이 호전되었다가 재발하기를 거듭하다가 난청 등 청력 장해 증상이 발병하거나 악화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장해진단서 발급 이전의 원고에 대한 이비인후과 진료내역이 이 사건 기록상 2014. 7.경까지만 확인된다는 사정만으로 그 무렵 해당 증상에 대한 치료가 종결된 상태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이 사건 종전 규정은 '직업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는 장소에서 업무를 하지 않게 되었을 때'를 치유 시점으로 보아 장해등급도 그 이후에 결정하도록 하고 있었고,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후 이 사건 종전 규정이 삭제된 2016. 1.경은 물론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사한 2020. 12.경까지 직업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는 장소인 이 사건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하였으며, 퇴사 직전인 2020. 11. 9.경 시행된 특수건강진단에서 '전음성 난청(고막 화상 외상력)'이라는 검진소견을 받은 것 외에는 청력장해 관련 진단서를 발급받은 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3>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사한 후 2021. 1.경 만성 중이염 및 청력장해로 이 사건 장해진단서를 발급받았고, 종전 소송에서의 신체감정절차에서도 '만성 중이염, 약간의 이루' 증상이 확인되었으며(위 신체감정의는 고막천공 상태에서는 언제든 이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소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 후2022. 7.~8.경 '화농성 중이염'으로 외래진료를 4차례 받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
고가 주장하는 2009.경 또는 2014.경 이미 원고의 위와 같은 증상이 완치되거나 그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항상 이루'로 고정된 상태가 됨으로써 산재보험법상 장해급여 지급사유가 발생하고 원고도 그에 따른 장해급여 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 밖에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2021. 2.경 장해급여 지급을 청구하기 전에 이미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산재보험법 관련 법령에 의하면, 치료종결 후 단지 장해등급에 해당하지 않는 청력장해만 가지고 있는 경우이거나 단순한 이루 증상만으로는 산재보험법상 장해급여를 지급받을 수 없다. 이와 달리 이 사건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고막의 외상성 천공(穿孔)과 수술적 처치'를 받은 후, '(장해등급에 해당하지 않는)<4> 청력장해 및 항상 이루가 있을 것'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원고는 적어도 이 사건 장해진단서를 발급받기 전까지는 '청력장해'에 대한 진단을 받은 바 없고, 이 사건 수술 이후 중 이염 및 이루 증상에 대한 외래 진료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항상 이루'의 증상으로 고정되었다는 등의 명시적 진단을 받은 바도 없었다.
시효제도의 존재 이유는 영속된 사실 상태를 존중하고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고 특히 소멸시효에 있어서는 후자의 의미가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는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후 퇴사할 때까지 직업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는 장소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사고 이후 발병하거나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된 것으로 보이는 '중이염, 항상 이루, 난청' 등의 증상이
영구장해로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렀다는 의학적 진단 등을 받은 바도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가 장해급여청구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장해급여 청구 당시에 이미 위 장해급여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의 청력검사상 소음성 난청 장해기준에 미달하고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신체장해인 '이루'에 관한 장해급여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되었다고 속단하여, 원고의 위 신체장해 증상이 이 사건 규정에 따른 준용 제12급의 장해급여 지급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심사·판단하지 아니한 채 장해급여를 부지급하기로 하는 이 사건 처분에 이르렀으니, 이 사건 처분은 결국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형준(재판장) 윤승은 차문호
각주1) 라)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라고 규정하였다.
각주2) 개정 시행규칙(2016. 3. 28. 고용노동부령 제152호) 부칙 제3조는 "직업성 난청으로 이 규칙 시행 전에 영 제25조 제3항 본문에 따른 진단서나 소견서를 발급받은 근로자에 대한 치유 시기는 [별표 5] 제2호가목
각주3) 원고는 직업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는 장소인 이 사건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종전 규정이 시행되던 2016. 3. 28.경까지는사실상 산재보험법상 청력장해와 관련된 장해등급 판정을 받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각주4)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1항, [별표 제6호] 에 따르면 가장 낮은(경미한 수준의) 장해등급은 제14급으로, 청력의 장해의 경우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별표 제5호] 2. 가. 1) 차)항에서 "한쪽 귀의 평균 청력손실치가 40데시벨 이상 70데시벨 미만인 사람은 영 별표 6의 제14급제1호를 인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