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사안의 개요
1원고는 1985. 9. 16.부터 1992. 7. 31.까지 사이 기간 동안 석탄을 생산·취급하는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 소속 광원으로 근무하였고, 2021. 6. 16.받은 진폐병형 1/0, 심폐기능 F0 진단에 따라 제13급 제16호의 장해등급결정을 받았다. 원고는 피고에게 진폐보상연금 및 진폐재해위로금을 청구하였다.
2피고는 2023. 11. 29. 진폐보상연금 지급결정을 하였다.
3그러나 피고는 2024. 2. 15. "원고의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직종이 '양수공'으로 확인되어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진폐예방법'이라 한다) 상 '분진작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폐재해위로금 부지급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4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2024. 6. 21. 청구가 기각되었다.
5[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진폐예방법
6진폐예방법 제24조 제3항은 "제1항 제2호에 따른 진폐재해위로금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1조의8의 진폐판정에 따른 진폐장해등급이 결정된 근로자에게 지급한다"고 규정하는데, 같은 법 제2조 제4호는 '근로자'를 '근로기준법 제2조에 따른 근로자로서 분진작업에 종사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3호는 '분진작업'을 '토석 ·암석 또는 광물을 취급하는 작업 중 그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진폐에 걸릴 우려가 있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작업을 말한다'라고 규정한다.
7진폐예방법 시행령 제1조의2는 "진폐예방법 제2조 제3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작업'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작업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아래 호들을 열거하고 있다.
토석 · 암석 또는 광물을 채굴하는 작업
토석 · 암석 또는 광물을 절단 · 가공하는 작업
토석 · 암석 또는 광물을 부스러뜨리거나 가려내는 작업
토석 · 암석 또는 광물을 차에 싣거나 내리는 작업
토석 · 암석 또는 광물을 갱내에서 실어 나르는 작업
그 밖에 광물성 분진이 날리는 장소에서 토석 · 암석 또는 광물을 취급하는 작업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8산재보험법 제91조의3 제1항은 "진폐보상연금은 업무상 질병인 진폐에 걸린 근로자에게 지급한다"고 규정한다.
9산재보험법 제91조의2는 "근로자가 진폐에 걸릴 우려가 있는 작업으로서 암석, 금속이나 유리섬유 등을 취급하는 작업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분진작업에 종사하여 진폐에 걸리면 제37조 제1항 제2호 가목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32조는 "법 제91조의2에서 '암석, 금속이나 유리섬유 등을 취급하는 작업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분진작업'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제605조 제2호에 따른 분진작업과 명백히 진폐에 걸릴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장소에서의 작업을 말한다"라고 규정한다.
10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05조 제2호는 '분진작업'이란 별표 16에서 정하는 작업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위 별표는 '분진작업의 종류'를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토석 · 광물 · 암석(이하 "암석등"이라 하고, 습기가 있는 상태의 것은 제외한다. 이하 이
표에서 같다)을 파내는 장소에서의 작업.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서 정하는 작업은 제외한다.
갱 밖의 암석등을 습식에 의하여 시추하는 장소에서의 작업
실외의 암석등을 동력 또는 발파에 의하지 않고 파내는 장소에서의 작업
암석등을 싣거나 내리는 장소에서의 작업
갱내에서 암석등을 운반, 파쇄 · 분쇄하거나 체로 거르는 장소(수중작업은 제외한다) 또는
이들을 쌓거나 내리는 장소에서의 작업
갱내의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에 따른 장소와 근접하는 장소에서 분진이 붙어 있거나쌓여 있는 기계설비 또는 전기설비를 이설 · 철거 · 점검 또는 보수하는 작업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쟁점의 정리
11원고가 산재보험법의 '분진작업'(문단 10 참조)에 종사하였던 자로서 진폐보상연금의 지급대상임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나아가 원고가 진폐예방법의 '분진작업'(문단 7 참조)에 종사하였던 자로서 진폐재해위로금의 지급대상이기도 한 것인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원고의 주장
12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보갱부로 일하였는데, 당시 행한 업무는 '토석·암석 또는 광물을 부스러뜨리거나 가려내는 작업'(진폐예방법 시행령 제1조의2 제3호) 또는 '그 밖에 광물성 분진이 날리는 장소에서 토석·암석 또는 광물을 취급하는 작업'(같은 법 시행령 제1조의2 제6호)에 해당한다.
13또한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양수공으로도 일하였는데, 당시 행한 업무는 '그밖에 광물성 분진이 날리는 장소에서 토석·암석 또는 광물을 취급하는 작업'(진폐예방법 시행령 제1조의2 제6호)에 해당한다.
