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1994. 2. 23. 원고와 소외 B노동조합 사이의 C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아래의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제11호증의 1 내지 4(각 을 제8호증의 1 내지 4와 같다), 을 제1호증, 제9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소외 B노동조합(D노동조합과 동일한 단체로, 이하 소외조합이라 한다)은 1989. 3. 23.부터 3차에 걸쳐 원고회사에게 원고회사의 수입원료 및 수출비료산물의 항만에서의 처리에 따른 작업권 이양을 촉구하고, 1989. 9. 11. 이후 4차례에 걸쳐 위 작업권 이양 요청과 관련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원고회사로부터 위 작업권 이양 및 단체교섭 요구에 대하여 매번 거절당하였다.
이에 소외조합은 1993. 11. 1. 원고회사의 위 단체교섭 요구의 거절이 노동조합법 제39조 제3호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전라남도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여, 같은 해 12. 5. 위 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원고회사의 위 단체교섭의 거절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판정과 아울러 원고회사는 소외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성실히 응하여야 한다는 명령을 받게 되자, 원고회사가 같은 해 12. 29.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1994. 2. 23.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위 재심신청을 기각한다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받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는, 원고회사와 소외조합과의 사이에는 이른바 사용종속관계 또는 노동종속관계가 없어 원고회사가 소외조합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회사가 소외조합이 요구하는 단체교섭에 응하여야 할 아무런 법적 의무가 없고, 따라서 원고회사의 소외조합에 대한 위 단체교섭의 거절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이와 달리 보고 원고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회사가 1984. 3. 12. 소외 사단법인 E협회(이하 E협회라 한다)에 가입하였고, 소외조합은 소외 F(이하 F이라 한다)에 가입되어 있는데, 위 E협회는 1993. 6. 1. 위 협회의 사업으로 노사 단체교섭과 임금 및 후생에 관한 협약체결을 규정한 정관 제3조 제10호에 의거하여 위 F과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위 단체협약 제30조 제2항은 단위노동조합도 단체협약 및 근로조건의 개선에 관하여 E협회와 그 지방협회에 이에 관한 교섭을 요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록 원고회사와 소외조합과의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지만, 소외조합이 요구하는 작업권은 법률이나 기타 내부 협정 없이 수십년간 관행으로 유지되어 온 소외조합 고유의 작업권으로서 원고회사와 소외조합과의 사이에는 집단적 노사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회사가 소외회사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관계 법령에 관하여 보건대, 노동조합법 제5조는 '이 법에서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33조 제1항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단체협약의 체결 기타의 사항에 관하여 교섭할 권한이 있다. 다만, 사용자단체와의 교섭에 있어서는 단위노동조합의 대표자 중에서 그 대표자를 선정하거나 연명으로 교섭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제4항은 '제1항 및 제3항에서 "사용자단체"라 함은 노동관계에 관하여 그 구성원인 사용자에 대하여 조정 또는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용자의 단체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 내지 4호증의 각 1, 2, 제5, 6호증(각 을 제3, 4호증과 같다), 제7호증, 제10호증, 제14호증(일부가 을 제10호증과 같다), 제15호증의 1 내지 3(을 제5호증과 같다), 4, 을 제2호증의 1, 2, 제6, 7호증, 제12호증의 1 내지 6, 제13호증의 1, 2, 제14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다만 을 제2호증의 2 기재 중 뒤에 믿지 않는 부분 제외)에다가 증인 G, H, I의 각 증언(다만 증인 I의 증언 중 뒤에 믿지 않는 부분 제외)과 이 법원의 비디오테이프 검증결과 및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아래의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을 제2호증의 2의 일부 기재와 증인 I의 일부 증언은 모두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회사는 기초화학제품 및 비료의 원료가 되는 인광석, 고체유황, 염화가리 등을 비포장상태로 전량 수입하여 비료 등의 제품을 생산한 다음 이를 일부 국내 농가에 공급하고 나머지는 외국에 수출하는 것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고, 그 업무 중 항만시설을 이용하여 수입되는 원료를 하역하고 수출하는 제품을 선적하는 작업은 ① 비포장상태로 수입된 원료를 하역하여 원고회사의 공장으로 운반하는 작업 및 원고회사의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공장으로부터 선박으로 운반하고 선적하는 작업(이하 하역 및 선적 작업이라 한다), ② 원고회사의 제품창고 내에서 수행되는 각종 포장제품의 하차와 적치 및 상차작업(이하 창고내 작업이라 한다), ③ 위 비포장 원료의 하역, 운반과 생산된 제품의 운반, 선적과 관련하여 이에 부수되는 낙하산물을 수거하고 선박내 청소 등을 하는 부수작업(이하 부수작업이라 한다)으로 구분된다.
원고회사는 1976.경 1시간당 800톤을 적재 선박으로부터 직접 원고회사의 공장으로 하역 운반할 수 있는 하역기(UNLOADER)와 1시간당 300톤을 공장으로부터 직접 선박으로 운반 선적할 수 있는 선적기(LOADER)를 공장 인접의 J에 설치하고, 1976. 12. 27. 항만운송사업법 제4조 제3항에 의거 여수지방해운항만청으로부터 한정하역업면허를 취득하여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위 하역기와 선적기를 이용하여 위 하역 및 선적 작업을 수행하여 왔다.
