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23. 7. 18. 원고에게 한 추가상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2023. 5. 15.부터 같은 달 16.까지 주식회사 D이 시행하는 C소년원생활관 당직실 개선공사 현장에서 레미탈과 벽돌 등을 지게로 나르는 작업을 한 후 다음 날인 같은 달 17. 왼쪽 날개뼈(어깨뼈)<1> 부위에 통증을 느끼고(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2> 서울 관악구 F 소재 G병원(이하 'G병원'이라 한다)에 내원하였으며, 다음 날인 같은 달 18. 서울 관악구 H 소재 E정형외과에 내원하여 '좌측 어깨관절의 염좌 및 긴장, 경추의 염좌 및 긴장'을 진단받고 피고로부터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받아(이하 '최초승인 상병'이라 한다) 2023. 6. 28.까지 요양하였다(요양기간: 2023. 5. 17.부터 2023. 6. 28.까지, 이하 '최초 요양기간'이라 한다).
원고는 2023. 6. 28. G병원에서 경추부 MRI 촬영을 시행한 후 '좌측 제6-7번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2023. 7. 5.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추가상병 신청을 하였는데, 피고는 2023. 7. 18. '영상자료 및 진료소견상 추간판 탈출로 보기 어려운 퇴행성 팽윤으로 재해와 인과관계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추가상병 불승인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6호증, 을 제1, 3,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재해로 인하여 발병 또는 악화된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데도 이를 추가상병으로 승인하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9조에 따르면, 업무상의 재해로 요양 중인 근로자는 그 업무상의 재해로 이미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추가로 발견되어 요양이 필요한 경우 또는 그 업무상의 재해로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원인이 되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여 요양이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상병에 대한 요양급여를 신청할 수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 정한 '업무상의 재해'는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장해 또는 사망을 뜻하므로 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면 증명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4. 28. 선고 2016두56134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2023. 5. 15.부터 같은 달 16.까지 사이에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였음에도 2023. 6. 28.에야 경추부 MRI 촬영을 시행하였고, 갑 제6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G병원 영상의학과 의사는 위 경추부 MRI 촬영 결과를 'C6-7, disc bulging'(경추 제6-7번 추간판 팽윤)으로 판독하여 보고하였으며, 피고의 공단 자문의는 원고의 추가상병 신청에 대하여 '영상자료 및 진료소견상 추간판탈출로 보기 어려운 퇴행성 팽윤'에 해당한다는 소견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6, 7호증, 갑 제15호증의 2,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법원의 국립경찰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및 사실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추가상병 신청 당시 원고의 증세는 단순히 경추 제6-7번 추간판 팽윤이 아니라 이 사건 상병(추간판 탈출)이 발병한 상태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최초 요양기간 동안 2023. 5. 22. E정형외과에 내원하여 '목과 날개뼈가 더 아파졌다'라고 호소하였고, 같은 달 23.에도 E정형외과에 내원하여 '왼쪽 날개뼈 통증이 처음이랑 비슷하다'라고 호소하였다. 이후 원고는 G병원에 통원하며 약물 및 주사 등 보존적 치료를 계속하였으나 '주사, 진통제 먹어도 효과가 별로 없다', '통증이똑같다'라고 호소하는 등 증세가 호전되지 않았고, 이에 G병원 주치의는 2023. 6. 28. 원고에 대하여 경추부 MRI 촬영을 시행하였다(이하 위 MRI 촬영 결과를 '이 사건 MRI영상'이라 한다).
