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7. 4. 25. 선고 96구3184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갑제1호증, 갑제 2호증의 1, 2, 을제1증의 1, 2, 을제2 내지 1호증, 을제11호증의 1, 2, 을제12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전쟁기념사업회법에 의하여 전쟁에 관한 자료수집, 보전을 하고 전쟁의 교훈을 통하여 전쟁의 예방과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는데 이바지할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법인으로서 국방부장관의 지도 감독을 받아 전쟁기념관을 운영하는 등의 활동을 하여 오고 있다.

나.

전쟁기념사업회 노동조합(이하 조합이라고 한다)은 1995. 9. 18. 원고의 3급 학예부 자료담당관으로 근무하던 소외 A등 그 소속 근로자 25명이 설립한 노동조합으로서, 그 설립 당시 위 A를 조합장으로 선출한 다음, 같은 달 20. 관할 관청인 용산구청에 조합설립신고를 하여 같은 달 25. 그 신고가 수리되었다.

다.

원고는 조합설립신고후인 같은 달 21. 조합으로부터 기본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청받았으나 노조설립신고사실을 관할관청으로부터 통보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에 응하지 아니하다가, 같은 달 25. 노조설립신고 수리사실을 용산구청으로부터 서면 통보 받고서는 조합장인 A가 자료관리담당관(3급 차장)으로 조합원 자격에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관할 지방노동사무소및 용산구청에 질의하면서 단체교섭을 같은 해 10월 말이나 11월 초로 연기하자고 하면서 불응하였다.

라.

이에 조합은 같은 해 10. 2. 상급노동단체인 전국전문기술노동조합연맹(이하 전기련이라 한다)에 단체교섭을 위임하였고, 전기련은 같은 달 16. 원고측과 향후 4주(같은 해 11. 15.) 이내에 조합과 원고가 교섭을 통해 기본협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다음, 조합원들만으로 교섭위원을 선임하여 제1차 단체교섭일시를 같은 달 24.로 통보하고, 같은 달 19.에는 기본협약의 사용자 측안을 요청하였으며, 같은 달 23. 재차 교섭에 성실히 응하여 줄 것을 요청였으나, 원고는 위 A의 조합원 자격여부에 대하여 관할지방노동사무소 등에 질의를 해 놓고 있는 상태인데 위 A가 교섭위원으로 포함되어 있고, 국방부의 지도 감사기간과 중복된다 등의 이유를 들어 연기를 요구하면서 이에 불응하였다.

마.

그 후 같은 해 11. 17. 전기련은 원고가 같은 달 15.까지의 교섭타결 약속을 지키지 아니하였음을 들어 직접 교섭에 임하겠다고 원고에게 통지하면서, 교섭위원에 전기련의 임원을 포함시키고 교섭일시를 같은 달 23.로 하여 단체교섭을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다시 위 A가 교섭위원에서 제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섭에 불응하였고, 전기련이 같은 달 23. 교섭일시를 같은 달 25.로 한 재통보에 대하여도 같은 사유로 교섭에 불응하였으며, 같은 해 12. 7.의 교섭 요청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사유 이외에 전기련의 교섭위원 중 전기련 소속 노동쟁의국장 B이 전기련이 채용한 직원으로서 교섭위원의 자격이 없다는 사유를 추가하여 계속 단체교섭에 불응하였다.

바.

그러던 중 원고의 대표자인 회장 C은 1995. 12. 29. 전직원을 상대로 한 연말 훈시에서, 원고 사업회의 성질상 태어나지 말아야 할 노동조합이 생겼으며, 자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감독관청인 국방부에 대하여) 노동자인 것이고, 원고 사업회의 성격상 노조활동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며, 계속하여 분쟁이 야기되어 전직원으로부터 사표를 받고 공개채용으로 다시 충원해야 하는 일이 없기 바란다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사.

