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비록 휴무일에 발생한 출퇴근중의 재해라고 하더라도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1997.01.09, 서울고법 96구22169)
[요 지]
출퇴근중의 재해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평일이나 휴무일을 구별하지 않고 그 출퇴근의 전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비록 휴무일에 발생한 출퇴근중의 재해라고 하더라도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
출장중의 재해는 근로자가 위험에 노출되는 범위가 훨씬 넓은 까닭에 통상적인 근무와는 달리 업무수행성을 널리 인정하여 사업주의 근로자에 대한 고용종속 및 지배관리의 정도가 지극히 증대되고 그 전과정이 사업주의 근로자에 대한 고용종속 및 지배관리하에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반면, 휴일근무를 위한 출퇴근중의 재해는 비록 휴일근무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 통상의 출퇴근과 마찬가지로 그 출퇴근의 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이 여전히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이상 특별히 사업주의 근로자에 대한 고용종속 및 지배관리 정도가 증대된다고 할 수 없다.
공무원연금법상의 공무상 재해에 대하여는 퇴근중의 부상을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공무원연금법상의 경우는 공무원이 상당한 액수의 기여금을 불입하게 되는데 비하여 산업재해의 경우에는 그와 같은 근로자의 부담이 없는 점 등 그 성질을 같이 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 재해기준을 같이 하지 않는다고 하여 헌법상의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 사 건 / 1997.1.9 선고, 서울고법 96구22169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5, 6호증, 갑 제8, 9호증의 각 1, 2,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는 1995.8.1. 서울 강남구 ○○동 ○○ 소재 ○○전력기술주식회사에 입사하여 동 회사가 수주받은 ○○화력발전소 1, 2호기 연료하역부두의 설계업무에 참여하고 있던 자인 바, 위 회사로부터 휴일근무를 명받고 위 회사에 출근하기 위하여 일요일인 1995.9.24. 04:00경 원고 소유의 서울 ○마○○34호 승용차를 운전하고 부산을 출발하여 같은 날 08:00경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기점 88.1킬로미터 지점 소재 천안휴게소 부근을 지나던 중 부족한 연료를 보충하려고 우회전 신호를 넣고 위 휴게소로 진입하면서 제동조치를 취하였으나 안개와 비로 노면이 젖어 있었던 관계로 위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휴게소 진입로 좌측에 설치되어 있던 화단에 충돌되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경추골절, 사지마비, 호흡부전 등의 중상을 입게 되었다.
이에 원고는 위 재해가 통상적인 출퇴근이 아닌 휴일근무를 위하여 출근하던 중 발생한 재해이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1995.10.21. 피고에게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의 위 출근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업무외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1995.12.12. 원고의 요양신청을 거부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피고가 위 처분사유 및 관계법령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1) 휴무일의 경우 근로자는 근로를 하여야 할 의무가 없고 따라서 사업주의 근로자에 대하여 휴무일 근무를 명하는 경우에는 통상적인 근무와는 달리 사업주의 근로자에 대한 고용종속 및 지배관리의 정도가 지극히 증대되어 그 출퇴근의 전과정이 사업주의 고용종속 및 지배관리하에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휴일근무를 위하여 출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입은 부상은 출장중의 사고로 인한 재해와 마찬가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취지에서 노동부예규인 "업무상재해인정기준(1994.7.21. 노동부예규 제247호)" 제7조 제1항도 "근로자가 사업주의 출장지시를 받아 사업장밖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때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사상한 때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없는 한 업무상 재해로 본다"고 규정하면서 그 예외사유로서 "제1호 : 출장도중 정상적 경로를 벗어났을 때 발생한 사고로 인한 근로자의 사상, 제2호 : 근로자의 사적행위, 자해행위,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상, 제3호 :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를 위반한 행위로 인한 근로자의 사상"을 들고 있고, 위 기준 제7조 제3항은 "근로자가 사업주의 지시를 받아 휴무일에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출퇴근하고 있을 때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사상한 때에는 제1항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휴일근무를 위하여 출근하던 중에 발생한 위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위 부상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이고, (2) 피고는 위 노동부예규에 따라 휴무일 근무명령에 따른 출퇴근중의 재해는 통상의 출퇴근중의 재해와는 달리 업무상 재해라고 장기간에 걸쳐 해석, 인정하여 왔으므로 행정의 자기구속원리에 의하여 동일사안에 대하여 위 종전의 해석관행과 다른 이 사건 처분을 함은 헌법상의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법하고, (3) 통근재해에 관하여 공무원연금법이 이를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동일한 사회보장제도인 산업재해보상제도에서는 단순히 일반 근로자라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음은 불평등한 취급으로서 부당하고 나아가 근로자가 통근을 함에 있어서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근로자에 대한 고용종속 내지 지배관리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므로 적어도 휴일근무를 위한 출근 도중에 일어난 위 사고로 입은 부상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여,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인정사실
갑 제1 내지 4, 8, 9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는 1995.8.1. 위 회사에 입사한 이래 위 사고발생 무렵까지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소재 자신의 주거지에서 서울 강남구 ○○동 ○○ 소재 위 회사로 자신 소유의 위 승용차를 이용하여 출퇴근하였다.
원고는 위 회사에서 위 회사가 수주받은 ○○화력발전소 1, 2호기 연료하역부두의 설계업무에 종사하던 중 위 회사에서 발생한 파업으로 인하여 위 설계업무가 지연된 반면 위 연료하역부두의 승인용 설계도서(도면 및 구조계산서)를 1995.9.30.까지 제출하여야만 할 형편이 되자 위 설계도서를 예정된 기간 내에 차질없이 제출하기 위하여 위 회사로부터 설계팀의 다른 직원과 함께 일요일인 1995.9.24.에도 출근하여 설계업무를 수행하도록 휴일근무를 명받았다.
