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및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각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전제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2, 갑 제4호증의 1,2, 을 제4호증의 1,2, 을 제5,6호증, 을 제7호증의 2,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내용과 원심증인 C, O 당심증인 E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는 1978. 9. 1. 소외 F 주식회사(이하 소외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법제실 등에서 과장으로 근무해 오던 중 1981. 12. 16. 소외회사가 피고회사(당초의 상호는 G 주식회사였으나, 1981. 10. 31. 현재의 명칭으로 상호변경되었다)에 흡수합병됨으로써 최종적으로 피고회사 법제실 부장으로 재직하다가 1990. 10. 31. 피고회사에서 정년퇴직하였다.
그런데 피고회사는 소외회사를 흡수합병하기 전인 1981. 4. 1. 별지 퇴직금지급율표 기재와 같이 근속년수에 따라 그 지급율이 누진되도록 되어 있는 퇴직금지급규정을 근속년수에 퇴직시의 평균인금을 곱한 금액을 지급하는 단수제로 그 지급율을 하향조정하여 개정하였고, 다만 개정전의 누진지급율을 적용받던 직원에 대하여는 1981. 3. 31. 이전까지 근속기간에 대하여 종전 지급율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하는 경과규정을 두었다.
한편 소외회사는 무역업과 섬유제조업등을 함께 영위하였던 관계로 그 직원들도 서울에 있는 소외회사 본사에서 근무하는 사무직 사원과 부산공장에서 근무하는 생산직 사원으로 이원적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들에 대한 퇴직금제도 역시 이원적으로 구성되어 소외회사 본사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퇴직금지급율과 부산공장의 종업원들에게 적용되는 퇴직금지급율이 상호 다른 퇴직급지급규정이 시행되고 있었다.
즉, 1981. 3월경 소외회사의 본사 직원들에게 적용되던 퇴직금지급율은 별표기재와 같이 근속년수에 따라 누진되는 누진지급제였고, 부산공장의 종업원들에게 적용되는 퇴직금지급율은 근속년수 1년에 30일분의 평균임금을 지급하는 단수지급제였다.
그런데 소외회사도 합병전 피고회사와 같이 1981. 4. 1.자로 소외회사의 본사직원들에게 적용되던 위 누진제에 의한 퇴직금지급율을 부산공장의 종업원들과 마찬가지로 근속년수 1년에 1의 지급율을 적용하는 단수지급제로 개정하고 다만 개정전의 누진지급율을 적용받던 본사 직원들에 대해서는 1981. 3. 31. 이전까지 근속기간에 대하여 종전 지급율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하는 경과규정을 두었다.
원고는 1990. 10. 31. 피고회사에서 퇴직하면서 개정된 피고회사 퇴직금규정에 따라 입사일인 1978. 9. 1.부터 1981. 3. 31.까지의 근속기간에 대해서는 개정전의 퇴직금지급율에 의하여, 그 이후부터 퇴직일까지의 근속기간에 대해서는 개정된 퇴직금지급율에 의하여 각 산정된 지급율을 적용하여 계산된(다만 개정전의 퇴직금지급율도 근속년수 5년까지는 근속년수 1년에 대하여 1의 지급율을 적용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위 입사일로부터 1981. 3. 31.까지의 원고의 근속기간은 5년 미만이었던 관계로 실제로는 전체 근속기간에 대하여 근속년수 1년에 1의 지급율이 적용되는 결과가 된다) 퇴직금인 금 30,080,940원을 수령하였다.
원고는 먼저, 그가 퇴직시 피고회사로부터 수령할 퇴직금은 소외회사의 퇴직금지급규정에 의하여 산정되어야 함을 전제로 소외회사가 위와 같이 본사직원들에게 적용되던 퇴직금지급규정을 1981. 4. 1.자로 누진제에서 단수제로 불이익하게 개정하면서 원고를 비롯한 소속 직원들의 동의를 전혀 받지 않았으므로 위 개정된 퇴직금지급규정은 무효이고, 따라서 소외회사를 흡수합병하여 동 회사와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게 된 피고회사로서는 소외회사의 개정전의 퇴직금지급규정에 의하여 산정된 퇴직금에서 원고가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위 개정에 관하여 원고를 비롯한 소외회사 직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었으므로 위 개정은 유효할 뿐만 아니라, 가사 소외회사가 그 직원들의 동의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 개정된 퇴직금지급규정은 1980. 12. 31.자로 신설된 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의 규정취지에 따라 소외회사내 최다수 근로자인 부산공장의 종업원에게 적용되던 퇴직금지급율과 동일하게 그 규정을 변경한 것에 불과하므로 위 개정은 동의 유무를 불문하고 결국 유효하다는 취지로 다툰다.