그후 전기련은 1996. 1. 3. 다시 같은 달 8.자로 단체교섭을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다시 이에 불응하였고, 같은 달 16. 용산구청으로부터 위 A가 조합원 자격이 있다는 회시가 있자, 전기련은 다시 같은 달 19. 원고에게 같은 달 22. 단체교섭을 개최할 것을 제의하였고, 이에 원고는 같은 달 30. 단체교섭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뒤, 위 A에 대하여 같은 달 25. 제반 근무 규정위반, 직무태만, 품위손상 및 명예훼손을 이유로 징계해고를 한 다음, 같은 달 30. 단체교섭일에 이르러서는 해고된 위 A가 교섭위원으로 참석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단체교섭을 무산시켰다.

아.

그후 전기련은 같은 해 1. 31. 다시 같은 해 2. 5. 단체교섭을 개최하자고 제의하였으나, 원고는 신임사무총장이 새로 부임하여 업무파악이 안되었으니, 같은 달 말로 연기하자고 통보를 하고서 그후 계속된 전기련의 교섭 개최 요청에 불응하면서, 한편으로는 부서장 등을 통하여 일부 조합원들의 조합탈퇴를 종용하고, 같은 달 말에 이르러서는, 조합이 같은 달 23. 자체 해산결의를 하였다는 이유로 교섭에 불응하였다.

자.

한편, 조합 부조합장이던 소외 D은 1996. 2. 4. 조합을 탈퇴하였음에도 같은 달 17.자로 같은 달 22. 임시총회 소집 공고를 하였으나 그 날 정족수 미달로 임시총회가 무산되었고, 다음 날인 23. 오전 다시 임시총회를 개최하였으나 역시 정족수가 미달되자, 같은 날 오후 근무시간중에 원고 사업회의 총무부장 등이 참석 독려를 하는 등의 도움을 받아 조합원들을 참석하게 한 다음 임시총회를 강행하여, 조합장 불신임, 조합 해산 및 전기련에 대한 교섭위임 철회등을 의결한 뒤, 같은 달 27. 용산구청에 조합해산신고서를 제출하였으나, 용산구청은 같은 해 3. 5. 임시총회가 정당하게 소집되지 아니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조합 해산 신고서를 반려하였다.

아.

또한 위 A는 원고의 해고 조치에 대하여 원고에게 재심을 신청한 다음, 같은 해 3. 4. 이미 제기한 바 있던 1996. 1, 15.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과 같은 해 2. 22.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각 취하하고, 같은 해 3. 7. 재심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선처를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자.

그 후 전기련은 같은 해 4. 18. 및 4. 24. 계속하여 위 임시총회 결의는 무효이므로, 단체교섭을 하자고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불응하였고, 그 이후에도 교섭이 한번도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차.

이에 조합은 1996, 4. 1.경 원고를 상대로 서울특별시 지방노동위원회에, 96부노25,26호 및 96부해100호(병합)로서, 원고가 조합및 전기련의 단체교섭 요구에 계속 불응하고, 노조활동에 대하여 지배, 개입하였으며, 위 A에 대하여 조합활동을 이유로 부당해고를 하였다는 이유로 부당노동행위및 부당해고구제신청를 하였는 바, 이에 대하여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1996. 5. 23.에 위 신청중 부당해고 구제 신청 부분은 기각하고,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대하여는 '단체교섭 거부, 지연의 부당노동행위는 이를 중지하고 즉시 단체교섭에 임하여야 한다. 노동조합 지배, 개입의 부당노동행위는 이를 중지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구제명령을 발하는 판정을 하였다.

카.

