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가 2023. 10. 13.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1>
사안의 개요
1 원고는 B생 남성으로,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소음에 노출되었는데, 그 경력은 다음과 같다.
1983년경부터 1984년경까지 E, 주식회사 F에서 '기계(연사기) 수리 작업'을 하였는데, 당시 소음노출 수준은 85dB(A)(이하 'dB'로만 기재한다) 이상이었다.
1986년경부터 1987년경까지 주식회사 D에서 '유리 성형 작업'을 하였는데, 당시 소음노출 수준은 85dB 이상이었다.
2014. 5. 15.부터 2022. 11. 3.까지 C 주식회사 등에서 약 4년 7개월간 '배관(절단, 용접) 작업'을 하였는데, 당시 소음노출 수준은 80~84.9dB이었다.
2 원고는 2022. 11. 14. '양측 감각신경성 청력소실'(이하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고, 2022. 12. 16.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3 피고는 원고에 대한 직업력 조사 및 소음 노출수준 조사에서 원고가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된 기간을 E 1년, 주식회사 F 2개월, 주식회사 D 2개월 합계 1년 4개월(=1년 + 2개월 + 2개월)로 추정하였고, 이에 2023. 10. 13. "직업력 조사 결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3] 제7호 차목에 규정된 소음노출 수준(85dB 이상의 연속음)과 소음노출 기간(3년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였고,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의 업무관련성은낮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4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5 피고가 인정한 85dB 이상 소음작업 기간(1년 4개월)은, 1980년대 근무이력 자료의 부존재 및 관리 한계로 인해 실제보다 대폭 축소된 것이다. 원고는 실제로는 훨씬 더긴 기간 동안 고소음 작업에 종사하였다.
6 피고가 85dB 미만으로 평가한 C 주식회사 등에서의 배관 작업(4년 7개월)은 그라인더 등 고소음 장비를 상시 사용하는 업무로서, 관련 연구에 따르면 소음노출 위험도가 '높음' 수준이고 근로자의 개인소음노출수준은 평균 97dB에 이른다. 피고의 소음 수준 평가는 원고의 실제 업무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다.
7 원고의 청력 손실(우측 59dB, 좌측 60dB)은 동일 연령대 남성의 평균 청력 손실(약 12~13dB)에 비해 현저히 심각한 상태이다. 진료 결과 내이염, 약물중독, 두부외상등 업무 외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장기간의 업무상 소음노출이 이 사건 상병의 주된 원인이라고 추단함이 타당하다.
피고의 주장
8 산재보험법 시행령에서 정한 '85dB 이상 소음에 3년 이상 노출' 기준은 수십 년간의 의학적, 국제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업무상 재해 인정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므로 우선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9 피고는 객관적인 직업력 조사를 통해 원고의 85dB 이상 소음노출 기간이 1년 4개월에 불과함을 확인하였다. 80~84.9dB 수준의 소음은 의학적으로 청력 손실을 유발할위험이 미미하므로, 이를 소음노출 경력에 포함하는 것은 부당하다.
10 제1심법원이 촉탁한 진료기록 감정의(이하 '이 사건 감정의'라 한다)는 "산재보험법상 기준은 합당하며, 원고의 소음노출 경력으로는 유의미한 청력 감소(6dB 이하)를 예상하기 어려워 업무 관련성이 낮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
관계 법령 및 법리
1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업무상 질병의 인정기준)
근로자가「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4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별표 5의 업무상
질병의 범위에 속하는 질병에 걸린 경우(임신 중인 근로자가 유산 · 사산 또는 조산한
경우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다음 각 호의 요건 모두에 해당하면 법 제37조
제1항 제2호 가목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
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 · 위험요인을 취급하거나 유해 · 위험요인에 노출
된 경력이 있을 것
유해 · 위험요인을 취급하거나 유해 · 위험요인에 노출되는 업무시간, 그 업무에 종사
한 기간 및 업무 환경 등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인정될
것
근로자가 유해 · 위험요인에 노출되거나 유해 · 위험요인을 취급한 것이 원인이 되어
그 질병이 발생하였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될 것
업무상 부상을 입은 근로자에게 발생한 질병이 다음 각 호의 요건 모두에 해당하면
법 제37조 제1항 제2호 나목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
업무상 부상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인정될 것
기초질환 또는 기존 질병이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난 증상이 아닐 것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업무상 질병(진폐증은 제외한다)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별표 3과 같다.
공단은 근로자의 업무상 질병 또는 업무상 질병에 따른 사망의 인정 여부를 판정할 때에는 그 근로자의 성별, 연령, 건강 정도 및 체질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12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제34조 제3항 관련)
눈 또는 귀 질병
소음성 난청
85dB[dB(A)]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으로, 다음 요건 모두를 충족하는 감각신경성 난청. 다만,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은 제외한다.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손상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변화가 없을 것
순음청력검사결과 기도청력역치(氣導標力間値)와 골도청력역치(骨導聽力閾値)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어야 하며,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클 것. 이 경우 난청의 측정방법은 다음과 같다.
24시간 이상 소음작업을 중단한 후 ISO 기준으로 보정된 순음청력계기를 사용하여 청력검사를 하여야 하며, 500헤르츠(Hz)(a) · 1,000헤르츠(b) · 2,000헤르츠(c) 및 4,000헤르츠(d)의 주파수음에 대한 기도청력역치를 측정하여 6분법[(a+2b+2c+d)/6]으로 판정한다. 이 경우 난청에 대한 검사항목 및 검사를 담당할 의료기관의 인력 · 시설기준은 공단이 정한다.
