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0. 12. 5. 선고 90구16339 판결

주문

피고가 1990.4.21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 불승인 결정은 이를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가 1989.9.25 산재보험적용사업장인 안산시 ○○동 소재 소외 ○○금속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산세반(굵은 철사를 가는 철사로 뽑는 작업부서)에서 일해오던중 1989.12.27, 19:00경 야간작업을 위하여 출근하는 통근버스속에서 심한 어지러움증을 느껴 근무하지 못하고 귀가한 후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허혈성 뇌졸중으로 판명된 사실, 원고가 1990.3경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조의 3 소정의 요양급여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1990.4.21 요양불승인의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한 사실 등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피고는 원고의 업무수행과 허혈성 뇌졸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어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으니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원고는 열악한 작업환경과 과로 등으로 인하여 원고의 지병인 고혈압증세가 급속히 악화되어 허혈성 뇌졸중에 이른 것이므로 원고의 질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등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업무상의 과로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1990.2.13, 대법 90누 1588;1990.9.25, 대법 90누 2727 각 참조).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요양신청서), 갑 제2호증의 1(초진소견서)ㆍ2(결과소견서, 을 제3호증과 같다), 갑 제3호증(진단서), 갑 제4호증(경력증명서), 갑 제5호증(특수건강진단개인표)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합하여 보면, 원고는 1979.4.23~1989.9.10까지 소외 ○○제강주식회사에 근무하였는데 1989.6경 신체검사시 고혈압요주의 판정을 받은 사실, 원고가 위 ○○금속주식회사로 옮긴 후 그의 작업내용은 산세반에서 볼펜 굵기의 철선재료를 호이스트와 고리에 걸고 호이스트를 작동하여 위 철선재료를 염산세척통에 담갔다가 꺼내어 물세척통에 담그고 다시 붕산피막통에 담갔다가 건져 건조하는 과정인데 염산을 주로 사용하므로 냄새가 아주 지독한데도 작업장에 환기시설이 없어 원고 등 작업자들은 수건으로 눈만 남긴 채 얼굴전체를 가리고 작업을 하며, 신선반과 연결된 일관공정이므로 일정한 휴식시간이 정하여 있지 아니하고 중식시간에도 기계를 계속 가동시킨 상태에서 교대로 식사를 하며, 2교대 근무(08:30~19:30까지와 19:30~익일 08:30까지)를 계속하므로 낮과 밤이 바뀌는 생활을 하게 되어 인간생리리듬에 역행하는 것인데다가 한달에 2회 정도 철야작업을 하고 일요일에도 2번 정도 근무를 하며 출근시간이 약 1시간 20분씩 소요되는 등 원고의 업무량이나 작업시간, 출퇴근조건들이 전직장에 비하여 2배 이상 힘들었고, 새로 옮긴 직장이라 적응하기에 신경이 쓰이는 등 육체적, 정신적으로 몹시 피로하였던 사실, 의학적으로 보면 허혈성 뇌졸중이란 혈전이나 색전이 혈관을 막아서 혈류가 전달되지 못하는 증세를 말하고 그 중요한 유발요인중의 하나가 고혈압이며 과로하게 되면 혈액공급의 증대 등으로 심장에 부담을 주고 과로에 따른 심리적 원인으로 심장기능에 악영향을 주어 혈전이나 색전의 형성이 촉진되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반하는 듯한 을 제1호증(요양결정결의서), 을 제5호증의 9(결정서), 을 제6호증(재결서)의 각 기재는 믿지 아니하고 을 제8호증(질의회시)의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는 부족하고 반증이 없는 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고혈압증세가 있는 자로서 위 ○○금속주식회사로 직장을 옮긴 후 열악한 작업환경속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바람에 위 고혈압증세가 악화되어 허혈성 뇌졸중에 이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는 곧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3.

결국 원고의 위 질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원고의 요양급여신청을 거절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어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