원고는 위 판정 중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 부분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96부노38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1996. 8. 16.에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우선 이 사건 재심판정중 단체교섭의 거부·해태 부분에 대하여, 원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즉 1995. 9. 21.부터 용산구청의 위 회신이 있은 1996. 1. 18.까지의 조합및 전기련의 단체교섭 요청에 대하여는, 위 A가 원고의 학예부내 부하직원에 대한 업무지휘권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6급이하 직원에 대한 제1차적 인사평정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노동조합법 제5조 소정의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할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관할관청에 조합원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질의를 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회신이 올 때까지 단체교섭시기의 연기를 요청하였고, 또한 전기련의 11월 및 12월의 단체교섭 요청에 대하여는, 위 사유이외에 국방부의 원고에 대한 감독기간과 중복되는 점, 전기련의 교섭위원 중 B은 자격이 없는 자로 판단되는 점등을 들어 교섭시기의 연기를 요구하였고, 그후 위 A가 조합원자격이 있다는 용산구청의 회신을 받은 이후인 1996. 1. 30.에는 위 A가 이미 징계해고되었음에도 교섭에 참가하려고 하여 교섭에 응할 수 없었으며, 그 이후 2월 초에는 원고의 사무총장이 새로 부임하게 되어 교섭의 연기를 요청하였다가, 2월 하순 이후에는 조합이 자진해산 결의를 하는 바람에 교섭이 불가능한 상태이었는 바, 이러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조합측의 단체교섭 요청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없이 단체교섭을 해태 또는 거부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단체교섭의 해태로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는 것이다.

(2)

다음으로 조합에 대한 지배, 개입부분에 대하여, 원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즉 원고의 대표자인 위 C의 연말 훈시 내용은 원고 사업회의 목적, 특성 및 직원 구성에 비추어 조합활동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회사내 기강확립 및 법규준수를 강조한 내용으로서 사용자가 조합의 강령이나 조합활동의 방침 및 경향에 대하여 비판적 견해를 발표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어서 그것만로서는 조합에 대한 지배 개입이 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조합의 해산결의과정에도 원고가 전혀 개입함이 없이 조합 내부의 갈등과 지도부에 대한 불신에서 스스로 조합 해산 결의를 한 것이어서 원고가 조합에 대한 지배 개입을 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이 사건 재심판정도 위법하다는 것이다.

나.

판단

(1)

먼저, 원고가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해태한 바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본다. 노동조합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정으로 폐지된 법률) 제39조 제3호는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의 하나로 규정하면서 이를 금지하고 있는 바, 이는 사용자에게 조합 승인의 법적 의무를 부과함과 아울러 노동조합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호하려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요청이 있음에도 회의 자체를 차일피일 미루어 아예 교섭이 불가능하게 하거나 대안도 없이 무조건 거부하는 경우, 단체교섭의 시기와 장소를 비합리적으로 요청하는 경우, 기타는 신의를 가지고 성실히 교섭에 임하지 않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다만 사용자로서는 정상적인 교섭을 기대할 수 없다든가 교섭을 강제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한 경우에는 단체교섭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것으로서 구체적으로는 권한없는 자의 교섭요구, 교섭 사항이 아닌 사항에 대하여 교섭을 요구하는 경우, 교섭 요구의 시기와 장소, 방법이 현저히 비합리적인 경우에는 이에 응할 의무는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노동조합법 제3조는 "이 법에서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 그러나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면서 제1호에서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를, 제4호에서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다만,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자를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 "고 규정하였으며, 제4조는 "이 법에서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 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5조는 "이 법에서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였는 바, 위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 제4조의 근로자는 타인과의 사용종속관계하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대가로 임금등을 받아 생활하는 자를 말하고, 사용종속관계는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의 지휘 감독관계의 여부, 보수의 노무대가성 여부, 노무의 성질과 내용 등의 노무의 실질관계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3. 5. 25. 선고 90누1731 판결 참조), 한편 위 제5조 소정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고(대법원 1989. 11. 14. 선고 88누6924 판결 참조)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앞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위 A는 원고 사업회의 3급 차장급의 학예담당관으로서 그 부하직원을 지휘하고 그 휘하의 6급이하 직원에 대한 1차적 인사평정을 하지만, 부장이 2차 평정권자로서 그 평정의 권한 및 책임은 궁극적으로 부장에게 귀속되고, 부하직원의 지휘도 부장을 보조하는데 지나지 아니하며, 달리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등에 관하여는 그 책임과 권한을 사업주인 원고로부터 위임받은 바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으므로, 위 A가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1995. 9. 25. 용산구청에 의하여 노조설립신고가 적법하게 수리되었음에고 불구하고, 사용자인 원고가 위 A의 조합원 자격 여부를 문제삼아 단체교섭의 연기를 주장하는 것은 성실한 교섭 자세로 보기 어렵고, 또한 원고가 감독기관인 국방부의 감사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지라도, 그러한 사유가 조합측의 계속적인 교섭 요청을 연기할만한 정당한 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 비록 전기련이 선정한 전기련 소속 교섭위원 중에 교섭위원 자격이 의문시되는 사람이 1명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전기련이 교섭위원으로 선정하여 원고에게 통지한 때인 1995. 11. 17.경에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교섭기일의 연기만을 요청하였다가, 같은 해 12. 9.에야 위와 같은 문제를 들고 나와 교섭에 불응하였고, 나아가 용산구청으로부터 위 A가 조합원 자격이 있다는 회신을 받은 1996. 1. 18. 이후에도 다시 교섭일시를 같은 달 30.로 연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위 A를 해고한 다음, 위 교섭일에 이르러서는 위 A가 그 해고의 효력에 대하여 다투고 있어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지 아니한 상태임에도 위 A가 참석하려 한다는 이유로 교섭을 무산시키고, 나아가 같은 해 2월초에는 원고 사무총장의 경질을 내세워 교섭을 2월 말로 연기한 다음, 2월 말에 이르러서는 다시 이미 노조를 탈퇴한 부조합장이 소집하고 원고의 총무부장등을 시켜 조합원의 참석을 독려하여 이루어진 임시총회에서 조합해산결의를 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교섭에 불응한 후, 이 사건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 전기련의 교섭요구에 계속 불응하였고, 그 결과 조합설립후 재심판정시까지 한 번도 단체교섭이 이루어진 바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는 정당한 사유없이 단체교섭을 거부 또는 해태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2)