순음청력검사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48시간 이상 간격으로 3회 이상(음향외상성 난청의 경우에는 요양이 끝난 후 30일 간격으로 3회 이상을 말한다) 실시하여 해당 검사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는 경우에는 그 중 최소가청역치를 청력장해로 인정하되, 순음청력검사의 결과가 다음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않는 경우에는 1개월 후 재검사를 한다. 다만, 다음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라도 청성뇌간반응검사(소리자
극을 들려주고 그에 대한 청각계로부터의 전기반응을 두피에 위치한 전극을 통해 기록
하는 검사를 말한다), 어음청력검사(일상적인 의사소통 과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어음을
사용하여 언어의 청취능력과 이해의 정도를 파악하는 검사를 말한다) 또는 임피던스청
력검사[외이도(外具道)를 밀폐한 상태에서 외이도 내의 압력을 변화시키면서 특정 주파
수와 강도의 음향을 줄 때 고막에서 반사되는 음향 에너지를 측정하여 중이강(中車腔)
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검사를 말한다] 등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순
음청력검사의 최소가청역치를 신뢰할 수 있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으면 재검사를 생략
할 수 있다.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의 차이가 각 주파수마다 10dB 이내일 것
반복검사 간 청력역치의 최대치와 최소치의 차이가 각 주파수마다 10dB 이내일 것
순음청력도상 어음역(語音域) 500헤르츠, 1,000헤르츠, 2,000헤르츠에서의 주파수 간
역치 변동이 20dB 이내이면 순음청력역치의 3분법 평균치와 어음청취역치의 차이가
10dB 이내일 것
제1호부터 제12호까지에서 규정된 발병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거나, 제1호부터 제
12호까지에서 규정된 질병이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질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
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
13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간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한편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그 증명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재해 발생 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라도 간접적인 사실관계 등에 의해 경험법칙상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 추론에 의하여 업무기인성을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1999. 1. 26. 선고 98두10103 판결 등 참조).
판단
14 앞서 든 증거에 갑 제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소음성 난청 인정 기준을 형식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로 인해 발병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15 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3]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에 불과할 뿐 엄격한 의미의 요건은 아니므로(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및 문단 12 말미의 "제1호부터 제12호까지에서 규정된 발병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거나, 제1호부터 제12호까지에서 규정된 질병이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질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 부분 등 참조), 원고가 위 인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이 사건 상병의 업무 관련성을 부정할 수 없다.
16 ② 피고는 원고의 85dB 이상 소음노출 이력이 1년 4개월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이는 원고의 소득금액 증명에 나타난 회사명, 소득액, 당시의 물가수준을 감안하여 근무기간을 추정한 것으로 보인다(E 근무기간: 1983년 1년 근무 추정, 주식회사 F: 1984년 중 2개월 근무 추정, 주식회사 D: 1986년부터 1987년까지 중 2개월 근무 추정). 원고의 경력에 관한 객관적 자료가 부존재하는 상황에서 원고의 근무 기간을 위와 같이 추정하는 것을 부적절하다고 볼 수는 없으나, 이와 같이 당시 물가나 급여수준으로 기록에 남은 급여를 나누어 근무기간을 추정하는 방식은, 실제로 일하였으나 급여를 받지 못한 경우, 현금으로 급여를 받은 경우, 실제 임금이 평균임금과 다른 경우 등에는 부정확할 수 있는 점, 1980년대에는 소득금액의 전산화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그 추정치가 실제와는 다를 수 있음을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법적, 규범적 인과관계를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하여야 한다.
17 ③ 원고의 소음노출 경력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배관 작업으로 그 기간은 약 4년 7개월이다. 그런데 배관 작업의 소음노출 수준은 최대 84.9dB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결정적 사유로 삼은 '85dB 이상의 소음'과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18 ④ 이 사건 감정의는 산업소음노출을 겪지 않고 오로지 연령에 의한 청력 손실만겪은 것으로 가정한 원고와 같은 58세 남성의 청력 역치는 6분법 평균 약 12dB 정도라고 보았다. 그런데 특별진찰 결과 원고의 경우에는 6분법 평균 청력역치가 최소54dB에서 최고 62dB 정도로 나타났다. 위 각 청력역치의 차이는 최소 42dB인바, 동일연령대 남성 대비 원고의 위와 같은 현저히 큰 청력 손실을 연령 증가에 의한 노인성 난청 증상이라고는 보기 어렵고, 이 사건 감정의도 "전체 청력 감소치를 자연경과적인 퇴행성 병변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나아가 업무적 요인 외에 달리 원고에게 난청을 유발할 만한 개인적 소인의 존재를 확인할 수도 없다. 또한 이 사건 감정의는 피고가 인정한 원고의 소음노출 경력을 토대로 원고와 같은 58세 남성의 주파수별 청력 감소 예측치를 계산할 경우 500~2,000헤르츠의 음역대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발생하지 않고, 4,000헤르츠의 경우 약 5dB, 8,000헤르츠의 경우 약 2.5dB의 청력 감소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청력 감소의 정도로는 피고의 특별진찰에서 확인된 원고의 각 음역대별 청력 손실(2,000헤르츠의 경우 60 내지 70dB,4,000헤르츠의 경우 65 내지 85dB, 8,000헤르츠의 경우 70 내지 100dB)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바, 이는 이 사건 감정의가 한 계산의 전제가 된 피고의 소음노출 수준조사 및 추정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론
19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영창(재판장) 최봉희 김봉원
각주1) 인용의 편의 등을 위하여 문단 왼편에 문단번호를 추가하였다.
사건정보
서울고등법원
판결
사건
2025누7817
판결선고
2026. 6. 12.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