G병원 주치의(I)는 2023. 6. 28. 원고의 증세를 '좌측 제6-7번 경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진단하였다.<3>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같은 병원 영상의학과 의사는 이 사건 MRI 영상을 'C6-7, disc bulging'(경추 제6-7번 추간판 팽윤)으로 판독하여 보고하였다(이하 '영상 판독 보고'라 한다). 오늘날 영상의학 관련 장비와 기술의 발전으로 진단(Diagnosis)에 있어 각종 영상검사(초음파, X-ray, CT, MRI 등) 결과가 비중 있게 고려되기는 하나, 진단은 질환의 원인과 종류를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 으로, 영상검사 결과를 포함하여 환자의 주요 호소 증상, 병력, 수상(受傷) 경위, 가족
력, 신체 징후 등에 관한 청취(문진), 신체검사(이학적 검사), 각종 진단검사(혈액검사, 조직검사, 세포유전검사 등) 결과, 치료 경과 등을 종합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영상검사 결과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고 영상검사 결과에 반드시 기속되지도 않는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위 영상 판독 보고만으로 당시 원고의 증세를 '추간판 팽윤'으로 단정할 수는 없고, 위 영상 판독 보고를 포함하여 이 사건 재해의 경위 및 내용, 원고의 주요 호소 증상, 치료 경과 등을 종합하여 '추간판 탈출'에 해당한다고 본 G병원 주치의의 진단이 당시 원고의 증세에 부합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사건 처분 후 원고를 진료한 의사들은 위 영상 판독 보고와는 달리 이 사건 MRI 영상에서 '추간판 탈출증'이 의심 내지 확인된다고 판단하였다. 즉, 원고는 2024.4. 12. 서울 구로구 K 소재 L병원에서 '기타 경추간판 전위' 진단을 받았는데, 위 진단의는 이 사건 MRI 영상에서 '왼쪽 경추 6번 신경공의 추간판 탈출증 의심 소견이 보임'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원고는 2026. 3. 3. 서울 동작구 M 소재 N 병원에서'제6-7 경추간 추간판 탈출증' 진단을 받았는데, 위 진단의도 이 사건 MRI 영상에서'제6-7 경추간 추간판 탈출증 확인됨'이라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제1심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 역시 이 사건 MRI 영상에서 '경추부 6-7분절의 경증의 추간판탈출 및 좌측 신경공 협착증'이 확인된다고 하였을 뿐만 아니라, '병증의 정도가 경미하기는 하나 이 사건 MRI 영상에서 경추부 탈출증이 비교적 명확히 확인되므로 (피고) 공단 자문의의 의견(추간판 팽윤)과 일부 상이하다'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추간판 팽윤(bulging)은 추간판을 구성하고 있는 중심부의 수핵, 수핵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륜, 섬유륜 주변에서 추체에 연결되어 있는 연결종판의 요소 중 섬유륜이그 탄력이 떨어져 전반적으로 부풀어 추간판 정상 범위 바깥쪽으로 튀어나오는 것으로 파열에까지는 이르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며, 주로 퇴행성 변화에 의한 것으로 통증이 없거나 일시적이어서 자연 치유되거나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된다. 반면, 추간판탈출(herniation)은 외상이나 퇴행성 변화 등에 의해 추간판이 손상되면서 섬유륜이 파열되고 내부의 수핵이 탈출하여 주변을 지나는 척추신경을 압박함으로써 통증 등 다양한 신경학적 이상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통상 물리치료, 약물이나 주사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나 파열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그런데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최초 요양기간인 40여 일 동안 약물이나 주사 등 보존적 치료를 받았음에도 목과 어깨뼈 부위의 통증이 계속되는 등 증세의 호전이 없었던 사실에 비추어 보면, 추가상병 신청 당시 원고의 증세는 경추 부위의 추간판 팽윤보다는 추간판 탈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위에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재해로 인하여 발병하였거나 일부 기왕의 퇴행성 변화가 있던 상태에서 이 사건 재해로 말미암아 그 증상이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어 발현된 것으로 인정된다.
원고는 국민건강보험 수진내역상 이 사건 재해 이전에 목이나 어깨 부위에 대하여 치료를 받은 이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 사건 재해 당시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무거운 물건을 지게에 지고 나른 것이어서 목과 어깨 부위에 상당한 외력이 가해진 것으로 볼 수 있고, 피고가 이 사건 재해로 인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 최초승인 상병과 이 사건 상병은 그 발병 부위가 동일하며, 어느 경우에나 그로 인하여 경추 부위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원고는 이 사건 재해 직후부터 추가상병 신청을 하기까지 계속적으로 경추와 어깨뼈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였으며, 최초 요양기간 동안 보존적 치료를 받았으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았다.