다음으로 조합활동에 대한 지배 개입이 없었다는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본다. 노동조합법 제39조 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의 하나로 규정하면서 이를 금지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부당노동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근로자의 단결권을 보호하려는 것이므로 위 제39조 제4호 소정의 지배·개입 행위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조직·운영에 대하여 하는 일체의 단결권 침해행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우선 원고의 주장과 같이 사용자가 조합의 강령이나 조합활동의 방침 및 경향에 대하여 비판적 견해를 발표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어서 그것만으로는 조합에 대한 지배 개입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앞의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대표자 위 C이 연말훈시에서 한 발언 중에는 원고 사업회의 성질상 태어나지 말아야 할 조합이 생겼으며, 계속 분쟁이 야기되어 전 직원으로부터 사표를 받고 공개채용으로 다시 충원해야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바, 이러한 내용은 조합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표현하는 범위를 넘어서, 근로자들에게 신분상 불안감을 느끼게 하여 조합활동을 위축시킴으로써 조합의 조직 및 조직 확대에 상당한 영향를 미치는 간섭 행위라고 할 것이고, 또한 원고는 위와 같이 위 A의 조합원 자격을 부인하는 방법등으로 조합의 자율적인 조직대상범위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고, 부서장등을 통하여 조합원들의 탈퇴를 종용하였을 뿐 아니라, 이미 조합을 탈퇴한 부조합장 D이 소집한 임시총회가 2회에 걸쳐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자, 원고측은 근무시간중에 원고 사업회의 총무부장등으로 하여금 조합원들을 참석하도록 독려하여 임시총회를 강행하도록 도와 주고, 그 후 용산구청이 임시총회가 정당하게 소집되지 아니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조합 해산 신고서를 반려하였음에도 조합의 해산을 주장하면서 그 실체를 부인하는 행위를 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명백히 조합활동에 대한 지배, 개입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7. 4. 25.

판사 이강국(재판장) 박윤창 하광룡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