그런데 원고는 때마침 결혼 후 처음으로 장인의 생신을 맞이하여 1995.9.23.(토요일) 처가가 있는 부산으로 내려가 1박을 한 후 위와 같은 휴일근무를 위하여 일요일인 1995.9.24. 04:00경 원고 소유의 위 승용차에 처를 태우고 부산을 출발하여 같은 날 08:00경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기점 88.1킬로미터 지점 소재 천안휴게소 부근을 지나던 중 위와 같이 부족한 연료를 보충하려고 위 휴게소로 진입하면서 제동조치를 취하였으나 위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위 상해를 입은 것이었다.
판 단
이 사건 통근재해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살피건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는 "이 법에서 업무상 재해라 함은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업무상 재해가 성립하려면 당해 재해가 업무에서 기인하여야 하고 이러한 업무기인성이 인정되려면 먼저 그 근로자가 근로관계에 기초하여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는 상태 즉 업무수행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인데, 비록 근로자의 출퇴근행위가 노무의 제공이라는 업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출퇴근의 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이상 통상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업무수행성을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고, 다만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거나 또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의 출퇴근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출퇴근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것이다(대법원 1996.9.20. 선고 96누8666 판결, 대법원 1996.4.26. 선고 96누202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출퇴근중의 재해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평일이나 휴무일을 구별하지 않고 그 출퇴근의 전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비록 휴무일에 발생한 출퇴근중의 재해라고 하더라도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없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사고발생 당시 자신 소유의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여 사적인 목적으로 장인 생신에 참석하였다가 부산에서 휴일근무를 위한 출근을 위하여 돌아오던 중이었으므로 원고는 위 회사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한 것도 아니고 위 회사의 업무를 수행한 것도 아니어서 결국 이 사건 사고는 사업주의 지배관리를 벗어난 상태에서 발생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입은 위 부상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가사, 원고의 주장과 같이 휴일근무의 경우에는 통상적인 근무와는 달리 사업주의 근로자에 대한 고용종속 및 지배관리의 정도가 지극히 증대되어 그 출퇴근의 전과정이 사업주의 고용종속 및 지배관리하에 있는 것이므로 휴일근무를 위하여 출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입은 부상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더라도, 위와 같은 통근재해가 업무상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주거와 근무장소와의 사이를 합리적인 경로 및 방법으로 왕복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한 것이어야만 하는 것인 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자신의 주거와 근무장소를 왕복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사적인 목적으로 장인 생신에 참석하였다가 부산에서 근무장소로 가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것이므로, 이 사건 재해는 위와 같은 합리적인 경로 및 방법을 이탈한 출근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한 것에 불과하여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없다 할 것이다.)
행정의 자기구속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살피건대, 노동부예규인 "업무상재해인정기준(1994.7.21. 노동부예규 제247호)" 제7조 제3항이 근로자가 사업주의 지시를 받아 휴무일에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출퇴근하고 있을 때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사상한 때에는 출장중의 재해와 마찬가지로 특단의 예외사유가 없는 한 업무상 재해로 본다는 취지로 규정하였던 사실(갑 제7호증 참조)은 원고의 주장과 같다.
그러나, 출장중의 재해는 근로자가 위험에 노출되는 범위가 훨씬 넓은 까닭에 통상적인 근무와는 달리 업무수행성을 널리 인정하여 사업주의 근로자에 대한 고용종속 및 지배관리의 정도가 지극히 증대되고 그 전과정이 사업주의 고용종속 및 지배관리하에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반면, 휴일근무를 위한 출퇴근중의 재해는 비록 휴일근무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 통상의 출퇴근과 마찬가지로 그 출퇴근의 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이 여전히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이상 특별히 사업주의 근로자에 대한 고용종속 및 지배관리 정도가 증대된다고 할 수 없는 것이므로 이를 출장중의 재해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고, 이와 같은 법리에 따라 위 노동부예규인 "업무상재해인정기준"이 폐지되고 이 사건 사고발생 이전인 1995.4.29. 위 기준을 대체하기 위하여 전문개정되어 시행되고 있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치 제32조 내지 제39조는 "업무상 재해의 기본원칙"을 규정하면서 출장중의 재해에 대하여는 여전히 원칙적으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도록 규정하면서도 휴무일의 출퇴근중의 재해에 대하여는 이를 출장중의 재해와 같게 보도록 한 위 기준 제7조 제3항의 규정내용을 삭제하였다.
따라서, 휴무일의 출퇴근중의 재해를 위 기준 제7조 제3항에 따라 출장중의 재해와 동일하게 업무상 재해로 해석하여야 한다거나 또는 그와 같은 해석관행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행정의 자기구속원리에 반하고 평등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살피건대, 공무원연금법상의 공무상 재해에 대하여는 산업재해보상제도와 달리 출퇴근중의 부상을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공무원연금법상의 경우는 공무원이 상당한 액수의 기여금을 불입하게 되는데 비하여 산업재해의 경우에는 그와 같은 근로자의 부담이 없는 점 등 그 성질을 같이 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 재해 기준을 같이 하지 않는다고 하여 헌법상의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도 할 수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5.3.14. 선고 94누15523 판결 참조)
결 론
그렇다면, 원고가 입은 위 부상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은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박용상(재판장), 황덕남, 김형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