원고회사는 위 창고내 작업에 대하여는 1976.경 일반하역업 면허를 가진 소외 K 주식회사(이하 K이라 한다)와 위 창고내 작업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위 K으로 하여금 위 창고내 작업을 담당 처리하도록 하여 이를 수행하여 왔고, 위 K은 위 창고내 작업을 위하여 소외조합과 노무공급에 관한 단체협약 등을 체결하고 위 소외조합으로부터 소속 근로자들의 노무를 제공받아 위 작업을 하여 오다가, 1989. 3. 9.경 소외조합에서 소외 L노동조합이 분리 독립하게 되자 그 무렵부터 현재까지 위 L노동조합과 단체협약 등을 체결하고 위 L노동조합으로부터 소속 근로자들의 노무를 제공받아 위 창고내 작업을 하고 있다.
원고회사는 1976. 12.경 위 부수작업에 관하여도 위 창고내 작업과 마찬가지로 위 K과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위 K은 소외조합으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아 위 부수작업을 수행하여 오다가, 1977. 11.경 소외조합이 위 K에 대하여 위 부수작업시 처리하는 수입원료인 고체유황, 인광석 등이 근로자에게 유해한 것이고, 야간 작업 등으로 작업환경이 열악하여 이와 같은 근로환경의 개선 및 안전대책을 요구하였으나 그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소속 근로자들의 노무 공급을 중단하자, 1978.경부터 원고회사의 제품포장 협력업체인 소외 M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 일부를 차출하여 위 부수작업을 수행하여 왔고, 1994. 2. 1.경부터는 위 차출된 위 M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 모두를 원고회사 직원으로 채용하여 위 부수작업을 수행하여 오고 있다.
한편, 소외조합은 비록 원고회사와 소외조합과의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지만, 원고회사가 1984. 3. 12. 소외 E협회에 가입하였고, 위 E협회와 소외조합이 소속된 소외 F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으며, 산업안전보건법시행령의 개정 등으로 위 부수작업의 근로조건이 종전보다 개선되었고, 위 부수작업에 대한 작업권은 소외조합의 고유권한이라는 이유로 1989.경부터 원고회사에 대하여 위 부수작업에 대한 작업권 이양을 요구하면서 이를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소외 E협회는 항만운송사업법에 의하여 항만하역사업의 면허를 받은 사업자를 회원으로 하는 단체이고, 항만운송사업에 관한 허가 또는 등록을 할 경우(한정하역업면허도 포함됨) 사업자단체 가입에 관한 사항의 이행에 관한 조건을 붙여 허가 또는 등록을 하여야 한다는 항만운송사업체 업무처리요령(1993. 8. 16. 고시 제93-43호) 제18조 제4호에 의하여 항만운송사업의 면허를 받은 사업자들의 가입이 어느 정도 강제된 단체로서, 그 정관(갑 제5호증) 제3조 제10호에 의하면 협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노사단체교섭과 임금 및 후생에 관한 협약의 체결'에 관한 사업을 행한다고 되어 있고, 이에 따라 소외 F과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왔는데, 1993년도에 체결된 단체협약서(갑 제6호증) 제3조에 의하면 위 E협회는 위 F을 유일교섭단체로 인정하고, 제4조에 의하면 상용 및 일용노동자의 고용권은 위 E협회의 회원사가 보유하나 다만 위 F이 공급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고, 위 F의 작업권에 속하는 업무에 있어서는 위 F의 조합원 외에는 취업기회를 주지 아니하도록 되어 있으며, 제15조 제1항에 의하면 임금은 위 E협회 소속 지방협회와 F 속속 단위노동조합 사이에 별도로 임금협정을 체결하도록 되어 있고, 제23조에 의하면 하역기계화는 위 E협회와 F 합의 하에 시행하도록 하고, 제36조는 단체교섭의 내용으로 '1. 단체협약 갱신체결에 관한 사항, 2.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사항, 3. 임금 인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관계 법령과 위에서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면, 원고회사와 소외조합 사이에 위 부수작업에 관련하여 아무런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 등이 체결된 바가 없으므로 이른바 사용종속관계 또는 노동종속관계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고, 원고회사가 가입한 소외 E협회와 소외 조합이 소속된 소외 F 사이에 단체협약이 체결되어 있다 하더라도 위 단체협약은 위 F 또는 소속 단위노동조합이 구 직업안정및고용촉진등에관한 법률 (1989. 6. 16. 개정 법률 제4135호, 현재 폐지되고 1994. 1. 1. 법률 제4733호로 직업안정법으로 전문 개정됨) 제17조의 규정에 의거 근로자공급사업허가를 얻어 그 소속 근로자들의 사용자인 근로자공급사업주로서 항만하역업체와 항만 작업에 대한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한 사업장에 적용되는 점과 위 단체협약에서 규정한 상용 및 일용노동자의 고용권과 위 F의 작업권의 의미 및 단체교섭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E협회의 정관이나 위 단체협약 등에 의하여 원고회사와 소외조합 사이에 위 부수작업에 관련하여 노사관계가 성립된다고 인정할 수 없으며, 달리 앞서 배척한 증거들 이외에는 원고회사가 소외조합에 대하여 위 부수작업에 관련하여 노동조합법에 규정된 사용자로서의 지위가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회사는 위 부수작업에 관련하여 소외조합이 요구하는 단체교섭의 당사자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원고회사가 위 부수작업에 관련하여 소외조합이 요구하는 단체교섭에 응하여야 할 아무런 의무가 없어, 원고회사가 위 부수작업에 관련한 소외조합의 위 단체교섭 요구를 거절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원고회사의 위 거절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회사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어서, 결국 이에 관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5. 1. 27.
판사 김오섭(재판장) 오철석 강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