이 사건 재해 직후 그리고 최초 요양기간 동안 이 사건 상병과 관련한 소견이 확인되지 아니한 것은 원고가 보존적 치료만을 받고 경추부 MRI 촬영은 하지 않다가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최초 요양기간이 종료되는 날 비로소 경추부 MRI 촬영을 시행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경추부 MRI 촬영 시행 경위와 시기에 더하여 앞서 살펴 본 원고의 업무, 이 사건 재해의 내용, 원고가 호소한 증상, 치료 기간 및 경과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재해로 인하여 발병한 것으로 볼 여지가 다분하다.
원고에 대한 최초승인 상병의 요양치료를 담당한 G병원 주치의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경추부 MRI 촬영 후 그 결과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상병을 진단한 다음 원고의 경우 '퇴행성 변화, 잘못된 자세, 근로 작업 중의 반복적인 외부 자극'이 원인이 되어 이 사건 상병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 상병과 이 사건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추가상병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밝혔다.
제1심 법원 감정의는 '이 사건 사고(재해)의 기여도는 30%, 기왕증의 기여도는70%', 'MRI에서 확인되는 상병이 비교적 경미하여 동일 연령대 일반인 남성과 비교할 때 그 정도가 심하지는 않음', '피감정인(원고)의 연령을 고려할 때 해당 병변이 자연경과적인 퇴행성 원인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은 있음'이라는 소견을 제시하면서도, '병증의 정도가 경미하기는 하나 경추 MRI상 경추부 탈출증이 비교적 명확히 확인되므로 공단자문의의 의견과 일부 상이함', '산재심사위원회의 소견에 일부 비동의함', '경추 추간판탈출증은 그 증상만으로는 경추의 염좌 및 긴장과 감별하기 어려우며, CT, MRI 등 정밀검사를 시행하여 진단을 내릴 수 있는데, 피감정인(원고)의 경추 추간판 탈출증은 2023. 6. 28. MRI 시행 후 진단이 가능하였으므로 업무상 재해로 이미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추가로 발견되어 요양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원고에게 일부 기왕증으로 볼 수 있는 퇴행성 병변이 확인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상병을 추가상병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위와 같은 퇴행성 병변에 이 사건 재해가 영향을 미쳐 이 사건 상병이 발현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재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됨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정당하지 않다.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다.
판사 박영주(재판장) 김민기 최항석
각주1) 어깨뼈(scapula, 견갑골)는 어깨 부위에서 빗장뼈(clavicle)와 함께 위괄을 몸통 뼈대에 연결하는 세모꼴의 납작뼈이다. 등쪽에 날개처럼 붙어있어 날개뼈라고도 불린다.
각주2) 원고는 위 작업 도중 지게로 짊어진 벽돌이 목을 강타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고, 오히려 을 제3,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3. 5. 18. E정형외과에 내원하여 '2일 전 무거운 거 들고 나서 왼쪽 날개뼈가 아프다'라고 증세를 설명하였고, 같은 날 작성한 요양급여신청서에 이 사건 재해의 발생 경위를 '월, 화 벽돌을 나른 후 다음 날 아침 통증이 심해 병원에 감'이라고 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2023. 5. 15.이 월요일이고, 2023. 5. 16.이 화요일이다).
각주3) 피고는 이 법원 변론종결 후 제출한 2026. 4. 14.자 참고서면에서 원고가 고용노동부에 보낸 내용증명(갑 제3호증) 중 '그러는 중 G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니 정형외과 I 선생님이 돌연 퇴직하였습니다. 같은 병원의 안내에 따라 신경외과의 J에게 가니"추간판 탈출증이 아니고 팽윤이 맞고, 일하다 다친 게 아니고 앞으론 추간판 탈출증 진단서를 못 써준다"는 허위 진단을 받았습니다'라고 기재한 부분을 인용하며 G병원 주치의도 원고의 증세를 '추간판 팽윤'으로 진단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인용 부분에 의하더라도 최초 요양기간 동안 원고의 요양치료를 담당하고 추가상병 신청 당시 이 사건 상병을 진단한 원고의 G병원 주치의는 I이고, J은 그 무렵 원고를 직접 진료한 의사는 아닌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