판단
14(1) 먼저, 문단 12 기재 원고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아래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보갱부로 근무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5①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보갱부로 근무하였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
16② 갑 제10호증 중 C 명의의 '동료근로자 진술서'에는 "원고와 함께 이 사건 사업장에서 23년간 근무하였다. 원고가 1985년부터 1992년까지 약 2년간 갱내에서 보갱부로 근무하였다"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러한 기재만으로는 갑 제1, 2호증 및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내용과 달리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양수공의 업무 외에도 보갱부로서의 업무도 함께 수행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7③ 원고는 피고에게 진폐보상연금 및 진폐재해위로금을 청구할 당시 "광산 내에서 보갱으로 일하다가 체력저하로 인하여 힘들어하던 차 양수공 자리가 있어 보직을 변경하여 양수공으로 일함"이라고 진술하였으나K을 제2호증), 원고에 대하여 '보직 변경'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나 자료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18④ 보갱은 '굴진공이 갱도를 만들면 채탄작업 전에 갱도를 지지하기 위해 동발을 설치하거나, 이미 설치된 동발을 보수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즉 보갱은 채탄과 운반을 용이하게 하는 보조과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바, 보갱부로서 업무수행 중 광물성분진에 노출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겠으나, 일반적인 경우라면 채탄 또는 굴진 작업이 이루어질 때와 유사한 정도로 광물성 분진이 존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2) 다음으로, 문단 13 기재 원고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양수공인 원고는 진폐예방법 시행령 제1조의2 제6호가 정한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20① 석탄광업의 생산과정은 탐탄, 굴진, 채탄, 운반, 선탄 및 보갱, 통기, 배수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탐탄을 통해서 탄층이 확인되고 갱도를 굴진하여 탄층에 도달하면 그 다음에는 채탄과정이 시작된다. 채탄과정은 투굴, 붕락, 탄처리, 반출의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채탄과정은 운반과정과 함께 노동과정의 중심을 이룬다. 석탄생산의 완성된 체계에서는 채탄과 운반의 기본과정 전후에 이것을 보완하는 과정으로서 굴진과 선탄이 부가된다. 그리고 채탄과 운반의 기본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보조 과정으로서 보갱, 통기, 배수 등 과정이 존재한다.
21② 진폐예방법 시행령 제1조의2는 진폐에 걸릴 우려가 있는 작업으로 제1호부터 제4호까지는 토석·암석 또는 광물을 채굴, 절단·가공, 분쇄 및 선별, 싣거나 내림으로써 이들을 직접 취급하는 작업을 규정하고 있고, 제5호는 토석·암석 또는 광물을 직접 취급하지는 아니하지만 갱내에서 광물을 운반함으로써 상시 분진에 노출될 수 있는 작업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시행령 제1조의2 제6호는 '광물성 분진이 날리는 장소'에서 '토석·암석 또는 광물을 취급'함으로써 상시 분진에 노출될 우려가 높은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규정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즉 위 시행령 제1조의2 각 호가 정한 작업은 그 작업의 대상이나 장소로 인하여 작업하는 동안 불가피하게 상시 분진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작업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고, 그중 제6호의 '그 밖에 광물성 분진이 날리는 장소'는 갱내와 같은 정도로 광물성 분진이 산재한 장소로, '토석·암석 또는 광물을 취급하는 작업'은 작업 내용의 성질상 토석·암석 또는 광물을 직접 취급하여 작업 중 상시 분진 흡입을 피할 수 없는 작업 종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22③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3교대로 하루 6~7시간씩 갱내에 들어가 갱내에 유입되는 지하수를 배수하기 위해 갱내에 양수기를 설치, 관리, 점검하는 작업을 한 것 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위 제6호의 '그 밖에 광물성 분진이 날리는 장소'에서 업무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원고의 업무가 '토석·암석 또는 광물을 취급하는 작업'에 해당하는가에 관하여 보면, 양수공의 업무는 토석, 암석 또는 광물의 취급이 아니라 지하수의 배출이므로 원고의 양수공으로서의 작업이 '토석·암석 또는 광물의 취급'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23④ 원고가 양수기를 설치, 관리, 점검하는 과정에서 광물성 분진이 녹아 있는 지 하수와 접촉하거나, 양수기의 수리나 청소 과정에서 양수기 표면이나 내부에 들러붙거나 쌓인 광물성 분진과 접촉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만으로 양수공의 업무가 그 업무의 성질상 토석·암석 또는 광물을 직접 취급하여 작업 중 상시 분진 흡입을 피할 수 없는 작업에 해당한다고는 보기 어렵다.
24⑤ 진폐예방법이 분진작업 종사로 인해 진폐에 걸린 근로자에 대한 위로금 지급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근로자의 건강 보호와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산재보험법이 문단 10과 같이 '분진작업'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폐예방법이 문단 7과 같이 그 고유의 '분진작업'의 범위를 보다 좁혀 따로 규정하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보면, 진폐예방법은 산재보험법이 보호 대상으로 삼는 '분진작업'과 별도로 진폐증에 노출될 위험이 보다 더 높은 '특정 분진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더 두텁게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진폐예방법이 정한 분진작업의 범위를 산재보험법이 정한 분진작업의 범위와 같게 해석할 것은 아니고, 산재보험법상 분진작업에 해당하기만 하면 진폐예방법상 분진작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위와 같은 진폐예방법의 목적과 입법 취지, 진폐예방법의 관련조항들의 형식과 내용에 비추어 보면 진폐예방법 시행령 제1조의2 규정은 진폐재해위로금의 지급대상인 분진작업의 내용을 한정적으로 열거하여 규정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창(재판장) 최봉희 김봉원
1인용의 편의 등을 위하여 문단 왼편에 문단번호를 추가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