그러므로 먼저 위 퇴직금지급규정 개정 당시 소외회사가 그 소속 직원들의 동의를 얻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에 부합하는 듯한 원심증인 D의 일부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입증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소외회사의 위 개정된 퇴직금지급규정은 일응 무효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을 제1호증의 1 내지 3, 을 제2호증의 1,2,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 내용과 원심증인 D의 일부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회사는 1980. 12. 31.자로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하나의 사업내에 차등제도를 두어서는 안된다'라는 조항(제28조 제2항)이 신설되고 또 위 법 부칙에 '사용자는 위 법 시행 당시의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이 위 제28조 제2항의 규정에 위배될 때에는 1981. 3. 31.까지 이 법에 적합하도록 이를 변경하여 노동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하며, 신고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해 사업내의 최다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퇴직금 제도를 적용하는 것으로 본다.'라는 경과규정이 두어져 위 개정된 법이 시행됨에 따라 노동관계 당국으로부터 위 법규정의 취지에 따른 시정지시를 받고 이에 따라 1981. 3월경에 그 퇴직금지급규정의 개정 작업에 착수한 사실, 소외회사에서는 그 무역관계업무 등은 주로 본사 직원들에 의하여 행하여지고 부산공장에서는 본사의 지시에 따라 섬유제품 등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위 본사와 부산공장이 조직상 유기적으로 운영되어 왔으며 또 경영상으로도 동일한 대표이사 및 이사회의 결의, 지시에 따라 위 본사와 부산공장이 일체를 이루면서 운영되어 온 사실, 그런데 1981년 당시 소외회사의 직원은 본사 직원이 약 2,027명이고 부산공장의 종업원이 약 9,357명으로서 부산공장의 종업원이 최다수 근로자였으므로 소외회사에서는 위 법 정에 따라 1981. 4. 1.자로 본사 직원들에게 적용되던 위 누진율에 의한 퇴직금 지급율을 부산공장의 종업원들과 동일하게 단수지급율로 개정하면서 다만 위 개정 전부터 재직하던 직원들에 대해서는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 기득권보장 규정을 그 부칙에 따로이 규정해 둔 사실, 다만 피고회사는 위 변경된 퇴직금규정을 1985. 9월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관할 노동사무소에 신고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배치되는 원심증인 C의 일부증언은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는 바, 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에서 말하는 "하나의 사업"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는 기업체 그 자체를 의미하고, 위 인정의 소외회사의 경영 형태 등을 감안하여 보면 소외회사의 서울본사와 부산공장은 위 법조 소정의 "하나의 사업"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어서, 비록 소외회사가 원고를 비롯한 그 본사 직원들의 퇴직금지급율을 누진지급율에서 단수지급율로 변경함에 있어서 그 소속 직원들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 신설된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따라 소외회사가 동일한 사업내에 있는 소외회사의 최다수 근로자인 부산공장 종업원들에게 적용되던 것과 동일하게 본사소속 사원들에 대한 퇴직금지급율을 하향조정하여 개정한 조치는 위 법 규정들이 강행규정이라는 점, 소외회사 스스로 1981. 3. 31. 이전 근속기간에 대해서는 개정전의 퇴직금지급율을 적용하도록 규정하여 그 기득권을 보장해 주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퇴직금지급율의 개정에 관한 그 소속 직원들의 동의 유무 또는 관계당국에의 신고 여하를 불문하고 유효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가사 소외회사가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위 퇴직금지급규정을 개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 법 규정에 의하면 1981. 4. 1.부터는 그 본사 직원들에게도 소외회사 최다수 근로자인 부산공장의 종업원들에게 적용되던 퇴직금규정이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결과에 있어서는 같게 된다).
원고는 다시, 설사 소외회사의 위 개정된 퇴직금지급규정이 무효가 아니라 하더라도, 소외회사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1981. 12. 16. 피고회사에 흡수, 합병된 이상 소외회사의 퇴직금지급규정의 효력은 상실되어 피고회사의 퇴직금지급규정만이 원고에게 유효하게 적용된다 할 것인데, 피고회사의 퇴직금지급규정 역시 1981. 4. 1.자로 그 당시 피고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없이 그 지급율을 누진제에서 단수제로 하향조정하여 불이익하게 개정되었으므로 그 개정후 퇴직금지급규정은 무효인즉, 원고의 퇴직금은 피고회사의 개정전 퇴직금지급규정에 의하여 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먼저 피고회사의 위 개정전 퇴직금지급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하여 보건대, 무릇 취업규칙의 작성, 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 변경할 수 있으나, 다만 근로기준법 제95조의 규정에 의하여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특히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얻어야 하는 제약을 받는바,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필요한 근로자의 동의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임을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함에 있어서는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에 그 변경으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그 변경의 효력이 미치지 않게 되어 종전 취업규칙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되지만, 원고와 같이 그 변경후에 원고가 소속하고 있던 소외회사가 피고회사에 흡수합병됨으로 말미암아 피고회사와 근로관계를 갖게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기득이익의 침해라는 효력배제 사유가 없는 한 당연히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적용되던 합병전 소외회사의 퇴직금지급규정이나 피고회사의 위 개정후 퇴직금지급규정은 모두 그 지급율에 관하여 단수제를 채택하고 있는 등 그 내용이 동일하므로 피고회사의 위 개정후 퇴직금지급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원고가 침해받는 기독이익은 없다 할 것이어서 원고에게는 위 개정후 규정만이 적용될 뿐 위 개정전 규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소외회사의 위 개정된 퇴직금규정이 무효이거나 피고회사의 개정 전 퇴직금지급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없다 할 것이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 및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는 모두 이유없어 이를 각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패소한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3. 2. 18.
판사 이보헌(재판장) 강용현 김상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